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과 시간들의 호남정맥 1차 완주를 마치고서.....

엊그제 시작했던 순간과 시간들이 교차했습니다.
그날
2001년 6월28일 오전5시30분 여명이 밝아올 무렵 덕산사에서 첫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망덕산정상에 올라서니 섬진강줄기가 시야에 뚜렷히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모두 뜨겁게 타오르는 일출을 보며 태양을 응시한다. 가슴깊이 못질을 했습니다.
간다고...우리는... 주화산까지...
탄치재를 얼마 안남겨두고 나종학선생님과 박덕주선배님등, 그리고나는 눈주위와 목 그리고 어깨에 많은벌에 쏘이기도했다.
모두들 갈증에 허덕이는 모습에서 호남정맥 첫출발에서 의 느낌은 앞으로 많은 시련이 닥칠거라는 생각이든다.
송충이애벌레가 수없이 옷에 달라붙었다. 거미줄로인해 온몸이 거미줄로 덥히기도하고 혹은 거미가 나의 입으로도 들어왔습니다.
모두들 산벌레에 물려 온몸에 풀독이 생기는 중증환자가되어 한주일 내지는 두주일동안 병원에서 피부병치료를 받아야했었습니다.
이후로는 서로 선두에 서지않으려고 (매번 선두는 이영주와 나종학선생님,구용회선배님과 김종범씨등) 눈치를 보기도 했었습니다. 서로들 앞에 가지않으려고하니.....성격급한사람이.....
그러나 하루의 산행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할려치면 어느사이에 혈육의정을 나눈사이보다 더욱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누가 누구에게서 화살을 던지겠는가?

===호남정맥 산줄기===
망덕산-불암산-쫒비산-백운산-농암산-바랑산-오성산-조계산-고동산-백이산-주월산-존재산-방장산-봉화산-일림산-사자산-제암산-용두산-가지산-봉미산-고비산-천운산-구봉산-안양산-북산-연산-무이산-괘일산-산성산-추월산-대각산-백암산-내장산-고당산-왕자산-묵방산-오봉산-경각산-만덕산-주화산

호남의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를 넘나들면서 남도의멋과 맛을 진하게 느끼는 산줄기 이지만
아직까지도 능선이 애매하고 잡목과 가시덩쿨, 그리고 교통편이 불편해서 심산유곡에 들어가는 코스라 할수있습니다.

국토사랑과 우리의 산줄기를 찾아서라는 대명제아래 전국의 많은 산악인들이 백두대간산줄기와 국내 9개정맥산줄기,
그리고 (가칭)한강정맥 산줄기를 찾아 밟고있습니다.

진정한 산악인이라면 외국의 히말라야나 아니면 암벽이나 빙벽...어떠한 유명한산보다더,,,
우리의 산줄기를 밟아보아야 진정 산을 알게 될것이라고 믿습니다.
우리는 산을 알고 깨닫기위해서 지금도 백두대간산줄기와, 국내9개정맥 산줄기, 그리고 (가칭)한강정맥 산줄기를 밟고있는것입니다.

송치를지나 바랑산정상에 올라서면 저멀리 지리산 주능선이 아스라이 보입니다.
전국토의 산줄기가 용트림하는 모습을 가히 볼수있는것입니다.
만만치않은 유치산과 오성산을 지나 승주땅의 조계산 장군봉을 오르면 좌,우측으로 그 유명한 선암사와 송광사도 보입니다.
억새천국의산이라고 할수있는 고동산을 지나고 한군데에 모아놓은것같은 억새의산 백이산에 오르면 정말! 내가!
호남정맥산줄기에 발을 들여놓은것에서 이순간만은 만족하게됩니다.
바람에 스치는 억새풀!
햇빛에 반사되는 억새풀! 이것이 산행인지! 천국의 느낌으로 다가오기도합니다.
석거리재의 내고향식당은 반찬이 약25가지이고 젓가락이 어데로 가야할지도...어리더리둥실 하기도하는...
서비스로 커피도나오고 박카스도나오고... (1인분에 4천원)
주렛재를 지나 존재산에 오르니 군인들이 나와 부대안으로 통과가 안된다고합니다. 아래쪽으로 돌아가라합니다. 천치고개와 주월산의 활공장을 지나고 오도치에 내려서니 이미 어두워져 하산을 해야만했습니다. 그럭재를 지나 고려시대 공민왕때 축조된 봉수대가있는 봉화산을 지났습니다. 국내 최대의 차밭으로 유명한 봇재에 내려섭니다.

