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북기맥 제10구간 : 발봉산구간

일 시 : 2002. 11. 24 (해의날) 흐림, 맑음 신경수 송영희


구간거리 : 13.3km 기맥거리 : 9.8km 접근거리 : 2.5km 하산거리 : 1km

구간시간 10:00 기맥시간 6:40 접근시간 0:30 하산시간 0:10 휴식시간 1:00 헤맨시간 1:40

고 도 : 노승산어깨(183m), 발봉산(180m)

거 리 : 손불면-해인마을(2.5km)-노승산어깨(1km)-건김재(1km)-2차선도로(2.2km)-
: 발봉산(2.8km)-신광터널(1.4km)-23번국도(1.4km)-사동마을입구(0.5km)-
: 계월리 월성마을(0.5km)

시 간 : 손불면-해인마을(0:35분)-십자안부(0:20)-┣자묘지(0:10)-노승산어깨(05)-무명봉(20)
: 묘(10)-건김재(05)-묘(10)-172봉(25)-임도안부(20)-밭(10)-116봉(15)-2차선도로(05)
: ┣자길(20)-십자안부(05)-동남진봉(10)-묘8기(20)-북동진봉(15)-능선삼거리(05)-
: ┣자길(15)-무명봉(15)-안부(05)-석령(20)-발봉산(25)-십자안부(10)-장동재(15)-
: 신광터널(20)-무명봉(25)-안부(10)-사동마을입구(05)-계월리 월성마을(05)


6시를 조금 넘어 터미널에 가니 황량한 바람만 몰아치는데 등산복 차림에 나무지팡이 들고 노트 둘러매고 왔다갔다하는 사람이 눈길을 끈다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 들어오는 버스마다 쫓아다니며 손불 가는 버스를 찾는다
버스를 전세내서 타고 가는데 마눌 왈 금북정맥 종주시 산에서 만나 비 쫄딱 맞고 같이 내려온 이종환씨가 아니냐고 묻는다
글쎄 그래서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아닌 것 같다고 하고 버스에서 내려 새벽 공기를 가른다

손불면 : 6:45

2차선 도로따라 올라가면서 보니 포장도로엔 콩깍지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메주콩인데 참으로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다
내 어릴적 우리집은 신촌 기차역 앞 대현시장에서 콩 도매상을 하였었다 그 때 보고 첨인 것 같아 친근감이 더더욱 든다
2차선 포장도로는 끝이 나고 자갈 깔린 임도로 이어진다

해인재 : 7:20

해인재에 도착 본격적인 산행 준비를 하고 있으려니 포터 한 대가 지나간다
어제 차를 태워주었던 그 아저씨라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경례를 붙이고
논두렁 사이로 난 농로를 따라가다 산으로 오르려니 길이 전혀 없는 잡목지대라 오를 생각이 전혀 안난다
편하고 싶은 생각에 산 왼쪽 사면으로 이어지는 농로를 따라 비워둔 목장 축사 옆으로 가다 역시 비워둔 목장 관리사 마당으로 내려 해리마을 끝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 밭을 가로질러 잡목 가시를 제치고 대충 안부로 치고 오르면 십자안부로 오르게 된다

십자안부 : 7:40

아쉬운대로 진행할 만한 길이 계속된다
┣자길 묘지에서 어제 준비한 빵 한조각과 우유 한봉지로 아침을 먹는다

┣자길 묘지 : 7:50 8:00 출발

잠깐 가니 판독 불능 삼각점 위에 깃대가 서 있다
도면상 삼각점 표시가 있는 183m 지점인 것 같다
왼쪽으로 치우쳐 있는 뾰족한 산이 노승산 인 것 같은데 기맥은 이를 거치지 않고 어깨에서 오른쪽 길 없는 능선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무심코 길이 좋은 곳으로 가다가 어깨까지 빽했다

노승산어깨 8:05 8:20 출발

오른쪽 길이 희미한 소나무숲으로 들어가 진행하다보면 오른쪽 저 아래 손불면 소재지가 보이고 그 뒤로 서해바다가 흐리게 조망된다

무명봉 : 8:40 8:45 출발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손불면 소재지를 바라보며 남쪽 방향으로 길 없는 사면을 내려가면
묘1기 지나 길이 좋아진다

묘1기 : 8:55

이 겨울에 엄청 너른 밭에 마늘 모종이 자라고 있다
이 겨울 저 마늘이 자라 우리 식탁에 올려져 입맛을 돋구어 주겠지
마늘밭 밑 2차선 포장도로가 손불면과 동암리를 잇는 건김재이다

건김재 : 9:00

고부이씨세장비 옆 농로 따라 오른다 도저히 치고 올라갈 만한 데가 없어 눈치보며 가다보니 잘 가꾸어진 묘지에 다다르게 된다
마눌 오래간만에 긴 종주 산행이 무리였는지 다리가 펴지지도 구부러지지도 않는다며 털썩 누워버린다
잠시 동안 황당~~~~~ 덩달아 나도 쉰다

