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어저수지가 한폭의 그림이다 ◆

 

지나온 마루금망덕 앞바다번갈아 바라보며 호남정맥 최종회 

호남정맥 제22차 <토끼재-외망마을>

제2008005004호         2008-01-27(일)

자리한 곳 : 전남 광양시

지나온 길 : 토끼재-불암산-탄치재(2번국도)-국사봉-상도재-169.2봉-뱀재-고속도지하통로-천왕산-194봉-망덕산-외망포구

거리및시간 : 도상거리: 약17km(10:10 ~18:35) 8시간 25분 실제거리(알바, 탈출로 포함) 26,738보 약22km

날 씨 : 맑음

함께한 이 : 단독

방학중이여서 초중 생들이 무리지어 찜질 방을 휘젓고 다녀 편안한 휴식은 틀렸다 생각하고 한갓진 구석에 자리를 잡았지만 바닥이 뜨거워 잠자리로 부적합해 깔판을 깔아 자리 잡고 수건으로 베개를 대신하고 쪼그리고 누우니 정면으로 벽시계가 눈에 들어왔고 어느새 시간이 1시를 넘어서고 있었으니 남아있는 졸업산행을 끝내려면 눈을 붙여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곯아 떨어졌다.(01:05)

목이 말라 부스스 눈을 뜨고 시원한 식수를 양껏 들이키고 벽시계를 확인해보니 07시47분이니 7시간여를 죽음 같은 잠으로 허비해 벼렸다는 안타까움과 시간에 ?기겠다는 생각이 스쳐가 마음은 바빴으나 늘어진 육신이 따라주질 않아 온탕에 들어가 천천히 근육을 풀어주고 세탁물을 정리하여 카운터에서 영업하는 분식집 위치와 택시대기소를 물어 방향을 잡고 찜질 방을 나선다.(08:12)

찾아간 김밥 집은 문이 잠겨있었지만 건너편 영업 중인 식당에 들려 돼지국밥을 깔끔하게 비우고 다른 김밥 집을 찾아갔으나 문이 잠겨있어 편의점에 들려 빵과 우유로 점심을 준비하여 배낭에 넣고 택시 승강장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택시를 타고 토끼재에 내려서 마루금을 깎는 공사장에서 산행 시작했다.(10:10)

◆ 토끼재 공사장에서 호남정맥 마지막 산행을 시작했다 ◆

작업에  동원됐던 중장비가 휴식을 취하고 있는 우측으로 이어지는 능선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수어저수지를 기분 좋게 조망하며 순탄한 임도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며 푸름이 싱그러운 소나무 밭을 지나자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거친 호흡을 토해내며  올라서니 불암산(431.3m)에 이르고 시야가트여 섬진강의 맑은 물 건너로 하동읍내가 정겹게 다가오고 북으로는 지나온 마루금 중앙에 백운산이 조망되고 지리산 어깨도 눈에 들어온다.(10:56)

 

 

 

◆ 불암산의 조망은 환상적이다  ◆

 늦게까지 남아있는 갈대사이로 표시기들이 미풍에 몸을 떨고 있는 내리막으로 내려서 밤나무 과수단지를 내려와 2번 국도에 이르렀지만  한적한 시골의 고갯마루라 차량통행이 한산한 탄치재(100m) 갈림길(성원산업) 우측으로 이어지는 오르막에 올라서니 수어저수지 방조제 전경이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오고 국사봉(445.2m)에 닿았다.(13:05)

◆ 탄치재에 내려서니 못생긴 얼굴을 여과하여 보여줄 장치가 있다 ◆

봉수대 흔적이 남아있고 삼각점(1등 하동 15, 1991재설)과 표지판이 있는 안부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빵과 우유로 점심을 때우며 휴식을 취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내리막길에는 갈대들이 바람에 살랑거리고 남해바다와 광양제철소의 평화로운 풍경을 즐기며 시멘트로 포장된 상도재에 이른다.(14;17)

 

 

◆ 수어저수지가 그림처럼 내려다 보인다,   1등 삼각점 있는 국사봉 ◆

농사준비를 끝낸 밭두렁과 벌초하여 잘 관하고 있는 묘지들을 지나 묘지 앞에 원형 삼각점이 표시된 장박산(167.2m) 표지판을 뒤로하고 진행하여 언덕을 내려서니 2차선 2번국도가 지나가는 뱀재에서 표시기의 안내에 따른다.(14:53)

 

 

 

