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월의 "산유화"란 시 처럼 봄꽃이 그리워 진다▲ 

▲과천시에서는 청계산을 공원으로 관리하고 있나 보다▲  

 

청계산 광교산 (테마산행 : 극기훈련으로 뱃살빼기)

(祝文 낭독 못한 증조모님 제사)

제2009006004호       2009-02-14(토)

 

◆자리한 곳 : 청계산 : 경기 과천, 의왕, 성남, 서울 서초, 광교산 : 경기 수원 장안 광교동, 용인 수지면

◆지나온 길 : 화물터미널-옥녀봉-매봉-망경대-석기봉-절고개-이수봉-국사봉-하오고개-서울외곽순환도로-영심봉-바라산-백운산-광교산(시루봉)-형제봉-경기대(정문)-경기대후문 버스정류장

◆거리및시간 : 도상거리: 22.3km (08:21 ~17:49) 9시간28분(식사 휴식시간, 진입탈출로 포함) 실제거리 :약26km =만보기:46,586보

◆소요 경비 : 전철, 버스로 왕복 2,400원

◆날 씨 : 흐리고 안개 짙음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 짧음)

◆함께한 이 : 단독

<교통편>갈 때 : 전철(죽전-양재)-시내버스(양재-화물터미널) 올 때: 시내버스:(경기대후문-죽전)

주요봉우리 : 청계산(618M),바라산(428M),백운산(567M),광교산(582M),형제봉(448M)

 

산행 실행까지

구랍 섣달 14일에 낙남정맥을 졸업하며 백두대간과 9정맥을 졸업하고 보니 마음의 긴장이 풀린 탓이었던지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고 지향하는 목표점이 흐려진 대다가 연말연시로 하루가 멀다고 잦은 모임으로 불철주야 일편단심 민들레야 酒님을 섬기며 마시고 곯아떨어지기를 2달여를 반복한 결과론은 똥배가 볼록하게 튀어나오고 허리에 군살이 붙어 체형이 항아리 형으로 변해가는 현실을 직시하고만 있을 수 없어서 속담을 생각하며“송충이가 솔잎이 싫다고 갈잎을 먹으면 죽는다.”마음먹고 산행을 계획했으나 증조모님 기일이 음력 정월 스무하룻날(음력 2월15일: 일요일)이라 미역한 집안의 종손으로 탈출구가 없어 금요일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 본가에서 가까운 산행지를 낙점해 지도와 정보를 정리해 퇴근하며 어머님께 저녁 늦거나 내일 새벽에 도착한다고 말씀드리고 귀가해 오래기간 방치해 손볼 곳이 많은 늙은 애마(sonata2 94산)를 이끌고 경정비소를 방문하고, 주유소에서 자동세차와 주유하니 밤이 깊어가 내일새벽에 출발하기로 결정하고 간단한 준비물로 배낭을 꾸리고 자정이 넘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산행 이모저모

등산로라는 말보다 공원산책로라 칭해야 오답이 아닐 정도로 잘 정비된 등산로로 길 잃을만한 곳 없음.

고요한 새벽공기를 가르는 모닝콜이 04시 30분을 알려주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찬물로 정신을 가다듬고 등산복을 차려입고 어깨에는 배낭을 둘러매고 모자를 눌러쓴 복장에 제사예복(양복과 흰색와이셔츠 검정색계열넥타이)을 손에든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집을 나선다.(05:00)

토요일이지만 이른 시각이라 차량통행이 뜸해 막힘없이 질주해 본가(용인 수지)에 들어서 노부모님께 문안드리자 노모께서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또 산에 가느냐고 하문하셔서 안심시킨 동안에 집식구는 도시락을 싸주려고 밥통을 열어보지만 비어있어 번거로운 시간에서 벗어나려고 안타까워하시는 어머님의 음성을 뒤로하고 매식하면 간단하다는 생각이었지만 환갑이 목전인 아들을 걱정하시는 모정으로 갑자기 차가워진 새벽바람마저 포근하게 느끼며 죽전역에서 분당선전동차를 타고 도곡역에서 3호선으로 갈아타는 과정에서 방향을 잘못 선택해 발품을 팔고 양재역에서 또다시 헛수고를 반복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몰려드는 산행인파를 피하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간다.

