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제 9차 (삿갓재 - 신풍령.빼재)

 

일시 : 2006년 5월 21일 해의 날.

날씨 : 한낮의 기온 23도 맑음 오후부터 무더움...

누구와 : 코리아마운틴 외 진주백두대간 회원 51명.

걸었던 길 : 황점 / 삿갓재 / 무룡산 / 돌탑 / 동업령 / 백암봉 / 횡경재 / 지봉안부/

               못봉 / 갈음재 .월음령 / 대봉 / 갈미봉 / 빼재.신풍령휴계소 /

 

구간별 소요시간 :

08 시 55분 : 황점 출발

10 시 20분 : 삿갓대피소.

11 시 21분 : 무룡산.

12 시 40분 : 동업령. (중식)

13 시 07분 : 중식후 출발

14 시 03분 : 백암봉. (우측대간 길로... 직진 방향은 송신중계소가 있는곳은 향적봉임)

15 시 24분 : 횡경재.

15 시 47분 : 지봉안부.(송계매표소 내려가는 길)

16 시 06분 : 못봉.

16 시 30분 : 달음재 월음령.

17 시 08분 : 대봉.

17 시 30분 : 갈미봉.

18 시 21분 : 빼재 .신풍령휴계소.

                                                총 산행소요시간 9시간 26

 

접근거리 : 2.5km (황점 - 삿갓재)

하산거리 : 0

대간거리 : 18.5km

도상거리 : 21km

실거리    : 약 27km

백두대간 누상거리 : 146.5km  (1차 - 9차 : 지리산 밤머리재-신풍령)

 

눈이 시리웁도록 싱그런 5월의 신록 !

연록의 짙은 그리움 안고 ...

그 신록의 바다로...

 

가슴 저렸던 그 겨울의 아픔도.

생각의 번뇌에서 몸서리 치도록 떨구고 싶었던 그 ...이름 석자도.

저 삿갓골의 푸른 물빛에 물들어 버렸고...

 

내일을 향한 나의 생에 나이테가 하나 둘 더하여 갈때

남아있는 삶의 여백을  저 신록의 푸르름으로 채울수 있다면...

난 당신께 모든걸 드리리다...

 

산문으로...

봄비에 떨구어진 진달래 꽃잎 하나둘 즈려밟으며.

소월님의 진달래 시 귀절을 조용히 읊조리하고.

이젠 이땅의 진객이 되어버린 노고지리(종달새)의 지저귐은

왜이리도 좋은지요.

 

여인네의 허리선마냥 부드럽고

어머니의 푸근한 가슴팍마냥 그냥 안기고픈

그런 덕유의 오름길...한걸음 두걸음.

 

삿갓대피소.

운치와 멋이 곁들어진 계단길 오름에 자리잡은 샘터...

산객의 목을 적시고 가야할 대간의 오름을 향해

몸을 곧추세우고 길섶 양달진 자리 살포시 피어오른 할미꽃에 입맞춤하고

가파른 무룡산 오름은 오늘 다가온 첫 봉우리...

밀려가고 여울지는 덕유의 운해에 잠시 넋을 빼앗깁니다.

 

고즈넉한 너럭지대 자리잡은 돌탑.

지난 세월의 풍상을 온몸으로 맞으며 이젠 지쳐버렸는지...

허물어진 정성이여...

잠시 이땅을 앞서 스쳐간 산객의 영혼에 감사의 마음을 전해봅니다.

 

동업령..

요구르트 1병.

찹살떡 2조각.

갯잎.된장고추. 지천으로 널부러진 원추리 군락지대. 행여 잎새... 다칠세라

돌팍에 걸터앉아 중식을 해결합니다.

땀을 흘려야만 느낄수 있는 동업령의 운치

나의 체력이 쇠진하여 오름을 마칠때

난 반야의 풍란은 넘도 큰 욕심...

지리산의...

덕유의 원추리로 피어날수만 있다면 하고 잠시...   젖어봅니다.

 

백암봉으로...

백암봉으로 향하는 거친오름...

지난 봄비에 뜨거운 지열은  산객의 거친호흡에 기름을 더하는 듯 합니다.

가다 말고 중턱허리춤에서 걸터앉아 버립니다.

...맘을 고쳐먹고 ...

 

백암봉...

눈에 빤하게 보이는 중봉.향적봉을 비켜세우고 대간의 길따라

내림과 오름의 반복함 인생사 삶이 그러할진대...

오늘따라 왜이리도 힘이 드는지 횡경재를 앞두고

오수자굴로 내려서는 작은 팻말 ...

하산의 갈등이 느껴져 옵니다... 

 

귀봉...

힘들게 오름했던 수고의 댓가도 날려보내고

안락한 언덕배기 푸근함도 미웁기만 합니다.

그런 횡경재를 지나고

다시 또 오름으로 ... 오름으로... 

 

지봉..

다시또 내림으로 월음령.달음재...

지명으로 느껴보기에 분명 참 아름다운 우리의 이름이고

운치로 볼때 낮으막한 듯하며 거대한 봉우리 (대봉.갈미봉) 앞에 두고...

내려 앉은 달음재에 퍼대앉아 긴 한숨 토해내며...

거칠어진 숨결 다시또 아우르며...

 

그 무지한

대봉과...

갈미봉...을 뒤로하고...

멀리 신풍령을 오르는 차량의 소리가 귓전에 울릴쯤...

아직도 앞을 가로막는 옅은 오르막...

여는때 같으면... 오만스레 올랐을 그 길을...

대간은 나에게 지난날 멋모르게 행동했던 오만함의 무례함을 교훈하는가 봅니다.

 

오늘 대간의 길은 나에게 마지막 남아있는

한줌의 기력마져도 남김없이

요구하는지요...

 

신풍령을 내려서는 돌계단 내림을 마치고.

그냥 그냥 누워버립니다.

코 끝을 스치는 신풍령의 봄바람 살며시 다가와

볼가에 미소지을 쯤 ...

해는 뉘였뉘였 저물어 갑니다.

 

캔맥주 한잔에 괜한 서럼달래고(넘 힘이드니 웬지 서러움이)

망태기 추스려 길을 떠난다.

 

가야할 곳 진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