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구간 : 불갑산구간

일 시 : 2002. 11. 12 (불의날) 맑음 흐림 신경수


구간거리 : 16.6km 기맥거리 : 8.7km 접근거리 : 5.5km 하산거리 2.4km

구간시간 11:20 기맥시간 8:10 접근시간 1:10 하산시간 0:50 휴식시간 1:10


고도: 뱃재(180m), 흰바위재(200m), 선치(180m), 임도(180) 불갑산(518), 구수재(180)

거리:연암리(팔음마을)-연암재(5.5km)-뱃재(0.4km)-흰바위재(1km)-선치(2km)-불갑산(4km)-
: 구수재(1.3km)-동백골(1km)-불갑사(0.9)-주차장(0.5)

시간 : 연암리팔음마을-철문(0:10분)-군부대(0:40)-연암재(0:20)-십자안부(20분)-202봉(25)-
: 뱃재(05)-370봉(30)-흰바위재(10)-┫자안부(30)-무명봉(40)-무명봉(15)-┫자안부(10)-
: 무명봉(35)-274봉(25)-선치(10)-310봉(30)-임도(20)-무명봉(25)-안부(10)-무명봉(50)-
: 돌길(20)-장군봉(30)-노루목(10)-칼날바위어깨(10)-불갑산연실봉(15)-철주이정표(05)-
: 구수재(25)-꽃무릇(10)-동백골삼거리(05)-불갑사(0.9)-주차장(0.5)

어제 고모님을 그렇게 말 한마디 못 건네고 영면의 나라로 보내고 오늘 나는 산으로 간다
영광 버스터미널에서 6시5분 광주 가는 500번 함평운수 완행버스 첫차를 타고 연암리 팔음마을에 도착하니 아직 세상은 깜깜하고 고요하기만 하다

연암리 팔음마을 : 6:20

어두운 길을 더듬어 다리를 건넌다
엊그제 탈출할 때 오른쪽 길로 하였음으로 오늘 접근은 왼쪽 호숫가로 난 길을 따라 산책길에 나선다
철문이 굳게 잠겨 있으나 법면으로 약간 올라가 철문 안으로 내려서면 된다
도면상 어제보다 굴곡이 더 심하여 한 오리길이 더 먼 것 같다
각종 새소리 들어가며 날이 밝아오고 연암제 옛날 제방을 건너서 군부대 앞을 지나 연암재로 올라 광산김씨세장비가 있는 곳에서 잠시 몸을 추스린다
지옥길 뚫고 나가게만 해 주시길 산신령님 간절히 바라나이다

연암재 : 7:30

희미한 길 따라가다 길은 오른쪽으로 내려가고 기맥은 길 없는 능선으로 진행한다
왼쪽 산사면은 벌목을 하였는지 산불지역인지 황량하기만 하고 조망은 좋아 저 아래로 하늘색 축사와 작은 못이 보인다
본격적인 지옥길이 시작된다
십자안부로 내려서니 좌측 산아래 민가에서 개소리만 고요함을 깨뜨리고 있다

십자안부 : 7:55

잡목속 구릉성 평지인 202봉에 올라서 잠시 내려오면 십자 안부가 뱃재이다

뱃재 : 8:25

지옥길 가는 길에 그래도 가끔 하얀 구절초 연분홍 구절초 철모르고 나온 진분홍 진달래 한송이가 나를 위로한다
370봉에 올라 왼쪽 가슴 시원하도록 너른 들을 생각 없이 쳐다본다

370봉 : 8:55

흰바위재인지 아닌지 가늠하기가 어렵지만 좌우 내려가는 길이 없는 펑퍼짐한 안부에 앉아 잠시 멍청해져본다

흰바위재 : 9:05 9:15 출발

이후 올랐다가 내려가는 길은 평평한 산사면이라 능선을 찾기가 난해한 곳이다
방향을 잘 잡고 왼쪽으로 붙으려고 노력하면 ┫자 안부에 이르게 된다

┫자안부 : 9:45

도면상 10분이면 오를 봉우리를 무려 40분이나 걸려 평평한 무명봉에 오른다

무명봉 : 10:25

그 다음봉은 뾰족한 무명봉이다

무명봉 : 10:40

내려서면 ┫자 안부가 나온다

┫자안부 : 10:50 11:00 출발

각종 새소리를 들어가며 지옥길을 걷는다
"으그러 쯥잡 으그르 쯔쯔" 새소리 한번 희얀타
각종 사념이 머리를 멍멍하게 만든다

내가 뭐하러 이 곳 짐승도 다니지 않는 길에서 슬픈 가슴을 찢어지게 하는가?
고모님이 돌아가시고, 친구가 죽고, 또 죽고, 여동생이 죽고, 내 어린 시절 부모님 할머님들이 돌아가시고
나는 살아서 짐승도 다니지 않는 길에서 무엇하러 청승을 떠는가? 해답이 없으니
다시 멍청해져서 지옥길을 무심히 헤치고 오른다
무명봉에 오르니 오른쪽으로 연암제 푸른물이 내려다보이고 새벽에 걸은 호숫가 산책로가 반원을 그린다 10분도 안걸릴 거리를 35분이나 걸려 올랐다