화물터미널 버스정류장을 물어물어 7번 출구를 빠져나와 2번째 정류장에서 917번 버스로 화물터미널정류장에서 하차해 횡단보도를 건너 양곡도매시장에 식당에서 식사를 계획했으나 영업시간이 아니어서 처음계획과는 무관하게 테마산행(극기 훈련으로 뱃살빼기)으로 수정하고 복장을 꾸려 산행을 시작한다.(08:21)

▲들머리 청계산 안내판▲ 

양곡도매시장 우측 담장에서 과천시 이정표에서 좌측산길 안내판(매봉 4100m 2시간 10분, 옥녀봉 2100 m 1시간 서초구)을 확인하고 완만한 밤나무단지를 이어가는데 어제내린 단비로 낙엽과 대지가 촉촉하게 젖어 상큼한 기분으로 “청계산 등산안내도, 과천시”의 능선에 올라서 육산특유의 호젓한 산책오솔길을 진행하며 청계산에서 터 잡고 살아가는 나비현황과 군락을 이루고 있는 나무군락지를 경유해 갈림길(입맞춤갈림길)에서 얼마나 많은 청춘남녀들의 빈번한 출입으로 반들반들 광나는 사잇길에서 하염없이 입맞춤을 기다려보지만 꿈에 불과하다.(08:48)

▲혼자 산행중이니 누구와 입맞춤하나???▲  

▲운동시설물이 깔끔하고 정갈하다▲  

안개가 드리우기 시작한 부드러운 육산을 보듬고 어여쁜 여자 내음 풍기는 옥녀봉(375m)은 과천시내 조망이 아름다운 곳이나 뿌연 안개로 모두가 잿빛으로 조망이 없지만 젊은 연인들의 열기가 싱그럽다.(09:13)

 

▲옥녀봉에서 만난 젊은 연인들이 싱그럽다▲  

등산로를 진행할수록 안개는 짙어지고 원터골갈림 안부에서 단체산객들을 서둘러 피신해서 스님한분께서 열심히 목탁을 두드리며 불구토를 염원하는 “돌문바위”를 지나자 웅장한 바위들이 하늘로 비상하는 학처럼 위용이 풍기는 암벽과 충혼비를 지나자 나무계단을 따라 매바위(578m)를 힘겹게 올라서며 줄곧 궁금증을 자아냈던 아라비아숫자“1482”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렴풋이 알았을 때는 자욱한 안개속에서 매봉(582.5m)안부에 다다르고 나서 느낀 일이다.(09:58)

 

▲돌문비위의 목탁소리 들려온다▲  

 

▲매봉까지 계단 숫자를 기록했나 보다. 매봉 정상▲  

짙은 안개를 헤치고 혈읍재에서 망경대를 넘어서는 험한 바윗길에서 마주친 짙은 안개는 반가움보다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마음으로 비에 젖어 미끄러운 바위경사로 조심스럽게 오르내리다 힘겹게 올라선 바위와 이중삼중으로 차단된 철망 그리고 단절의 언덕능선 펜스에 걸려있는“지뢰”안내판은 지구상에 단 하나뿐인 인간이 갈 수없는 유일한 땅처럼 서먹함으로 가슴 싸늘하고 무거운 발걸음을 정신없이 옮기다보니 벌써 절고개 능선 갈림 넓은 안부에 이른다.(10:35)

▲만경대 바위와 나뭇가지에 열려 있는 상고대▲  

                       

