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준비부메랑으로 돌아온 금남정맥

 

 

◁ 계룡산 천황봉를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능선 ▷

  

제5차 <양정고개-갑사>

제2008051038호       2008-09-06(토)

자리한 곳 : 충남 공주, 계룡

지나온 길 : 양정고개-향적산갈림길- 천황봉-쌀개봉-관음봉-수정봉갈림길-금잔디고개-수정봉-2시간 조난-임도-갑사-상업단지

거리및시간 : 도상거리: 약16km(07:35 ~20:16) 12시간 41분, 실제거리(헛수고 포함): 약23km 만보기=44,930보

<◎누적거리 : 93.7km, 누적시간 : 58시간 14분◎>

날 씨: 맑음(비온 후 아침 갬 오후햇볕 따가움 30도)

함께한 이 : 단독

교통편 : 갈 때 : 시내버스:(집-서울역) - KTX(서울역-대전역) -시내버스:201번(대전역-양정고개)

 

<산행준비>

이번금요일은 평소와 다르게 이일저일 잡무가 널려있어 처리하니 퇴근시간이 지났지만 산행에 필요한 정보수집이 전무한 상태로 무모한 산행에 임할 수밖에 없어서 지도정치와 주요구간별 소요시간과 참고 될만한 지형지물을 체크하여 출력해 퇴근에 배낭꾸릴 준비를 끝내니 시간은 빠르게 자정을 넘어가고 있지만 지난주에 버스시간 때문에 도시락을 준비 못했고 배티재 휴게소식당 매식계획이 어긋나 배고픈 기억 때문에 집식구에게 도시락을 주문하고 알람을 4시에 맞춘다.

도시락 2개와 과일(사과, 포도, 참외) 삶은 계란 그리고 비상식량(3식분)및 과자류와 식수5통(2.5리터)의 넉넉한 먹거리로 배낭을 꾸려 저울에 올리니 12kg인 가방을 매고 상쾌한 새벽공기를 뚫고 집을 나선다.(04:27)

6시 KTX를 생각하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으나 기다린 시간 없이 시내버스와 연결되고 새벽시간 차량통행이 뜸한 도로사정으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서울역에 내려서 첫차(05:25)표를 여유 있게 거머쥐고 한 시간을 날아서 대전에 도착해 대합실에서 마주친 사람들이 우산을 들고 있는 것을 보고서야 비가오고 있음을 알았다.(06:30)

 

<산행기>

역전광장 지하도를 이용해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해 201번 버스타고 의자에 앉아 시간절약 차원에서 등산복장을 갖추고 스틱높이를 조정해 양정고개에 하차했다.(07:34)

 

◁ 양정고개 들머리, 엄사1리 당산나무옆 팔각정 ▷

상당히 굵은 빗방울이 쏟아져 주유소에서 비를 피해 우의를 갖춰 입고 양정슈퍼를 돌아 샛길로 들어서 호남선철로 횡단다리를 건너 엄사초등학교를 돌아서 당산나무로 생각되는 노거수 한그루와 엄사1리 유래비와 팔각정이 자리한 공원에서 준비해온 도시락을 펼쳐 아침식사와 참외후식으로 입가심하고 배가 부르니 비가 내려도 걱정 없이 배낭을 꾸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08:23)

◁ 시대에 반한 의령남씨 열여비▷

조계종 경선정사 앞 산길로 진입하는 초입에 “의령남씨 열녀비”를 스쳐지나가며 인간의 존엄성과 욕구를 가문의 명예라는 미명아래 상식을 벗어난 범죄행위를 양심에 가책 없이 허세를 부리며 백성을 짐승처럼 도탄에 몰아붙인 는 구린내 풍기는 양반님들도 한심하지만 요즘에 먹고사는 일이 해결되고 신장된 女權伸張을 남용하며 방자한 현대여성들은 지금의 권리를 지켜나가려면 자숙이 필요하다는 복잡한 생각으로 삼거리이정표(국사봉4.16km)에 이르고 다행히 비가 그치고 더워져 배낭을 내려놓고 비옷 벗는다.(08:45)

◁ 능선에서 만난 첫 이정표 ▷

산책로 수준의 등산로를 송전탑과 사거리갈림길을 뒤로하자 “경고문” 군사보호 구역으로 출입금지구역 안내판을 만나 가책을 느끼며 산책로를 진행하다 능선안부에서 모순감정(矛盾感情)으로 혼란스러운 현장을 고발함은 산책로를 안내하는 이정표, 119설치 위치표시판, 심지어 벤치와 운동시설(이 지역을 출입하려면 00대 근무지원단장의 허가를 받아야 함)과 어울리는지 극도로 혼란스럽다.(09:05)

 

