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에도 시원스런 죽엽산의 잣나무 군락지 한북정맥 제5차(큰넓고개-천보암갈림길)

 

제2007068033호          2007-11-04(일)


 

자리한 곳 : 경기 포천시, 남양주시, 의정부시, 양주군

지나온 길 : 큰넓고개-작은넓고개-죽엽산-비득재-노고산-천주교묘지-다름고개 귀락터널-축석령-백석이고개-천보암갈림길-탑고개-성모병원 약수터(의정부)

거리 및 시간 : 도상거리=약 16km(07:48~16:31) 8시간 43분, 실제거리(알바, 탈출로 포함): 약24km 만보기= 39,148보

날     씨 : 맑음

함께한 이 : 단독


 

다투는 소리에 눈을 떠 정신을 가다듬고 다툼내용을 들어보니 대중사우나수면실에서 심한 코골이 소음으로 잠을 설쳤다는 손님과 시비가 붙어서 새벽부터 고성을 주고받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예정보다 한 시간정도 일찍 일어났으나 다른 손님들의 중재로 주위가 잠잠해지자 자리에서 뒤척거리다 조용히 수면실을 빠져나왔다.(05:35)

 

◁원색을 마음껏 자랑하고 있는 단풍나무 농장▷
 

해우소를 방문하여 시원하게 속을 비우고 간단히 샤워하고 탕으로 들어가 따뜻한 물속에서  부드럽고 분주한 손길로 많이 사용해 혹사시킨 다리근육을 중심으로 전신마사지로 피로함을 떨쳐버리고 옷걸이에 걸어놓은 세탁물을 수거하여 배낭에 쑤셔 넣고 카운터에 이른 아침식사가 가능한 식당을 물어 대강 설명을 듣고 어젯밤 묵은 사우나탕을 나오니 멀지 않는 곳에 영업하고 있는 해장국집에 들어가 순댓국을 시켜 배부르게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24시간 영업하는 김밥 집에서 김밥을 사들고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06:48)

시내버스 배차시간이 길어서인지 같은 번호 버스는 연달아 지나가는데 내가 기다리는 33번 버스는 보이질 않는데 반대편으로 향하는 33번 버스는 벌써 3대가 지나가고 천금같은 40분 이상을 가슴조이며 기다린 후에야 노선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해 마음속 깊은 곳에 웅크리고 앉아있는 욱한 성격으로 호흡이 거칠어졌지만 어금니를 악물어 감정을 억누르고 빈자리에 앉았다.(07:30)

 

◁산야의 가을은 깊어만 가고....▷
 

버스에는 외국인 노동자 5~6명이 타고 있을 뿐 공휴일 아침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도로에는 차량을 구경하기 힘들만큼 한산하기만하여 깊은 산골을 달리고 있는 것처럼 한가하여 보기에도 시원하게 미끄러지듯 달리는 버스 안에서 차를 기다리느라 허비해 버린 시간을 돌려받아보려는 보상심리가 욕심으로 승화했던지 등산복장을 갖추고 스틱길이를 조정하는 사이에 목적지인 큰넓고개(육사생도 기념탑)정류장에 도착했다.(07:48)

극동금속 앞에서 시작된 산행은 농로와 공장마당을 통해 중앙분리대가 설치된 87번 국도를 민첩한 동작으로 무단횡단을 감행하여 절개지 언덕에 올라서 묘지에서 내려다보는 안개가 엷게 끼어있는 농촌의 아침풍경은 평화 그자체로 느껴진다. (08:30)

 

 

 

 

 

◁큰넓고개에서 작은넓고개로 가는 아침풍경▷
 

작은넓고개를 내려서는 길목의 당산나무아래에 누군가가 밤새 소원을 빌었던 흔적으로 오과(五果)(사과 배 감 대추 밤) 가 일회용 접시에 가지런하게 담겨있어 지극한 정성이 묻어나는 현장을 지나 나무에 매달아둔 줄을 잡고 내려서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따르다보니 입산통제안내판(국립산림과학원)에 이르니 산마루를 중심으로 좌측의 감벌 작업이 잘되 잣나무와 우측의 관리하지 않은 산림이 대조를 이룬다.(09:41)

