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구간 두륜산군 첨봉구간

일시 : 2002. 1. 20 (일 ) 흐림 비 송영희

지명 탑동 탑동고개 십자안부 무명봉 비포장임도 204봉 십자안부
고도
거리 1.5 1.8(3.3)
시간 0:20 35(0:55) 10(1:05) 05(1:10) 25(1:30) 10(1:40)

지명 임도 헬기장 첨봉 무명봉 작은바위봉 억새안부 억새봉
고도 354
거리 1.6(4.9)
시간 40(2:20) 10(2:30) 20(2:50) 30(3:20) 20(3:40) 20(4:00) 10(4:10)

지명 덕룡산어깨 425봉 헬기장 작은바위봉 작천소령 주작산어깨 밧줄1
고도 290
거리 1.8(6.7) 2.1(8.8)
시간 20(4:30) 5(4:35) 15(4:50) 20(5:10) 15(5:25) 15(5:40) 50(6:30)

지명 밧줄2 암봉 밧줄3 암봉 밧줄4 427봉 밧줄5 밧줄6
고도
거리 1.6(10.4)
시간 10(6:40) 10(6:50) 10(7:00) 10(7:10) 10(7:20) 15(7:35) 5(7:40) 10(7:50)

지명 암봉 날능선 억새봉 암봉 무명봉 밧줄7 사거리 그물
고도 401
거리 1.7(12.1)
시간 10(8:00) 10(8:10) 5(8:15) 1:15(9:30) 10(9:40) 1:00(10:40) 10(10:50) 20(11:10)

지명 삼거리 사거리 오소재(827번 지방도)
고도 170
거리 1.9(14)
시간 20(11:30) 20(11:50) 10(12:00)

구간거리 기맥거리 접근거리 하산거리
14 12.5 1.5

구간시간 기맥시간 접근시간 하산시간 휴식시간 헤맨시간
13:20 10:40 0:20 1:20 1:00

또 땅끝기맥을 종주한답시고 비 또는 눈이 많이 온다는 뉴스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처와 같이 길을 나선다
광주에서 해남 가는 첫버스를 4시50분에 탓는데 이른 새벽이라 그런지 1시간 20분만인 6시10분에 도착하였다 옥천면 대산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6시30분에 첫 시내버스가 출발한다고 한다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야식집이나 24시 마트를 찾았으나 전번에 들렀던 보은온천장여관옆 해장국집이 한군데 불을 밝혀놓았으나 시간상 먹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에라 집에서 싸온 도시락과 기타 먹거리를 믿고 출발할 수밖에 없다 오늘 목표는 오소재인데 암릉구간 직전인 작천소령까지 시간이 많이 걸린다면 작천소령에서 하산하리라 생각하고 편한 마음으로 탑동리에서 내렸다
오늘 이 구간을 완주한다면 두륜산까지 땅끝기맥이 연결되는 의미있는 산행이지만 주작산어깨(三面峯)부터 오소재까지 암릉구간이 은근히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탑동리 : 7:10

교회 옆으로 해서 온 동네 개들이 짖어대는 것을 무시하고 포장 농로를 따라 가족묘지를 지나 아침부터 산감을 따서 먹어가며 안부에 오른다 편의상 인근 마을을 이름을 차용해 탑동고개라고 불러본다

탑동고개 : 7:30

왼쪽은 벌목지대고 오른쪽은 숲인 경계선을 어느 정도 가다 벌목 경계를 계속 가지말고 오른쪽 능선으로 어느 정도 가다보면 좌측 지척까지 논이 올라와 있는 십자 안부를 지나게된다

십자안부 : 8:05

잠시 오르면 봉우리 같지도 않은 능선상에 삼각점이 나오며 비포장 임도로 내려서게된다 이 봉을 204봉으로 착각해서는 안된다

임도 : 8:15

역시 길은 희미하거나 없다 가시 잡목 구간이므로 역시 헤쳐나가는데 아까운 시간만 팍팍 죽인다 1km에 1시간씩 걸었으니 참으로 고된 산행이다 204봉에 오르니 해남 456번 삼각점 위에 붉은 깃대가 세워져 있으며 그 옆으로 망가진 삼각점 도막이 뒹글고 있다 조망은 그럭저럭 좋은 편이다 좌측 수려한 바위들이 부채살처럼 펼쳐지는 덕룡산 아래 풀장이 갖추어진 휴양소 비슷한 건물도 보이며 오른쪽 바로 아래로는 대숲에 쌓인 비교적 큰마을인 대산리가 한눈에 보이며 세상은 정적 그 자체다