무명봉 : 11:35

274봉 오름길에 흑사(까만 뱀) 한 마리와 조우한다
아직까지 동면에 들지 않은 멍청한 뱀, 세월을 잊었는가? 자기를 잊었는가?
아님 잊은 것조차 잊어버리고 본능적으로 몸을 말리려 나왔는가?
나와 같은 처지가 한심한지 고개를 숙이고 뒤돌아 나보다 먼저 내 앞길을 간다
274봉은 무덤터였던 것 같다 푹파여 있고 그 주위는 평평한데 칡넝쿨이 얼기설기 얽혀 있다

274봉 : 12:00

이후 내려가는 길은 좋다 죽 도열하고 있는 산불조심 깃발 앞으로 내려서면 2차선 포장 도로인 22번 국도 선치(밀재)이다
영광 함평의 경계이며 사자상이 그 경계를 알려주고 있다
밀재 버스 정류장이 있고 밀재가든이라는 음식점도 있고
옥수수를 삶아 파는 자동차 행상도 있다
지도에선 선치라 하나 이 곳의 공식적인 명칭은 밀재라는 것을 알수 있다
여기까지 평상시 1시간반이면 주파할 거리가 무려 4시간을 넘겨서 도착했으니 그 험함을 단적으로 말 할수 있을 것이다 에구~~~

밀재(선치) : 12:10

잠깐 오르면 초록색 이정표가 서 있는데 좌측으로 가면 체육공원 산책로 삼림욕장이며
직진해서 오르면 등산로인데 무치봉 옥녀봉 옥녀칠봉 하렴봉 가는 길이라고 한다
잠시 오르니 탐진최씨세장산이 나오며 급경사를 힘들게 오르면 원이 그려진 헬기장과 프로펠라가 그려진 잘 관리되고 있는 헬기장으로 올라서게 되는데 몇박몇일 야영을 했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왼쪽 구석 억새속에 나주410 1984년 재설 삼각점이 있다

310봉 : 12:40

310봉 내림길부터 길이 없다가 묘 이후 길이 나오면 곧 바로 1차선 포장도로로써 좌측으로 내려갔다 오르면 용문사 절로 해서 노루목까지 차량으로 올라 갈 수가 있다
도로로 내려서서 좌측을 쳐다보면 함펑이씨령자선산보존위원회 都有司 이재기가 세워 놓은 경고문이 있다
"훼손시 형사 고발은 물론 민사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임 연락처 23-1079 22-2201
1.분묘설기
2.벌목행위
3.형질변경
4.기타 이에 수반되는 모든 사항
1994. 5 "

좌측으로 조금 내려가면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는데 너무 어렵게 지도를 그려놔 참고하기가 어렵다
도로 따라 올라 갈까 하다 이왕 늦어진 것 충실하게 기맥을 따르기로 하고
지옥길을 또 오른다
정말 지겹다 가시 넝쿨 쓰러진 나무들 15분 정도 헤매다 길 흔적이 나오면 그 흔적을 따라서 오르지만 지옥길은 여전하다

무명봉 : 13:35

급경사 내림길 능선을 잘 가늠해서 내려가야 하는데 계곡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안부 : 13:45 14:00 출발

급경사 오르막 지옥길이 사람을 죽인다
20분이면 될 거리를 50분이나 걸려서 올랐다

350봉 : 14:50 14:55 출발

안부 지독한 정글 허물어진 성곽 흔적 돌길로 진행은 불가다
우측 어디로 빙 잡아 돌아 오르는데 장난이 아니다

돌길 : 15:10

거북이 걸음으로 한없이 오르면 지은지 얼마 안된 팔각정이 나오고 그 앞 송신탑이 서 있는 곳이 장군봉이다
용문사로 해서 팔각정 앞으로 가야 할 노루목까지는 차량으로 올라 올 수 있는 곳이다

장군봉 : 15:40 15:45 출발

좌측 포장도로로 두어발짝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도로 따라 오르면 탑 설치용 세맨구조물이 흉하고 이윽고 두 개의 송신탑을 지나면 군부대 초소가 있는 안부 노루목이다
이정목에 우측 내림길 해불암(동백골 방향) 0.15km 온 곳 장군봉(투구봉 덫고개 방면) 0.3km 갈 곳 연실봉 0.53km

노루목 : 15:55

도로는 끝이 나고 초소 옆 산길로 접어든다
이정목에 직진 철계단을 오르면 위험한 길이고 오른쪽으로 바위를 돌아서 가면 안전한 길이라고 한다
동아줄을 등산로 옆으로 쳐놓았는데 그리 올라 능선에 서면 좌측 지척이 칼날바위라고 한다 위험한 길로 오면 거치는 길이다

칼날바위어깨 : 16:05

급경사 계단길을 올라 바위 사이로 오르면 두 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연실봉으로 불갑산 정상이다
이정목에 노루목 0.53km 구수재(용천사 수도암 방면) 1.3km

