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04. 7. 24-25
구간 : 작점고개-지기재
시간 : 15시간 30분
거리 : 도상거리 27키로미터
대원 : 3명

★ 산행시간표 ★
24일
18:40 작점고개
19:30 갈고개
20:30 687봉 포터
22:30 용문산
21:40 국수봉 (20분간 휴식)
23:15 큰재 (식수보충, 약간의 수면)
01:00 큰재 출발
01:50 첫임도
03:30 개터재(임도에서 개터재까지 약 20분간 휴식)
05:10 윗왕실 (25분간 휴식)
06:40 백학산 아래능선(아침식사)
07:20 백학산(5분간휴식)
07:35 임도(오아시스계곡)
09:15 개머리재
10:15 지기재...산행마감  

산행기
지금 전국은 연일 계속되는 열대야로 밤잠을 못이룰 지경이다. 낮산행은 엄두가 나질 않는다. 특히 이번구간은 백두대간중 지대가 가장 낮은 구간이어서 지온의 열기가 대단할 뿐만아니라  숲 또한 기대할 수없다. 그래서 야간산행으로 이번 구간을 마치기로 하고 오후 5시쯤 저녁을 먹고 작점고개에 도착한 시각이 6시 40분이다. 간단한 기념촬영을 마치고 능선을 올라 붙으니 길은 부더러우나 이내 땀으로 흠뻑젖는다. 서산에 해는 기울지만 더위까지 같이 기울지는 않는다. 길은 이렇다 할 특징이 없다. 갈고개까지의 길은 워밍업처럼 부드럽다.

갈현은 옛고개임이 분명하다. 김천과 영동을 넘나들던 옛고개는 지금도 선명하다. 갈현을 지나면서 고도는 계속 오름길이다, 용문산을 일으키고 국수봉을 치세우기 위해 십리길 오름이 시작된다. 용문산 못미친 헬기장 오름길엔 온통 철쭉과 암릉이 걸려있으나 길은 완만하다. 헬기장지나 20여분이면 닿는 용문산은 삼각점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용문산을 지나 안부로 떨어지기 직전에 삼각점을 확인하고 곧이어 묘지터를 지나면 급경사 내리막길이다. 국수봉 오르기 전에 잠시 숨을 돌리는 능선길,,,

지도상의 국수봉은 오늘 구간중 가장 높은 봉이지만 그리 가파른건 아니다. 용문산 오름길과 마찬가지로 철쭉과 얕은 암릉이 걸려있다. 비오듯 쏟아지는 땀으로 시야가 가릴 정도지만 그래도 한낮의 뙤약볕에 비하면 참을만하다. 밤 9시 40분. 국수봉 정상이다. 탁트인 조망터는 아니지만 사방 팔방으로 불어오는 산바람을 맞는 그 기분을 말로 표현 할 수 없다. 오늘도 계속되는 열대야를 탈출해 온몸으로 느끼는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니 야간산행의 즐거움이 절로 난다.

약 20여분간의 휴식후 큰재로 내려서는 길은 잠시 급경사를 이루지만 683봉을 넘어서면 대체로 부더러운 내림길이다.  큰재까지의 길은 이렇다 할 특징이 없으며 길잃을 염려도 없다.  큰재에 도착하니 첫민가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돌아서 잠시내려서면 폐가처럼 보이는 집한채와 맞은편의 옥산폐교가 을씨년 스럽게 서있다. 식수를 보충하기 위한 30분간의 혈투를 끝내고 큰재 옆길에서 잠시 눈을 붙힌다.

깊은 잠은 이룰수 없지만 길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니 눈처럼 하얀 별들이 너무나 아름답다. 내일의 햇살 만큼이나 별은 많다. 자는듯 마는듯 누워있다 새벽 한시쯤 다시 길을 나선다. 대간길은 옥산초등폐교를 오른편에 두고 임도처럼 나있다. 다시 폐교와 옛사택 중간으로 진행하면 숲길이 이어진다. 큰재에서 50분쯤이면 목장으로 이어지는 임도와 만나며 임도를 5분쯤만  따르면 다시 오른편으로 대간길이 나있다,. 이후개터재 까지의 길은 워낙 얕은 구릉구간이라 발목에 채이는 잡목과 산딸기 가시를 조심해야 한다. 다행히 길은 평원처럼 부드럽고 바람은 시원하다.

개터재엔 대간꾼들의 시그날이 질서정연하게 매어져있는데 이마저 없으면 아무도 찾지않을 옛고개처럼 황폐해있다. 잡목 우거진 개터재를 넘어 505봉을 지나면 능선은 그냥 그렇게 부드럽게 이어진다. 윗왕실고개가 가까워질때 쯤  비로소 여명이 밝아오자 간밤의 힘들었던 산행이 씻은듯 잊혀지고 발걸음도 가볍게 윗왕실에 도착하니  동쪽으로 붉은 해오름이 이제 막 시작된다. 윗왕실고개는 동물이동로가 잘 놓여져있어서 사람도 동물 덕을 본다.

약 30분간의 휴식, 벌러덩 더러누우니 더이상 편한게 없다. 긴 휴식을 마치고 백학산으로 향해 오를즈음 이른 아침인데도 햇살은 이미 익을데로 익어있다. 더우기 백학산 오름길이 만만찮다. 첫 봉에 올라서니 왼편 아래에서 불어오는 계곡바람이 너무 시원하다. 하얀 학의 부드러운 날개부분을 지날 즈음 아침식사를 마치고 정상에 올라서니 아침 7시 20분...햇볕에 나갈 엄두가 나지않는다. 아침을 먹고나니 또다시 잠이온다. 내리막길에 약 5분쯤 눈을 붙히고 빠른걸음으로 임도에 내려서니 왼편으로 오아시스같은 계곡이 너무 반갑다. 모든 대간꾼들의 생명수... ...

어디서 시작되어 어디로가는 임도길인지는 알수 없지만 참 어지럽게 나있다. 현재 고도는 약 400미터, 개머리재 고도가 290미터, 구간거리는 약 3키로미터,  즉 3키로미터 능선길이 표고차가 100터 정도밖에 되지않을 정도로 너무 부드럽다. 개머리재는 담배밭과 과수원이 있고 오른쪽으로 대간길이 이어져있는데 잡목이 만만찮다. 잡목을 벗어나서 묘가있는 무명봉을 지나면 옛 임도길이 나오며 다시 임도길을 버리고 오른편 능선길로 올라서면 마지막 봉우리다.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에 아무도 말이없다.

다행히 그리 길지않다. 오히려 정상에서  지기재 직전까지의 길은 일자처럼 뻗어져있다. 호흡조절이 끝나면서 지기재까지의 내림길은 절벽처럼 가파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다. 산길이 끝나고 넓고 넓은 개간지와 고추밭, 포도밭, 배나무밭을 지나니 다시 펼쳐진 포도밭이 대간길을 차지해있다. 약간 치우쳐진 지기재 고개마루엔 금강과 낙동강의 분수령임을 알리는 표지판이  이미 오래전에 서있고 시원한 맥주까지 준비한 지원조의 만남은 너무 고맙고 반갑다.

산행 경비 정산
수입 : 3명*50,000 + 5회차 이월금 50,000 = 200,000
지출
    -  24일 저녁  52,000
    -  큰재 할머니 젖값  1,000  
    -  25일 목욕값 12,000
    -  25일 점심값 25,000
    -  지원조 기름값  50,000
누계 : 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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