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 둘째날(2월26일 토)

    - 구    간 : 장터목 대피소→천왕봉1915m→제석봉1806m→장터목→

                    연하봉1667m→촛대봉1703m→세석대피소칠선봉1556m→

                    영신봉1651m→덕평봉1510m→벽소령대피소

    - 날     씨 : 쾌청한 날씨, 바람은 매서움 (장터목 대피소 게시판 -19.6도)

    - 소요거리 : 장터목↔천왕봉 1.7kmX2회 = 3.4Km

                      장터목→벽소령대피소      = 9.7km    (총 13.1km)

    - 소요시간 : 약9시간 (휴식 및 식사시간포함)

    - 운행시차

      * 05:00 기상

        특별하게 기상이랄 것도 없다 밤새 자다깨다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날밤을 새운듯하다 일부 산객들은 새벽부터 어디로 이동하는지 벌써 배낭을 꾸려 산행을 출발 한다 반석 친구가 잠을 잔 침상으로 가보니 침낭 속에서 어디가서 외박(?)하고 오냐고 ?...하하하!!! 밤새 몰아치는 바람소리와 추위 때문에 잠을 못 잤다고한다 객지에 나와서 더구나 깊은산 속에서 깊은 잠을 잔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겠지만...그나마 이런 곳에 대피소라도 있으니 산객은 행복한 것이 아닐까?

산행거리와 소요시간을 측정하고 40분후에 천왕봉을 향한 완전 무장을 준비하며 침구를 정리한다

      * 05:45 천왕봉을 향하여 출발

        우-와~~ 춥다!!! 일출을 볼 수 없다 있다 실강이를 하다가 남쪽으로 보이는 진주시 와 광양시 불빛이 보이면 무조건 출발 해야한다고... 일출을 못 보더라도 무작정 올라가야할 것 같은 사명감(?) 같은 것에 발길을 옮겨본다 더구나 하늘에는 맑은 별빛이 솥아지고... 서쪽하늘에는 약간 기울인 달빛이 발하고 있는 모습에 장엄한 일출을 기대하는 마음에 발걸음이 가볍다

어둠속에 제석봉을 통과하고 푹푹 빠지는 눈길을 헤치고 올라서니 하늘과 통한다는 통천문이다 통천문 계단을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여 빠져나오니 하늘이 밝아오며 천왕봉 주변에 몇몇 산객들이 서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미 동쪽 하늘에는 붉은 빛이 수평선을 긋고 있다

      * 06:40 천왕봉에 올라섰다

        천왕봉에 올라섰다 “한국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라는 정상석을 확인하고  동쪽을 바라보며 자리를 잡았다 사진찍을 생각도 없이 동쪽만을 응시한다 지난겨울 설악에서 만났던 칼바람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런 바람을 어찌 표현해야할까?

앞면 마스크에서 올라오는 입김은 윗눈썹과 아랫눈썹에 얼음으로 달라붙어 눈꺼풀을 무겁게하고 눈두덩이 엔 하얀 서리가 내린 듯 어름이 붙어있는 내 모습에 반석은 웃음을 자아낸다 추운 이 날씨에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좋다...하하하!!!

       * 06:57 해돋이

        아!! 태양이 뜬다!! 너무도 깨끗하다

나도 모르게 두손에 합장을 하고 흥분한 마음에 가슴이 벅 차오른다 일출을 기다리는 10여분간 내가 살아왔던 많은 일들이 스쳐지나가고 내가 사랑하는 부인과 아이들... 그리고 가족과 친구들... 내가 아는 많은 얼굴들이 스치다 이 모든 이에게 축복과 사랑과 행운이 함께하는 한 해되길 소망해본다

일출 사진을 찍으려고 장갑에서 손을 꺼내는 순간 손은 얼어버린다 그래도 몇장의 일출 사진을 찰칵 찰칵!!! 찍어대고는 태양이 완전히 동그랗게 떠오른 것을 확인 하고는 정신없이 하산길에 접어든다

삼대에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 난 3번 만에 천왕봉 일출을 보았다

반석은 첫 등정에 일출을 보았으니 얼마나 덕을 많이 쌓은 것인가? 하긴 그 덕에 나도 일출을 본 듯하다 하하하!!! 좌우간 올해에는 하고자 하는 일들 소원성취 하소서...

      * 07:27 제석봉

       새벽에는 어둠으로 보지 못해던 제석봉 고사목 군락지를 지나면 사진 한 장을 찍어본다 추위에 얼어 하얗게 변한 고사목은 또한 새로운 모습이다

손은 또 얼어붙고 얼마나 추운가? 아마도 여하30도쯤은 족히 되지 않을까?

      * 07:45 장터목 대피소 도착

       얼은 몸을 녹이며 잠시 일출을 본 흥분을 이야기하며 오늘 진행할 산행 계획을 이야기 나눈다

      * 09:10 장터목 대피소 출발

       배낭을 꾸려 취사장에 내려와 곰탕국과 햇반으로 아침을 해결하고는 세석으로출발!!

