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 11. 20(토) 맑음 아침 안개.
◎ 산행 기점과 종점 : 서산시 성연면 일남리와 갈산동의 경계지점 29번 4차선 도로 윗갈치 서산자동차공업사옆 임도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서산시 운산면 소중1리 647번 도로 가루고개 삼화목장 앞에서 산행을 마침.
◎ 도상거리 : 약 18km
◎ 산행 중 통과지점과 시간 : 윗갈치(10:55) - 내동고개(11:44) - 성황당고개(12:02 개 사육장) - 성연고개(13:05 서산구치소) - 모가울고개(13:49 오른쪽으로 고목과 전방으로 송전탑이 보이는 곳) - 간대산(15:05 삼각점과 육각정) - 나분들고개(15:12) - 은봉산(15:58) - 무르티고개(16:45 서산휴게소 만남의 광장, 팔각정) - 동암산(17:09) - 모래고개(17:25 서해안고속도로 아래로 통과) - 가루고개(17:40 삼화목장 앞)
◎ 홀로 걸음.
◎ 산행시간 : 6시간 45분

 

새벽 4시에 시계를 맞춰놓고 잤는데 시계가 울리지 않았다. 어제 저녁에 장모님께 내일 새벽 산행을 간다고만 했는데 우리가 일어나지 않으니까 산에 가야되지 않느냐며 깨워주신다. 6시 15분이다. 부랴부랴 준비하고 서산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10:40 윗갈치 서산자동차공업사 옆 임도로 막 들어서려는데 전화가 온다. 굴삭기와 큰 돌덩이가 많이 쌓인 공업사 뒤편을 바라보며 처남과 통화를 하고 다시 걸음을 옮기는데 뭔가 허전하다. 장갑을 차에 둔 것이다. 멀리까지 갔을 채미에게 전화를 했다.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10:55 장갑의 찍찍이를 붙이고 마음을 다잡는다. 자욱했던 안개는 걷혔고 날씨는 맑고 기온도 걷기에 적당하다. 이제 열심히 목표지점을 향해 걷기만 하면 된다.

 임도를 따르다가 가시잡목이 많은 숲으로 들어가 3분 정도 걸었다. '1991년 갈산3동 음 2월 5일 준공'이라는 글이 새겨진 블록건물이 나온다. 옆에는 묘지가 있다. 여기까지 그냥 임도를 따르면 된다는 것을 이곳까지 오고 나서야 알았다. 건물 앞에는 길게 골이 파여져 있다. 골을 지나 살짝 오르면 경주최씨묘가 있고 그 옆 송전탑 왼쪽으로 밭을 따라 가면서 뒤를 돌아보면 국궁 과녁이 보인다. 밭 옆으로 푹신한 흙을 밟으며 걸어간다. 

 

11:05 밭길 끝 좌우에 버섯농사가 끝난 나무들이 주인의 손길에서 멀어진 체 마음러져있다. 송전탑 옆 임도를 따라 소나무들이 많은 산을 오른다.
 
 임도를 따라 3분을 올라가니 송전탑을 만난다. 송전탑을 지나 좁은 산길이 이어진다. 지나간 한 주는 괴로운 시간이었다. 땀을 흘리는 것은 괴로움을 날려버리는 것이다. 더욱 힘차게 걷는다.
 산길 위 능선에서 좌로 방향을 꺾어 솔잎이 많이 쌓여 푹신한 길을 걸어가며 가쁜 숨을 조절한다.
 
11:14 가시덤불이 많은 지역을 벗어나 무덤2기 사이를 지나 소나무 숲으로 들어간다. 가시잡목이 대단하다.
 
 2분을 걸어 소나무가 많은 능선에 올라서니 정맥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11:25 잡목이 계속되는 길을 올라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니 임도가 나오고 가족납골당과 묘지가 이어진다. 전방으로는 볼록한 봉우리 옆으로 송전탑이 보인다.

 지금까지 대간과 정맥을 이어오며 수없이 만난 무덤과 납골당을 보면서 나만이라도 화장을 해서 숲에 뿌리든지 수목장(樹木葬)을 해야겠다고, 그래야만 되겠다고 늘 생각해왔다. 오늘도 어김없이 무덤과 납골당이 무수히 이어진다. 최근 산에 오르면서 납골당을 부쩍 많이 본다. 납골당이 많아지는 것은 수많은 묘지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니 그나마 다행이지만 저것도 시간이 지나면서 어떤 형태로 변해갈지 걱정이 된다.

