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정맥 종주 8구간
(산줄기 145일째)

일 자 : 2002년 11월 13일
구 간 : 산성고개 ∼ 선도산 ∼ 선두산 ∼ 32번 지방도로(머구미)
날 씨 : 흐림

참석자
김종국, 나종학, 장성인, 엄중오, 류민형, 조삼국, 박덕주, 김태웅, 허문선, 한용수, 김수남, 최경섭, 우종수, 이영주, 김호택, 김재정, 선종한(17명)

도상거리 : 15km
산성고개(512번 도로) - 2.2 - 404봉 - 1.5 - 수레너미(512번 도로) - 2.2 - 선도산(547.2m) - 2.6 - 선두산(526.5m) - 4.4 - 483봉 - 2.1 - 32번 지방도(머구미)

종주일정
10:00/산성고개 -- 10:12/상봉재 -- 10:20/것대산봉수터 -- 12:23/활공장 -- 10:38/404봉 -- 11:02/512번 도로 -- 11:14/현암삼거리 -- 11:36/495봉 -- 11:55(12:16)/선도산 -- 12:57/십자로안부 -- 13:15/선두산 -- 13:47/480봉 -- 14:22/임도 -- 14:40/백족산 갈림길 -- 14:47/483봉 -- 15:16/능선분기점 -- 15:30/32번 도로

산행시간 : 5시간 30분(휴식시간 포함)

후 기
뚫린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겨울바람처럼 휑하니 달려와 도착한 선성고갯마루가 겨울의 길목에서 정맥꾼들을 반긴다. 지난 봄 짙은 안개 속에 보구곶리를 출발하여 문수산을 오르면서 한남정맥의 시작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 칠장산을 뒤로했던 한남금북정맥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덧없이 흐르는 세월...

10시 해발 343m의 산성고갯마루 절개지 왼쪽으로 2분 정도 올라서서 능선길에 붙으면서 오르내림은 솔잎이 가득한 장송 숲이다. 연이어 나타나는 묘지군락, 좌측 아래로 계곡에 자리잡은 논과 밭은 밤새 내린 눈이 쌓여 어느새 겨울이 한가운데 들어선 느낌이다.

10시 12분 좌측으로 구불구불 오르는 임도를 보며 올라선 능선분기점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내려선 상봉재에서 한차례 가파르게 오른다. 조림지를 끼고 이어지는 정맥길, 잠시 내려섰다 한동안 오름길로 이어간다.

10시 20분 시야가 트이는 것대산 봉수터 에 오른다. 것대산 봉수대는 청주시 산성동의 속칭 것대산 서쪽 해발 403m 산봉우리에 위치한 곳으로 문의 소이산과 진천 소을산의 중간거점 봉수로서의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봉수대는 동서길이가 26m, 남북너비가 15.5m 규모로 현재 묘지로 인하여 파괴되고 북쪽 면과 동쪽 면에 일부가 남아있을 뿐이다.

10시 23분 공터에 이어 넓게 다듬어진 산길로 올라서니 한국활공협회 충북지사에서 관리하는 비행안내판이 서있는 활공장이 나타난다. 우측으로 청주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청주는 역사 깊은 문화도시로서 학문과 사상의 지도적 위치를 지켜온 고장이다. 삼한시대에 마한의 땅으로 백제 시대에 이르러 상당현(낭비성 또는 낭자곡)이라 칭하고 군사적 요충지로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자 지리적 중요성으로 인해 5소경중의 하나인 서원경으로 승격, 지방행정의 중심지가 되었는데 청주라는 지명은 고려 태조 23년(940년)에 개칭되었다고 한다.

활공장이 자리잡고 있는 470봉에서 왼쪽으로 완만한 정맥길은 좌우로 진달래나무와 쓰러진 나무들이 여기저기서 발목을 붙잡는다. 한차례 가파르게 내려선 안부, 평탄한 정맥길은 연이어 잡목들이 성가시고 오름길이 되면서 지그재그로 나있다.

