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7.  과치재-연산-만덕산-수양산-국수봉-노가리재

 

Mt. 0502  연산(508.1m) - 전남 곡성군. 담양군
             만덕산(575m) * 수양산(593.9m) * 국수봉(558.6m) - 담양군

 

산 행 일 : 2005년 1월 9일 일요일
산의날씨 : 맑음. 상당히 추움
산행횟수 : 連山 * 萬德山 * 首陽山 * 國守峰 - 각각 초행
동 행 인 : 지리산악회 동참 산우 님들
산행시간 : 6시간 17분 (시산제 휴식 등 36분포함)

 

과치재/15번 국도 <0:24> 첫봉 <0:39> ▲연산 <0:08> 무덤/시산제 <0:11> 방아재/2차선 포장도
<0:22> 안부 비포장 길 <0:38> 만덕산 <0:03> 금녕 김씨 묘/점심 <0:32> ▲453.6봉 <0:13> 호
남정맥 중간지점(?) <0:16> 수양산 분기 능선 <0:08> ▲수양산/산불감시초소 <0:16> 입석리 고
개/897번 지방도(2차선 포장) <0:31> ▲국수봉 <0:18> 산불감시초소봉/활공장 <0:25> 406봉
<0:23> 425봉/활공장 <0:11> 활공장 <0:03> 노가리재/콘크리트 포장 길

 

산행(도상)거리 : 14.7km ⇒ 과치재 <2.4> 연산 <1.1> 방아재 <1.9> 만덕산 <3.4> 수양산
<2.1> 국수봉 <3.8> 노가리재

 

* 독산 1:50,000 지형도(2002년 수정본)와 신 산경표 참고.

 

 

                                                    오늘의 진행구간

 

이번 겨울 중 가장 날씨가 춥겠다는 보도가 있어 준비를 단단히 했는데 버스 이동시간이 짧아지
며 낮 길이도 노루꼬리만큼씩 길어지고 있으니 따사로운 햇볕이 있을 오후 일찍 산행이 끝나리라
여겨져 크게 염려하지 않는다.
호남고속국도 옥과IC를 빠져 담양방면으로 조금만 가면 신촌주유소가 있는 과치재로 지난 산행
날머리이자 오늘 산행 들머리가 된다.

 

과치재∼노가리재 구간은 나뭇가지를 붙잡아야할 정도로 봉우리 오르내림이 가파른 지점이 많고 
방아재 남쪽 무덤 봉과 입석리고개, 국수봉에서 조금만 신경 쓰면 길 잃을 염려는 없다.
또한 콘크리트 포장이 된 노가리재에서 화순방면으로 내려가면서 보니 비포장 구간, 확포장 공사
가 진행중인 구간, 버스가 겨우 통과할 수 있는 비좁은 길도 있으나 접근이 가능하다.

 

09 : 13 "작은 대밭 뒤에 원형 수로가 있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몇 사람에게 얘기를 했으나 다들
'군자 대로행' 아니면 '점잖은 체면에' 보다 큰 수로를 찾아 옥과 방면 논둑 길을 따라가고 혼자
물기 없는 수로를 발견 오리걸음으로 통과하여 절개지 위로 산길을 찾아간다.

 

 

                                             수로를 오리걸음으로 통과하였다.


 

                                        왼쪽으로 보이는 대밭쪽으로 수로가 있다.

 

09 : 18 눈이 살짝 덮은 밤나무 밭과 산길에 족적을 남기며, 몹시 가파른 길을 가다서다를 반복할
여유가 있어 좋다.
하지만 발빠른 선두는 금새 쫓아올 것이고, 커다란 바위를 돌아 오르면 길이 다소 완만해진다.
 
09 : 37 능선에서 왼쪽으로 꺾어 조금 가면 길이 갈리는데 오른쪽 능선을 따른다.
09 : 42 정점이 불분명한 봉우리 Y형 갈림길에서는 왼쪽으로 들어서고 3분을 진행하자 앞서 본
갈림길이 합쳐지는 것 같다.

 

10 : 16 '독산22 1991복구' 삼각점이 설치된 연산 정상.
널찍한 전주 이씨 쌍묘를 거슬러 오른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약 10여m 벗어난 지점에 삼각점이
있으니 무심코 정맥 마루 금을 따르다보면 그 것을 볼 수 없으며 조망은 나무에 가려 별로다.

 

 

                                                         연산 삼각점

 

정맥 마루금 왼쪽으로 뻗은, 방향각 147도인 꾀꼬리봉과 기우산, 통명산 등을 거쳐 청룡산에 이르
는 산줄기를 박성태 님은 신 산경표에서 통명지맥이란 이름을 붙였다.
 