 2분을 걸어가서 임도 오른쪽으로 산에 올라 숲 속 오솔길을 걷는다. 소나무를 일정한 크기로 잘라 쌓아놓은 무더기가 수십 개다. 땔감인지 간벌인지 알 수가 없다.

 

11:31 짧은 오르막을 오르니 임도 위에 올라섰다. 임도 위로 바위봉우리가 나온다. 임도에서 오른쪽으로 5m정도 걸어가면 왼쪽으로 바위봉우리로 오르는 길이 있다. 봉우리(180m)에는 예쁜 바위들이 오순도순 모여있다. 서산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다시 임도로 내려섰다. 바위봉우리에 오르기 전 임도에 올랐을 때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면 이곳까지 오게된다.

 

11:34 삼성아토피나 산악동호회에서 세워놓은 이정표는 정상100m 온성로1.5㎞를 표시하고 있다.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도 있지만 정맥은 바로 능선을 이어야한다.

 

11:45 송전탑이 우뚝 솟아있는 시멘트포장도로 내동고개에 내려서서 쓰레기가 많이 쌓여있는 쓰레기더미 옆으로 들어서니 굵은 소나무 앞으로 길이 좋고 잡목은 없다. 쓰레기의 양이나 탈색되고 변형된 모양으로 봤을 때 무척 오래도록 쌓여 있었던 것 같은데, 왜 오래도록 치우지 않고 방치하는 것인지, 몰라서 치우지 않는 것인지, 행정당국에 산행을 끝내고 전화를 해야겠다.

 

11:49 임도를 따라 소나무의 향을 즐기며 오르는데 바람이 많이 분다. 두텁게 돌을 두른 덕수장씨 묘지를 지나서 가는데 칡넝쿨과 베여진 소나무 무더기가 시선을 잡는다.

 

11:57 160m봉 능선갈림길에 서서 오른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바위 뒤로 철탑이 보인다. 봉우리 왼쪽으로 돌아 내려가는데 성황당고개에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는 뱀이 기어가는 형태와 닮았다. 푸른 지붕을 인 건물이 도로 뒤에 서있다. 이 모든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12:02 성황당고개를 지나 많은 개가 동시에 짖어대는 축사를 향해간다. 축사를 걸어가는데 개의 배설물이 썩는 듯한 독한 냄새가 역겹다. 축사 뒤로 길은 좋다. 냄새를 피해 도망을 가듯 쏜살같이 축사를 벗어난다. 내가 속도를 내는 만큼 개들은 더욱 숨이 넘어갈 듯 짖어댄다.
 저 축사에서 나오는 오물은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무척 궁금하다.

 

12:16 짧지만 가파른 오르막이다. 땀을 흘리며 힘겹게 능선에 올랐다. 길은 오른쪽으로 능선을 따라야한다. 1분을 걸었다. 칡넝쿨이 아주 많은 성왕산(聖王山 252m)정상이다. 이곳에는 헬리포트와 삼각점과 휴대전화 안테나가 있다.

 봉우리를 내려서면 걷기 좋은 길이 목장철책을 따라 이어진다. 목장 저 아래로 축사가 여러 채 보인다.

 

12:26 좋은 길은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산을 내려가는데 모퉁이에서 잠시 쉬면서 지형을 파악한다. (15분간 휴식을 했다.)

 

12:43 자갈이 깔린 임도를 지나 오른쪽산길로 들어서면 안되고 바르게 가야한다.

 

 서늘한 바람이 뺨을 스친다.
 따갑지 않은 햇살이 머리꼭지에 살며시 내린다. 
 가슴은 뜨겁고 생각은 차갑다.
 걸음걸음 무겁지만 힘겹지는 않다.
 힘겨운 것은 무거운 마음이다.

 

13:05 성연고개는 아스팔트 2차선 포장도로이다. 좌우로 농사용 건물들이 보이고 서산시 갈현2구 버스정류장이 있다.

