白頭大幹 이야기(빼재~덕산재)

 

1. 일시 : 2005.03.12(토) 조금 흐림
2. 구간 : 빼재(수령)-덕유삼봉산-소사고개-거창삼도봉-대덕산-덕산재

3. 누가 : 유비형과 형수, 관우와 그의 처

 

4. 운행거리(13.9km)
  ○ 빼재(신풍평/수령) - (4.2km) - 덕유삼봉산(1,254m)
                       - (2.5km) - 소사고개(690m)
                                   거창 삼도봉(1,248.7m)
                       - (4.0km) - 대덕산(1,290m)
                       - (3.2km) - 덕산재)640m)

 

5. 운행시간(9시간 : 중식 및 봄나물 캔 1시간 포함)
  ○ 06:30 : 대전출발 - 08:00 : 빼재출발
                      - 09:20 : 호절골재
                      - 09:50 : 덕유삼봉산
                      - 11:35 : 소사고개
                      - 14:40 : 거창 삼도봉
                      - 15:40 : 대덕산
                      - 16:00 : 얼음골약수터
                      - 16:50 : 덕산재

 

6. 산행후기

연일 날씨가 포근하여 봄이가 싶었더니 여지없이 꽃샘추위가 시샘이란다.

여전과는 달리 종점이 아닌 시점인 빼재에 도착하니 칼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옷깃을 여미고 중무장을 하고서 까까지른 절개지를 올라 대간마루금에 올라서니 북사면에서 불어닥치는

칼바람이 모질기만하다.

아무도 말한마디 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묵묵히 그냥 걷기만 한다.

그렇게 바닥만 바라보며 1시간여를 진행하니

전면에 정상 상고대가 아름다운 덕유삼봉산의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상고대의 아름다움에 취해 조금 더 진행하니 호절골재인 듯한 안부에서 지도상의 금봉암을 찾아보려 하지만

보이지 않고, 이어 약간의 오름질로 바위봉에 오르니 지나온 덕유주능을 바라볼 수 있겠건만 흐린날의 가스로

그 웅장함을 모두 다 보지는 못하겠다.

대신 그 아쉬움의 댓가인지 황홀한 상고대가 그 아쉬움을 대신한다.

지난 백운산과 덕유산 구간에서의 얼음꽃에 이어 이번엔 상고대의 아름다움이 대간의 선물로 보답해준다.

얼마나 행복한가!!!

감사함의 즐거움에 이젠 걸음이 가볍고 마음은 상쾌하다.

몸을 날릴 듯 불어대는 칼바람과 다소의 오름길도 그다지 어려운 장애물일 수 없다. 상고대의 아름다움에 취해

완만한 능선을 걷다보니 예기치 않게 덕유삼봉산 정산이다.

올라온 대간길로는 구름속에 덕유의 주능이 펼쳐지고 가야할 대간길 우로는 거창 삼도봉과 좌로 대덕산이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그 아래 훼손된 소사고개도 한눈에 펼쳐지기도 한다. 

 

= 진달래 =
진달래 밭에서
너만 생각하였다.

연초록 새순이 돋아나면
온몸에 전율이 인다는
眞眞이

이제 너만 그리워하기로
사나이 눈 감고 맹세를 하고

죽어서도 못 잊을
저 그리운 대간의 품속으로
우리는 간다.

끊어 괴로운 인연이라면
구태여 끊어 무엇하랴

온산에 불이 났네
진달래는 왜 이리
지천으로 피어서
지천으로 피어서

 

덕유삼봉상 정상석 아래 누군가 써서 붙여 놓은 스텐레스판에 위의 진달래라는 시가 새겨져 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일까???

삼봉산을 지나니 미끄러워 위험하기만한 암봉과 암릉으로 30여분 이어지던 대간길이 직진하는 능선길을

버려두고 우측 급경사로 떨어진다.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다보니 대전바위산장에서 출발한 대간꾼 몇몇이 바람처럼 앞서 지나간다.

