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4구간 월출산군 월출산구간

일시 : 2001. 8. 11 (토) 비 송영희 강창모부부 조용복 이문용 장영성부부


지명 불티재 노릿재 양면석불 555봉 통천문 천황봉 구정봉
고도 180 230 808 738
거리 1.3 2.6(3.9)
시간 1:10 1:00(2:10) 50(3:00) 40(3:40) 10(3:50) 1:20(5:10)

지명 향로봉 미왕재 용계골 도갑사
고도 743
거리 2.8(6.7) 3(9.7)

구간거리 기맥거리 접근거리 하산거리
9.7 6.7 3

구간시간 기맥시간 접근시간 하산시간 휴식시간
7:40 5:50 1:00 0:50


꿈꿔오던 땅끝기맥 종주를 지리산 태극능선 종주팀과 다시 합류하여 하기로 결정하고 드디어 오늘 23시34분 영등포 발 무궁화호 열차에 몸을 싣고 광주를 향했다 택시를 타고 터미널로 이동하여 영암행 버스에 올랐다 장영성계장 부부가 같은 버스로 오른다 일정이 우리팀과 똑 같으니 같이 행동하기로 하고 영암에서 내리니 아침 식사할 곳이 없다 읍내까지 가야 뭐가 있을 것 같아 이사람 저사람에게 물어보니 읍내 가는 길을 아르켜 준다 굶고 갈 수는 없는 일이니 이른 아침부터 도로 따라 걷는다 영암이라는 동네는 조그만 면소재지 같은 인상을 풍기는 곳이다
좌측면으로 보이는 월출산의 바위군들이 기기묘묘하다 사방이 들판뿐인 평지에 우뚝 솟은 바위산은 보기만 하여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데 부족함이 없다
날씨는 잔뜩 흐려 곧 비라도 뿌릴 심산인가 보다 종주 첫날부터 비를 맞고 바위산을 오르게 될 것 같다 조심해야지... 다짐을 하고 눈동자를 잠시도 가만히 그냥 둘 수가 없다 문 열어논 음식점을 찾아야 한다 이윽고 문 열어논 해장국집 주인을 불러보나 대답이 없다 알고 보니 화장실에 앉아서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맛없는 해장국, 선지 특유의 피비린내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고 끓인 모양이다 좌우지간 배는 채워야 하니 별 수 있나 참고 먹으니 먹을 만은 하다 하얀 쌀밥 기름
기가 자르르 흐르는게 예사 쌀이 아니다 후식으로 나오는 수박차는 생전 처음 먹어보는 맛이다 아무 것도 안넣고 순수한 수박살만 넣고 끓이는데 1.5L 페드병 하나 만드는데 몇덩이의 수박이 필요하다고 한다 먹으라고 한다고 마구 먹어 치우는 우리들도 좀 너무한 것 같으나 수박향 짙은 엷은 죽 같은 다른말로 걸쭉한 수박차는 언제 다시 먹어 볼 기회가 있겠는가 한잔 남기고 한병 깨끗이 비워버렸다
택시를 두 대 대절해서 불티재로 오른다 메다 요금에다 몇백원 더 얹어 7000원씩 지불했다 오르는 도중 4차선 도로에서 오른쪽 갓길 같은 2차선 도로로 오르면 불티재이고 사차선으로 계속 가면 불티재 바로 밑의 풀치터널이 된다 이 도로는 개통한지 1년도 안되어 지도에도 없는 길이다 불티재 휴게소는 예전엔 억수로 돈을 벌었다고 기사 아저씨가 말해준다 지금은 새도로가 뚫려 일부러 가지 않으면 차가 한 대도 다니지 않는 죽은 도로가 되어 버린 것이다 기사 아저씨의 말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강진 군내버스가 수시로 다니는 것이다 택시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생각되나 진실을 얘기하지 않은 얄팍한 상술이 얄밉다