 

13:11 서산구치소 철망에는 구치소장 명으로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판'이 달려있다. 경고판 앞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철망을 왼쪽에 두고 철망을 따라간다.

 

13:16 철망과 떨어지면서 능선으로 들어서는데 넝쿨에 감겨있는 나무가 한 두 그루가 아니라 주변 나무들 전체가 넝쿨에 감겨있다. 나무들이 애처로워 보인다. 낙엽이 두텁게 쌓여있다. 넝쿨을 감고있는 나무들도 겨울을 나려고 무거운 잎새를 다 떨구어 냈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좋아하는 것은 인간뿐인 것 같다. 자연은 때가되면 모든 것을 버린다. 그것은 곧 나눔의 법칙에 순응하는 것이다.

 

13:28 길이 보이지 않고 방향마저 잡지 못하면서 왼쪽으로 엇길을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구치소 뒤쪽 능선에서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하는데 길이 희미하고 잡목이 많아 방향을 놓친 것이다.

 

13:31 밭을 가로지르는데 오른쪽 아래 파란지붕 외딴집에서 개가 짖어댄다.

 

13:38 무덤을 지나 능선에 오르니 빨간기준점(측량에 필요한 기준점이 아닌가 생각된다.)이 반긴다. 기준점을 지나 길은 양쪽으로 갈라진다. 왼쪽으로 20m정도 떨어진 봉우리에는 삼각점이 있다. 이쪽은 정맥 방향이 아니다. 다시 갈라진 지점으로 돌아와서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걸어간다.

 

13:47 길은 계속 좋았다. 시멘트포장도로에 내려섰다. 모가울고개 2차선 포장도로가 저 앞에 보인다. 도로에는 차가 많이 다닌다.

 

13:49 모가울고개 도로를 넘는다. 우측 100m정도 떨어진 곳에 1982년 10월 15일 보호수로 지정된 나무둘레가 610cm에 500년이나 된 느티나무(보호수)가 서있다. 나무 옆에는 성황당도 있다.

 시골마을 어귀에 들어가면 의례 넉넉한 모습을 한 느티나무를 많이 볼 수 있다. 그 느티나무 아래에는 평상이 있거나 당집이 있고 소원을 기원하면서 쌓은 돌무더기도 있다.


 여름 한 낮 볕이 따갑게 내리쪼일 때 머리카락이 하얗게 세고 얼굴에는 세월의 두께만큼 두텁게 줄이 그어진 늙은이들은 느티나무가 주는 널찍한 그늘아래 있는 평상에 모여 앉아 혹여 낮선 사람이라도 마을 어귀에 들어올 나치면 반갑게 불러서 이런 저런 이야기 동무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젊은이는 도시로 돈벌러 다 떠나고 노인만 남은 시골마을을 아무런 불평 없이 묵묵히 지켜주는 느티나무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에 겨울로 들어서는 계절이 주는 쓸쓸함 탓인지 허전함이 밀려온다.

 

 다시 힘을 모은다. 송전탑을 향해 올라간다. 논과 밭이 양쪽으로 있고 길이 좋다.

 

13:57 물을 저장하는 용도로 짐작되는 시설물이 있다. 임도를 따라간다.
 140m봉 위 송전탑아래에는 KTF글씨도 보인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봉우리에서 내려서면서 오른쪽으로 조금씩 틀면서 방향을 잡아가면 무덤 10기(풍천임씨, 경주김씨)가 나온다. 길은 계속 넓은 임도다.
 묘지를 둘러보러 나온 노인을 만났다.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정맥에 대한 설명을 한참하고 다시 길을 간다.

 

14:13 임도를 지나 시멘트도로에 내려섰다. 오른편으로 철망이 보인다. 개발이 되어 산이 다 날아가 버렸지만 그나마 조금 볼록한 곳이 능선을 이어가는 것이려니 라고 생각하며 도로를 따르지 않고 철망이 있는 낮은 구릉으로 올랐다. 구릉은 역시 밭으로 개간되어 있고, 밭둑을 따라 오른쪽 철망으로 붙는다. 잡목을 헤치며 다시 시멘트도로에 내려선다. 처음 만났던 시멘트도로가 이곳까지 이어진다.