10 : 24 연산에서 시산제를 올리기로 했지만 장소가 마땅치 안해서 잠시 나아가자 앞이 훤하게
트이는 묘비 없는 무덤이 있고 양지 바른 곳이어서 잔디에 눈도 없으니 이곳이 명당이다.
올해도 무사무탈 안전산행이 이뤄지길 기원하고 푹 꺼진 방아재와 다시 치고 오를 산마루를 살펴
보니 전에 큰 산불이 났었는지 검게 그을린 나무가 보이는 가운데 민둥산이 되어 버렸고 만덕산
너머로 무등산이 조망된다.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

 

10 : 42 내리막 길 또한 경사가 몹시 급하고 미끄럽다.
10 : 53 어린 철쭉 묘목 밭둑을 스쳐 2차선 포장도로인 방아재를 건너는데 눈이 얼어붙어 지나는
자동차가 조심스럽게 운행하고 있다.

 

 

                                      철쭉 묘목장을 스쳐 방아재를 건넌다.

 

11 : 05 무덤 봉에 이르러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다른 무덤이 있는 봉우리 왼쪽 사면을 이용해야
하는데 얼핏 마루금 같지 않은 길이라 앞으로 나아갈 수도 있으니 잘 살펴봐야 한다.

 

11 : 15 자갈 깔린 길을 건넌 세 번째 급경사 오름 길도 부담스럽다.
비록 찬바람은 불지 않지만 상당히 쌀쌀한데도 얼굴에 땀이 흘러내린다.

 

11 : 37 첫봉을 지나 조망 없는 숲속 작은 나뭇가지에 걸린 분홍색 리본에 쓰인 뜻밖의 글씨가
가슴 뭉클하게 만든다.
'순천 최선호님 파이팅'

 

 

                                            1,500산 김정길 님의 격려 리본

 

호남정맥상의 미답산을 찾아다니던 1,500산 김정길 님의 배려에 새삼 감사드리며, 국수봉에서도
발견했고 표지기는 연산, 수양산, 국수봉에서 봤으며 수양산 표지기에만 '1,401번째 산'이라 표기
되었는데 지난 10월 7일 해남 대둔산에서 1,300째 산 기념 우정산행 이후 불과 3개월 여만에 100
산을 답사했으니 실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아울러 확고한 주관과 대단한 체력 또한 부럽고 언제쯤 산행길잡이가 세상에 그 모습을 나타내
보일지 궁금하기도 하다.

-1,500산 친구 님! 고맙습니다-

 

11 : 49 묵은 헬기장을 거슬러 조금 가면 '↑ 정상 할머니바위 50m * ↓ 등산로입구 3km * →
문재고개입구 2k1250m'라 적은 이정표가 있으나 등산로 입구는 금방 오른 길을 표시하는 것도
같고 앞으로 진행해야할 길을 지시하는 것도 같으며 '2k1250m'는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겠다.

 

 

                                            안부 이정표 맞은편이 만덕산 정상

 

11 : 53 10여m 떨어진 '산신제단' 팻말 뒤 봉우리가 만덕산 정상으로 모처럼 조망이 트인다.
창평 소재지 뒤로 삼인산 병풍산 줄기는 물론 멀리 추월산 사자봉도 바라보이며 인근 주민들이
즐겨 찾는 산인 듯 싶다.

 

 

                                       만덕산 정상표지 가운데 숫자가 지워졌다.


 

                                           만덕산에서 조망되는 병풍산 줄기

 

11 : 56 넉넉한 햇빛이 있는 금녕 김씨 무덤에서 때 이른 점심밥을 먹는데 서너 사람이 지나간다.
만덕산에서도 세 사람을 봤으나 일반 산행객인지 정맥 종주자들인지 물어보질 못했다.

 

12 : 12 자리에서 일어나, '물통구리 전망대' '신선바위' '신선화장실' 등 팻말 있는 곳을 스쳐간다.
네댓 명의 여인들이 스쳐 가는 것이 궁금해서 물어보니 "서울 덕유산악회 호남정맥 종주팀이다"
라고 하자 '호남정맥 종주'라는 말이 어찌나 반갑던지-

 

 

                                                            신선바위

 

12 : 25 십자 안부에서 직진,
12 : 31 또 나오는 십자안부에서도 직진하면 오른쪽은 벌목지로 이름을 알 수 없는 어린 묘목을
총총히 심고 끝에 빨간 색칠을 한 대쪽을 꽂아두었는데 저 밑으로 보이는 벌목지도 마찬가지다.

 

 

                                                      벌목지 직전 이정표

 

12 : 37 자갈 깔린 길을 거슬러,
12 : 44 베어낸 나무가 어지럽게 방치된 정점이 453.6봉으로 '독산408 1985재설' 삼각점이 있으며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금방 지나온 벌목지 뒤의 만덕산을 볼 수 있다.

 

 

                                                      453.6봉 삼각점

 

 

                                        벌목지 위로 보이는 만덕산(오른 쪽)

 

12 : 50 임도.
정맥 길은 이미 나무를 심어 들어서기가 미안하지만 나무 사이를 조심스럽게 통과한다.
출입을 막게되면 천상 가장자리로 길을 만들면서 가던지 아니면 임도를 따라야할 것이다.

