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월 2일 (목요일)

- 백석동
백석동태평아파트 정류장에서 버스를 내리니 영하 10도의 강추위는 옷속으로 사정없이 파고들고 서둘러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쓰레기 천지이다.(07:31)
군훈련장을 지나고 부대정문을 횡단해 묘지가 있는 낮은 봉우리에 오르니 멀리 계양산 옆으로 일출이 시
작된다.
붉게 떠오르는 해는 새해를 맞은 온세상을 비춰주고 계미년 첫산행을 정맥으로 이어가는 내 발걸음을 인
도해 주는듯 충만하다.
둑실마을 도로로 내려오면 굴포천임시방수로 공사장이 가로막는데 선답자들처럼 직접 건너가려고 내려
가니 4중 5중으로 파놓은 절개지가 까마득하고 물이 고여있어 굉장히 위험해 보인다.(08:22)
생각을 바꿔 길을 길게 돌아 차들이 다니는 임시 철교를 건너고 지하수로로 신공항고속도로를 지나서 황
량한 절개지를 오른다.(08:50)

- 계양산
잡목숲을 헤치고 토치카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꺽어 내려오면 군부대안인데 순찰찦차가 돌아
다니고 초병들이 보인다.
다른 사람들은 초병의 제지를 받아 우회했다는 곳을 잽싸게 도로를 건너 몰래 능선으로 오르고 송전탑밑
에서 안도의 숨을 내쉬며 땀을 딱는다.
연이은 세개의 봉우리를 지나고 철조망을 따라 내려서다가 긴 오르막 길을 힘들게 오른다.
우뚝 솟아있는 계양산을 보며 봉우리를 내려오면 거대한 송전탑이 서있는 안부이고 일반 등산로와 만난
다.
가파른 오르막 길은 끝이없이 이어지고 돌탑이 있는 헬기장을 넘어 통신탑을 지나면 인천의 명산인 계명
산(394.9m)에 오른다.(10:22)
이근처에서 가장 높은 계양산에서는 인천시내가 훤히 내려다 보이고 영종도도 흐릿하게 눈에 들어오며
지나온 정맥길은 도심에 갇힌 푸른 섬처럼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하고있다.
정상전의 헬기장에서 능선을 바꾸고 조금 내려오면 가파른 절개지가 나타나고 토목공사를 하는 절개지
옆을 왼쪽으로 내려오면 8차선 도로상의 장명이고개이다.(10:47)

- 아나지고개
도로를 건너서 절개지를 오르면 키작은 소나무길이 이어진다.
돌탑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군초소가 있는 293봉에 오르니 정맥은 오른쪽으로 갈라지고 철마산이 멀
리 조망된다.(11:21)
관목이 무성한 산책로를 따라 헬기장들을 지나면 곳곳에 붉은 깃발들이 휘날리며 군사격장 진입을 막는
경고판들이 세워져있다.
계속 능선을 따르면 삼각점이 있는 철마산(226.5m)에 오르는데 군초소에는 등산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넘쳐 흐른다.(12:06)
정상에서 정맥은 왼쪽으로 꺽이고 철조망따라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철조망을 벗어나 하나아파트단지로 우회하는 길을 버리고 계속 군부대를 따르면 6번국도상의 아나지고
개로 내려온다.(12:25)

- 원적산
고개에서 조금 내려와 육교로 경인고속도로를 넘고 한신그랜드힐아파트를 통과해서 능선으로 오른다.
지저분한 밭들을 지나 나무계단길을 오르면 송전탑들이 이어진다.
배드민튼장과 노점상을 지나면 철마정이 나오고 돌길을 계속 오르면 정상석이 서있는 원적산(199m)이
다.(12:59)
운동하는 사람들을 피해 한쪽에 자리잡고 앉아 늦은 점심을 먹고 소주 한잔을 마신다.
발아래 가득하게 들어찬 아파트들은 정맥을 갉어먹고 있고 산책나온 사람들은 자기들이 밟는 이길의 의
미를 모르리라.
오늘도 정맥을 이어가는 발걸음은 힘들고 쓸쓸하지만 문득 희망 한가지를 떠올리며 엉덩이를 털고 일어
난다.