커피한잔에 향기를 음미하는 5분이 오늘도 나에게 호남정맥종주길에 들게 했습니다.
차한잔에 의미부여는 아닙니다. 차를 한잔하는사이에 정신이 맑아오기 때문입니다.
이른아침 새로운생활로 드는시간에의 작은시작이지만 이내 큰결과가 산의 정상에 이를것입니다. 잠시후 정상에 우뚝서있을것입니다.

일림산은 철쭉으로 유명한산이고 또한 사자산과 제암산은 일반산행지로도 널리 알려져있기도합니다. 감나무재를 지나고, 감나무에 달려있는 빨간홍시가 나의 손길을 바라고있지만 유혹을 떨치고 용두산정상을지난후 장고목재를 통과합니다.
삼계봉과깃대봉을 지나 헬기장이있는 봉미산을 지납니다. 다시 큰덕골재를 통과합니다.
가시덩쿨과 명감나무가 나와 동료들의 옷깃을 잡아당기니 진행속도가 더디기만합니다.
어느덧 바지는 찢어지고 다리와 허벅지는 가시에 찔리기도하면서 속도를 내어보지만 속수무책입니다.
내가 왜! 이짓을 하고있지...하면서 후회도해봅니다.
나는 바보야... 정말 바보야...나는 나이값도 못해...혼자서, 감당하기가 벅차기도합니다.
계당산정상에 섰으나 빗줄기와 안개로인해 전혀 조망도 못하고 내려서니 개기재입니다.

두봉산정상은 산수화처럼 조망이 펼쳐졌습니다.
돗재를 지나고 천운산에 올라서니 이곳또한 전망이 훌륭했습니다만, 주변의 쓰레기로인해 눈살을 찌뿌리게 하기도했습니다. 서밧재를 지나 묘치를 지나는데 황사로인해 주변산군이 뿌옇게 보이기만하고 나는 스카프를 입에대고 산행을 해야만하였습니다.
황사로인해 약간은 고통스러웠습니다.
오산을지납니다. 광주의진산 무등산을 연결하는 둔병재를 통과합니다.
비가내리고 있습니다. 안개비에 젖어있는 철쭉지대를 지나는데 아쉬움으로 다시 와야되겠군... 물론 나는 1년이내에 다시 오게끔 되어있지만... 개스에 간간히 가리기도하지만 철쭉의 예쁜꽃은 나의마음을 설레게 하기도합니다. 안개로 가득찬 장불재를 무심히 통과를하고 규봉암과 북산을 지나 어산이재를 지납니다. 시멘트도로인 노가리재를 통과를하고서.....

인생을결정한다의 줄거리에서
마치 저 큰바위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것처럼
지혜로운 사람은 뜻이 굳세어
비방과 칭찬에도 흔들림이없다.
저 깊은 연못속의 물은 본디가
맑고 고요하며 깨끗한것처럼
슬기로운 사람이 도를 들으면
그 마음 고요하고 깨끗하기 그지없다. ,,,,,

방아재를 지나고 호남고속도로의 하수관을 쭈그리고 통과하는데 다리에 쥐가난다.
무이산을 지나서 군봉재를 지난다.
암릉으로 빚어진 괘일산정상을 지나 내려서서 임도를 가로질러 올랐다가 설산을 앞에두고
갈림길에서 좌측의 희미한길로 정맥이 이어짐에 신비로움이 든다. 우리의 산줄기는 어떻게도 오묘할수가,있나? 참 신비하기만하다. 누구는말한다. 우리나라의산은 작지만 예쁘고 오묘하다고도했다. 불개미군락지를 지나 평창마을안부를 지난다.
금성산성 산성길을 통과를 하고 북문에서 우측으로 정맥길이 이어진다. 강천산왕자봉을 지나고 용추봉에 올라서니 조망이 트인다.
저멀리 꾸불꾸불연결되는 정맥길이 어서오라 손짓을하고 있다. 그래...우리는...가고있고...지금도...움직이고있었다.
치재산으로 오른다. 까딱했으면 그냥 직진할뻔했다. 우측으로 90도 팍꺽인다.
인삼밭재를 지나 추월산에 선다. 다시 도장봉을지나 강두재를 지난다. (좌측아래에는 강두마을) 대각산과 곡두재를 가로질러 백양산 상왕봉을지나 내장산 신선봉,연자봉,장군봉을 통과해서 추령에 내려선다.
고당산을 보면서 개운치로 내려서는데 무척 가파른 하산길로든다.
칠보산이라 표기되어있는 고당산을 내려서고 석탄사암자가 있는 사적골을지난다.
구절재를 지나면서 호남정맥종주가 막바지로 치닫고있다는 것이 실감난다. 감나무에 홍시들이 많이열려있다. 몇개를따서 뱃속을 든든하게 채운다. 방성골마을에서는 주민에게 이야기를하고 대추를따긴 땋는데 배낭이 무거워져서.....선두를 쫓아가야하는데...대추에 욕심이생겨... 성옥산과 왕자산을 지난다. 이제부터 옥정호가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내 가는정이마을을 통과한다. 여우치마을을 지나 힘겨운 묵방산 오름길에든다. 잠시 고만고만한 능선길을 걷다보니 이내 초당골이다.
정말 신기하게도 정맥이 이어지는것에 놀랍기만하다.