204봉 : 8:40

십자안부에 도착해 늦은 아침을 먹는다

십자안부 : 8:50 9:20 출발

다시 길 없는 좌측 벌목지대와 경계 능선을 오르다 보면 어느덧 우측 일대가 벌목된 지역으로 바뀌며 오른쪽 바로 아래 대산리가 그림같다
첨봉 오르는 사면에 거미줄 같은 임도가 굽이굽이 돌아 오른다 적당히 오르다 오른쪽으로 임도가 나오면 몇발자국 쫓아가다 임도는 오른쪽으로 돌아나가고 또 길 없는 사면을 치고 오르면 잘 관리되고 있는 깨끗한 헬기장으로 올라서게 된다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헬기장 : 10:10

좌측(남쪽)으로 방향을 잡고 오르면 첨봉 정상으로 아무런 특색이 없는 잡목 잡초만 무성한 봉우리이다

첨봉 : 10:30

동남 방향으로 능선을 가늠하고 오르내리면 무명봉을 지나고 약간의 조그만 바위무더기로 된 무명봉에 오르게 된다

무명봉 : 11:20

내려가면 가시와 키 큰 억새가 어우러진 안부로 떨어지게 되는데 대책 없는 길이다 뚫고 올라 갈 수가 없다

억새안부 : 11:40

정면으로 보이는 억새봉은 오를 수가 없으니 오른쪽 사면으로 뚫고 오르면 억새봉에서 우측으로 내려온 억새 능선상에 서게된다 좌측으로 지척에 덕룡산 암봉들이 불꽃처럼 타오르고 있다

억새능선 : 11:50

온 몸을 쥐어뜯기며 올라선 곳은 작은 묘다 깨끗이 가꾸어져 있다 좌측으로 지척에 다가온 암봉들의 연릉 제일 뒤쪽이 가장 높게는 보이나 글쎄 진짜 덕룡산의 정상은 어느 암봉인지 추측하기가 난감하다

덕룡산어깨 : 12:10

이후부터 길은 고속도로다 탄탄대로다 5분만 오르면 암봉인 425봉으로 그 일대에서 두 번째 높은 봉우리로 좌측으로 펼쳐지는 강진만과 그 앞 완도 상황봉이 지척으로 조망되며 안보이는 곳이 없다 덕룡산으로 가는 능선은 발 아래로 펼쳐진다 억새봉 너머 주작산 옆사면으로 난 임도가 확연히 들어오며 작천소령 비닐하우스 한동이 보일동 말동이다 아우토반 억새와 작은 너덜과 만남이 조화를 이루며 계속 이어진다

425봉 : 12:15

내려서면 도면상 자경동에서 수양리를 이어주는 점선으로 표시된 안부로써 억새로 둘러쌓인 잘 정비된 너른 헬기장이다 두륜산 만일재보다는 경치가 좀 떨어지나 여하튼 두륜산의 정취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다 지명이 없으므로 동네 이름을 차용하여 수양재 라고 불러본다