- 십정동고개
한적한 길을 내려오면 높은 절개지가 가로막고 6차선의 넓은 원적산길로 내려선다.
도로를 건너 새사미아파트 옆으로 가파른 길을 오르면 삼각점이 두개나 있는 두번째
철마산(165m)이다.(13:33)
계속 진행하면 송전탑들을 지나고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꺽어 산불이 났던 지역을
지난다.
군부대를 지나고 낮은 봉우리를 넘어서 나무계단길을 오르면 만월정이 보여 만월산이 멀지 않음을 알수
있다.
봉우리에서 조금 내려오면 6차선 도로상의 십정동고개이다.(14:30)

- 만월산
길을 건너서 넓은 백운공원을 따라 경인선철도를 건너면 옆으로 백운역이 보인다.
능선으로 붙어서 낮은 봉우리를 오르고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면 아파트옆의 잡초지대를
건넌다.
철망이 쳐져있는 소나무길을 내려오면 고물상 안마당인데 철판을 밟으며 간신히 내려가보니 문이 잠겨
있어 할수없이 월담을 한다.
옆에 있는 정양사를 확인하고 4차선 46번 국도로 내려온다.(15:03)
길을 건너고 포장마차에서 어묵을 먹으니 주인아주머니가 전에 왔던 세사람중의 한명이 아니냐고 아는
체를 하신다.
남자 한명에 여자 두명이라는데 대전의 강산에님 일행이 아니었는지 ...
팬더아파트를 따라 지저분한 능선길을 오르면 산불감시초소를 지나고 이정표도 보인다.
주민쉼터들을 지나고 바윗길을 조금오르면 만월산(187m)이고 밑에는 만월정이 서있는데 여기서도 인천
의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15:26)

- 철마산
나무계단을 내려와 부평농장쪽으로 잠시 내려오면 구산로로 내려서고 SK주유소가 있는 삼거리에서 다
시 능선으로 붙는다.(15:44)
잡목숲을 지나고 쓰러져가는 빈집을 지나서 지저분한 길을 내려오면 공장이 있고 만월산터널 공사현장
이 나온다.
공장에서 나는 냄새가 역겹고 하수구를 통해서 내려오는 물줄기에 당황하지만 곧장 산으로 오르면 정맥
길이 이어진다.
봉우리를 넘으면 시멘트도로가 나오고 산에는 수많은 묘지들이 자리잡고 있는 부평공동묘지이다.
도로를 오르다 다시 능선으로 붙어 송전탑을 보며 한적한 길을 지나면 세번째 철마산(202m)에 오른다.
(16:18)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봉우리에는 철조망이 어지럽게 쳐져있고 이정목은 낡아서 쓰러져있다.

- 비루고개
직진하는 쪽으로 길따라 잘못 내려가다가 군시설물이 있는 170봉을 바라보고 다시 돌아온다.
정상에서 왼쪽의 동남쪽으로 내려가면 원형철조망을 따라 계속 길이 이어지고 깃대가 세워진 봉우리에
올랐다가 내려오면 군사도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과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군부대가 나오고 왼쪽으로 철조망을 따라가다 정상부근의 덤불숲에서 길
을 찾으니 초병이 나오며 제지한다.
할수없이 바로 왼쪽으로 보이는 희미한 길로 들어서니 군용전화선이 따라오고 급한 돌길이 이어진다.
(16:45)
얼마간 내려오면 군부대철조망이 나오고 철조망따라 계속 내려오면 수현마을 도로이다.(17:10)
혹시 정맥을 놓쳤나 하는 생각에 조금 위쪽의 고개로 올랐다가 도로를 건너서 송전탑 방향의 낮은 야산
으로 올라가 본다.
길도 없는 잡목숲을 헤치고 무덤따라 내려오니 역시 장수동의 버드나무식당 앞이고 약하지만 물줄기도
보이니 정맥은 아닌것 같다.
다음구간의 진입부를 찾으려 차량들이 질주하는 도로를 따라 올라가 보지만 날이 완전히 어두어져 이내
포기한다.(17:31)
길따라 내려오면 고가도로위로 정맥의 낮으막한 봉우리들이 모습을 보이고 귓청을 찟는 차량소리에 발
걸음을 빨리한다.


* 일정표
백석동태평아파트(07:31)
둑실마을(08:22)
신공항고속도로 통과(08:50)
계명산(10:22)
장명이고개(10:47)
293봉(11:21)
첫번째 철마산(12:06)
아나지고개(12:25)
원적산(12:59)
두번째 철마산(13:33)
십정동고개(14:30)
46번국도(15:03)
만월산(15:26)
세번째 철마산(16:18)
170봉(16:45)
수현마을도로(17:10)
비루고개(17:31)

* 산행시간: 약 10시간

* zzanbul2 @ 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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