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8일(목) 하루 월차를 내고 낙동정맥중 빠진구간(배내고개-영축산-지경고개-정족산-주남고개)을 다녀왔다.

뜻하지않게 양산의 솔밭산공원묘역 위편 정족산 올라 가는 외진 등산로에서 들개 두마리와 마주쳤다.


일주일전 TV에서 야생 들개들이 송아지를 공격하고 닭을 잡아먹고 한다는 방송을 보면서

남의 일처럼 생각했었는데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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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view.do?ncd=3491239&ref=D


긴장되는 순간을 무사히 넘겼기에 혼자 산에 다니는 홀산족 매니아들과 정맥을 혼자 걷는분들을 위해 

야생 들개들과 만났을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공유하고 싶어 이 글을 적는다.  


참고로 위 내용을 요약하여 양산시홈페이지와 울주군홈페이지에도 올린 상태임!!!


1.일시 : 2017년 6월 8일 오후 5시 2분 전후


2.장소 : 경상남도 양산시 정족산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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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과 : 아래 사진과 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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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침 10시40분경 배내고개를 출발하여 영남알프스를 지나

오후 4시 30분경 도착한 솔밭산 공원묘역.


여기서 쉬면서 간식을 먹는데 우측 먼곳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이때까지도 잠시뒤 저 위 통신탑 부근에서 그 소리의 주인공들을 만날줄은 몰랐다.

그냥 공원관리사무소에서 키우는 개나 성묘객이 데리고 온 걸로 생각했기에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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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고개마루끝에서 우측 산길의 이정표 방향대로 진입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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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커다란 암반과 소나무가 잘 어우러진 곳에

부산 운봉산악회에서 세운 추모비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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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곧바로 수풀이 무성한 좁은 산길을 오르는데

갑자기 위에서 개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처음엔 등산로 옆에 누가 살면서 개를 키우나 했는데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소리가 요란하다.

그리고는 좁은 오름길 등산로를 떡하니 차지하고 있는 개 두미리를 보았다.

눈이 마주치자 으르렁대며 더 요란하게 짖어댄다.

어라...이거 장난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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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들이 피할 생각을 안하기에 갖고 있던 스틱 두개를 휘휘 젓기도 하고 부딪치기도 하면서

소리를 지르는데도 꿈쩍하지 않는다.


처음엔 하얀색 바탕에 얼룩있는 약간 작은놈(위 사진 왼쪽에 풀잎사이로 눈만 보이는 개)이 심하게 짖더니

내가 스틱을 마구 휘두르자 검은개(사진 오른쪽)가 앞으로 나서면서 물 것처럼 으르렁거린다.


나도 기싸움에서 지면 안될것 같아 소리 지르면서 한발짝 올라서자 더 심하게 짖어댄다.

이야... 거의 일촉즉발였다.

한 20여초 이상 그렇게 대치를 하는데 이대로는 안될것 같아

개들을 보면서 스틱을 흔들지 않고 고개를 좌측으로 돌리며 조용히 가! 가!! 하니

개들도 심하게 짖던 것을 조금씩 멈춘다.


그렇게 또 20~30여초 정도의 시간이 흐르는데 더이상 변화가 없고 개들도 좀 조용해져서

등산로의 오른쪽(산속)으로 돌아가려고 3-4발자국을 움직이자 

이번에는 얼룩무늬개가 옆으로 빙 돌아 내 앞을 가로 막으며 내려온다.

못가게 하겠다는거였다!!!


그때 위쪽에서 하얀개 한마리가 더 나타나더니

개 세 마리가 부채꼴 모양으로 퍼져서 나를 향해 압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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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우와.....저 이빨!!!

지금 생각하도 그 순간은 소름이 돋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놈들이 나를 몰이하는구나!


놈들을 노려보며 뒷걸음질로 다시 원위치하면서 스틱을 손잡이쪽이 앞으로 오게  돌려잡은 뒤

스틱이 너무 길면 개들을 내리칠때 걸리적 거릴것 같아 길이를 줄인뒤

달려들면 두꺼운 손잡이 부분으로 대갈통을 때릴 준비를 한 뒤

소리를 지리며 뒤로 천천히 물러나 결국 추모비 있는 바위까지 빽했고,


바위를 올라서는 순간 개 세마리가 한번에 도약하기는 힘들것 같아 얼른 주위에 던질게 있나 살펴봤더니

마침 굵직한 소나무 죽은가지가 있어 주워서 힘차게 던졌더니 검은놈 엉덩이쪽에 빗맞자 도망간다.

놈들이 꼬리를 보이니 나도 이때다 싶어 소리 소리 지르며 스틱을 부딪치며 뒤쫓아 올라가니

순식간에 개들이 사라졌다.


