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한국의 산하"에서 한북정맥 산행기를 읽을 때마다 언젠가는 정맥 일주를 해야지 하는 마음이 가슴속에서 얹혀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마음만 갖고 있다가, 한 번도 정맥을 타지 못하고 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이러하다가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고 생각하고는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먼저 가까운 정맥부터 타기로 결심을 했다.
그 첫 번째가 한북정맥 샘내고개에서 울대 고개까지로 정했다.
먼저 "한국의 산하"에 들어가서 여러 산행기 중에서 돌양자님의 "한북정맥 들꽃산행(샘내고개-울대고개)을 인쇄하고는 10월 3일에 집을 나섰다. ........ 먼저 돌양자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면서........

한북정맥 1. 샘내고개 - 울대고개까지.......
: 미완성의 울대고개
2002년 10월 3일(개천절. 목요일)
산행시간 3시간 50분

집에서 의정부 북부역까지는 걸어서 10분의 거리이다. 아침부터 등산 배낭을 꾸미는 남편을 보면서 인상을 쓰고는 핀잔을 준다. "당신은 오늘 날씨도 안보나?".........마누라가 진심으로 날씨 걱정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빨간 날만 되면, 산으로 떠나는 남편에 대한 놀림 아니면 남편을 산에 빼아겨 버린 한탄의 소리인지 모른다.
점심이 모자라 25시 마트에서 간단한 대용식을 구입한 다음에 동두천행 버스를 탄 시간이 8시 30분이다 . 의정부만 벗어나도 가을의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는 계절이다. (덕정. 연천. 소요산 행 버스는 전부가 샘내고개를 통과함)
돌양자님의 안내대로 샘내고개(LG(백운)주유소)에서 내려서 길을 건너니, 정류소 바로 뒤에 공터가 있고, 공적비가 있는 왼쪽으로 오솔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바로 다시 묘가 나타나고 처음 나타나는 묘 바로 뒤로(진행 방향 오른쪽)으로 내리막 길이 있어서 내려갔다가 전주 이씨 묘만 구경하고, 다시 올라온다. 바로 그 묘 왼쪽 위로 여러개의 묘가 있는데 도저히 그 쪽으로는 길이 있으리라 생각을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첨 정맥 길부터 헤매이기 시작한다. 바로 위에 있는 묘(통훈대부상주목사..........)라는 묘비 위쪽 길로 가면 바로 리본을 만날 수 있다. 정맥을 오르면서 느낀 것은 리본이 완전한 안내자이며, 산행의 지도자라는 것이다. 다음 정맥 탐사에는 반드시 리본을 준비해서 다녀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길 따라 5분을 더 진행하다보면, 갈림길이 나오지만, 여기서도 리본을 따라 왼쪽길로 들어섰다. 약간의 내리막길이다. 다시 오솔길이 시작이다. 솔잎 사이로 가냘픈 가을 태양이 오른 쪽으로 떠오르고 있다. 왼쪽으로는 샘내 고개를 감싸 돌면서 진행되는 오솔길이다. 돌양지님의 안내대로 묘1기를 오른쪽에 만나고, 바로 갈림길을 만난다. 여기서도 왼쪽길에 리본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올라간다.
사실, 작년에 덕계리에 사시는 선생님하고 이 오솔길를 걸은 적이 있었다. 바로 오른쪽 밑으로 약수터가 있고, 체육시설이 있어서 이 근처에 있는 주민들이 자주 다니는 길이다. 그래서 덕계리 선생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바로 위까지 오른 적이 있었다. 이 길이 한북정맥을 이룬다는 놀라운 사실에 대해서 돌양지님의 산행 후기를 통해서 알았지만 그 순간의 가슴이 떨리면서 흥분되었던 적을 다시 생각하면서 걷기 시작했다. 바로 왼쪽에 있는 불곡산도 수 없이 오르면서도 한북정맥의 한 정맥을 이루는 추출돌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을 느끼면서..... 지금까지 묘(통훈대부상주목사.......)위로 올라서서 갈림길을 두 번 만났는데 전부다 왼쪽으로 향했다(리본이 달려있음)
오솔길 왼쪽으로 샘내계곡을 감싸 돌면서 계속 걸음을 재촉한다. 오르막 길이 시작되고, 땀을 한 번 뺀 다음에 올라선 곳이 정상은 아니지만 정상으로 가는 조금은 큰길이다. (돌양지님의 "길은 트럭이 오갈 수 있을 정도로 널찍하고......."라고 표현하고 있었다) 바로 오른쪽으로 전붓대가 나무 사이에 서있고, 정면으로는 돌을 쌓아서 성을 만든 것처럼 보인다.(산행 시작한지 20여분 만이다. 9:00) 바로 왼쪽으로 향하고 30M 가다보면, 양쪽에 방어벽이 보인다. 다시 왼쪽으로 내리막길을 내려간다. 길 가운데 나무 가지위에 빨간, 노란, 파란 리본들이 길을 안내한다. 비록 군용 트럭이 다닐 정도의 큰길이지만, 리본이 없으면 자신있게 다닐 수는 없을 것이다.