완만한 경사로의 흙길에 올라서 해발601m의 소삼각점(국립지리원)을 확인하고 발길을 돌려 가벼운 오르내림 끝에 정상을 표시한 공식적인 상징은 없고 자연석에 잉크로 누군가가 죽엽산(600m:잘못표기)이라고 표시해준 정상(해발610m)에 닿았다.(10:20)

 

 
 


◁죽엽산의 삼각점, 관리목과 자연목이 대조를 이룬다▷
 

배낭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며 남아있던 과일박스를 깔끔하게 비우고 길을 재촉해 급한 내리막을 내려서니 늘씬한 자태를 자랑하며 서있는 적송군락지에서 적송대표단의 극진한 영접을 받으며 편안한 산길을 이어간다.

 


 
◁적송군락지와 철탑들의 회의전경▷
 

산중에서 송전탑들이 모임이라도 가졌던지 거대한 철탑들이 무리지어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무시무시한 격전장사이의 나뭇잎 사이로 송우리 아파트단지가 그림같이 조망되는 부자연스런 느낌을 받으며 부드러운 등로를 이어가 비득재로 내려설 수 있었다.(11:08)

 



◁비득재 음식점
 

음식점이 즐비한 도로 절개지를 가볍게 치고 올라 오름이 계속된 마루금을 30여분 오르고  기온도 높아진 영향으로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을 의식하며 한국방송공사 중계소 시설물이 서있는 노고산에 이르렀다.(11:41)

점심식사 시간으로는 빠르다고 생각되는데 일찍부터 올라와 그늘진 곳에 자리 잡은 7~8명의 무늬뿐인 산객들은 벌써부터 주거니 받거니 하여 얼굴에 홍조를 띠고 있어서 그들의 흥을 깨트리기가 그래서 가능한 서로 방해가 되지 않도록 거리를 유지하며 최소시간만 머물고 고모리산성 안내판으로 자리를 옮긴다.

 



◁노고산 KBS-TV 중계탑,  칡넝쿨과 나무가 만든 터널▷
 

잡목과 칡넝쿨이 자연적으로 만들어낸 나무터널을 통과하여 작은 오솔길 같은 임도를 넘어서 한동안 이어지는 낙엽 쌓인 낭만적인 편안한길을 벗어나니 거대한 면적에 호화롭게 조성된 천주교묘지로 조망이 트인 언덕에 서니 도봉산과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왔다.(12:28)

 

 
 

 
 
 
◁도봉산과 북한산이 선명하게 조망된 천주교 묘지▷
 

묘지 한쪽에 한자리 차지하고 있는 단풍나무를 지나 묘지능선에서 지나온 마루금을 뒤돌아보니 아득히 오래전에 다녀왔다는 착각을 하며 묘지와 군부대 철조망이 만나는 내리막 철책을 따라 포장길과 연결된 군부대 철문을 건너 가파른 오르막을 헉헉거리며 올라서 자동차들이 질주하는 다름고개에 내려선다.(13:06)

 


 
◁다름고개의 고급음식점과 단풍나무 농장▷
 

고갯마루에 자리한 음식점에 고급승용차들이 즐비하게 서있는 능선을 약간 내려서 마루금을 잇는데 갑자기 흰 개한마리가 사납게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며 따라와 스틱을 사용해 쫒아버리고 단풍나무가 운집해 아름다운 단풍을 연출하는 아름답고 부드러운 흙길을 한산하게 진행하다 시장기가 찾아와 그늘진 나무아래 자리를 펴고 준비해온 김밥으로 점심을 때운다.(13:20)

머물렀던 흔적을 지우고 군부대 울타리를 지나는데 작은 개한마리가 심하게 짖어대는 소음을 뒤로하고 가파른 오르막을 철조망을 따라 힘겹게 올라서 좌측 능선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따르니 귀락터널 고갯마루에 내려서 도로를 횡단하여 절개지위로 나있는 산길을 내려서 전혀 고개답지 않은 축석령 갈림길에서 “자연과 사람이 만나는 도시 포천시”상징탑 앞 횡단포도를 건너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14:43)