고부이씨 묘지 : 9:10 9:20 출발

조심해서 가다보면 괜챦아지니 힘내라며 출발하니 억지로 일어나 따라온다
길은 없다 산사면 잡목 가시를 헤치고 능선에 오르니 길은 그런대로 희미하게 나 있다
172봉에 오르면 오른쪽 서해바다가 잘 조망된다
몇 발자국 앞으로 내려가다 오른쪽(남쪽)으로 뻗어있는 숨어 있는 능선을 찾아서 진행해야 하는데 마루금을 잘못 그린 지도를 가지고 그대로 직진하여 왼쪽으로 지척에 있는 지도상 복암제를 보며 148봉에서 남쪽으로 떨어져 수철마을로 가서야 잘못된 것을 알았다
그제사 원도면이 생각났다

이 곳 마루금을 긋기가 심히 난해해서 채단을 해가며 산줄기를 수정하였는데 가지고 온 도면은 수정하기 전 복사용지에다 산줄기를 그려놓은 것을 가지고 와 좌우지간 가져온 도면대로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을 했다
벌써부터 건망증이 이정도니 도대체 살아가는 것이 겁도 나고 나 자신에게 실망도 많이 해본다
짜증 나는 순간들이 지나간다
충실하게 172봉 바로전 Y자길까지 빽한다
빽하고 나서 보아도 무심코 길 따라가면 100% 직진하게 되어 있다
오래전에 지나가신 듯 박성태 선배님의 표시기 하나가 빛 바랜 채로 분기점을 알려주고 있다

172봉 Y자길 : 9:35 11:00 출발

고마움을 느끼며 두어발짝 더 들어간 곳에 나의 표시기 하나를 더 달아 정확도를 높인다 길은 없다 남쪽 능선을 잘 가늠하여 내려서면 비포장 안부다
도면상 산직과 수철마을을 이어주는 하얀색 도로다

임도안부 : 11:20

무조건 잔솔 지대를 뚫고 오르면 희미한 길이 이어진다
Y자길서 왼쪽으로 진행하면 산사면 일대가 무밭으로 무하나 뽑아들고 먹어가며 밭두렁을 지나면 차량이 자주 다닌 흔적이 있는 비포장 도로다
바로 왼쪽 산모퉁이 뒤에서 차소리가 들린다

비포장 농로 : 11:35

무 1개 서리해 먹은 죄로 얼른 농로 건너 산으로 들어간다
길 흔적 따라 송신탑이 서 있는 도면상 삼각점이 있는 116봉에 올라가서 왼쪽으로 90도 각도로 꺾어서 내려가면 2차선 포장도로로 떨어진다
왼쪽 아래로 대단위 축사가 보인다

2차선 포장도로 : 11:50

길 건너 밭으로 올라 능선으로 드는 길은 없다
잡목 가시와 한바탕 씨름을 하고 능선으로 올라 지옥길을 잠시 가면 ┣자길이 나오며 길이 좋아진다

┣자길 : 12:10

능선으로 채지 않고 왼쪽 사면으로 난 좋은 길 따라 조금 가면 십자 안부가 나온다
완전히 임도 수준으로 길이 좋다
바라보이는 앞봉은 억새밭에 잔솔이 드문드문 박혀 있어 그 풍치가 참으로 좋다
때 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가는 허리를 주체 못하고 나긋나긋 휘어지는 모습이 마치 잔파도를 타고 있는 느낌이다
경치 구경하며 먹다 남은 빵과 과일로 점심을 대신한다

십자안부 : 12:15 12:30 출발

정면으로 오르는 억새봉은 기맥이 아니므로 우측으로 잠깐 올라가 고개를 넘어가지 말고 오른쪽 산을 치고 오르는데 잘 가꾸어진 묘8기가 있는 곳까지는 그런데로 길이 나 있으나 그 다음부턴 또 지옥길이다

묘8기 : 13:00

뾰족한 키 작은 잡목봉(북진봉)에 오르니 좌측으로 도면에 있는 죽사제가 보이며 길은 없으나 조망은 좋다

잡목봉(북진봉) : 13:15

잠시 내려가면 억새밭 능선 삼거리서 좌측 북동진하는 능선으로 붙는다

능선 삼거리 : 13:20

너른 잔디밭 쌍묘를 지나간다

쌍묘 : 13:35

┣자길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이 좋다

북진봉 : 13:50

안부 : 13:55

진행하다가 좌우길이 좋은 십자안부에 도착하면 왼쪽으로 죽사제 오른쪽으로 이름 모를 소류지가 보인다
앞에 떡 버티고 있는 발봉산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십자안부(석령) : 14:15