10시 35분 통신시설이 있는 콘크리트포장길에 내려섰다가 경주이씨 가족묘지를 가로지르며 올라선 좁은 공터의 404봉, 있어야 할 삼각점은 찾을 수가 없다. 내리막길이 되면서 우측의 희미한 능선을 확인하며 빼곡이 들어차 있는 진달래군락을 헤치다보니 산판길이 나타난다. 이어 꽃단장을 한 공원묘지 위로 난 정맥길은 공원묘지를 뒤로 가파른 오름길이 된다.

10시 53분 390m봉이다. 정맥은 오른쪽(남동)으로 팍 꺾으며 고개를 숙여야 하는데 다시 올라선 봉에서 왼쪽(동)으로 사면길로 내려서는 정맥길은 조심해서 내려서야 한다. 발아래 512번 도로가 보인다. 빼곡한 잡목 숲, 쓰러진 나무들이 애를 먹인다. 우측으로 석물이 보이는 임도를 뒤로 장송숲을 가르며 내려선 곳이 512번 도로다.

11시 02분 도로를 가로지르며 안전시설 우측으로 급사면의 절개지를 힘겹게 올라 봉에 오르고 정맥은 오른쪽으로 NO,81번 송전탑을 통과하며 다시 내려선 512번 도로를 따라 걸으면서 우측으로 나란히 이어가는 나지막한 정맥능선을 확인한다.

11시 14분 보은, 미원과 목련공원을 가리키는 교통표지판이 서있는 현암 3거리에 닿는다. 정맥은 횡단보도 오른쪽으로 파란 함석지붕의 집들이 들어서 있는 마을길로 들어서니 1982년 11월11일 보호수로 지정된 수령 200년 된 느티나무가 나타난다. 잠시 휴식을 취하는 정맥꾼들...

수레너미마을을 뒤로 밭을 통과하며 푸른 소나무 사잇길로 능선에 붙는다. 제법 넓은 산길로 이어지다가 뚜렷한 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잡목숲길로 들어서야 능선분기점인 440봉에 오를 수가 있다. 그러나 잡목이 빼곡이 들어차 있어 오름길을 찾기가 쉽지가 않다. 440봉을 통과한다. 서쪽방향으로 이어지는 정맥길...

11시 36분 참나무숲길에 군데군데 아름드리 낙엽송, 완만하던 정맥길이 낙엽과 솔잎이 가득한 오름길이 급해지면서 올라선 곳이 능선분기점인 495봉이다. 넓게 자리잡고 있는 묘지, 시야가 트인다. 정맥은 왼쪽(남)으로 방향을 틀며 완만하지만 잡목들이 옷깃을 붙잡는 내리막길로 참나무숲의 안부에 내려선다. 이어 가파르게 진달래나무들을 헤치며 오르다가 만나는 능선마루에서 왼쪽으로 오른다.

11시 45분 510m봉이다. 콘크리트 말뚝이 눈길을 끌고, 진달래군락의 평탄한 정맥길은 5분 뒤 530봉에서 오른쪽(남서)으로 잠시 내려서는 듯하다 올라선 곳이 높이 547.2m의 선도산이다.

11시 55분 청주시 상당구와 청원군 낭성면 사이에 솟아있는 선도산 정상에는 작은 통신 시설물과 묘지 1기가 주인행세를 한다. 벌목을 하고 뒤처리가 되지 않은 채 여기저기 버려진 참나무들, 유난히 넓게 자리잡은 산딸기군락, 삼각점은 꼭꼭 숨어버려 찾을 수가 없다. 묘지를 등지고 도시락을 푼다.