      * 10:40 세석 대피소 도착

       세석평전의 철죽군락은 하얀 눈밭으로 변해있다  샘터에 내려가 물 한통을 받아 취사장에서 라면을 끊여 점심을 먹고는 잠시 휴식을 취한다 어제 장터목에서 같이 잠을 잔 20대 젊은 산객 2명은 쌀을 씻어 밥을 해먹는다 어디까지 갈 것 이냐 물으니 이곳에서 백무동으로 하산한다고 한다 한신 계곡으로... 우리도 다음 어느 구간에서는 밥을 한번 해먹어야지...하는 생각이 든다

       * 12:00 세석 대피소 출발

         이제 가야할 길에 있는 선비샘도 얼었다하고 벽소령 샘터도 얼었다한다 그러면 이곳에서 물통에 물을 담아 가야하는데 꾀가 난다 그냥 벽소령 대피소 가서 생수 한병 사먹자 하고 보온병에 커피하고 뜨거운 물만 챙겨들고 세석대피소를 출발!!

        * 12:55 칠선봉1556m통과

         앞으로 벽소령까지4.3km 가야한다 이곳에서 되돌아 온길을 돌아보니 천왕봉이 자꾸 멀어지고 서쪽으로 노고단과 반야봉이 보인다 1500m 봉우리들의 오르고 내림을 반복하는 지리산 능선길... 역시 장엄하고 장쾌하다 바람은 여전히 몰아치고 하늘엔 구름한점 없이 쾌청한 날씨라 얼굴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한다 안면 마스크의 불편함에 그냥 목에 두루고 산행을 진행한다 아마도 코끝하고 볼따구니는 동상이 걸린 듯 얼얼하다

        * 15:15 벽소령 대피소 도착

         계획보다 조금 바르게 벽소령에 도착 했다 오는길 선비샘은 완전히 어름 바닥으로 벽해있다 휴식할 곳을 찾아 쵸코렛 한개와 커피 한잔을 하며 휴식을 취할 때 충남 서산에서 왔다는 oo산악회 10여명을 만난다 그들 역시 백두대간 종주를 시작했다고 한다 지리산 종주길엔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사이좋게 진행하는 것이다

사무실에 들어가 입실을 부탁하니 6시까지 기다리란다...예약자는 5시부터 입실이고... 그러면서 비예약자는 산행계획을 변경하여 세석이나 연하천으로 이동 하던가 음정마을로 하산하라고한다 그러나 우린 안된다 그냥 이곳에서 1박을 해야한다

연하천대피소는 오래된 건물이라 난방 시설 및 모든 조건이 상태가 안좋다 다만 연하천 물맛 좋은 것은 꾼들은 다 아는 이야기 일것이고...

대기실 마루에 기대어 앉아 꾸벅꾸벅 졸며 시간을 보내는데 얼굴이 화끈거린다 얼굴에 화상인지 동상인지 구분이 안간다 벽면의 거울에 얼굴을 비쳐보니 얼굴이 붉게 술취한 얼굴이다 6시까지 기다려 침상을 배정받고 대피소 뒤편에 있는 취사장으로 내려가 라면 한개에 스팸을 넣어 끊여 어제 남긴 소주 2팩으로 한모금 하는 즐거움을 맛보는데 한잔 더~~했으면 하는 아쉬움으로 가지고간 누룽지를 끓여 뱃속을 덥히고는 취침을 준비한다... 삼겹살에 소주한잔이 그립다...ㅎㅎㅎ

        * 20:00 취침

          역시 모포를 4장이나 빌려 깔았는데 춥다 이곳에서도 예약자와 비예약자의 차별대우란다 저녁 식사를 하고 집으로 전화를 했더니 서울에는 무지 추운 날씨인데 어찌 지내냐고? 하하하!!!

슬그머니 예약자들로 방이 채워진 지하층 방으로 내려가본다 역시 난방이 잘되어 훈훈하다 또한 침상은 널널하고 어쩌랴!!! 또다시 침구를 둘둘말아 조심스럽게 방을 옮겨 침구를 갈고 따스한 잠속으로 빠져 드는데 시끌벅적 요란하게 한 무리가 들어온다 아마도 취사장에서 술자리가 늦게 끝난 모양이다 그것은 좋은데 모두들 잠든 시간에 전화를 하고 난리다 잠깬 산객들이 한마디씩 하니 좀 조용해진 듯 하여 잠을 이루니 누구에선가 모닝콜 소리가 들리고... 아이고 진짜 너무들 한다... 나 같은 경우는 산에 들어오면 핸드폰 전원을 끄고 세상사와 단절하며 산행을 한다 그리고 저녁 시간쯤에 잠시 약 10분간만 전원을 연결하여 집에다 안부나 전해주고 혹시 메시지 들어왔나 그것만 확인을 한다 찜질방이나 사우나 수면실에서 전화통화 하는 사람보다 더 나쁜 놈이 대피소에서 취침시간에 통화벨 울리게 하는 놈이다...하하하!!! 


 

*** 셋째날 산행기도 계속 됩니다 ***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