 


 
◁축석령의 포천시 상징탑과 횡단보도▷
 

아이들과 약속한 시간이 19시로 4시간 이상이 남아있는데 축석령에서 귀가시간으로 2시간이면 족하다는 생각에 여기서 산행을 접는다면 시간이 너무 많아 잠시 망설이다 지도를 살펴보니 천보암 갈림길에서 의정부 43번 국도로 하산하면 시간이 적당할 것으로 생각되어 계속하기로 결정하고 교회계단으로 이어진 마루금으로 향한다.(14:48)

교회의 커다란 단풍나무는 산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며 힘이 솟구치게 해주어 마음을 가다듬고 힘차게  백석이고개 갈림길을 지나 암반지대에 난간손잡이로 로프가 설치된 바위지대를 내려서 크고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지만 천보암 갈림길은 보이지 않고 살벌하게 철조망이 설치되고 등산로가 아니며 사유지라는 안내판이 붙어있다.

 

 
 
◁마무리가 한창인 터널공사장, 골프장에서 설치한 철조망으로 마루금을 벗어난다 ▷
 

아이들과의 약속시간이 다가와 시간에 쫒기다 보니 지도를 꺼내볼 여유도 없이 쉼 없이 내 달려 탑고개와 의정부 성모병원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을 알리는 표지목에 닿았다.(16:11)

부지런히 하산하니 약수터가 나왔다 배낭을 내려놓고 흐르는 물을 한바가지 마시고 약수를 받으러 나온 주민들에게 의정부역 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조금만 내려가면 마을버스가 있다고 알려준다.

 

◁의정부 성모병원 1Km 거리 하산로에 자리한 약수터▷
 

다급하던 마음을 어루만지며 9시간에 가까운 산행을 종료했다.(16:31)

약수터 옆으로 졸졸거리며 흐르는 물소리가 곡조가 되어 때론 강하게 때론 끊어지듯 약하게 연주하는 개울을 따라 조금 내려서니 아파트단지 앞 도로에 마을버스가 정차하여 승객을 기다렸다 빈자리에 앉아 지도를 펼쳐보니 봉우리 2개를 지나와 버렸지만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양호한 야산이라 힘들게 없어서 전혀 불만이 없다. 

 

◁안개구름으로 분위기가 그윽해 진다▷
 

전철을 종로3가와 연신내에서 갈아타고 귀가해보니 약속시간이 20여분이나 여유가 있어 땀으로 찌든 등산복을 벗어던지고 샤워로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고 집에서 기다리던 아들 녀석과 나들이 나갔다 때맞춰 돌아온 딸아이에게 약속을 지키려고 고기집으로 향했다.

메뉴판에서 아이들이 기호에 맞는 음식을 주문하고 요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사이에 소요산 단풍산행을 다녀오다 가족약속에 지각한 집식구가 동참했으니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소주를 곁들인 풍성한 외식으로 아이들과 대화하는 시간으로 세대간의 벽을 허무는 유익하고 뜻 깊은 자리로 만들어 가려는 아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희들 배가 부르니 자리를 떠나려고 몸부림쳐 먼저 보내고 독백처럼 뇌까린다. 녀석들이 벌써 자라“부모의 품안을 벗어날 때가 됐나보구나”생각이 들자 든든한 믿음과 허전하고 섭섭한 마음이 이중으로 찾아 드는 것은 나이 탓일까?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는데 안기면 포근해지는 을 찾아서~

 

2007-11-11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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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간의 사용경비 : 25,500원★

3일(토) : 버스(수유리~일동)=5,400원. 택시(일동-노채고개)=6,000원, 사우나(숙박)=5,500원,

석식(우유, 달걀)=1,600원  일계=18,500원


 

4일(일) : 조식(순댓국)=5,000원, 중식(김밥)=2,000원  일계=7,000원 

집~수유리 큰넓고개~송우리 송우리~큰넓고개, 의정부 성모병원~집,

※ 대중교통 카드를 이용해 경비로 기록하지 않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