◁ 출입통제 안내판과 벤치 운동시설 119구조 위치 표시 : 모순이란 단어 설명이 완벽하다 ▷

약수터 갈림길에서 능선 통나무계단을 올라서니 예고 없이 운무쇼가 시작되고 천황봉이 구름을 뚫고 신비스럽게 얼굴을 내밀고 다행히 날씨가 완전히 개면서 엷은 구름뒤에 태양이 실체를 드러내는 향적산갈림길 전망바위에 다다르니 먼저 도착한 한 무리 동네사람들이 계룡산을 물어와 지도를 보며 설명해주고 그들이 빠져나간 여유로운 바위에서 특이한 건물양식으로 건축된 우측의 불암사와 금강대학교를 좌측으로 내려다본다.(09:48)

 

◁ 향적산 갈림길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좌(금강대학), 우(불암사)▷

젖어서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스럽게 내려서 잡초가 무성한 마루금 능선을 진행 “군사시설보호구역”푯말을 지나 전망양호한 안부에서 허리부터 완전하게 젖어 바짓가랑이로 물방울이 줄줄이 흘러 금방 물에서 건져낸 몰골을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니 비는 그쳤지만 나뭇잎에 맺힌 빗방울을 쓸고 지나와 바지와 신발이 젖기 시작하더니 금세 양말까지 젖고 질퍽거리기 시작한다.(10:29)

날등과 봉우리를 고집스럽게 이어가지만 조망이 불량해 간간이 천황봉 철골구조물이 스쳐가는 안부사거리 묘지바위에서 간식과 휴식을 취하고“출입금지구역” (국사봉~천황봉)안내판 뒤 능선을 숨 가쁘게 바위지대에 올라서 조망을 즐기며 거대한 바위사이 바람고개를 넘어서 경사로가 심하고 등산로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급경사로를 따라 비상참호에 이른다.(12:35)

 

 

 

◁ 날등바위 뒤로 천황봉이 지척이고, 위용을 자랑한 바람재 ▷

우측을 따라가면 천황봉(845.1m)에 이를 수 있겠지만 국가시설물이란 사실 때문에 좌측 성벽으로 생각되는 능선을 따라 쌀개봉으로 진행하는 구간의 조망은 압권이다 통신시설(827.5m) 암릉에서 우측너덜지대를 넘어 돌아가라는 안내판에서 우회로를 택해 통천문을 빠져나와 절벽을 기어올라 돌길능선을 따라가지만 낭떠러지가 길을 막아 표시기가 걸린 우측내리막을 찾아 내려가다 정신을 차려보니 동학사가 발아래 보이고 천황봉이 멀어지고 있다.(13:24)

 

 

◁ 쌀개봉을 향하며, 삼불봉으로 이어지는 계룡산 능선 ▷

지도와 나침반을 확인해보니 아뿔싸 천왕봉능선으로 잘못 진행하고 있어서 나무그늘에 배낭을 내려놓고 흘러내린 땀을 닦아내고 과일을 깎으며 쉬는 시간에 꼼꼼하게 지도를 살펴보지만 쌀개봉에서 관음봉간 등산로를 찾지 못하겠는데 별안간 산꾼인 六德아우님이 떠올라 토요일이라 산행가지 않았겠나 생각하면도 통화가가 되면 도움이 될 것이란 생각으로 전화를 걸어보니 다행히 집에 있었고 통화가 가능하여 조언을 듣고 헛수고한 능선에 올라서 좌측에서 로프가 매달린 직벽을 찾아 정맥길에 들어선 것은 1시간이상을 허비하고서야 진행 가능했다.(14:13)

 

 

 

◁ 헛수고 시작점과 종점 : 上통천문, 中동학사, 下압벽등반 ▷

암벽은 웅장한데 매달려있는 로프는 가늘고 짧아 매우 신중하게 밧줄이 닿는 데까지 내려서 워킹화로 무장한 어정쩡한 자세로 암벽등반에 들어가 세발자국을 옮겨 안부에 내려서 경사로바위능선을 올라서 길이 없다시피 한 험준한 날등과 바위를 넘어서 돌담길을 지나 한결 부드러워지며 사람들 소리가 들리나 생각할 때 나무그늘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휴식하거나 식사중인 관음봉고개(778m)에 이르러 철조망을 넘어선다.(14:48)

나도 구석에 자리 잡고 도시락을 비우고 계단에 올라서 계룡8경 4경인 관음봉(816m)은 유명세에 걸맞게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스러워 구서구석을 두루두루 살피고 북적거린 인파로 인내심 갖고 상당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정상표석을 확인한다.(15:25)

 

 

◁ 관음봉에서 ▷

철계단을 내려서 날등에 인공으로 만든 등산로를 따라 진행하는 조망을 마음껏 즐기며 해발 755m고지 암벽위에 영면한 주인공은 후손들의 염원을 들어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벌초라도 하려면 땀께나 흘려야 하겠다는 쓸데없는 걱정을 하며 내리막을 내려서 삼불봉갈림길에서 철계단을 생략하고 진행한다.(16:31)

 

 

◁ 지나온 계룡산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해발755m에서 영면하면 조망은 좋겠다 ▷

동학사와 갑사 갈림에서 좌측으로 진행해 식수대에서 목을 적시고 안내판과 벤치2개가 자리한 넓은 공간의 금잔디고개에 이르러 부부산객이 가래떡을 권해 얻어먹느라 벤치에 앉았다.(16:47)