▲인구밀집구역에 지뢰라 ?????▲  

잠시 호흡을 고르고 이수봉으로 오르는 완만한 능선에서 목적지가 비슷한 무리로 종주하는 팀을 만나 목적지를 확인하는 인사를 나누고 앞서 보내고 이수봉에 닿았지만 쉬어갈 틈이 없다.(10:52)

                       

▲견공은 집에 두고 왔으면.........▲  

전쟁을 치르고야 번갯불에 콩 볶아먹듯 이수봉 정상표석을 독대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이정표가 알려주는 국사봉방향으로 길을 잡아 안개로 시야가 흐리고 밋밋하고 지루한 산길을 진행해 고려충신 조윤이 세상을 등지고 망국을 서러워했다는 국사봉(540m)에 닿았다.(11:21)

▲국사봉 정상에 역사적인 기록을 설명한 비석▲  

하오고개를 알려주는 이정표의 안내를 충실하게 따라 묘지능선과 작별하고 하오고개(2차선 구도로)에 내려서 청계산과 광교산을 물리적으로 단절하고 지나간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확장 공사 중) 안전지대를 찾아 좌측으로 200m쯤 내려서 공사안내판이 세워진 임시중앙분리대 빈자리에서 통행차량이 뜸하기를 기다려 빠르게 횡단해 분리대를 가볍게 뛰어넘어 안전하게 횡단한 후 안전펜스 이음새사이 인공배수로의 가파른 경사로는 물기를 머금어 몹시 미끄러웠고 갑자기 찾아온 허기가 힘겨워 2번씩이나 호흡을 고른 후에야 절개지 능선에 올라선다.(12:16)

▲하오고개를 내려서자 서울외곽순환도로가 발목을 잡는다▲  

젖은 낙엽에 신문지를 깔고 배낭을 내려놓고 배낭에 들어있는 먹거리를 살펴보니 식수 500cc, 배 1개, 귤 1개, 양갱 1개, 빠다코코낫(소형) 1개가 전부지만 아침은 귤 2개, 양갱 1개, 빠다코코낫(소형) 1개로 때웠으니 식량은 충분하다고 자기암시하며 배 절반과 과자, 양갱 귤로 점심을 때우고 KBS시설물(TV난시청 해소)을 뒤로하고 영심봉갈림길에 이른다.(12:55)

                         

 

▲난시청 시설물과 영심봉▲  

부드럽고 잘 닦여진 등산로와 안내판으로 순조롭게 바라산(428m)에 닿았지만 안개가 자욱해 소나무에 매달린 정상표지 확인으로 만족한다.(14:01)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인간역시 동물과 동일한 부분은 식욕이 분명함을 실감함은 반쪽을 남겨둔 배가 자꾸만 어른거리고 라디오에서 아름다운 음악이 흘러나왔지만 소음에 불과하고 온통 머릿속은 평상시 즐기던 먹거리로 가득하고 가벼운 오르막이지만 허기져 오르기 힘들어 등산로 후미진 곳에서 배를 깎아먹고 기력을 회복해 백운산(567m) 정성표석을 보듬는다.(15:03)

▲백운산 삼각점▲  

삼각점(수원 451 1983 재설)을 확인하고 한북정맥 지지대고개 길을 버리고 철망펜스 따라 억새밭으로 방향을 잡았지만 억새밭에 억새는 보이지 않고 차가운 바람과 외롭게 맞서고 있는 돌탑과 각별하게 작별인사를 나누고 노루목대피소를 경유해 광교산(시루봉:582m)에 당도한다.(15:43)

 

▲억새밭 돌탑과 변해버린 광교산(지루봉) 정상표석▲  

그렇게 긴 시간이 아니었는데 정상표석이 서있던 자리에는“국가기준 삼각점”이 버티고 있었고 새로 단장한 정상표석이 무언지는 모르지만 거리감이 느껴지고 허전함이 느껴지는 연유는 무엇일까? 자신에게 숙제로 남기고 토끼재의 수많은 나무계단을 내려다보며 거칠게 입김을 토해내며 비로봉 정자에 이르지만 단체산악회에서 선점해 허탈하게 형제봉 나무계단을 올라서 오전에 만났던 종주 팀을 다시 만나 덕담을 나누고 형제봉 바위능선을 후들거린 다리로 내려선다.(16:43)