불갑산 연실봉 : 16:20

산책하듯 내려가면 철주 이정표가 나오는데 구수재 1.1km 용천사 2.2km

철주이정표 : 16:25

전망대에서 좌측 너른 벌판과 못이 그리고 커다란 바위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전망대 : 16:45

구수재로 내려서니 이정목에 직진 용봉 0.35km 용천사 1.03km 동백골(불갑사 방향)
더 진행할까 하다 시간상 1시간도 채 안되는 시간에 가면 어디까지 가겠는가
우측 내림길 동백골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구수재 : 16:50

탄탄대로를 한동안 내려가면 꽃무릇 집단 군락지에 안내판이 서 있다
꽃무릇은 잎 한가운데 하얀 선이 있는 蘭을 연상시키는 풀 종류다

그 내용은
"불갑산의 꽃무릇(相思花) 수선화과에 속하는 꽃무릇은 잎과 꽃이 만나지 못한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매년 8,9월에 꽃이 피며 이 불갑사 주변이 전국 최대의 자생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

만개했을 시의 사진을 보니 온통 불타는 듯한 붉은색으로 그 처절함이 극을 이루고 있다
꽃잎도 가슴을 갈래갈래 찢어서 구부려 놓은 듯 수십 갈래로 찢기워져 방사형으로 호롱불 모양을 하고 있다

꽃무릇 자생지 : 17:00 17:05 출발

이후 돌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또 안내판이 나온다 그런데 내용이 조금 다르다

그 내용은
"꽃무릇 외떡잎 식물 백합목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 풀로써 불갑산 선운산 내장산 등 산야지 사원부근 음습지에 서식하며 30~50cm로 자란다
9월 하순경 꽃대가 나오고 적색의 꽃이 피고 진 다음 잎이 나오며 짙은 녹색임"

통나무 장의자 3조와 이정목이 서 있다
구수재 0.95km 불갑사 0.9km 오른쪽 오름길 연실봉 방향 해불암 0.88km

또 동백나무에 대한 안내판도 나오는데
그 내용은
"동백나무는 차나무과의 상록교목으로 한국 중국 일본 등지에서 7m 이내로 자라는데 산채화라고도 하며 2~4월 붉은 꽃이 특이하다 원예 및 조경용 분재로 많이 이용하며 종자는 머릿기름과 꽃은 지혈제와 연고제로 활용됨"

상사화라 영원히 만날 수 없는 꽃과 잎 그보다 더한 형벌이 어디 있으리요
고모님을 묻고 나서 하는 산행길에 상사초를 만나니 만감이 교차하고
동백나무를 보니 이른봄 처절하게 붉게 피는 동백꽃 심장의 피를 왈칵 쏟아부은 듯한 흐드러지게 피여 있는 그 지독한 고독이 나를 슬프게 한다

동백골 삼거리 : 17:10 17:15 출발

돌탑 3기가 나오고 조그마한 저수지인 불갑사제가 나온다
이정목에 도솔봉 0.8km 불갑사 0.6km
아직까지도 지지않는 단풍이 아릅답다

불갑사제 : 17:20

저수지 끝에 지정등산로 안내판이 나오고 오른쪽으로 대가람 불갑사가 눈에 들어오며
절 둘레에 수로를 만드느라 돌 깨는 소리가 요란하다

참식나무 안내판이 나오는데
그 내용은
"참식나무는 불갑사 위쪽 150m 전방이 자생지역이며 암수이주인 녹나무과 상록활엽교목으로 6~10m까지 자라며 천연기념물112호로 지정된 나무로 신라 법흥왕 때 경운스님과 인도
공주 珍稀樹와의 애절한 사랑의 전설을 담고 있기도 하며 일명 백담호라고도 불리우고 있다 이 곳보다 북쪽에는 자생지가 없고 목질이 단단하여 가구 재료로 쓰이며 타원형인 1.5cm 정도의 열매는 염주로도 이용되고 있다 "

내용이 뭔지는 몰라도 그저 애절한 슬픈 이야기라는 것 그것만으로도 내 가슴을 저며온다

불갑사 : 17:30 17:35 출발

주차장 매점 앞에 도착하니 불갑산의 동식물 자원 대형 안내판이 서 있으며

주차장 매점 : 17:40

조금 더 내려가니 등산로 안내판이 나오며 음식점 서너곳이 영업중이다
음식점에 들어가 버스 시간을 물으니 버스 올 시간이 다 되었다고 하며 빨리 가보라고 한다

그후

등산로 안내판이 있는 버스 회차 지점에서 발뻗고 기다리니 18시 발 버스가 들어온다
아침 첫차를 물으니 영광교통 종점에서 6시30분에 있다고 한다
종점 바로 옆 영광여인숙에서 하루를 덮는데 시설이 엉망이다
겉으로 보아 새로 지은 건물이라 들어갔는데 그제 잔 장터여인숙보다 훨씬 못하다

고모님 편히 쉬소서
꽃무릇(상사화), 동백나무, 참식나무
그 처절한 사랑 이야기에 내 마음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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