불티재 : 7:20

이리저리 치고 오를 장소를 물색한다 고개를 살짝 넘어서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제법 너른 초지가 있다 그 사이로 묘로 가는 길이 나 있다 두 번째 나오는 묘에서부터 길은 오리무중이고 적당히 편한 곳을 골라 뚫어 보려해도 그런 곳은 없다 가시 잡목을 무조건 헤치고 뚫고 오르니 희미한 길 흔적을 만날 수가 있었다 가다보면 또 그 흔적마저 없어지기를 반복한다 편한 곳으로 진행하다 보면 사면이고 다시 능선으로 오르기를 몇 번 십자 안부가 나오나 다니지 않아 가시 잡목으로 꽉 차 있을 뿐이다 도상거리 1.3km 밖에 안되는 거리를 1시간 10분이나 헤매야했다

노릿재 : 8:30

노릿재에서 오르는 길은 아예 그 흔적마저 없다 능선을 가늠하여 무성한 풀숲을 헤치며 간다 온 몸이 난자 당한 듯 북북 그어지며 상처가 나 땀과 범벅이 되어 쓰라립기 그지없다 조금 더 고생하니 이윽고 길이 나온다 키가 넘는 산죽을 헤치며 오르니 전망이 트이며 퇴락한 큰 비석과 상석도 잘 가꾸어져 있는 최공의 묘이다 조금 지나 왼쪽으로 10m만 가면 양면석불이 있다는 팻말이 나온다 짐 풀어놓고 물 간식들을 먹으며 사자봉 매봉 연실봉 시루봉 등 바위 군들이 불꽃처럼 타오르는 형상을 구름 사이로 바라보며 연신 감탄을 해댄다 고맙기도 해라 바람이 구름을 몰아내고 그 속살을 아낌없이 온전히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연실봉에서 시루봉으로 이어지는 구름다리가 아스라하게 보인다

양면석불 : 9:30 9:40 출발

다시 산죽을 헤치며 진행하다 보면 엄청나게 큰 바위봉들이 도열하며 기다리고 있다 5m 정도의 암릉에 누가 나무를 받쳐놓아 가지를 밟고 올라 갈 수 있도록 해 놓았으나 맨 위를 잡고 올라챌 때 주의해야 한다 거의 직각으로 세워진 나무임으로 힘을 주면 뒤로 넘어질 우려가 있다 넘어지진 않았지만 시껍한 순간이었다 뒤에 오는 이들을 위하여 끝을 힘주어 잡고 버틴다 이곳은 필히 밧줄 한가닥 있어야 할 것 같다 오르면 가는 방향 암봉 길이 없다 왼쪽 암봉 곁으로 길이 있어 잠깐 오르다 다시 오른쪽으로 돌아 오르면 암봉 정상 이순간 또 구름이 걷히더니 아까 본 능선 바위군들을 더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 오른쪽 암봉이 555봉인 것 같으나 확인할 길은 없다 사진 한 장씩 찍는다
모든 사람이 천황사에서 오름으로 인하여 이 장관을 본 이는 땅끝기맥 종주자외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555봉 : 10:30 10:40 출발

지금서부터 길은 국립공원답게 여기저기 이정표며 줄이나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그야말로 아우토반이다 멀리서만 보이던 구름다리 능선이 지척으로 보이는 갈림길에 이정표가 있으며 그 옆에 웬 선녀? 나무꾼은 어디가고 어른선녀 꼬마선녀 꼬마선남 운동화로 올라와 즐겁다고 웃어댄다

갈림길 : 10:50

천황봉은 좌측길로 넘어간다 지루하리만치 길게 설치된 철계단은 지루함의 극치다 어지러움증을 참으며 오르니 하늘로 통한다는 통천문을 지난다 솔직히 지리산이나 북한산의 통천문 보다 좀 허전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통천문 : 11:20