◆ 고속도로 넘어 수어천이 썰물로 드러난 개펄이 어린시절을 생각나게 한다  ◆

절개지를 올라서 묘지로 이어지는 길은 시멘트로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고 부지런한 농부가 과일나무에 약을 치고 있어 냄새가 심하여 빠른 걸음으로 시멘트포장 임도삼거리(삼정치)를 내려서 포장로를 따라가 가는 임도는 우측으로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자동차와 수어천은 썰물로 개펄이 드러나 고향집을 찾아가는 착각에 빠졌다 증산마을에서는 길을 잘못 들어 개인집 뒤로 들어가 대문으로 빠져나와 고속도로지하차도를 통과했다.(15:54)   

◆ 증산마을에서 천왕산으로 가는 고속도로 터널과 천왕산 그리고 마지막의 망덕산이 보인다 ◆

◆ 마루금이 이어지는 과수원이 공사 중이여서 우회로를 택한 곳  ◆

 

◆ 천왕산에서 내려다 본 수어천 ◆

마루금이 지나가는 과수원이 중장비를 동원하여 공사가 한창이라 우회로를 택해 과수원에서 등산로로 연결되는 지점에서부터 급한 오름길이 힘겹게 이어져 단번에 올라서지 못하고 2번씩이나 쉬어가며 정상에 버티고 아래세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묘지에 이르고 정상이 암석으로 이루어진 천왕산(225.6m) 바위에 오르니 사방으로 조망이 시원스럽다. (16:24)

 

 

◆ 천왕산 정상 바위에서 둘러본 남해안 멋진 풍경 들 ◆

일몰시간이 임박해 오고 있어서 서둘러 앞에 보이는 망덕산을 향하여 하산을 시작했으나 길을 잘못 들어 몸을 고생시키고 시간을 20여분 허비하는 발품을 팔고서야 정상바위에 올라서 지도로 마루금을 확인하고 활처럼 크게 돌아서는 비교적 유순한 마루금을 따라 작은 봉우리를 2개 넘어서 내림을 계속하여 4차선 2번 국도에 내려선다.(17:31)

 

◆ 무단횡단을 해야만 마지막 남은 망덕산을 오를수 있는 2번국도 ◆     

도로는 넓고 중앙분리대가 설치돼 잘 정비되어 있었으나 차량통행이 한산에 어려움 없이 무단횡단으로 중앙분리대를 넘어서 좌측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 망덕산을 오르는 도중에 해가지고 어둠이 찾아왔고 생각보다 경사가 급한 오르막으로 지친 몸이라 부담을 느끼며 철망을 따라 가끔은 4발로 기어서 힘겹게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이미 어두워지고 있어 바쁘게 정상으로 향한다.

산행에서 쉽게 만나는 일이지만 이곳에서도 표지석이나 안내판이 자리해야할 위치에 묘지가 자리하고 있는 현상을 망덕산도 예외는 아니었고 묘지 뒤로 먼저 다녀가신 산객들이 매달아놓은 많은 표시기와 표시판이 반기는 망덕산(197.2m)에 조금은 흥분된 들뜬 감정으로 이르렀다. (18:05)

◆ 묘지뒤 삼각점 주변에 선답자가 흔적을 남겨둔 표시기와 표시판 들 ◆

삼각점을 확인하고 지역산악회에서 설치한 정상석에는 “望德山 197.2m 호남정맥 시발점“이라고 선명하게 새겨져있으며 전망 좋은 곳에 자리한 부석정은 어둠으로 진가를 발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기며 임도처럼 정비된 하산로를 향한다.(18:10)

◆ 호남정맥 시발점 망덕산 정상석 ◆

약수터 삼거리 벤치에서 헤드랜턴에 불을 밝히고 식수병과 과일 통을 비우고 외망포구에 내려서지만 늘어선 회집들도 드문드문 점등하고 손님을 기다려 고요하기만 한 어둠에 묻힌 포구에서 긴 여정의 호남정맥을 마무리한다.(18:35)

◆  짙은 어둠이 깔려있는 망덕 포구는 조용하기만 하다 ◆

호남정맥 [湖南正脈]에 관하여

낙남정맥과 함께 우리나라 남부 해안 문화권을 구획하는 경계선으로 약400km에 달하는 긴 산줄기다. 넘어야 할 산도 60여개에 이르고 명산도 다수 포함되어 있어 여느 정맥에 비하여 그 길이나 높이 등에서도 단연코 앞서고 있다. 호남정맥은 금강,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탐진강, 보성강, 섬진강등 여러개의 강이 감싸돌고 있지만 크게 원류를 찾아보면 섬진강에 밑바탕을 두고 경천, 옥과천, 오수천, 화강천, 보성강등이 합수 하면서 그 남쪽과 서쪽이 연이어 형성돼 있으므로 섬진강과 그 원줄기를 기준으로 분류 되었다고 보아도 무리가 아니다.