24시간 바쁜 우리네 생활에서 샘물같이 목마른 목을 축여줄수 있는 산행이 있기에 우리는 걷고 있는 것이다.
목마른 당신에게...산줄기를 밟아보라고...
2500년전 인도의 수도승들은 하루 한끼만 (12시 이후는 음식을 먹지말라고했다)
음식을 먹고 수행을 했고,지금도 오후 불식이라고 하여 오후에는 음식을 먹지않는 수행을한다.
우리네보고 하루세끼 식사를 하지말라는것이아니라 음식을 맛있게 먹으려면 배가 고플 때, 아니면 운동을하고난뒤에 먹어야한다는 것이다.
이말은 산줄기는 산줄기를 밟아보는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오봉산정상에서니 섬아닌 섬도보이는 아주 특이한 조망을 즐길수있는곳이다.
옥정호가 발아래 펼쳐지고 운암대교와 버들골도 내려다보인다.
영암재를 지나 한차례 가파르게 올라선다.
옛날 왕자들이 태어나면 탯줄을 이곳에 묻었다는 곳으로 마을사람들이 태실봉이라 부르는곳을 통과한다.
불재를 지나 다시 오름짓이 시작되고 산불감시초소를지나 경각산 정상에선다.
옥녀봉을 다녀온후 쑥재에 도착한다.
그냥 헬기장인 갈미봉을지나 슬치고개를 통과하고 박이뫼산을 지난다.
가까이에 오고 있다. 마지막 종착지가 오고 있다.
고행의길을 마다하지않고 정맥길을 따라온 것이 엊그제인데 이젠 끝나는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큰 느티나무한그루가 보기좋은 회봉리안부를 통과한다.
구용회선배님이 이야기를한다. 용아능선 축소판같은 만덕산암릉코스가 호남정맥 마지막을 장식하는 하이라이트라고...
참 멋지다. 만덕산에 오르고 다시 조두치를 지난다.
곰치재를 지나 주화산정상에 섰다.

슬프다. !
난 왜 슬픈지 모르겠다.
감정이 복받쳐오른다. 왜 이리도 슬픈것인가! 기쁨이 만배되어서인가?
슬프려고 호남정맥줄기를 타고 온 것이 아니었는데...
이것이 끝점이 아니라 산줄기를 타는 시작이라는 것을...
금남정맥과 금남호남정맥과 호남정맥의 세곳의 산줄기가 합류되는곳. 주화산에섰다.
찬물로 세수하고싶다.
김장김치 하나로 밥에 얹어먹고싶다.
아니다. 우거지국에 밥을 말아먹고싶다.

하루하루의 생활은 끊임없는 선별의연속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무슨옷을 입을것인가에 대해서도 선택을 해야하고, 집을 나서기전에 자동차를 가지고 나갈것인가,
아니면 버스를 탈것인가? 전철을 탈것인가?
직장에서도 먼저 일을 시작하기에 앞서 어떤일을 먼저 처리할것인가에 대해서도 선택을해야하는등, 선택해야 할 일이 많은 것이다.
수많은 산악회중에서도 선택을해야만하는 우리에게도 잔디밭산악회에서 졸업했다는 선택을 주고 싶을뿐이다. 선택의문제,,,
산줄기의선택,,,잔디밭산악회를선택했다.

우리의 산줄기 사랑합니다.
김종국올림.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