그런데 등산로가 우거진데다 좁아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스틱을 휘휘 젓으며 소리지르며 올라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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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우측으로 통신탑에 리본이 매달린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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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좁은 산길을 지나며 개가 뛰어내릴것 같은 위쪽을 신경쓰며 5분이상 걸었더니

다시 임도가 나타난다.

이제 어느정도 넓은곳이라 어느정도 안심이 된다.

일단 돌을 주워 하나는 주머니에 넣고 하나는 오른손에 들고,

왼손에는 스틱 두개를 쥐고 높은쪽을 주시하며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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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그런데 그동안 짖는 소리도 모습도 보이지 않던 개들이 왼쪽 소나무 옆에서 제일 큰 검은색

개가 나를 보더니 위로 뛰어간다.

소리지르며 임도에 있던 돌을 주워 던지고 개가 있던 소나무에 가보니

저렇게 껍질이 벗겨져 송진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순간......이놈의 개새끼들이 자기 영역표시를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적당히 가볍고 뾰족한 돌을 두개 집어 하나는 주머니에 넣고 하나는 오른손에 들고

스틱은 왼손으로 합쳐 들고 소리 소리 질렀다.

이놈의 개새끼들이 사람을 뭘로 보고!

다 나와!!!

너네같은 개새끼들은 머리통을 부숴놓겠어!

덤벼!!!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실제로 이렇게 소리소리 지르다보니 목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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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다시 몇분 걸으니 저 위에서 이번에는 하얀색 바탕에 얼룩무늬 개가 나를 지켜보다가 사라진다.

허 참...

이것들이 대체....나를 유인하는건지 아니면 내가 가는길이 그놈들 가는 길과 같은것인지...

아까 나를 공격하려고 할때의 그 행동들을 생각해보니

이놈들이 날이 어두어지기를 기다리는건가?

하는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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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임도가 끝나고 우측 산길로 정맥길이 이어진다.

정족산 거리 이정표가 없어 여기서 잠시 쉬면서 지도를 확인해보니 아주 멀지는 않아보인다.

그런데 산길로 들어가면 개들이 있을수도 있고,

잠시 고민을 하다 정면돌파하기로 하고 다시 스틱을 부딪치며

소리를 고래 고래 지르며, 가끔가다 오른쪽 배낭에 매달고 다니는 비상용 호루라기도 불면서

좁은 산길을 지나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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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정족산 정상에 도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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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가야할 마루금이다.

바로 앞의 작은 봉우리를 넘어 중간정도에 있는 완만한 봉우리 바로 앞이 주남고개일거다.

오른쪽 끝은 천성산 2봉일테고...

아직 해도 많고, 길도 험하지는 않을듯 하여 안심은 되지만 곧바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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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갈림길이다.

여기서 낙동정맥은 우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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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여기서 또 점박이개를 본다.

도대체 이녀석들이 진짜 해지기를 기다리는 건가?

성질이 나서 소리소리 지르며 몇번이고 돌을 집어 던졌다.

아...짜증나!


그리고 무탈하게 주남고개에 도착하여 들개 걱정없이 영산대 양산캠퍼스로 하산완료.


보다 자세한 산행후기는 아래 주소(장빠루의 백두대간과 9정맥이야기) 클릭

http://blog.daum.net/goindol/7467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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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야생 들개와 만났을때 대처방법

1)가장 좋은 방법은 피하는것!!!

-아무 소리말고 조용히 개들을 보면서 뒷걸음질 치며 그 자리를 피할것.

-단, 등을 보이며 급하게 뛰어서 도망가지 말고 천천히 개 눈을 보면서

 물러선 뒤 안전거리가 확보되면 달리기^^

-나도 스틱을 휘두르며 소리지르지 않았으면 공격하지 않았을수도???


2)야생 들개들과 대치 또는 싸워야 한다면?

 (1)절대 기싸움(눈과 목소리)에서 밀리지 말것!

 (2)스틱이든 나뭇가지든 들고 맞서며 소리를 지를것

  -스틱은 뾰족한 쪽을 앞으로 하지 말고 손잡이를 앞쪽으로 한 뒤

   길이를 줄여 짧게 잡고 달려들면 내려칠 수 있게 준비할 것

 (3)내 위치를 가능한 높은 곳으로 확보할 것

  -개들이 위에서 도약하며 달려들면 불리함.

   실제로 나도 바위위로 올라서면서 공세가 바뀌었고 여유가 생김.

 (4)던질 수 있는 것은 뭐든지 던져라!!!

 (5)아무것도 없다면 차고 때리면서 얼굴과 목부위를 잘 방어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