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한북 정맥 1차 종주기

구간: 수피령-복주산-회목령

위치: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화천군 상서면. 사내면

산행시간: 9시간 20분(휴식시간포함)

날짜: 2001년 8월 26일 맑음. 비

인원: 알프스 산악회 대원 9명

교통: 알프스 승합차 이용

배낭속: 도시락, 간식, 물(꽁꽁꽁), 우비, 등산지도 ,옷한벌, 면허증,

< 겨울의 짧은 햇빛,가까운 곳부터 시작된 한북정맥>

2001년 1월 14일부터 시작된 한북정맥 종주는 올해 7월 8일 이후 처음이다.
유난히도 많은 적설량 으로 지나간 겨울의 한북정맥은 눈산행의 연속 이였다


발자국도 인적도 없는 쌓인눈을 허리에 두고 뒹굴기을 얼마나 했던가.

선두가 지치면 서로가 러셀 하기를 자청하며, 한 걸음 옳기면 두 걸음 미끄러지고
눈섭과 귓볼에는 땀이 흘러 고드름이 되고, 그렇게 보낸 대원들 아직도 한명의 탈락자
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겨울의 짧은 낮시간 때문에 가까운 곳부터 시작한 정맥타기를
당일종주 10차로 운악산 까지 이어놓고,
오늘에서야 수피령을 오른다.

< 수피령 에서 무거운 침묵만 >

06:40분 상쾌한 하늘을 의식적으로 쳐다보며 집을 나선다.
그 사람들이 그곳에 모두 모였다.


사창리에 10:00에도착,
두 대의 택시에 나눠타고 다목리- 수피령에 도착 (10:15분 요금 30,000원)


수피령 정상임을 알리는 표시석이 반갑기도 하지만 마음의 무거움이 느껴진다.
1구간 산행지인 곳을 이제야 찾은 것과,
분단된 조국의 허리 에서부터 종주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피령은 철원 금남면과 화천군 상서면의 경계를 이루는 780M의 높은 고개로 육단리와
다목리를 잇는 왕복 이차도로가 잘 정비 되어있다.
입구을 오르는 등산로는 지난 장마비 에 깊게 패여 있었다.

<야생화의 천국>

복주산 방향의 등산로는 자연 그대로며 굴참나무가 많은 곳이었다.
40분후 헬기장에 오르니 수피령 고개와 대성산이 보인다.


가는 곳마다 야생화 천국 이다.
며느리 밥풀꽃, 금강초롱, 흰진범, 톱잔대, 으아리, 산꼬리풀,.......
여유롭게 매달린 다래열매등


야생화가 많아서 인지 대원모두 꽃 이야기만 한다.
제법 넓직한 풀밭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시원한 포도주와, 전라도 사투리, 산악마라톤 얘기로 20분간 휴식을 뒤로 한채 다시 걷는다.
식후 산행은 꽤 힘들다.


북녘의 땅이 지척이라 벙커와 참호가 많기도 하다.
산행 3시간 50분 후 넓직한 군사용 비포장 도로에 도착 했다.


꽃들과 질갱이가 동산을 이룬다.
고향 생각에 입가엔 엷은 미소가 흐른다.


구불구불한 도로는 전형적인 고향 같다.
스칠 때마다 풍기는 야생화 향기는 가지각색이다.


처음부터 더덕 찾기에 몰두하던 회장님
심봤다! 라고외친다. (산행 4:30분 경과)
갑자기 조용하다.
아마도 성냥개비 크기만 한가보다 (쾌 크면 난리가남)


군사용 도로가 끝난 헬기장 에는
참나물이 흰꽃을 피워 시원한 분수대 처럼 보인다.
넓게 자리잡은 강아지 풀밭은 시골의 조밭 같다.

<오늘의주체 복주산>

갑작스레 제법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 진다.
걱정이 앞선다.


선두에서 정상이다 !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복주산 정상에 오르니 비가 그친다.


복주산은 오늘 산행의 주체가 아닌가!!!
1,152M의 복주산
이 봉우리에서 엎드려 빌면 부자가 된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상해봉, 광덕산, 명성산, 기장산, 금학산 ,국망봉, 화악산, 철원 평야등 북녘하늘을 도망치듯
바라보다 사창리 쪽으로 돌아서는 순간 우리는 깜짝 놀랐다.


푸르다 못해 시퍼런 하늘 아래로 쌍무지개가 그려져 있지 않은가.
아!!!!!
자연의 경의 스러움에 감탄할 뿐이다.


산행때 막걸리 한사발로 오늘의 안전산행과 전구간 완주를 기원했는데
큰절하며 빌었던 정성의 큰 선물인가?


복주산(伏主山), 소낙비, 산꼭대기 이 무대는 쌍무지개의 공연장으로 충분했다.
내리막은 육산으로 골이 심하다.
후두둑 하는 빗소리가 또 들린다.
하오현 내리막길은 폐타이어로 계단을 길게 만들어 놓았다.


정상에서 40분후에 하오현 비포장 도로에 도착 했다.
철원군 감곡리와 화천군 광덕리를 잇는 도로로 수레도 다닐수 있는 큰 도로다.


17:10분 총 산행시간 7시간소요 지치고 힘든 표정이다.
시간적으로도 하산 해야만 하는 시간이다.

< 출발 회목현으로 >

과일조금 물 한병이 전부다.
하지만 하오현- 회목현 구간은 미룰수가 없다.
회장님의 출발신호와 함께 회목현 산행이 시작된다.


앞서가던 여성회원이 산 더덕을 캐고 다른 회원은 야생화을 구경하며 다시 힘을 모은다.
헬기장을 세군데 지나서 첫봉에 오르니 무성한 또다른 야생화의 군락지다.


산새 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요란스럽게 가을 저녁을 알린다.
50분이 지나자 쾌 높은 직벽이 우뚝 솟은 회목봉에 도착한다.


좌측길로 돌아 로프을 잡고 오른다.
하산길은 길이30m의 긴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미끄러운 마사 길이다.


선두는 무전 연락을 하며 먼저 하산키로 하고 나는 후미와 합류하여 회목현 으로 하산한다.
후미와 회목현에 도착하니 19:00다.


어둑하다.
지난겨울 상해봉 광덕산을 오르던 기억이 난다.
밝은 달과 별빛이 초가을 하늘을 밝힌다.


어두운 계곡에서 목욕하니 신선이 된듯한 느낌이다.
풀벌레의 요란함을 느끼며 터벅터벅 광덕리에 도착 했다.


먼저 나섰던 선두가 사창리 에서 이곳까지 차량을 이동 해왔다.
추위가 엄습해온다.
차에는 히터를 켰다.


포천으로 나와 꺼먹 돼지와 소주 한잔.......
자연의 경의로움에 다시금 찬사를 보내면서 1차 구간을 마감합니다.
온갖 야생화의 풀잎에서 아련히 풀벌레 소리가 아직도 들리는 듯 하다.

*** 지난긴 겨울과 무더운 여름동안 10차 (7개월소요) 에 걸쳐 진행된 한북정맥 마루금
밟기를 전면 취소키로함.
*** 수피령- 민둥산- 운악산- 국사봉- 죽엽산- 사패산- 북한산- 장명산(파주)
까지 전구간 순서대로 재도전 키로 결정함.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