금남,호남정맥의 분기점인 주줄산이 바로 호남정맥의 분기점이자 합치점이 되는데 주줄산은 산경표 87쪽에 '주화산(珠華山)'이라 적고 다음 88쪽에서는 주줄산 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대동여지도 에서도 주줄산으로 쓰고 있는점 등으로 미루어 화(華)자가 줄(茁)자의 오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산경표에 나타난 호남정맥은 주줄산에서 갈래 친후 남도의 큰산을 모두 끌어안고 백운산에서 끝나는 걸로 되어있다. 그 끝점을 백운산으로만 기재하고 그 기맥으로 여수현의 순천 동부로만 적어 백운산 이후의 정맥 마무리가 어떻게 되는지 명시 하지 않았으나 여수현의 동쪽 현재 광양시 진월면 망덕리에서 섬진강이 끝나면서 섬진강 하구를 이루고 있으므로 마땅히 여기까지로 잡아야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호남정맥의 시작을 백운산을 기점으로 하지 않고 망덕리 섬진강 하구에서 시작하면 망덕산(197.2m)을 시작으로 천왕산(225.6m), 국사봉(447.3m), 불암산(431.3m), 쫏비산(536.5m), 갈미봉(519.8m), 천황재(450m), 매봉(867.4m)을 거쳐 백운산에 이르는 기맥을 쫓아 오르면 약 37km가 늘어나게 된다.

호남정맥 1/50000 도엽명

남해. 광양. 하동. 구례. 순천. 회천. 장흥. 청풍. 복내. 독산. 순창. 담양. 정읍. 갈담. 임실. 전주. 진안. 곤양 18매

주요산(봉) : 주화산, 만덕산, 갈미봉, 경각산, 오봉산, 묵방산, 성옥산, 왕자산, 고당산, 내장산, 백암산, 대각산, 도장봉, 추월산, 치재산, 용추봉, 강천산, 산성산, 덕진봉, 봉황산, 서암산, 괘일산, 무이산, 연산, 만덕산, 수양산, 국수봉, 북산, 무등산, 안양산, 오산, 천왕산, 구봉산, 천운산, 태악산, 노인봉, 성재봉, 촛대봉, 두봉산, 계당산, 봉화산, 고비산, 군치산, 숫개봉, 봉미산, 국사봉, 깃대봉, 삼계봉, 가지산, 용두산, 제암산, 사자산, 일림산, 활성산, 봉화산, 방장산, 주월산, 존제산, 백이산, 고동산, 조계산, 오성산, 유치산, 문유산, 바랑산, 농암산, 갓꼬리봉, 형제봉, 도솔봉, 백운산, 매봉, 갈미봉, 쫓비산, 불암산, 국사봉, 천왕산, 망덕산.   그 중 최고봉은 광양의 백운산(1218m)이다.

 

호남정맥을 졸업하며

지난해 자식을 가슴에 묻은 고통을 조금이라도 감내해보려는 안타까움에서 시작하여(5월 27일) 22(일)번의 산행을 끝으로 도상거리 430km가 넘은 먼 길을 단독종주로 종결하며 뒤돌아보니 “아들 녀석과 신의선택으로 헤어져 그리움과 회한을 참아내느라고 속울음을 많이도 울었지만 못난 부모를 떠나 좋은 곳에서 다시 태어나려고 준비하는 과정이리라 여기며 녀석의 고통을 만분의 일이라도 느껴보려고 행했던 자신을 학대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간다.” 부족함과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무사히 끝냈다는 기쁜 마음으로 다음산행을 생각하며 시내버스를 기다리며 축하주를 나눌 여수, 광양에 거주하고 있는 동창들과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버스로 광양읍으로 이동해 순천행 버스로 갈아타고 쓸쓸하게 홀로 식당(횟집)을 찾아 조촐하게 소주 2병으로 호남정맥 졸업산행을 자축하고 야간열차표를 예매하고 샤워장에 들어가 땀을 씻어내니 이미 파김치가 되어버린 육신을 가눌 수 없어 잠깐만 눈을 붙이려고 했는데 눈을 떠보니 시간이 새벽으로 넘어서고 있다.

철도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첫차시간을 확인해보니 05시47분 열차가 있으며 순천-익산(무궁화) 익산-서울(KTX)로 연결되며 용산역에 10시10분에 도착한다는 안내를 받고 시간적으로 넉넉하여 생각 없이 쉬고 있는 시각에 떠나보낸 아들 녀석이 아른거린다.

5시경에 목욕탕을 나와 열차표를 매표하고 무궁화호에 몸을 실었다.

익산역에서 환승하려면 자연스럽게 30여분의 여유시간이 있어서 회사로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서울로 향했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는데 안기면 포근해지는 을 찾아서~

     

    2008-02-01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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