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북기맥 제9구간 : 군유산구간

일 시 : 2002. 11. 23 (흙의날) 맑음 신경수 송영희


구간거리 : 12.2km 기맥거리 : 12.2km

구간시간 : 10:00 기맥시간 : 9:00 휴식시간 : 1:00


고 도 : 지경고개(70m), 구봉산(? 305m), 장전재(130), 군유산(405)

거 리 : 지경고개-서해안고속도로 절개지위(0.6km)-고속도로 건너편(1km)-광암재
: 2차선도로(3km)-구봉산(1.6km)-201봉(2.5km)-군유산(1.5km)-229봉(1.2km)-
: 해인마을(0.8km)

시 간 : 지경고개-Y자길(05분)-인삼밭(서해안고속도로 절개지)(10분)-굴다리(15분)-
: 서해안고속도로 건너편(10분)-안부(10)-농로(05)-묘(05)-254봉(40)-무명봉(25)-
: 서진둔덕봉(15)-십자안부(10)-임도(10)-2차선도로 광암재(05)-283봉(45)-
: 묘(25)-산죽(15)-구봉산(305)-310봉(15)-230봉(1:00)-장전재(20)-190봉(15)-
: 201봉(30)-송계재(05)-둔덕봉 헬기장(55)-군유산(10)-산불감시초소(05)-
: 임도(15)-2차선도로(05)-229봉어깨(05)-억새밭(05)-임도(10)-해인마을(10)


11.22 밤 11시49분 영등포발 목포행 열차에 고3 어머니에서 해방되고 처음으로 영산북기맥을 하러 처와 같이 집을 나선다
23일 새벽 4시20분경 함평역인 학교에서 내린다
여기서부터 이 곳 지리적인 여건을잘 모르는 경우 헷갈리기 쉽다
기차표에는 함평역이라 하고 구내 안내 방송은 "잠시 가면 학교 학교역입니다 내리실 분은 왼쪽 문으로 내려주십시요"한다
또한 내리고 나면 역사안의 각종 표시물에도 학교라고 되어 있다
뭔가 통일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바로 이 역사가 있는 곳이 학교리라는 동네이고 함평읍내는 택시로 5000원 정도 나오는 거리를 북쪽으로 가야하는 좀 떨어진 곳에 있는 것이다

역 주위는 황량하여 아무 것도 없다
차 도착 시간에 맞추어 택시들이 줄지어 서 있다
함평 버스터미널로 가자고 하니까 메다를 안 꺾고 5000원이라고 한다
택시에서 내리고 나니 다시 한번 황당함을 느껴야 했다
현 터미널은 공사 중이라 함평천 옆 공터에 임시 터미널을 만들었는데 주위엔 아무것도 없다
기사 말로는 5시 조금 넘으면 차량들이 나온다고 하나 6시가 넘어서야 버스들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6시25분 버스를 탈 때까지 무려 2시간을 함평천 찬바람에 떨어야 했다
콘테이너 박스로 만든 임시 역사도 7시가 넘어야 문을 연다고 한다

들어오는 차마다 물어물어서 6시25분발 신광 보여리행 버스를 타고 지경고개에서 내린다

여기서 함평 기사님들한테 문제점이 좀 있는 것 같다
함평하면 나비축제로 전국에 명성이 자자하고 돈도 많이 번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제일 중요한 대중교통 써비스가 이 정도니 타지에서 온 관람객이 얼마나 불편해 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 곳 기사들이니 그 곳 사정을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 아닌가
버스터미널로 가자고 하면 사전에 그런 사실을 이야기하고 6시쯤 다시 이 곳으로 올테니까 역사 안에서 기다리시는 것이 좋을 겁니다 하는 이야기 한번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런 사정을 뻔히 알고 있으면서도 황량한 들판에다 짐 부려놓고 거짓말까지 해대니 나비축제로 인상이 좋은 함평을 이 기사들이 다 버려놓은 것이 아닌가 말이다

내가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으나 왠지 좀 섭섭한 마음은 쉽게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영산 기사식당 옆 독립운동가 이셨던 一江 김철선생 숭모비로 오른다