12시 16분 정맥은 왼쪽으로 남릉을 따라 내려선다. 을씨년스런 날씨, 비 맞을 준비가 되었었는데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는다. 안부에서 다시 올라선 능선분기점인 550봉(11:24), 여기서 정맥은 왼쪽(남동) 능선길로 들어서면서 곧이어 내림길이 된다. 수북히 쌓인 낙엽을 가르며 내려선다. 마치 울타리를 두른 듯 쌓아올린 흙무더기의 옛 묘지 터가 있는 안부...

12시 38분 안부에서 연이어 작은 오르내림 끝에 키를 넘는 진달래군락을 지나며 올라선 능선분기점인 470m봉은 소나무 숲으로 시야가 막혀있다. 먼저 도착한 정맥꾼들이 권하는 따듯한 커피 한잔은 스르르 몸이 녹아 내리고, 정맥은 오른쪽(남)으로 팍 꺾으며 내려간다.

안부에서 작은 오름 뒤에 정맥은 내림길이 1, 2분 정도 뚝 떨어지다가 왼쪽으로 들어서는 길은 조심해서 찾아 내려가야 한다. 정맥길은 순간의 선택으로 한발자국의 방향에 따라 엉뚱한 곳으로 가게 되는데 인생길은 더 말해 무엇하리!

12시 50분 키다리 낙엽송 사잇길을 따라 십자로안부를 가로지르며 정맥길은 이어나간다. 푸른 소나무 숲이 보기 좋고, 경계 말목이 보이는 능선마루에서 왼쪽으로 내려섰다가 어린 잣나무 묘목단지를 통과하며 올라서니 저 만치서 선두산이 앞을 막는다. 낙엽을 가르며 경사길로 내려서고 참호가 있는 안부에서 다시 작은 오름과 내림길, 좌우로 넓게 길이 나있는 십자로 안부가 나타난다. 돌무더기가 보이는 옛 이름 없는 서황당고개...

12시 57분 십자로안부를 뒤로 가파른 오름길에는 낙엽이 수북하고 진달래나무들을 헤치며 힘겹게 올라서는데 조용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멈출 줄 모르는 가파른 오르막, 능선마루에서 오른쪽으로 오른다.

13시 15분 526.5m 높이의 삼각점(미원 311, 79. 8. 재설)이 있는 선두산이다. "그래 쉼 없이 가보자, 시간은 짧고, 산 갈곳은 많고!" 어느 정맥꾼의 리본 하나가 눈길을 끈다. 숲이 시야를 열러주지 않는다. 정맥은 남쪽방향은 군데군데 아름드리 참나무가 자리잡고 있는 능선길, 마치 벼락을 맞은 듯 굵은 가지가 꺾인 산벗나무 한 그루가 애처롭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바위지대의 좁은 날등을 지나 올라선 능선분기점인 520m봉에서 왼쪽(남동) 능선을 따라야 하는데 조심할 지점이다. 가파르게 내려서다가 완만하게 내려간다. 그리고 만나는 절개지 다시 한차례 가팔라지더니 임도 지나는 안부에 닿는다.

13시 29분 임도를 뒤로 작은 오르내림 끝에 한차례 가파르게 오르면서 앞을 가로막는 검은 실루엣의 능선, 연이어 묵은 묘들이 서글퍼 보이는 오름길은 길게 이어진다. 목장 철선이 나타난다. 나무줄기에 새겨진 흉터들, 진달래나무들이 몹시 성가신 정맥길을 철선을 연달아 가로 넘으면서 간다.

13시 47분 소나무 숲으로 가득한 능선분기점인 480m봉이다. 왼쪽(북동)으로 방향을 바꾸며 완만하게 잠시 내려섰다가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지상에서 가장 잘생긴 아름드리 소나무들의 신성함과 정중함, 고산의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어디선가 불청객에 놀란 까마귀 한 마리가 요란을 떤다.

비슷한 높이의 봉을 넘어서며 오른쪽(남)으로 방향을 바꾸는 정맥길에는 아름드리 소나무 한 그루가 가지가 꺾인 채 정맥길을 지키고 있다. 자칫하면 그냥 지날 칠 수 있는 곳이다. 조심해야 찾아내려서야 한다.