억새 잡목 급경사를 한동안 오르는 길은 조망이 좋다
발봉산 정상은 키 큰 잡목봉으로 잎이 무성해지면 아무 것도 안보일 것 같다
와도 828 1985 재설 삼각점이 있으며 세맨브럭 위에 붙어 있는 삼각점이 또 하나 있다

발봉산 : 14:40

십자안부엔 묘4기가 있다

십자안부 : 14:50

장동재로 내려서는 길이 안보여 절벽 비슷한 산사면을 지지물에 의지해 내리면 1차선 포장도로다
도면상 장동마을과 손불동초교를 잇는 하얀색 도로다 장동재라고 불러본다

장동재 : 15:05

마눌 다리 상태도 안좋고 오르는 길이 보이지 않아 도면에 장동마을서 신광터널로 연결된 우마차로를 찾아본다
장동마을 동네 정자를 바라보며 잠깐 내려가다 집한채 지나 광산김씨세장비 있는 곳에서 오른쪽 집 뒤로 보이는 대숲 가운데로 오르는 길이 보인다
한동안 대숲길이 계속되는데 운치가 그만이다 길 따라 끝까지 가다보면 신광터널위 송신탑에 이르게 된다 오른쪽 저 밑으로 서해안 고속도로가 뻥 뚫려 있는데 많은 차들이 터널 안으로 들고난다

서해안고속도로 신광터널위 송신탑 : 15:25

송신탑을 왼쪽으로 돌아 나가면 아담한 초원지대로 이국적인 정취를 선사한다
확 트이는 조망도 그 풍치를 거들어 준다
송신탑으로 오르는 비포장도로가 빙빙 돌아 서해안 고속도로변으로 내려간다
기맥은 앞에 보이는 산을 치고 올라야 하는데 키를 넘는 억새밭이라 고생 좀 하고 능선에 붙으니 최악의 지옥길이다
잡목 가시에 칡넝쿨이 사방팔방으로 뒤엉켜 도저히 진행 불가 상태다
한 100여m 정도 진행하는데 무려 25분이란 시간이 흘러가 버렸다

무명봉 : 15:50

여기서는 능선이고 사면이고 간에 탈출해서 평지로 내려가야 하는데 그나마도 여의치가 않다 방향을 왼쪽으로 잡고 기를 쓰고 뚫을 수 있는 곳을 뚫고 사면으로 진행하다 내려서니 안부 바로 밑에 잡초에 묻혀버린 길로 내려섰다
묻혀버린 길을 뚫고 안부로 올라서 봉우리 하나를 넘으면 오늘의 목표 지점인 23번 국도상 사동마을 가기 전 완만한 고개마루가 될 것 같은데 마눌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만약 가자고 했다간 이혼하자고(???) 달겨들 것 같아 내가 참는다
사실 나도 자신이 없다
조금 전 탈출한 그런 능선이라면 나도 못 간다 넝쿨 가시 잡목이 너무 지겹다
일단 여기서 산행을 접기로 하고 양지쪽에 돋아난 파란 풀향기에 잠시 취해본다

땀에 절은 옷 갈아입고 지도상 호덕제 있는 곳으로 산뿌리를 돌아 논둑길을 걸어 능선에서 내려설 곳을 바라보니 산사면이고 능선이고 모조리 논밭이다

안부 : 16:00 16:20 출발

논길을 가로질러 23번 국도 사동자연생태공원, 사슴방목장 입구 가기 전 야트막한 고개같지도 않은 고개마루로 가면 태극기, 새마을기 등 여러 종류의 기가 게양되어 있으며 앞으로 가야할 능선은 2차선 도로로 포장이 되어 있다

23번 국도 : 16:35

버스를 타기 위해서 사동마을 입구로 가서 잠깐 있다가 사람을 만나기 위해 계월리 월성마을로 간다

사동마을 입구 : 16:40

계월리 월성마을 : 16:45

그후
음식점으로 들어가 주인장을 찾았으나 대답이 없다
바람은 왜 그렇게도 심술궂게 부는지...
마침 오는 빈 택시를 잡아타고 불갑면 가자 하니 난 얘기 하다말고 영광까지 15000원 나오는데 그냥 10000원에 가자고 한다 에구 고마워라

17시에 도착 우동과 짜장면으로 허기를 때우고 차부에 가니 새벽에 만난 그 꾼도 역시 같은 고속버스에 오른다
마눌
"저 이종환씨 아니세요?"
뒤돌아보는 얼굴이 환해진다
악수하고 그간의 산행 이야기 좀 하다 서울에 도착하니 차가 밀려 23시가 넘었다
인터넷 상에서 약속한 소주 한잔할 기회였는데 너무 늦어 기회를 놓쳐버렸다

다음에 언제 또 산에서 만날 수가 있을까 서업섭하고 아쉽기만 하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3: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