지경고개 : 6:50

오르면 왼쪽으로 밭이 펼쳐지는데 조금 가다 Y자길이 나오면 왼쪽 밭과 숲의 경계선을 따라가다 적당히 숲을 헤치면 능선상 인삼밭인 안부에 이르러 잠깐 진행하면 천길만길 낭떠러지 서해안 고속도로 절개지 위로 나온다

서해안 고속도로 절개지 위 : 7:05

왼쪽 절개지가를 따라 고속도로와 나란히 가다 포도밭을 지나고 송신탑을 지나 보여리 가는 길 따라 고속도로 굴다리를 통과한다

굴다리 : 7:20

세맨 1차선 포장도로가 왼쪽 산사면으로 계속 되니 마눌 편한 것은 알아서 세맨 도로 따라 갈 때까지 가다가 산으로 올라가자고 한다
"무신 소리 초장부터 옆뎅이냐"
굴다리 통과하자마자 오른쪽 절개지가를 따라 정상부에서 소나무 숲으로 들어간다

고속도로 건너편 절개지 위 : 7:30

솔숲을 지나 묘에서 좌측으로 가는데 여기서부터 길은 거의 없거나 흐릿한 흔적이 있다가 없어지곤 하나 넝쿨 가시 잡목이 빼곡해 누차 열거한 지옥길의 시작이다
안부로 떨어지면 묘와 밭이 자리하고 있다

안부 : 7:40

정면으로 보이는 뾰족봉을 오르지 않고 오른쪽 사면으로 난 임도 수준의 좋은 길을 목장 특유의 향기를 듬뿍 받으며 조금 가면 뾰족봉에서 내려오는 능선과 만나
왼쪽 개사육장 오른쪽 저 아래 목장을 내려다보며 잠깐 가면 비포장도로로 나가게 된다
지도상 구봉과 응봉 넘어가는 흰색 도로다

임도(농로) : 7:45

아직 지지않은 달을 정면으로 쳐다보며 오르는데 길은 아예 없다
지그재그로 오르다 만난 묘에서 집에서 가져간 밥한숫갈 뜬다

묘 : 7:50 8:10 출발

길 흔적 따라 오르는데 시간이 엄청 걸린다

254봉 : 8:50

서북진 하여 무명봉에 오른다

무명봉 : 9:15

북진해서 오르면 둔덕봉에 이르는데 이제부터 기맥은 서쪽으로 그 기수를 돌린다

둔덕 서진봉 : 9:30

유인함양박씨지묘가 있는 평지 공터인 십자안부로 내려선다

십자안부 : 9:40

앞에 보이는 삼각봉을 오른쪽 임도 따라 사면길로 나가면 자갈 깔린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임도 : 9:50

임도 따라 오른쪽으로 잠깐 가면 불법투기경고판이 있고 임도는 왼쪽으로 내려간다
이 임도 왼쪽 산줄기가 능선인 것이다
임도 따라 죽 내려가면 좌우사방이 밭으로 이루어진 2차선 포장도로인 광암재이다
지도상 광암과 대덕리를 이어주는 하얀도로다

2차선도로(광암재) : 9:55

길 건너 묘지들이 있는 곳으로 오르는데 묘지가 끝나면서 지옥길이 시작된다
시간이 한없이 흘러간다
283봉은 정상부가 약간의 바위들로 이루어져 있다

283봉 : 10:40

여기서 기맥은 서쪽으로 그 머리를 튼다 능선상 묘를 지나간다

묘 : 11:05

산죽밭 : 11:20

급경사를 오르면 지도상 삼각점이 있는 305봉이나 삼각점 확인 할 수 없었다
일강선생이 구봉산 아래서 태어나 구봉산 자락에 숭모비를 건립하였다 하니 아마도 이 구봉마을 일대에 있는 산이 구봉산일진데 이 봉우리가 이 근방에서 가장 높으니 구봉산인 듯 하다
박성태 선배님의 표시기를 대하니 반갑고 아직까지 잘 가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구봉산(305봉) : 11:45