 

14:17 Y자 길이 나왔다. 지도와 지형을 보고 오른쪽 길로 방향을 잡는다.

 

14:23 사료창고에는 많은 사료가 쌓여있다. 왼쪽 임도로 들어서니 개가 나를 보고 달려 들 듯 짖어대고 닭장 안에는 장닭이 목을 길게 빼고 눈을 동그랗게 떠서 놀란 듯 나를 바라본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 때마다 벼슬이 머리가 가는 방향을 따라 가볍게 흔들린다.

 우측으로 2차선 아스팔트도로가 보인다.

 

14:28 아줌마들이 모여 일을 하는 밭을 지나는데 어디 가느냐고 묻는다. 다시 정맥을 설명하고 밭 끝에서 시작되는 임도로 들어선다. 2분을 걸어가니 2차선 아스팔트도로가 나온다. 왼쪽 위로 간대산이 보인다. 도로를 따른다.

 

14:34 아스팔트도로를 등뒤로 하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시멘트도로로 들어섰다. 왼쪽에 아직도 달려있는 사과나무가 가득한 과수원이 있고 과수원 끝에 이정표(등산로입구 정상 1.1㎞)가 서있다.

 이정표 앞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임도로 들어서니 운동시설과 벤치가 보인다.

 

14:40 벤치에 앉아 간식을 하고 간대산을 향해 좋은 길을 따라 산을 오른다.

 송전탑을 지나고 턱걸이와 철봉, 온몸회전운동 등 운동기구와 벤치가 있는 곳을 지난다. 나무계단을 곳곳에 설치해 두었다. 그리 위험하지 않은 곳인데 밧줄도 매어두었다. 다시 운동시설이 있는 곳이다. 성암저수지를 바라보고 그 뒤로 잘 생긴 산들을 감상하고 다시 오른다.

 

14:55 갈림길에 올라서니 이정표(간대산 0.2㎞, 하산로 도당1리 1㎞, 하산로 문양2리 0.9㎞)가 나온다. 우측으로 가야 하지만 좌측으로 간대산 0.2㎞ 정상 표시를 보고 가보지 않을 수 없다.
 이곳은 190m봉이다. 지도상 간대산(175.2m)은 아니다. 경치가 참말로 좋다. 서산시가 한눈에 들어오고 농토와 서해바다가 아스라이 보인다. 지나온 금북정맥과 그 옆으로 팔봉산이 보이고, 가야할 방향으로는 은봉산이 가깝다.

 돌아서서 지도상의 간대산을 향한다.

 

15:05 지도상의 간대산이다. 팔각정이 있고 삼각점이 있는데 삼각점을 보호할 목적인지 나무토막으로 둘러놓았다. 2분을 쉬고 산을 내려간다.

 산을 뛰어내려가는데 전화가 울린다. 잠시 멈추고 전화를 받는다.

 

15:12 넓은 길을 따라 내려가니 포장도로 나분들고개(당진군과 서산시 경계)다. 나무를 가득 실은 차가 힘겹게 고개를 넘어간다. 고개는 그리 가파르지 않지만 화물차가 오래된 놈이라 힘을 내지 못하는 것이다.
 하늘에는 흰 구름이 둥실 둥실 두둥실 떠다닌다. 간대산 정상이 1.2㎞라고 표시한 이정표가 있다.

 

15:21 넓은 임도 끝에는 영광김씨묘가 있고 오른쪽 소나무 숲으로 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는 소나무가 있고 오른쪽에는 나무하나 없이 야생풀만 무성한 곳을 지나 낮은 봉우리(190m)에 오른다.

 

15:43 벗겨진 봉우리에서 휴식을 하면서 간식을 하고 일어선다.

 

15:50 잡목지대(가시덤불이 대단하다)를 치고 올라 T자형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15:58 은봉산(283.5m)은 서산시 음암면과 운산면, 당진군 정미면 등 세 개 면 경계의 꼭지점이다. 잡목과 야생풀이 많아 삼각점은 보이지 않는다. 방향을 잘 잡아야한다. 우측 능선을 따라 봉우리를 내려서는데 다시 가시잡목이 앞을 가로막는다.

