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설이 지났는데 겨울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남도의 용부산

호남정맥 제14차 <곰(웅)치-감나무재>

제2007075039호           2007-12-08(토)

자리한 곳 : 전남 장흥군

지나온 길 : 곰(웅)치-국사봉-땅끝기맥 분기점-삼계봉-가지산-피재-513.7봉-용두산-367봉-감나무재

거리및시간 : 도상거리: 약 22.9km(08:35 ~ 19:18) 10시간 43분 실제거리(탈출로 포함)43,863보 약27km

날 씨 : 맑음(아침안개, 오후바람)

함께한 이 : 단독

 

 

- 시원스런 하늘이 가을을 노래하는 듯 하지만 대설이 지난 호남의 하늘 -

출장중간에 휴일이 들어있어 산행계획을 짜느라 행복한 고민으로 열심히 잔머리를 굴리느라 분주하다 두가지 방법을 생각해내 조심스럽게 집식구 눈치를 살피며 금요일 심야버스로 꾸려놓은 배낭을 가져다주도록 은근하게 접근했으나 확답을 하지 않는다.

꼭 필요한 도구만으로 배낭을 꾸리고 양복위에 등산방한복을 입고 등산화를 신은 아주 특별한 패션코디에 배낭으로 무장하고 부산행 ,KTX에 올라 이틀간의 회사업무를 마감하고 금요일 저녁에 광주로 향해 마트에 들려 산행에 필요한 먹거리와 물(2L) 한통을 사들고 사우나탕에 여장을 풀었다.

곰치 첫차가 5시 40분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기에 화순교통으로 확인해보니 잘못된 정보였고 7시5분에 광천터미널에서 첫차가 있음을 확인하고 휴게실 구석에 자리 잡고 누웠는데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눈을 떠 시계를 보니 5시다 잠시 뒤척거리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 따뜻한 온탕에 몸을 담구고 다리근육을 충분하게 풀어주고 샤워를 끝낸다.(06:05)

카운터에 맡겨놓은 배낭을 회수해 양복의 구김이 최소화 하도록 반듯하게 개어서 비닐봉지에 담고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과일을 깎아 빈 그릇에 가득 채우고 배낭을 차곡차곡 꾸리고 쓰레기를 치워 흔적을 없앤 다음 배낭을 들쳐 메고 저울에 올라서니 75kg이다 체중 61.5kg을 빼면 배낭무게가 13.5kg이란 산술적인 계산을 하며 사우나탕 건물에서 벗어나 밖으로 나오니 넓은 도로에 드물게 달리는 차량과 드문드문 불 밝히고 하루영업을 시작하려는 점포에서 새어나온 불빛으로 어둠이 은은하게 느끼며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06:50)

잠시 기다리자 정차한 곰치행 버스(218-1)가 정류장에 들어와 탑승하니 유일한 승객은 나 하나였고 정류장을 들리는 숫자가 많아지며 절반가량의 손님이 오르고 내리더니 어느 사이에 또다시 나의 대형 자가용으로 변해 있었다. 시간을 단축하려고 등산복장과 가벼운 준비운동을 끝내자 곰치휴게소 넓은 마당에 정차했다.(08:29)

- 곰치 고갯마루에 위치한 안내판 -

포장도를 올라서며 스틱의 키를 조정하고 호남정맥등산로 입구안내판이 서있는 곰치(290m)에서 산행을 시작했다.(08:35)

스산함이 감도는 부드러운 오르막을 올라선 마루금은 고도차가 적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진행중에 심하게 시장기가 느껴져 생각해보니 아직 조반식사 전이여서 곰치휴게소3.4km안내판 아래에 자리를 펴고 찹쌀떡,,과일,계란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오늘 어쩌면 일정이 비슷하여 저녁에 소주잔을 나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뮌네하우스”님께 전화를 걸었으나 예석하게 시간이 어긋나 어제 산행을 끝내시고 서울에 계신다는 답변으로 아쉬운 마음 이였지만 짐을 챙겨 묵묵히 앞으로 진행한다.(09:26)

- 집 떠나온지 오래되어 부실하지만 두 끼니 식단 -

올망졸망한 봉우리를 여러 개 넘어서 임도(백토재)를 넘어서 평범한 등로를 이어가다 국사봉에 이르러 디카를 작동시켰으나 렌즈에 습기가 가득하여 마음고생을 시키기 시작했지만 이따금씩 나타나 길안내를 충실하게 해주는 표시기와 안내판으로 불편 없이 깃대봉을 지나 헬기장 안부에 이르니 북쪽으로 땅끝지맥이 시작되는 분기점(노적봉)이고 서쪽으로는 호남정맥이 어지는 곳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지도와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하고 맛동산 부스러기를 입안에 털어 넣고 부지런히 앞만 보고 전진한다.(10:55)

 

