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구간 : 소요산군 소요산군

일 시 : 2002. 10. 3 (물의날) 비 흐림 맑음 신경수 송영희

구간거리 : 14.8km 지맥거리 : 4.5km 접근거리 : 4.3km 하산거리 : 6km

구간시간 6:30 지맥시간 3:40 접근시간 1:20 하산시간 1:10 휴식시간 : 0:20

고 도 : 주차장(100m), 상백운대(559m)

거 리 : 주차장-무명봉(4.3km)-상백운대(0.2km)-413고지(1.8km)-임도(2.5km)-광암동(6km)
시 간 : 주차장-속리교(0:20분)-자재암(10분)-하백운대(25)-중백운대(10)-무명봉(10)-
: 상백운대(05)-칼날바위(10)-갈림길(05)-안부(10)-철조망(10)-안부(35)-무명봉(05)-
:안부(15)-무명봉(20)-안부(25)-413고지(10)-둔덕(25)-벙커봉(40)임도(10)-삼거리(30)
:-장승공원(10)-쇠목계곡유원지(10)-광암동고개(20)

지난 일요일 비가 와서 포기했던 한북소요지맥 땜방하러 소요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천둥 번개를 동반하는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하여간 소요산과 나와는 인연이 없는 것 같다
지난 일요일과 똑같은 상황이 비슷한 시간에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그 바람에 휴게소만 신이 났다
신라면과 맥주 한병으로 시간을 죽인다 전번처럼 되돌아갈 생각은 전혀없다
"야 한시간만 가다려보자"
마눌님 묵묵부답. 빗줄기가 가늘어지더니 뚝 그친다
세상은 깨끗 그 자체다

주차장 : 12:30

"가자"
나뭇잎에서 떨어지는 수정같은 빗물방울
풀섶에서 묻어나는 상큼한 이슬같은 빗물방울
세상에 이보다 더 상쾌한 산행이 있겠는가 더구나 땜방 산행 시간은 널널할 것 같다
마지막 쉼터 다리 여기도 속리교(俗離橋)가 있다 세상과 이별하는 다리이니 곧 진리를 위해 출가하는 다리이리라

속리교 : 12:50

자재암을 13:00에 하백운대를 13:25 중백운대를 13:35 무명봉으로 오른다
왼쪽은 말턱고개 오른쪽은 상백운대 가는 길이다
이정목에 오른쪽 하산 선녀탕 0.8km 중백운대 0.3km 상백운대 0.2km 라고 한다

무명봉 : 13:45

잠시 가니 상백운대 정상이다
이정목에 해발 559m 나한대 1.2km 선녀탕 1km 긴급연락처 소요산3-10(상백운대) 팻말이 있다

상백운대 : 13:50

암릉길이 시작되는데 물먹은 바위라 주의를 요한다
칼날처럼 날이 선 암릉을 지나간다 긴급연락처 소요산5-7(칼날바위) 팻말이 있다

칼날바위 : 14:00

암릉을 다 내려간 지점에서 길 좋다고 직진하면 소요산 정상인 나한대 가는 길이니 특히 독도에 유념하여야 한다
다 내려가서 왼쪽으로 180도 정도로 급하게 돌아 나가면 능선이 나오며 길은 희미하거나 아예 없다
물론 칼날바위에서 오른쪽 사면으로 가지않고 직진해서 바위 정상에 올라 왼쪽으로 능선을 가늠해서 대충 내려가도 된다

갈림길 : 14:05

안부 : 14:15

오른쪽 미군부대에서 사격연습하는 총소리를 친구 삼아 급경사를 오른다
마음속으로 약간의 불안감을 느꼈으나 내색은 하지 않는다
철조망이 나오며 영어와 한글이 병기된 경고판이 철조망에 묶여 있다
"접근금지 무인가자 출입금지 소총사격중" 길은 아예 흔적조차 없어지고 능선은 철조망이라 진행 할 수가 없다