수양재(헬기장) :12:30

바위 너덜길을 계속 오르면 정상이 작은 바위와 억새가 흐드러진 억새봉으로 오르게 되는데 우와! 앞으로 펼쳐지는 암봉군들 끝간데 없이 도열한 바위들 모든 정기를 하늘로 날려버릴 듯 조용히 발 밑으로 흐르는 암봉 연릉 꼭 설악산 공룡능선에서 바라본 용아장성같이 느껴진다 새참을 먹으며 한동안 조망에 젖어본다
작천소령 비닐하우스 여러동이 보이며 그 앞으로 차량 몇 대가 올라와 있다 지도에 없는 수양저수지 가는 좌측으로 꼬꾸라지며 이어지고 있다 길게 늘어져 있는 임도 위의 주작산은 나지막하게 바닷가로 흐르는 육산으로 내가 보아서는 주작을 닮은 구석은 한군데도 없는데 왜 주작산이라고 했을까?
그 옆의 암봉들의 연릉과 그 끝 하늘에 떠 있는 세 개의 기막힌 봉우리 능허대 가련봉 두륜봉이 그저 허공이고만 싶다
그 뒤로 아스라이 보이는 하늘로 향한 솟대(?) 대둔산 중계탑이 조망된다 가까이 발 밑으로 조망되는 산사면은 거미줄 같이 얼킨 임도가 생채기를 내고 있다
이 억새봉은 오늘 구간중 제일 높은 봉우리로 산세가 가히 일품인데 왜 이름을 얻지 못하였을까? 그보다 한참 못한 주작산도 화려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도...

억새봉 : 12:50 13:10 출발

개가 짖어대는 작천소령 비닐하우스 옆 임도에 알루미늄 이정표가 서있다 우측으로 보이는 임도 따라 7.3km가면 소석문이라 하는데 아는 정보는 하나도 없다 비닐하우스쪽으로 넘어가지 않고 임도 건너편 산사면 억새밭으로 적당히 오른다

작천소령 : 13:25

내려오는 이들이 있어 물어보니 오소재에서 예까지 4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내 나름대로 계산을 해본다 해지기 전까지 별일 없으면 오소재에 도착하겠지 어차피 암릉구간으로 들어섰으면 탈출로가 1군데 밖에 없으니 그 곳을 지나면 어차피 오소재까지 가는 수밖에 없다 억새 능선을 오르면 좌측으로 바위봉이다 도면상 옥천면 신전면 북일면 삼면의 경계점인 삼면봉(三面峯)인 것이다
이후 오소재까지는 전부다 예외 없이 암릉이므로 많은 주위를 요한다

삼면봉 : 13:40

암봉과 너덜 억새의 조화가 절묘하여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신이 만든 걸작이라해도 손색이 없다
첫 번째 오름 밧줄을 14시30분
두 번째 내림 밧줄을 14시40분
그 다음 봉은 왼쪽 뿌리로 돌아 오른다 (14:50)
암봉 꼭대기에 놓여 있는 바위에 긴 줄을 묶어놓은 세 번째 오름 밧줄을 마누라는 그대로 타고 넘고 나는 무릎등이 안좋다는 핑계로 오른쪽으로 뿌리를 돌아 오르니 마누라가 벌써 올라와 기다리고 있다

무명봉 : 15:10 15:30 출발

네 번째 오름 밧줄을 15시40분
잠시 오르면 암봉 정상에 해남 25번 삼각점이 있다

427봉 : 15:55

다섯 번째 내림줄을 16시에
여섯 번째 오름줄을 16시 10분에 통과하여 오른 봉우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암봉 : 16:20 16:30 출발

칼날능선은 앉아서 밀고 나가야하므로 왼쪽 바위 밑으로 16시 40분에 지나가고 잠시 오른 봉우리는 억새가 지천인 억새봉이다

억새봉 : 16:45

한동안 밧줄은 나타나지 않으나 불꽃같은 암봉들을 갖은 쇼를 다해 넘어가다 보니 서서히 어둠이 찾아오고 있다 오소재가 빤히 바라다 보이는 봉우리로 오른다

401봉 : 18:10

얼마 안걸릴 것 같은 오소재가 가도가도 끝이 없다 6시 40분부터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오기 시작한다 강진만 완도 앞바다를 달리는 도로의 가로등과 마을의 불빛이 흡사 보석알을 흘려 놓은 것처럼 영롱하게 빛을 발한다 청자도예문화의 태실 풍요의 고장 강진 그래서 그런지 내가 처해 있는 위치도 모르면서 약간은 흥분된 듯한 기분으로 랜턴을 처에게 비추어주며 느릿느릿 조심해서 발자욱을 옮긴다 칠흙같은 어둠 속에서 7번째 내림 밧줄을 만난다