 

16:11 정신 없이 가시잡목을 헤치며 나가는데 송전탑이 나온다. 한숨을 돌리고 잠깐 산아래 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이곳 송전탑에서 산 중턱 송전탑으로 또 그 아래 송전탑으로 전선은 길게 이어지고 전선을 받쳐주는 송전탑이 가깝게 보인다. 송전탑을 향해 잡목사이로 길이 잘 나있고 표시기(송전탑을 세우는 인부들이 붙인 것이다.)가 있다. 송전탑을 향해 내려간다.

 

16:17 오래 전 사용한 듯한 임도에 내려서서 지도를 들고 독도를 한다. 산 중턱에 있는 송전탑 방향으로 내려 온 것이 잘못임을 깨닫는다. 오른쪽에 보이는 능선이 정맥길이다. 오른쪽 능선을 향해 임도를 따라간다. 첫 번째 만난 송전탑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잘 잡았어야 하는데 송전탑을 향해 길이 잘 나있어 그만 엇길을 든 것이다.
 
 미혹한 인간이여 좋은 길에는, 좋은 것에는, 달콤한 것에는 항상 함정이 기다리고 있느니라.

 

16:21 주능선으로 복귀했다. 소나무가 어울려 있어 보기도 좋고 공기도 좋다.

 

16:25 매봉재에서 밥을 먹고 일어선다. 임도를 따라 베어진 소나무는 아무렇게 쓰러져있고 무덤 두기만 덩그러니 자리하고있어 마음이 서늘해짐을 느낀다.

 

16:35 녹슨 철조망을 따른다.

 

16:45 확정포장 공사중인 무르티고개(서산시 운산면 갈산리)에 내려섰다, '서산휴개소 만남의 광장' 노란색 선 간판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휴게소 입구 우측 봉우리에 자리하고 있는 팔각정과 낮에 뜬 반달이 어우러져 어수선한 휴게소 분위기를 고즈넉하게 바꾸어준다.
 휴게소 안으로 들어가 우측 능선으로 들어서니 많은 무덤이 층층이 자리하고 있다.

 

17:04 오르막을 쉬엄쉬엄 올라서서 남으로 방향을 잡고 걷기 좋은 길을 간다.

 

17:09 오늘 산행 중 이름을 가진 마지막 봉우리 동암산(174.7m)이다. 잡목이 대단해서 삼각점을 찾을 수 없다. 멀리까지 경치가 좋다. 왼쪽으로 내렸다가 오른쪽으로 능선에 붙는다.

 가시덤불이 길을 막고있다. 엇길을 가지 않으려고 애를 쓰면서 능선을 따르는데 녹슨 철조망이 보인다. 철조망을 따른다.

 

17:19 송전탑과 무덤이 같이 있는 곳을 지난다.

 

17:25 포장도로 모래고개에 내려서니 서해안고속도로가 머리 위에 있다. 차들은 무섭게 속도를 내며 허공을 가르며 지나간다. 고속도로 아래로 굴다리를 지나 오른쪽으로 계단을 밟고 올라간다.

 계단을 올라서니 잔디가 깔려있고 도로를 향해 묘지 여섯 기가 자리하고 있다.
송전탑을 바라보며 올라가는데 왼쪽에 무덤 네 기가 자리하고 있다. 길은 임도라서 걷기가 좋다. 오른쪽으로 성암저수지와 서산시도 보이고 넓은 들판은 경지정리가 된 논이 펼쳐져 있고, 저녁밥을 짓는지 군불을 때는지 시골집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난다. 평소에는 보기도 싫었지만 송전탑에서 송전탑으로 이어지는 전선마저 저녁풍경의 아름다움에 한 몫을 한다.

 

17:30 묘지들이 참 많다. 봉우리 꼭지에 서있는 송전탑을 지나 임도를 따라 계속 내려가는데 해는 졌지만 희미하게 남아 있는 빛이 가는 길 위에 힘겹게 내린다.

 

17:40 낮달은 해가 떨어짐으로 이제 제 힘을 발휘한다. 가루고개에 내려선 나와 채미의 머리 위에서 달이 빙긋 웃는다.

 

산행을 마치고 : 서산시 24시간 찜질방으로 가서 목욕을 하고 저녁을 먹었다.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술 취한 사람과 코고는 사람들로 0시가 되어서야 잠에 빠질 수 있었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