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11월 10일 (목요일)

◈ 산행일정

남부터미널
안의터미널(23:00-01:44)
바래기재(05:22)
밭안부회귀(06:22)
솔고개(07:38)
능선갈림봉(08:12)
밭(08:42)
개목고개(09:03)
능선갈림봉(09:35)
시멘트도로(09:54)
망실봉(10:32)
사거리안부(11:10)
사거리안부(11:42)
관술령(11:55)
농로(12:35)
망설산정상석(13:06)
망설산(13:14)
성황당안부(14:06)
사거리안부(15:05)
669.2봉(15:43)
남재(16:06)
692봉(16:26)
능선갈림봉(16:54)
춘전치(17:28)
거창터미널(18:13)
동서울터미널(18:30-21:50)

◈ 도상거리
약 21.8km

◈ 산행시간
12시간 06분

◈ 산행기

- 바래기재
잠결에 기사분의 고함소리를 듣고 안의에 내려 택시기사가 대기하는 슬레트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무도 없어 따뜻한 방구들에 누워본다.
잠시후 깜짝 놀라며 들어오는 기사분과 얘기를 나눠보지만 자기가 불편하다며 근처의 피시방에 가 있으라고 해 배낭을 지고 아쉽게 문을 나선다.
게임을 하지도 않았는데 가스난로까지 틀어주는 피시방 주인장의 배려로 구석진 의자에서 두어시간 눈을 붙이고 자고있는 기사를 깨워 바래기재로 향한다.
장사가 안되어 문을 닫았다는 바래기휴게소에서 내려 랜턴을 켜고 도로공사장을 넘어 새벽부터 유행가소리가 들려오는 마을의 시멘트도로로 들어간다.


- 산불지대
올 7월에 한번 왔다 간 길이라 서슴없이 산으로 올라붙는데 어디선가 쉭쉭하는 소리가 들려 긴장하지만 수로속의 물호스 옆구리가 터져서 물이 새어나오는 소리이다.
흐릿한 길따라 바위지대를 넘어 무덤가에 닿고 밭이 있는 안부로 내려가 봉우리를 오르면 동쪽으로 산불지대가 이어지는데 그만 잡목숲에서 길을 잃어버린다.
왔다갔다 어디가 어디인지도 모르며 방향감각까지도 잃어버리고는 하는 수 없이 개들이 짖는 방향으로 올라왔던 마을을 겨냥하고 잡목들을 헤치며 내려가니 밭이 있는 안부가 나오는데 꼬박 한시간이나 흘러가 버렸다.
여명이 밝아오는 산길을 다시 조심스레 올라가면 어느 정도 주위를 식별할 수 있어 산불지대를 금방 넘고 전에 발길을 돌렸었던 그 칡넝쿨이 무성한 봉우리에 오른다.


- 솔고개
여름이면 통과하기도 힘들 칡넝쿨지대를 어렵게 올라가 잡목들이 무성한 억새지대를 통과하니 중키의 소나무들이 나타나며 길이 좋아진다.
고도를 뚝 낮추며 내려가면 길은 사라지고 까시덤불들이 나타나며 낮은 봉에 오르니 일출이 시작되어 따뜻한 기운이 온 산하에 내리쬔다.
오른쪽으로 급하게 꺽어지는 지점을 지나쳐 마을로 내려가다 올라와 까사덤불들이 꽉찬 산길을 내려가서 홈통길이 지나가는 솔고개로 내려선다.
고개에서 산으로 올라가는 초입은 까시덤불로 꽉 막혀있어 옆에 조금 나무들이 성긴 곳으로 올라가다 그만 까시와 덤불에 사로잡혀 크게 고생을 하고 간신히 빠져나온다.



▲ 칡넝쿨지대



▲ 억새지대로 이어지는 낮은 봉들



▲ 솔고개를 넘어 이어지는 산줄기



▲ 솔고개



- 개목고개
능선으로 어렵게 올라서도 역시 까시덤불들이 이어지고 사거리안부를 지나서 잡목과 까시들을 이리저리 피하며 가파른 능선을 올려친다.
북에서 남동으로 방향이 바뀌는 봉우리를 오르면 기백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기맥길이 한눈에 들어오고 지나온 능선도 잘 보인다.
억센 관목과 잡목들이 뒤엉킨 곳들을 허리숙여 통과하니 송림이 나오며 다시 길이 좋아지고 잇달아 사거리안부를 넘는다.
무덤들을 지나서 오른쪽으로 급하게 꺽어 내려가면 넓은 밭과 만나는데 표지기가 없다면 길 찾기가 힘든 곳이다.
잡목들이 꽉 찬 숲을 동쪽 능선을 고집하며 내려가니 2차선도로가 지나가는 개목고개이고 "거창군 마리면"과 "함양군 안의면"의 이정판이 서 있으며 차량통행이 뜸하다.



▲ 기백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산줄기



▲ 개목고개



- 망실봉
임도따라 가다 밤나무과수원으로 올라가면 까시나무들이 기승을 부리고 덤불들로 길이 막힌 곳이 수시로 나타나 길게 우회하느라 힘이 든다.
노송들이 서있는 바위지대를 지나고 까시나무들을 헤치며 북에서 동으로 꺽어지는 갈림봉을 지나니 다시 송림이 나오고 길이 좋아진다.
시멘트도로를 넘고 이어지는 송림따라 무덤들을 지나면 길도 없는 최악의 까시덤불지대가 나타나는데 짜증도 나고 춘전치까지 먼길을 갈 엄두가 나지않는다.
커다란 바위들을 넘어 길도 없는 능선을 한동안 올라가니 왼쪽에서 올라오는 좋은 길과 만나고 곧 정상석이 있는 망실봉(618.2m)이 나온다.
무덤 한기가 자리하는 정상에서는 삼각점은 찾아 볼 수 없지만 조망은 좋아서 거창읍 일대가 훤하게 내려다보이며 남쪽으로 길게 이어지는 기맥의 흐름이 잘 관찰된다.