 

 

◁ 금진디고개 식수대,  금지 안내판 뒤 마루금 ▷

잠시 휴식을 취하고 여러 금지사항을 알려주는 안내판 뒤편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등산로를 따라 특징 없는 수정봉에 닿았다. (17:05)

수정봉을 넘어서며 길을 잘못 들어 걸어온 길로 복귀하려 했으나 찾을 수 없었고 사람이 지나다닌 흔적이라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문자대로 조난상태에 이르러 태양과 나침반을 비교하며 봉우리를 찾아 해매다 심한경사로에서 밧줄이 매어진 험준한 바위에 기어올라 지형지물을 살펴보고 마루금을 잇는 일도 중요하지만 여기서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비상탈출코스를 마음으로 그리고 하산하려는데 六德아우님 전화로 격려해 주었고 탈출에 성공할 때까지 길안내 받으며 어둠이 깔린 산속에서 랜턴2개를 풀가동해 나침반으로 방향만 확인하며 헤매는 천신만고 끝에 산죽지대를 빠져나와 임도를 찾았다.

 

◁ 조난상태에서 지형을 살피려고 올라간 험한 바위길 ▷

 

 

◁ 지나온 계룡능선이 좌측에 두고 하산지점 확정, 길을 찾지 못했는데 해는 저문다 ▷

六德아우님께 임도에 내려섰다고 알리자 좌측으로 진행할 것을 권유받고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하늘에 떠있는 반달이 둥글게 변하면 추석이라고 안내하는 것처럼 생각하며 진행하다 반갑기 한량없는 이정표와 만남은 금잔디고개이후 150분 만이였으니 대단한 반가움 이였다. (19:27)

◁ 갑사 약사전 표지석 위 이정표 산행 끝지점 ▷

갑사를 빠져나오자 긴장이 풀린 탓인지 다리에 힘이 풀려 후들거리며 불 밝힌 식당가 한쪽의 민박집 간판이 붙어있는 가게에서 쉬어갈 방을 요구했으나 휴업이라며 아래로 조금 내려가면 숙박업소 많다고 알려주어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으로 버스종점주변으로 내려가 마음에 드는 숙박소를 찾는데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려와 받아보니 28년 전에 첫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 부장으로 모셨던 상사님의 자제분이 조모님의 별세소식을 알려와 난감하게 생각했는데 조문객의 편의를 위해 3일장이 보편적이나 하루를 연장해 4일장으로 치른다고 알려주어 먼저 총무격인 전직사우(친구)에게 지인들에게 연락해 줄 것을 부탁하고 부음게재는 일요일이라 신문휴간으로 서두를 필요 없이 밝은 날 처리하기로 일단락 짓는다.

쉬고 싶은 마음뿐인 지친육신을 이끌고 시간을 알아보려고 휴대폰을 열어보니 문자가 와있어 확인해보니 마음이 놓이지 않은 六德아우님이 부실한 지도 때문에 고생했다며 상세한 개념도를 인터넷으로 보내주겠다지만 산중인지라 인터넷이 연결된 PC방이 없을 뿐더러 프린트가 가능한 곳은 꿈에서 찾아야 할 것 같아서 고마움만 마음으로 받았다.(20:16)

 

<산행 마감 후>

심란한 심경으로 “웰빙연밥”이란 음식점 간판에 정신을 팔려있는데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방을 찾느냐고 묻기에 얼마냐고 물으니 30,000원이란다 거지차림의 등산객이 돈이 어디 있겠느냐고 에누리를 요구하니 5,000을 깎아주기로 합의하고 따라가 열쇠를 건네받고 배낭 속에 보관중인 지갑을 찾고 있는데 먼저 짐을 풀어놓고 계산하라고 양해해 주어서 앞뒤로 매고 다니던 가방과 머리에 감았던 수건을 해지하고 방을 나서려는데 무언가가 벽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느낌에 고개를 돌려보니 커다란 지네한마리가 운동장으로 착각하고 경주를 즐기고 있어 손에 쥐고 있던 여관방 열쇠걸이 손잡이로 일격을 가하자 바닥으로 떨어진 사체를 두루마리 화장지로 잘 포장해 쓰레기통에 장사지내주고 건너식당을 찾아가니 식당주인과 함께 앉아있는 여관주인에게 숙박비를 지불하며 지네를 사살했다는 무용담을 이야기했더니 드문 일이 아니었던지 놀란 표정으로 죄송하다며 소주 한 병을 시켜준다.

오늘은 지네덕분에 처음 먹어본 연밥과 무료반주를 즐기는 행운을 함께했으니 세상은 살아볼 가치가 있다고 뇌까리며 여관으로 돌아와 땀에 찌든 휴대품을 세탁하고 샤워하는데 가시넝쿨이 스쳐간 상처가 심하게 쓰라리지만 고통을 즐기는 여유를 느끼며 안락한 침대로 파고든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는데 안기면 포근해지는 山을 찾아서~

2008-09-10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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