우리보다 1시간여 늦게 출발했다는데....zzzz

한참의 내림길에 '개인 사유지이므로 일몰후 출입금지/개인사유지이므로 등산객출입을 금함' 이라는 안내판과

프랭카드, 와이어줄로 쳐 놓은 담장을 넘으니 사진으로 본 개간지가 펼쳐진다.

개간지를 건너 시멘트 포장도로를 조금 더 걷다보니 도로가 보이고 바위산장의 일행을 태운 버스와

안내대간꾼들이 부산하다.

도로옆 양지바른 곳에서 식사를 하다보니 대전에서 왔다는 홀대꾼이 옆자리에 자리를 잡고, KBS에 근무한다는

29살의 싱싱하고 잘생긴 총각에 두 아낙이 정신을 못 차린다.

덕분에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삼도봉으로 오르는데 안면마스크를 분실했다며 걸어온 길을 되돌아 뛰어가는

유비형의 부산함과 어수선함은 아랑곳하지 않고 양지바른 개간지에서 유비형수는 태연히도 냉이를 캐고,

덕분에 1시간여를 아낙들의 욕심으로 냉이와 시금치를 전리품으로 챙기고는 즐거워들 한다.

평이한 개간지를 한참 걷다보니 가파른 오름길이 삼봉산 내림길을 대신하고 힘겨이 오르니

경남 거창군과 경북 김천시 그리고 전북 무주군의 경계지점인 거창 삼도봉 정상이다.

좌로 대덕산 능선길이 아름답게 펼쳐지고 이번 산행 마지막 상고대의 아름다움이 대덕산까지 이어진다.

완만한 능선내림과 오름으로 대덕산에 이르니 전면으로 펼쳐지는 눈덮인 민주지산이 장쾌하다.

시간을 보니 15:40.. 덕산재 도착예정시간이건만 한참 많이도 지체했다. 서둘러 하산을 시작하고 지그재그

내림길을 한참 내려가다보니 깃대봉 약수터에서 본 것과 같은 내용의

'얼음골약수터에서 목을 추기는 길손이시여...... '라는 문구가 새겨진 얼음골약수터가 보이건만

물은 말라있고 목을 축이고자 했건만 지저분해 그만 두고 덕산재를 향해 서두르니 다음구간 유비형의

이벤트가 기다리는 '혜인산장'안내표지판이 보이고 곧이어 덕산재에 이르니 예약한 택시가 도착한다....

(칼바람은 결국 덕유삼봉산의 넉넉하고 온유한 조망을 선물하고..)

(호절골재인 듯한데.. 오름이 기다리고..)

(약간의 오름질 끝에는..)

(지나온 대간/덕유의 웅장한 조망을 선물하고..)

(어느 굽이를 올라서니 불쑥 덕유삼봉산정이다..)

(어느 대간꾼의 호기는 한 자락의 싯구절로 아픔이 묻어나고...)

(덕유삼봉산정에 서니 거창삼도봉과 대덕산/소사재가 한눈에 펼쳐지는데..)

(칼바람과 대간의 고달픔은 오늘도 상고대의 항홀경으로 보답하는데...)

(대간의 훼손은 여기에도 여전하고...)

(대간길의 개간지를 지나니...)

(소사재에 이르지만 대간특별법의 명암은 두드러지지만..)

(봄기운은 여인네들의 발길을 부여잡고..)

(부여잡은 봄기운을 뒤로하고 새순 돋아난 보리밭길도 덕다보니...)

(걸어온 덕유삼봉산의 가파름과 소사재의 슬픔이 묻어나고,,,)

(내려서고 평온함을 대신한 가파른 오름길에 삼도봉에 이르르니 무심이로세...)

(하지만 가야할길.. 상고대의 이끌림에 갈길을 제촉하고..)

(억새와 잔가지에 어우러진 상고의 아스라함을 뒤로하고 갈길을 재촉하다보니..)

(오늘의 최고봉 대덕산에 오르고, 눈덮힌 건너편 민주지산의이 빨리오라 손짓하네..)

(힘겨운 대간꾼 얼음골 약수터가 사랑하나 풀어 우리의 구원함을 강조하고..)

오늘도 그렇게 예정한대로 결국은 또 다시 그렇게 덕산재에 이르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