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종주를 마치고... | 백두대간
2006.10.23 11:58


 

 

 

백두대간 종주를 마치고...


□ 산행개요


  ○ 산 행 지  : 백두대간 41차 구간

  ○ 산행일자 : 2006년 10월 22일(일) /흐린 날씨, 산행종료이후 비

  ○ 산 행 자  : 부산낙동산악회 회원들과 함께

  ○ 산행코스 : 미시령-샘터-상봉-화암재-신선봉-새이령-병풍바위봉-마산-알프스콘도-진부령

  ○ 산행시간 : 8시간 20분(15.6km)


□ 산행일지


  21:00(전일)  부산진역앞에서 출발(산악회 버스)

  04:00  미시령 /산행 시작

  04:38  샘터

  04:51  암봉(전망바위)

  05:15  상봉(해발 1,239m)

  06:03~08  화암재(사거리)

  06:18  갈림길(↖대간길, ↗신선봉)

  06:30~32  신선봉(해발 1,204m) /대간길에 벗어나 있는 곳이지만 탐방함.

  06:40~45  갈림길 /06:18에 왔던 곳. 후미를 기다리다가 출발함.

  07:24~50  헬기장 /아침식사

  08:10~28  새이령(대간령) /휴식 18분

  09:35~55  병풍바위봉 /알바 20분(남쪽 능선을 따라가다가 되돌아 옴)

  10:17~25  마산(해발 1,052m)

  11:05~20  알프스콘도 뒤쪽 /휴식 15분(발목이 삔 회원을 기다림)

  11:53  임도 삼거리

  12:20  진부령 /산행 종료 (후미를 기다려 완주사진 촬영, 부산으로 오는 길에 온천욕)

  21:10  부산 백양터널 지나 하차

  21:25  집 도착


□ 산행후기


  드디어 백두대간을 마감하는 산행이다.

  2005년 1월 9일부터 시작한 대간산행이 1년 10개월만인 오늘에서야 그 끝을 보게되는 것이다.

  오늘 구간은 15.6km, 7시간 내외가 예상되는 산행이므로,

  지나 온 대간길을 회상하면서 정리해 보는, 여유있는 산행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현실은 이러한 환상을 여지없이 부수어 버리는 것이니,

  출발지인 미시령 또한 비지정등산로라서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단속이 강화되었다는 것이다.

  새벽4시의 어둠속에서 산악회 버스는 헤드라이트를 끈채 살며시 접근하였고,

  우리는 하차와 동시에 재빨리 들머리에 들어서야만 했다. 마치 도둑고양이처럼... 


  숨소리마저 죽이고 가파른 길을 치고 올라가는데

  간밤에 비가 내렸는지 축축한 산길은 미끄럽기까지 하여 대간꾼을 괴롭힌다.

  된비알이 수그러지는가 했더니 이내 까다로운 너덜길이 나타나고 상봉에 올라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다.

  더구나, 깜깜한 어둠속에서 길을 찾아 더듬어 가는 것이니 잠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날이 밝아오면서 겨우 여유를 가져보지만 이어지는 길 또한 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축축한 낙엽 밑에는 잔돌이 깔려있어서 자칫하면 발목을 삐기 십상이라 걷는데 힘이 든다.

  가볍게 생각한데에 대한 질책인양 대간길은 결코 녹녹치 않다는 것을 마지막까지 분명히 인식시키면서,

  한편으로는 선홍빛으로 물들은 단풍을 보여주며 종주자의 노고를 위로해 준다.


  마지막 대간길에 대한 아쉬움인지, 다른 구간에 비해 대간꾼들의 리본은 더욱 촘촘히 달려있고,

  새이령에는 혼자서 종주한 대간꾼들이 남긴 글들이 걸려 있다.


    산에 길을

    길에 삶을

    삶에 뜻을

    뜻도 없어라


  혼자가 아닌 단체종주를 해서 일까.

  그래서, 너무 편하게, 특별히 힘들었던 적도, 악전고투를 하면서 산행한 기억이 없기 때문일까.

  혼자서 대간길을 적막하게 걸어간 종주자들의 감회가 선뜻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

  종착지인 진부령에 닿았을 때도 마찬가지. 특별한 감흥이 없다.


  집에 도착하니 저녁 9시 25분.

  마눌은 여느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문을 따 주고, 고3인 아들놈은 그냥 고개만 까딱한다.

  대학 3년생인 딸내미는 아직 귀가하지 않았고...


  마눌은 거실에서 TV를 보고, 아들놈은 컴퓨터게임에 정신이 없는데,

  나는 안방에 들어앉아 흘러간 옛 노래를 듣는다.


    새는 노래하는 의미도 모르면서

    자꾸만 노래를 한다

    새는 날아가는 곳도 모르면서 자꾸만 날아간다

    먼 옛날 멀어도 아주 먼 옛날 내가 보았던

    당신의 초롱한 눈망울을 닮았구나

    당신의 닫혀있는 마음을 닮았구나


    저기 머나먼 하늘 끝까지 사라져간다

    당신도 따라서 사라져 간다, 멀어져 간다

    당신의 덧없는 마음도 사라져 간다....

 

▽대간종주 기록표(원문을 클릭하면 확대하여 볼 수 있음)

 

※ 원문보기 : http://blog.daum.net/jameslim/10264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