13시 57분 산판길이 나타난다. 5분 뒤 좌측으로 상전기울말과 우측의 신정말이 자리잡고 있는 안부에는 낙엽송군락이 멋지다. 묘 2기를 통과하며 올라선 밋밋한 420m봉에서 내려서는 길은 마치 황금색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너무도 부드럽다. 왼쪽길로 곧이어 오른쪽(남동)으로 틀며 내려간다.

14시 13분 십자로안부를 가로지른다. 참나무숲 아래 키를 넘는 진달래나무가 거치적거린다. 여름에 통과한 정맥꾼들의 고통을 실감하며 간다. 2분 뒤 능선분기점에 왼쪽으로 앙상한 진달래 밭을 가르며 내려서는 길에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며 붉고 푸른 지붕의 농촌마을과 도로가 내려다보인다. 절개지가 나타난다.

14시 22분 깬 자갈을 깔아놓은 임도 삼거리에 내려선 정맥꾼들이 능선에 붙었다가 다시 내려선 임도, 한동안 따르던 임도의 정맥길은 공터를 만나면서 우측으로 내려설 수 있는 갈림길을 확인하며 이어지는 능선길은 호젓한 장송숲길이다. 완만한 오르내림, 쌍묘를 통과한다. 하늘을 치솟는 낙엽송군락, 제법 넓은 길이다.

14시 40분 백족산(412.8m)으로 갈라지는 분기점에 오른다. 정맥은 왼쪽이다. 시야가 트이면서 벌목지대가 넓게 펼쳐진다. 민가도 보인다. 군부주사 고령신씨 묘지를 통과한다. 그리고 올라선 곳이 삼각점이 있는 483m봉이다.

14시 47분 능선분기점인 483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다 보니 우측으로 또 다른 능선이 흐르고 있다. 음침한 소나무 숲의 내림길, 안부에서 다시 봉에 오르면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 간다. 이어지는 평탄한 정맥길, 우측으로 벌목지대가 흉물스럽게 보인다.

14시 59분 능선분기점에서 직선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팍 꺾이면서 내려선다. 낙엽이 수북한 내림길, 우측으로 가래울마을 서원휴게소의 서구식건물들이 눈길을 끈다. 아름드리 소나무와 참나무 숲 아래 바쁜 정맥꾼들의 발목을 붙잡는 진달래나무와 쓰러진 나무들, 한동안 내려서던 길이 오름내림으로 이어지다가 416봉을 넘는다. 다시 오르내림이 이어지다가 우회길을 버리고 능선길을 따라 오른다.

15시 16분 밋밋한 능선분기점이다. 32번 도로와 마을들, 여기서 정맥은 오른쪽(남동)으로 내려서면서 마치 길 아닌 길로 잘못 들어서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잡목들이 기승을 부린다. 이럴 때쯤 아군을 발견하면 얼마나 반가울까, 우리가 애매한 정맥길에서 선답자의 리본을 만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그러나 아군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5분 정도 내려섰을 때 헤어졌던 우회길이...

장송 숲, 좌측으로 억새풀이 가득한 옛 묘지 터, 이내 시야가 트이며 전방으로 머구미마을과 전원주택단지, 비닐 하우스와 32번 도로를 달리는 차동차의 흐름도 볼 수가 있다. 정맥길엔 산딸기 군락지가 성가시고 이어 절개지를 만나면서 2차선 도로에 내려선다.

15시 30분 또 다른 4차선 신설도로인 용창목공예 건물이 들어서 있는 32번 도로 고갯마루 많이 걷고 땀도 많이 흘렸으나 몸도 가뿐하고 마음도 흔쾌하여 기분이 이렇게 만족스러울 수가 없다. 참아주었던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종주 사진첩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