 

12 : 57 '호남정맥 중간지점. 231km'란 팻말이 있는 펑퍼짐한 안부.
어느 누가 처음 이곳을 중간지점으로 단정지었을까?
산자분수령에 의하여 영취산에서 망덕 포구까지의 능선 왼쪽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등이 길고 긴
섬진강을 이루어 남해바다에 합류한다.  

그렇다면 금남·호남정맥까지 포함시키면서 백운산에서 외망까지의 29km는 계산하지 안해도 된
다는 말인가?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오류마저 진실로 오해하는 타성에 젖어 나 역시 금남·호남정맥을 호남정맥에 연결 짖고 꼬리를
잘라 버린 체 '천 백 오십 오리 길'이라고 운운하지 안했던가.

 

13 : 03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산길 오르막으로 들어선다.
13 : 13 후미가 되어 수양산 분기능선에 이르자 앞선 일행들에게 부담스러웠으나 "금방 쫓아가겠
다"는 말을 남기고 속도를 내 걷는데 내가 생각해도 무리한 행동이다.
왕복 0.8km, 20분이면 충분하리라.

 

13 : 21 '독산407 1985재설' 삼각점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수양산.

 

 

                                                    수양산 삼각점

 

시원스런 조망은 없고 가파른 길을 너무 빨리 걸어 오른 탓에 금방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1,401
번째 산' 표식을 살펴보고 삼각점 글자를 덮은 눈을 치우고 사진촬영도 하지만 마음은 급하다.

 

13 : 23 눈과 돌 그리고 작은 바위도 밟아야하는 내림 길은 오름 길 못지 않다.
분기점을 지나서도 가파른 길이 계속 이어지나 솔밭이어서 줄줄 미끄러져 내린다.

 

13 : 39 즐비하게 선 노거수 앞을 지나 897번 지방도를 건너간다.
이곳에는 리본들이 안 보이나 콘크리트 포장길을 따르면 된다.

 

                                                        입석리 노거수

 

수양산 분기점에서 헤어진 일행들이 임도를 돌아가는 모습이 보이자 마음이 놓인다.
약 200m 가량 되는 포장길 끝 지점에서 오른쪽 임도를 타고 가다 왼쪽으로 휘어 도는 곳에서 조
금만 가면 산길이 나온다.

 

13 : 58 임도 구비를 스쳐 힘겹게 오르면,
14 : 10 '1990 2 건설부' 삼각점이 박힌 국수봉으로 역시 나무가 조망을 방해한다.

 

 

                                                     국수봉 삼각점

 

이곳 또한 자칫 직진하기 쉬우니 주의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앞에 있는 바위봉 조금 못 미친 오른쪽으로 마루금이 이어지는데 잡목 잎이 떨어져버린 지금도
길이 쉽게 안 보이니 말이다.
몹시 가파른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퍼질러 앉아 쉬고 싶은 넓은 묘역이 있다.

 

14 : 19 이어 흑염소가 안 보이는 목장 철망 울타리 열린 문안으로 들어서 편한 길을 따른다.
14 : 26 속살을 드러낸 절개지 앞에서 왼쪽으로 돌아들고 이제는 철망 문을 통과하여 목장 울타
리 밖으로 나가게 되는데 억새와 잡목이 거추장스럽다.

 

14 : 28 산불감시초소와 활공장이 있는 468봉과 지독한 경사지대도 지나고
14 : 46 전망 좋은 바위 봉이 있으나 뒤쳐진 처지여서 대충 둘러봐야 했으며
14 : 53 406봉으로 여겨지는 높은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90도 꺾어든다.

 

15 : 16 이후 봉우리 몇 개를 넘고 425봉 앞, 비행안전수칙 팻말이 세워진 활공장에 이르렀지만
앞서 본 활공장과 마찬가지로 하늘을 나는 이들은 없다.

 

 

                                          맨 오른쪽으로 추월산도 보인다.

 

15 : 27 오른쪽이 훤히 트이는 둔덕, 갑자기 푸드득 소리가 나더니 글라이더 하나가 먼지를 날리
며 머리위로 솟구친다.
카메라를 들이대자 머리 위에서 잠시 맴도는데 환상적이다.

 

 

                                                머리 위를 나는 글라이더

 

새처럼 하늘을 날면서 내려다보는 산과 들, 강, 마을들은 어떤 모습일까?
비행준비를 하는 또 다른 한 사람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발길을 돌려 조금 내려가자 두 사람이
등짐을 지고 오르면서 반갑게 인사를 한다.
앞서 본 두 곳 활공장은 접근하기가 힘들어 자연스럽게 폐쇄되는 모양이다.

 

15 : 30 불과 3분 거리가 콘크리트 포장길인 노가리재다.
"오래 기다리셨지요?"
"아니오. 도착한지 얼마 안돼 이제사 떡국이 끓기 시작하네요"
모르긴 해도 꽤 기다렸을 것이나 마음을 편하게 해주니 고맙기 그지없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