7번째 내림 밧줄 : 19:10

랜턴이 하나밖에 없으니 우회로를 찾는다 가던 길을 잠깐 빽해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아서 진행하다 보면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 : 17:20

뱀 잡는 그물을 따라 길이 잘 나 있어 그물따라 가다보니 영 방향이 아니다 그러나 처도 있고 하여 불안감을 잊게 하기 위해 무작정 강진 어느 동네로 내려갈 예정이었는데 마누라는 한 술 더 뜬다 아무래도 잘못 온 것 같으니 다시 올라가자고 한다 에그 귀여운 것 암 그래야지

삼거리까지 빽하여 이구멍 저구멍 쑤시다가 정 능선을 못찾는다면 도로 자동차 불빛을 겨낭해 적당히 뚫고 내려갈 작정을 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한참 방황하다 없던 길을 만나 방향을 확인하니 틀림이 없다

삼거리 : 20:20

후답자를 위하여 표시기 하나를 떡 붙이고 진행하니 그제서야 마누라 맞는거야 하는 것이다 안심되었다는 이야기다 남편의 탁월한 길 찾는 능력 생전 칭찬 한번 없더니 어쩐 일로 아부를 다한다 오소재로 내려서니 감개가 무량하다 장장 13시간 20분의 사투 끝에 찾아드는 만족감 해 냈구나 또 한구간이 평정되었구나 다 언제할까? 하는 압박감이 봄눈 녹듯이 사그러든다
어느덧 땅끝기맥도 종착지를 향해 가고 있다

오소재(827번 지방도) : 20:30

비에 후즐건이 젖은 옷과 흙투성이인 등산화를 신고 여차직하면 해남까지 8km를 걸을 작정을 하고 어영부영하다 보니 자가용 한 대가 넘어온다 무작정 얼른 손을 들었으니 이게 웬일이냐 산에서 막 내려온 무장공비같은 꼴을 하고 있는 내 앞에 와서 서는 것이 아닌가 우리 부부 또래 정도의 부부간에 부인이 운전하고 해남을 가는 중이라고 한다
이 길은 가끔 흰옷입은 사람이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는 고개로써 웬만해서는 세워주지 않는단다 부부인 것 같아 안심하고 태웠다고 한다
가는 도중 차안에서 땅끝기맥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까 대단하다고 한다

터미널 앞 기사식당에서 우동 먹고(맛이 엄청 없고 가격은 엄청 비쌈) 로타리에 있는 남도장에서 배낭을 풀었다

다음날 아침 6시 40분 대흥사행 군내버스를 타고 대흥사 시설집단지구 종점에서 내려 6km를 걸어서 오른다 고시생들의 새벽 체력단련 마라톤 하는 모습을 보면서 걷는 도중 빗방울이 점점 굵어진다 대둔산 통신 중계소로 오르기 얼마전 좌측 산밑 도로변에 물담는 통이 나오면 거꾸로 조금 내려와서 길을 찾아 산으로 들어간다 키를 넘는 산죽을 헤치며 오르다 보니 그래도 600고지 이상이라 산죽 잎 위에 눈이 쌓여 있다 떨어지면서 장갑이 순식간에 젖어든다 지독한 눈보라 광풍이 내리치니 사실 오늘 한구간을 한다는 것은 장담이 서지 않는다
대둔산 육중한 암장 밑에 서니 온천지가 설화밭이다 어제한 암릉구간 못지않은 암릉 구간을 이런 악천후에 한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이 들어 뒤로돌앗! 내려가다
중계소 직원 차를 타고 광주까지 가는데 친절을 보인다고 (물론 내가 먼저 담배값이라도 드릴테니 가자고 흥정한 사항이다) 터미널로 가다 신호 위반으로 걸렸으나 사정사정해서 12000원짜리 딱지를 글것다 그래도 좋은 전경을 만났으니 다행이다 싶다 공연히 내가 미안해서 쩔쩔 맨다 담배값 10000원 정도 드릴려고 생각했으나 딱지까지 끊은 상태라 30000원을 드리고 내렸다 공연히 편할려고 하다 돈만 곱빼기로 날렸다
어제는 만족했는데 어찌됐던 오늘은 섭섭했던 하루였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