도면상 남북으로 길쭉하게 뻗어내린 310봉에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다

310봉 : 12:00 12:15 출발

230봉에 오르니 오른쪽 나무 사이로 부메랑처럼 생긴 용암제와 그 옆 용암리 일대가 언듯언 듯 보인다

230봉 : 12:45

우측으로 내려가면 용암제 좌측으로 내려가면 장전마을인 십자 안부로 내려선다
장전재라고 불러본다
오른쪽으로 용암제서 올라오는 임도가 눈에 들어온다

장전재 13:35 13:45 출발

급경사 무명봉에 오르니 키작은 잡초 속에 조망이 좋다
박성태 선배님 표시기에 이종환님이 지나간 흔적을 남기셨다 에고 그럼 벌써 지나가 버렸네
목포 유달산부터 내장산으로 올라오는 이종한님과 정읍 내장산서부터 내려가는 나와 영산북기맥 종주시 만났을 때 일찌감치 탈출하여 소주 한잔하자고 인터텟 상에서 약속을 하였는데
매주 오질 못했으니 비껴간 모양이다
섭섭하지만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다음을 기약하고자 한다

무명봉(190봉) : 14:00

201봉은 정상은 묘터였던 것 같다

201봉 : 14:30

지도상 용암제와 송계제 넘어가는 햐얀색 길로 표시된 비포장 임도 안부로 내려선다 편리상 송계재라고 불러본다

송계재 : 14:35

군유산으로 오르는 길도 임도며 조금 가다 삼거리서 왼쪽으로 조금 오르면 묘지들이 나오고 이후 임도는 사라지고 지옥길이 계속된다
급경사 둔덕으로 치고 오른다

둔덕 : 15:10

잠깐 내려섰다 급경사를 올라친 둔덕은 억새 등 잡초만 무성한 묶은 헬기장이다
여기까지 오면 일단은 길이 좋아지며 잠시 지옥길에서 탈출을 하게된다

둔덕봉(헬기장) : 15:30 15:40 출발

좋은 길을 10분 정도 오르면 임금님이 노셨다는 군유산(君遊山) 정상이다
조망이 확터지며 먼저 올라간 마눌
"야 바다다! 바다야!" 눈에 보이는 곳이 모조리 바다다
스텐이정표가 쓰러져 누워 있는데 온길 연흥사 갈길 신광이라고 한다
판독 불능 삼각점이 있고 앞으로 가야 할 능선이 하늘금을 그리며 구불거린다

군유산 : 15:50

방향을 남으로 틀어 오른쪽으로 바다를 보면서 진행한다
잠시 내려가니 산불감시초소가 나오는데 사람이 없어 안을 들여다보니
세상에 안팎이 모조리 쓰레기장이다
안으로는 널여진 화투짝들 심심하니까 혼자 패를 띤 모양이다
라디오, 함평군지도 등
밖으로는 과일찌꺼기, 라면봉지, 음식물찌꺼기, 버려진 담요 등 등
에구 산불감시원이 산을 이렇게 더럽히면 누가 산을 위하겠는가
착잡한 심정으로 급경사를 내려간다

산불감시초소 : 15:55 16:00 출발

자갈 깔린 임도로 내려서 오른쪽 고개마루로 임도 따라 가면 2차선 포장도로로 이어진다

2차선포장도로 : 16:20

능선을 겨낭하고 무조건 오르면 상태 불량한 등로가 나오고 묘 지나 길이 없어지며 지옥길이 된다
에고 지겹다 능선을 포기하고 왼쪽 사면으로 가는 길 따라 진행하니 산사면 전체가 억새밭이며 때마침 석양을 받으니 은빛으로 출렁이는 것이 학들의 춤사위라고 할거나 장관을 이룬다
정상 지옥길로 갔으면 이런 경치 구경이나 했겠는가
오른쪽 위로 229봉 능선이 흐른다