철조망 : 14:25

왼쪽 산사면으로 가시와 칡넝쿨 등 잡목지대를 지나는데 애로가 많다 그러나 영산북기맥 서우치 살우치 구간에 비하면 고속도로다
마눌 아무소리 없이 앞서서 잘도 간다
"어머어머 이게 뭐야 산머루 아냐?"
아무도 안다닌 길이라서 의외의 횡재를 한다
머루덩굴 발견 까맣고 새콤한 작은 포도 같은 열매 입안에 자연의 향기가 한껏 묻어난다
아이들 생각에 먹는 것도 아까워 맛만 보고 비닐봉지 하나 가득 채워 넣는다 암릉 우회해서 암릉 넘어 안부로 떨어진다

안부 : 15:00

구절초 흰꽃 만발한 경치 좋은 무명봉에 올랐으나 또 갈 방향이 절벽이다
이 때부터 해가 나기 시작하며 상큼한 바람이 온 몸을 휩싸며 지나간다

무명봉(암봉) : 15:05

왼쪽으로 바위 뿌리까지 내려가 능선 가까운 사면으로 붙는다
트래버스를 하다가 바위를 돌아나가는데서 마눌 바위 사면 흙을 밟다가 미끄러진다
목만 내놓고 빨리 오라고 하니 뒤에서 오던 나는 그 곳이 내려갈만 하다고 하는 줄 알고 천천히 도착하니 세상에 절벽 끝에 걸려서 오도 가도 못하고 발로 버티고 있는 중이다 엄살 조금 보태서 홀애비되기 일보직전이다
스틱잡고 끌어올려 조심스레 바위를 잡고 그 바위를 돌아 오른다

안부 : 15:20

무명봉 직전 참호가 나오면 왼쪽으로 가다 오른쪽으로 오르면 철조망이 계속되고 잡목 숲속 무명봉이다
여기서 좀 쉬며 갈 길을 가늠해 본다

무명봉 : 15:40 15:50 출발

철조망 따라 남쪽으로 잠깐 가다 보면 왼쪽으로 지맥 능선이 한가롭게 흐르고 있다 철조망을 버리고 지독한 칡넝쿨과 가시 등을 발로 다져가며 나가니 길이 나오는데 사용하는 이가 없어 넝쿨 가시 헤치는 건 마찬가지다(좀 편하긴 하다)
철조망은 벗어났으나 오른쪽은 여전히 미군부대다
도면상 점말서 금동리 이어주는 점선으로 표시된 안부에 내려서면 양쪽으로 길이 있어야 하나 지독한 넝쿨과 가시로 인해 길 흔적도 없다
점말쪽이 미군부대 내이니 누가 다녔겠는가?
건너편 어디로 올라야 할까 두리번거리는데 하얀 표시기 한점이 눈에 띈다
반가운 맘에 뒤집어 보니 펜으로 文昌桓이라 쓰여 있다 에구 반가워라

안부 : 16:15

이후 길은 좋다
여기까지 1km도 안되는 거리를 두시간이나 사면길을 오르락내리락 그야말로 시간만 팍팍 잡아먹는 구간이다
조금 오르다 풀숲속을 헤치고 보니 망가진 세맨 삼각점이 나온다
삼각점이 있긴 있으나 봉우리는 아니고 그저그런 능선중 한지점일 뿐이다

삼각점(413고지) : 16:25

또 반가운 토요산행 문창환님의 흰표시기를 지나 산복숭아 한보따리 줍고 펑퍼짐한 둔덕을 지나간다

둔덕 : 16:50

이후 헷갈리는 길이 없어 상당히 빠른 걸음으로 물 흐르듯 가다가 급경사를 치고 오르면 벙커가 나오며 곧 이어 무명봉 정상이다

벙커봉 : 17:30

오른쪽으로 내림길이 좋으나 걸산동으로 가는 길이다
지맥은 왼쪽으로 가시넝쿨지대를 통과해 내려가면 임도로 떨어진다
전번에 내려오다 표시해 논 나의 표시기 한점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다시 소요산으로 진행하기엔 시간이 너무 늦었고 길 없는 철조망 능선을 사면으로 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임도가 아무리 길어도 임도 따라 가기로 결정하고 젖은 옷을 갈아입는다
왼쪽 약간 오름길로 가야 동네로 탈출할 수 있으며 오른쪽 내림길은 산사면을 돌고돌아 걸산동 미군부대 후문 가는 길이므로 애시당초 쳐다보지도 말아야 한다