 

▲형제봉 바위지대, 갈림길에서 경기대로 진행▲  

특별한 경사로 없이 비교적 가벼운 내리막길이라 다행이라 여기며 “김소월의 시 산유화”를 내려서자 자동차가 다녀도 손색이 없을 것 같은 신작로를 진행해 경기대 정문에 이르고(17:33) 캠퍼스를 관통해 후문을 빠져나와 43번국도 신호대기후 횡단보도를 건너서 경기대후문 버스정류장에서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 62번 버스를 탔으나 주말이라 교통체증이 심했지만 죽전4거리에서 하차해 본가에 귀가하며 무사히 산행을 마감한다.(18:57)

 

▲경기대 정문, 후문 버스정류장▲  
 

나 종손 그만하고 싶어요.

몰락한 가문의 종손으로 사회생활과 직분을 다하기는 참으로 외롭고 고독한 자리다.

그나마 다행으로 연로하시지만 부모님께서 생존해 계신덕분에 지금까지는 한 번도 집식구나 내가 제물로 올리려고 시장에서 직접 생선 한 마리 사들인 적이 없지만 제사상을 차리다보면 항상 큰상 2개에 가득한 제물로 빈 자리 없이 처음부터 차곡차곡 격식에 어긋나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가능하지만 여기까지는 돈과 며느리들의 노력과 정성으로 가능하지만,

누가 대신해 주지 못하는 힘들고 귀찮은 일은

밤톨을 물에 불려 깔끔하게 알밤으로 깎는 수고와 도라지 껍질 까기

그리고 고역은 사용하지 않은 붓과 한문으로 한지에다 귀격(A4용지)에 절반은 祝文을 나머지 절반에는 祭祀順序를 쓰는 일도 지금까지는 아버님의 전격적인 지원으로 어려움이 없으나 이번 증조모님 기일에는 아버님께서 심기가 불편하셨던지 몸이 불편하시다는 이유로 지원이 소홀해 아까운 한지만 허비하고 祭祀順序와 祝文이 엉망이 되어 祝文을 낭독하지 못하고 약식으로 제사를 모시며 가족들 앞에서 56년간 쌓아온 종손의 존경심이 땅에 떨어져 얼굴을 들지 못하도록 난처함을 겪었으니 지금부터라도 서예공부를 다짐하지만 절실하지 않으니 마음먹은 대로 잘될지 걱정이 앞서,

가능만 하다면 종손 자리에서 조용히 물러나고 싶다고 목 놓아 외치는 넋두리를 해본다.

 

에필로그

새벽 댓바람부터 설쳐대느라 부족한 수면으로 골치가 치근거리고 정신은 멍하고 아버님께서는 새벽에 산으로 달아난 종손녀석이 못마땅하신지 몸이 불편하시다고 자리에 누우셔서 황소고집을 부리시지만 어머님의 지원으로 부족하지만 제사준비를 끝내고 베란다창문너머 도로로 간간이 지나가는 차량을 바라보며 종손과 조상님들의 제사와 현대 산업사회의 무한경쟁 시대를 생각하니 입맛이 씁쓸하다

자정쯤 제사를 모시려고 향을 피우고 절을 하며 증조부모님께서 오시기를 청하며 재배하는 것으로 시작해 새벽 2시30분에 철상과 음복으로 제사를 끝내고 며느리들이 음식을 정리하는 동안 아우들과 따끈한 정종을 나누며 피할 수 없는 종손 자리에도 최선을 다하고자 다짐한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는데 안기면 포근해지는 을 찾아서~

2009-02-18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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