통천문을 지나 돌아 오르면 암봉인 천황봉이다 너른 암반 위에 월출산 소사지 안내판이 있으며 동판에 아로새긴 월출산 지도도 돌 속에 박혀 있다

천황봉 : 11:30

이후 간간히 비가 뿌리는 가운데 구름이 유유자적하며 그 바위 속살을 보여준다 계속 암봉 암릉 바위를 수도 없이 지나며 선경에 든 기분을 만끽한다 좌우사방 모두
가 바위 군락들 그 밑으로 속세엔 녹색의 향연이다 영암 들판에 각종 곡식들이 익어가는 소리를 가슴으로 들으며 아홉 개의 우물 흔적이 있다는 구정봉(九井峯)을 향한다 바위바위들 직진하면 억새밭 오른쪽으로 가면 베틀굴이란다 월출산에 와서
다른 것은 몰라도 베틀굴은 꼭 가봐야 된다고 강선배가 난리다 에라 어차피 종주가 목적이더라도 비도 오는데 못하면 어쩌랴 싶어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점심 먹을 시간은 되어 가는데 굴이라면 비바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하에 베틀굴을 가니 안내판이 입구에서 반긴다 이 굴은 여성의 성기와 그 모양이 같으며 항시 음수가 흐르고 있어 음굴 또는 음혈이라고도 불리며 굴 입구에서 앞을 바라보면 정면으로 성난 남근바위를 볼 수가 있어 음양의 조화에 대한 신의 장난기를 읽을 수가 있다 임진왜란 때 아녀자들이 이 굴로 피신을 와 베를 짰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와 베틀굴이라고 한단다 베틀굴 위에서 조금 더 가면 구정봉이며 우물 흔적은 여섯 개 밖에 확인 못했다고 한다
서로 쪼글치고 음혈 속에 앉아서 고추를 된장찍어 점심을 한다 모두들 웃고 난리다 모든 하는 이야기가 음양에 관한 연상으로 웃지 않을 수가 없다
베틀굴에서 고추 먹은 사람이 누구냐 이름 적어놔라 아이구 이 굴속에 웬 올챙이 알이냐 어머 풀도 났네 등 등 ... 가만히 있으니 한기가 몰려든다 음굴 속이니 더욱 더 음습함을 느낀다

베틀굴(구정봉) : 12:50 13:20 출발

또 바위들의 향연 초라한 억새밭 미왕재에 도착하니 초지 위에 무슨 노천 전시장 같은 곳이 나온다 아마도 각종 식물을 사진에 담아 설명해 논 모양이다 모두들 내려가자고 난리다 더 이상 비 맞고 못 가겠다고 한다 그럼요 종주가 생명은 아니니 내려 갈 수밖에...

억새밭(미왕재) : 14:00

오른쪽 도갑사쪽으로 내려간다

호계골 : 14:30

여기서부터 키 큰 동백나무가 나오기 시작하여 내려갈수록 군락을 이룬다 이른봄에 온다면 핏빛으로 만개한 동백꽃을 원없이 구경할 수 있을 것 같다

도갑사 : 15:00

매표소를 지나 상가에서 빈대떡에 동동주 한잔하고 마침 들어오는 영암행 버스에 몸을 맡긴다
영암에서 해남으로 이동하여 하루 유숙할 방을 구하고 정육점과 겸업하고 있는 고기집에 들러 생삼겹살에 생고기로 포식하고 노래방까지 갔다 나는 왜 노랫소리만 들으면 짜증이 날까 나에게는 소음으로만 들리니 그것도 병이라면 병일 것이다 중의에 못 이겨서 들어가서 그저 가만히 있으려니 그것도 뭣하고 해서 손박자 몇 번 맞추어 본다

여기 생고기는 서울하고 틀려 아침에 잡은 한우 아롱사태 차돌백이 등 부위를 날로 주는 것이니 주의해야 한다 1인분에 만원인데 먹어 보니 육회하고는 비교할 수 없으리만치 담백하고 쫄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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