- 디카 렌즈에 습기가 차오른 노적봉(땅끝지맥 분기점) -

소잔등처럼 펑퍼짐한 등로를 따라가자 삼각점과 삼계봉표지판이 나무에 걸려있는 나뭇가지 사이로 조망이 그런대로 양호한 봉우리에서 식수로 목을 적시고 급한 내리막을 내려서 장고목재 임도에 내려서니 국사봉에서4.3km지나왔고 가지산까지는 1.8km가 남았다는 안내판에 닿았다.(11:46)

임도를 올라서 추위를 이겨내려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는 나무사이 골자기로 이어지는 산과 산들이 서로서로 손잡는 첩첩산중의 조망을 즐기는 사이에 가지산 갈림길 안내판에 서있다.(12:25)

  

 

  

- 오후에 바람이 살랑거리자 안개가 사라지고 하늘이 맑이진다 -

 

가지산 정수리에서 살짝 비켜난 마루금으로 가지산의 암봉을 오르지 않고 무성한 산죽를 잘라내어 등로를 넓힌 자리에 서있는 안내판이 장평방향의 화살표를 따라 완만하고 부드러운 내리막을 내려서는 길목에서 내려다보이는 주암호의 전경이 맑은 하늘의 도움으로 그림 같은 장평우산갈림길에 닿았다.(12:55)

 

- 장평쪽으로 방향을 잡자 탐진댐이 그림처럼 내려다 보인다 -

 

담진댐의 환상적인 풍경도 배고픔은 해결해 주지 못했지만 조금만 진행해가면 피재(820번지방도)에 있는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발걸음이 빨라져 포장도로에 내려서 식당이 있는 곳으로 부지런히 다가가 유리창 미닫이문을 밀치고 들어서(13:42) 백반을 시켰고 잠시 후 쟁반 가득한 부식과 밥통에서 직접 담아주는 흰쌀밥 한 그릇이 내 평생 이토록 맛있는 식사를 한 기억이 그리 많지 않았다 생각하며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명언이 오늘처럼 절실했던 기억은 별로 없었다.

 

- 싸리나무 식당 화단의 열매가 참으로 아름답다 -

커피까지 마시고 달콤한 휴식을 취했으니 야간산행을 조금이라도 덜하려면 서둘러야 했으나 싸리나무집 화단에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열매의 유혹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이름이 알고 싶어 주인에게 물었지만 애석하게 주인도 나무이름을 모르고 있어 숙제로 남기고 피재 표지판에서 산행을 이어간다.(14:15)

빽빽하게 들어선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능선에 올라서 하늘을 우러르니 맑은 하늘에 흰 구름이 떠가는 모습이 한가롭고 여유로워 마음이 편안해 진다.

 

- 하늘은 맑은데 나의 디카는 흐리기만 하다 -

봉우리와 헬기장을 지나 513.7봉에 닿았지만 카메라 렌즈에 뿌옇게 습기가차며 사진이 엉망이 되어가고 있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14:31)

고도가 심하지 않은 능선을 따라 헬기장과 임도를 지나서 금상재를 내려서 용부산(551m)에 올라서니 제암산의 정상부가 동쪽으로 고개를 약간 기울고 서있음이 선명하게 시야에 가깝게 들어왔다.

456봉에서 방향을 동쪽으로 틀어서 방향을 유지하며 부드러운 내리막을 오르내리다 태양이 서쪽하늘로 사리지고 어둠이 밀려오는 길목에서 367봉(암릉)에 닿았다

헤드랜턴을 밝히고 봉우리를 넘어서니 멀리 어둠속에서 전조등을 밝히고 질주하는 자동차 행렬이 보이기 시작했으나 곧 얼마가지 못하고 거대하게 느껴지는 봉우리의 시샘을 받았으나 마지막 힘을 다해 고지에 올라서 절개지를 돌아서 등로를 따라 감나무재(갑낭재)에 내려선다.(19;18)

차량통행이 거의 없어 의아한 마음에서 사방을 둘러보니 2번 국도가 확장하여 신설된 4차선 국도는 갑낭재 아래로 뚫린 터널에게 주역을 넘겨주고 초라하게 변해버린 옛날도로인 갑낭재 정상석을 살펴보고 보성읍 방향으로 고개를 내려서는데 자동차 불빛이 비쳐 손을 드니 차를 태워준 고마운 분께서 부산면이 자택이니 버스정류장 까지만 태워 주시며 8시경에 막차가 있다고 알려주어 정류장에서 30여분을 기다려 20시경에 탈 수 있었던 군내버스가 막차였고 빈차로 달려오다가 나를 태웠으니 유일한 손님으로 터미널에 내려서 내일아침 버스시간을 확인하고 마트에 들려 우유와 빵2개를 사들고 허름한 여관방에서 여장을 풀고 아침에 남겨놓은 모치(찹쌀떡)와 빵과 우유로 저녁을 해결하고 땀에 젖은 손수건과 장갑을 세탁하여 옷걸이에 건조시키고 하루를 마감한다.        -끝-.

 

- 호남의 산하 -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는데 안기면 포근해지는 山을 찾아서~

2007-12-18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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