억새밭 : 16:30

평탄한 길을 걸어 안부에 이르니 좌우로 임도가 넘어가고 사방이 밭이다
임도 상태를 보니 차량이 많이 다닌 듯하다
나주임씨지천비가 안부를 지키고 있다

임도안부 : 16:40

앞에 보이는 산으로 오를까 하다 오른쪽 임도 따라 함평군 손불면 면소재지로 내려가기로 결정한다
세상은 벌써 해넘이 기운이 충만하다 해지기 전에 내려가야지
도로 따라 내려오니 포장도로 삼거리로 왼쪽 지척에 마을이 있다
삼거리 안부는 좌우로 논밭이 있으며 마늘밭 고추밭 추수 끝난 논 앞으로 가야할 능선 밑에 목장 건물이 올려다 보인다
이곳이 바로 도면상 손불면에서 해인마을로 연결된 하얀색 도로인 고개마루다
이 곳을 확인하기 위해 마을로 가니 콩터는 아낙과 아저씨 한분 열심히 일하다 외계인이 도착하니 물끄러미 쳐다본다

해인마을 : 16:50

"아저씨 여기 동네 이름이 뭐예요"
"해인인데요"
"그럼 손불면은 이쪽으로 가면 되네요"
"그러지요 신광쪽으로는 8km가 넘어 너무 멀고 손불은 한 이삼십분이면 면소재지까지 갈 수 있지요"

오른쪽으로 자갈 깔린 임도로 내려가다 보니 웬 포터 한 대가 내려온다
이게 웬 떡이냐 하며 손을 드니 에고 조금전의 그 아저씨가 아닌가
손불에 볼일 보러 가는 중이라고 하며 어서 타라고 한다
차안에서 들은 말
예로부터 신광면장할래 손불리장할래 하면 손불리장을 한다는 말이 있듯이 없는 것이 없단다
해인마을은 신광인데 모든 생활권이 손불이라고 한다

실지로 손불에 도착하니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옛집들이 많이 있으며 다방, 횟집, 식당, 약국, 택시차부 등 등 없는 것이 없다 단 숙박시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가게에 들러 캔맥주로 하산주 한잔하며 함평행 버스를 기다린다

마눌 다라이 다라이 담겨있는 생굴, 조개, 꼬막, 세발낙지, 등 등을 보더니 굴 한접시 먹고 싶다고 하나 버스 시간이 어떻게 될지 몰라 먹지를 못했는데 나중에 만난 이종환님의 얘기론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고 잠자리를 부탁하면 숙박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진즉 알았으면 좋았을 것을...

함평에 도착 먹을 곳과 잘 곳을 찾아 헤매면서 보니 이곳은 나비가 안들어 가면 도대체 아무 일도 안되는 동네인 것 같다
각종 건물에 나비 한 마리는 기본적으로 그려져 있고 나비미용실 나비수산 나비분식 나비의원 나비약국 심지어는 군내버스 한면에 나비 4마리가 그려져 있고 다리 난간 심지어는 뒷동산 사면을 이용해 그야말로 산사면을 다 덮을 수 있는 엄청난 크기의 대형 나비 두 마리가 날개짓을 하고 있다

시내 한복판에서 좀 떨어진 외진 곳에 있는 메뉴가 영양돌솥밥과 추어탕 단 두가지만 취급하는 조그만 집을 찾아내 깔끔한 돌솥밥과 맛있는 추어탕으로 먹을 것을 해결하고 잘 곳을 물으니 친절하게도 모아모텔을 소개하는 것이다
시내에 있는 여관들은 시설이 옛날 그대로라 형편없으면서도 3만원씩 받는다면서 소개를 하니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모아모텔을 찾아가는데 함평천 건너 뚝방길로 한없이 걸어가야만 했는데 이 곳에서 아예 진을 다 뺐다

물어물어 찾고 나니 숙박료 28000원 가격은 그런데로 불만은 없는데 내부 시설은 그렇게 잘 해놓은 것이 아니다 지낼만 하다 할 정도이다
버스터미널에서 손불 가는 첫차가 6시25분에 있다고 하니 내일 아침엔 5시에는 일어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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