▲ 망실봉 정상



▲ 활공장에서 내려다 본 거창읍



- 관술령
곧 활공장을 지나서 길도 없는 사면으로 내려가다 돌아와, 활공장과 이어지는 임도를 타고가다 산으로 붙으니 무덤이 나오며 길이 보인다.
작은 헬기장을 만나서 베어진 나무들을 간신히 넘어 장팔리와 초동리를 잇는 뚜렸한 사거리안부를 지나면 기분좋은 오솔길이 다시 나타난다.
무덤봉들을 계속 넘고 색동천들이 걸려있는 안부를 지나서 까시덤불들이 판을 치는 안부를 잠시 통과하니 송림이 나오고 급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송전탑을 세우느라 산마루를 완전히 파헤친 곳을 지나 길도 없는 가파른 잡목숲을 오르면 관술령(606.1m) 정상이 나오는데 삼각점(거창 439/1981재설)이 있고 완전히 까시덤불로 뒤덮혀있다.
억새와 까시나무들을 헤치며 관술령의 실제정상인 612봉에 올라 오랫만에 앉아서 점심을 먹고 지친 몸을 달래며 길도 안좋은 기맥 20km 가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가 실감을 한다.



▲ 관술령 정상


- 망설봉
정상에서 표지기들도 없는 희미한 능선을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급하게 꺽어서 무덤을 만나고, 덤불숲에 갇혀 고생하다 오른쪽으로 밭을 보고 내려가니 둔동마을과 관동마을을 잇는 농로가 나온다.
농로를 건너 송림과 잡목숲을 차례로 지나면 날은 더워 갈증이 나지만 모처럼 내려온 관술령과 가야할 망설봉이 나뭇가지사이로 잠깐동안 모습을 보여준다.
능선에 잘못 놓여있는 무심산악회의 정상석을 지나서 묘 한기가 있는 망설봉(619.5m)에 오르니 삼각점(거창 308/1981재설)이 있고 시설물을 얹고있는 감악산이 정면으로 멋지게 솟아있다.
망설봉을 내려가면 길도 없고 까시덤불들만 가득 차 있으며 어렵게 옆의 능선으로 올라와 보니 왼쪽으로 산줄기가 지나가 트래버스 한다.
까시덤불과 칡넝쿨에 갇혀 20여분 죽을 고생을 하고 무덤이 있는 기맥으로 돌아왔다가 또 지능선으로 잘못 진행하며 왼쪽으로 트래버스해서 성황당처럼 돌무더기들이 쌓여있는 안부를 만난다.



▲ 잘못 놓여진 망설봉 정상석



▲ 망설봉 정상



- 669.2봉
안부를 넘어 송림사이의 호젓한 길을 따라가다 잡목들을 헤치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봉우리들을 연신 넘는다.
사거리안부를 지나서 깨끗한 산길을 따라가면 양쪽으로 도로들이 내려다보이고 88올림픽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왼쪽으로는 차량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온다.
간벌된 나무들이 걸기적거리는 능선따라 작은 헬기장을 지나고 잔솔지대에 넓은 헬기장이 있는 669.2봉에 오르지만 이상하게 삼각점은 보이지않는다.
표지기가 잘못 붙혀진 급사면을 내려가다 올라와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능선을 타고 사거리안부로 내려가니 가파른 낙엽길이 이어진다.
낙엽에 미끄러지며 철조망이 보이는 된비알을 지나 692봉에 힘겹게 올라서면 바위하나가 서있고 남쪽으로 향하다 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춘전치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훤하게 보인다.


- 춘전치
692봉에서 생각없이 직진해서 내려가는 길은 간벌된 나무들이 어지럽게 쓰러져있는 급사면인데 왼쪽으로 능선이 보여 진땀을 흘리며 되돌아온다.
정상에서 자세히 살펴보다 왼쪽인 남동방향으로 사면을 치고 내려가면 곧 녹슨 철망이 나타나고 뚜렸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평범한 사거리안부인 남재를 지나고 바람부는 호젓한 산길을 올라 드디어 남에서 동으로 능선이 꺽어지는 마지막 봉우리를 넘는다.
점점 어두어지는 낮은 숲길을 뛰어가니 능선은 둘로 갈라지는데 정동방향인 왼쪽 능선으로 내려가다 돌아와 약간 동동남방향인 오른쪽 능선으로 꺽어져 내려가니 춘전치에서 오른쪽으로 50여미터 떨어진 곳이다.
조금 걸어 올라가 1084번 지방도로상의 고갯마루에 서면 옆의 고속도로에는 차량들이 질주하고있고 춘전재라는 작은이정판이 서있으며 통신탑들이 다음 이어갈 방향을 보여준다.
거창택시를 부르고 한갓진 도로를 터벅터벅 걸어 내려가니 날은 완전히 어두어지고 산기슭 춘전마을에는 하얀 연기들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 춘전치



▲ 88고속도로의 이정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