임도 : 17:40 17:50 출발

등에서 땀이 나도록 빠른 걸음으로 가다보니 웬 차? 미군부대 차가 한 대 올라온다
손짓으로 인사를 하고 좌측 계곡 물소리 들어가며 내려간다
계곡 옆 한여름 장사를 하고 팽개쳐논 천막과 가스통이 나뒹글고 있어 보는이로 하여금 짜증이 나게한다
정성드려 쌓아논 2m 높이 정도의 돌탑 3기가 있는 포장 삼거리 길이 나온다
도면상 직진하면 새목고개서 내려오는 왕방이 마을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 내림길로 가야 동네가 나올 것 같다

삼거리 : 18:20

계곡가 큰골산장 음식점을 지나 카페를 지나 조금 내려가면 갖가지 장승이 약간 기분을 음산하게 만드는 장승공원을 지나간다

장승공원 : 18:30

이제부터 계곡길은 음식점 카페 등이 계곡 따라 계속 나온다
쇠목계곡 유원지 안내판을 지나간다

쇠목계곡 유원지 안내판 : 18:40

이어서 길 양쪽으로 똑 같은 모양의 2m 이상 되는 돌탑이 즐비하다
벌거벗고 두다리로 서 있는 장승은 뭔지는 모르지만 마음을 음산하게 만들어 기분이 썩 좋지 못하다
졸지에 어둠이 몰려와 길 양쪽으로 쳐 있는 미군부대 철책안 높은 초소에 불빛이 비춘다

왕방산 굿당 앞을 지나며 제법 큰돌을 굴리고 있는 청년(?)을 만났는데 동두천 버스타는데 까지 얼마나 걸리느냐고 물으니 한참 대답이 없다가 담배 피우던 고개를 쓰윽 돌려 묘한 웃음을 지으며 한 20분 정도 가면 된다고 하며 다시 돌을 굴린다
"20분 어 그럼 다왔네"
가끔 지나가는 차를 잡을 생각도 않고 군부대 사잇길로 가다보니 아이고 무슨 길이 고개를 또 넘어가냐 세상은 칠흑과도 같은 어둠으로 덮히고 20분이란 시간은 훌쩍 지나가고 어디까지 가야할지 예측을 할 수가 없다
마침 지나가는 차가 있어 하이재킹 성공 동두천이 아니라 포천으로 간다

고개바로전(광암동) : 19:00

그후
이 기사아저씨 우리가 타자말자 한다는 말이 "귀신 못 보셨어요"
"녜? 귀신이라니요?......?

얘긴즉슨
여기는 기가 쎈 곳이라 내노라 하는 무당들이 모여드는 곳이라고 하며 자기는 이 무당집서 일을 하고 있는데 오늘 일이 아직 안끝났으나 해가져서 부랴부랴 도망치듯 나오는 길이라고 한다
해만 지면 빽미러나 사이드밀러를 구부려 뒤나 옆이 보이지 않도록 하고 오로지 앞만 보고 여기를 탈출한다고 한다 무서워 죽겠는데 태워달라고 하니 구세주를 만난 듯 반가웠다고 하며 오히려 고맙다는 눈치다

이곳은 주로 신이 내린 무당들이 모여 있는데 장승이니 돌탑 같은 것들은 전부 이 무당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굿판을 자주 보다보니 작두 타는 것 등을 많이 보아 왔다고 하며
귀신이 양옆을 잡고 도와주니 작두날 위에서 솜털처럼 옮겨 다니며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이다
굿은 그 비용이 보통 300백만원에서 1,500만원 정도 한다고 하며 자기 같은 사람 일년을 벌 돈을 한방에 끝나니 세상은 요지경 속이라고 푸념도 늘어놓는다
300만원 미만하는 굿은 그저 축원 정도하는 굿일 뿐이지 진짜 굿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지나온 그 길이 약간 음산했던 것이 바로 귀신들이 횡횡해서 그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는 길 탑동 꼴짝은 전부 모텔 아니면 음식점이 널널하고
왕방산 오르는 오지재고개를 힘들게 넘어 포천 선단4리에서 19:20에 내려 오늘 산행을 접는다

이래서 한북소요지맥종주도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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