한 10분 정도 내리막길을 계속 내려오다 처음으로 헷가리는 길을 만난다. 오른쪽과 왼쪽으로 난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유심히 보면 리본이 보인다. 조금은 오르막길로 해서 계속 내려오다 보면 길 양쪽에 공사중인 콘테이너 박스가 보이고, 바로 밑에서 중요한 갈림길이 나타난다. 갈림길에 서면 앞은 유격훈련장이고, 오른쪽으로는 저수지 쪽이고 - 방성 저수지라 함. 왼쪽으로는 샘내 계곡을 따라 샘내로 나가는 길이다.
오늘은 개천절이라 군인들이 유격 훈련을 쉬는 모양이다. 개미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돌양지님의 말대로 군 훈련장의 중앙을 질러서 가기로 했다. 경고대로 라면 총을 맞아도 할 말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부흥사로 가서 임꺽정 봉을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이 정맥을 오시는 님들은 군인들이 못 가게 하면 이 자리에서 왼쪽길로 조금만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부흥사 절이 있는데 그 등산로로 올라서면 유격훈련장 위쪽 철조망을 만날 수가 있습니다. 이 사람도 돌아서 가기는 싫고, 또한 돌양지님도 군인들이 있는데도 올라간 길이라 해서 철조망을 걷어낸 다음 건너가서 다시 철조망을 원 위치로 하고는, 중앙에 큰길을 따라 올라갔다. 밤 떨어진 것을 발견하고는 갈등을 하기 시작했다. 아침에 나오면서 짜증을 내던 마누라 생각과 빨간 날만 되면 새벽부터 없어지는 아빠를 어떡해 생각하는지 모르는 네명의 자식들의 마음이 생각났다. 얼마 안 되는 시간이지만 식구들을 위해 투자하기로 했다. 베낭을 내려놓고, 밤을 줍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비닐 봉지 하나 가득 담고는 걸음을 재촉한다. 시간을 보니 9시 50분이다. 조금은 늦게 출발했지만 예정시간 보다 늦은 감이 든다. 그래서 더욱 더 빡빡한 시간이다. 길의 폭은 좁혀지면서 계속 올라간다. 다시 갈림길을 만난다. "통나무 오르내리기"로 쪽으로 향해서 올라간다. "뒤로 오르내리기". "경사판오르기"를 지나서 오른쪽 바위를 자세히 보면 로프들이 걸려있다. 하강 훈련장이다. 왼쪽으로 올라가면 유격장을 벗어나는 철조망이 있다. 사람들이 너무 다녀서 철조망 자체가 유명무실하고. 바로 철조망 건너편에 있는 경고판이 정말로 무색하게 서있다. 왼쪽으로는 부흥사 등산로가 안내 돼 있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유격훈련장에서 왼쪽으로 가서 부흥사로 산행을 시작하면 여기서 만나는 지점이다. 대한 민국 국방부의 경고가 비참하게 무시당하는 것을 뒤로하면서 임꺽정 봉을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로프와 쇳줄을 의지하여..............
10시 5분경에 임꺽정 봉 정상까지 올라섰다. 북쪽으로는 아름다운 산하가 겨울의 풍성한 황금 물결과 인간이 만들어낸 아파트 단지(덕정 신도시)가 조화롭게 어울려 더욱더 찬란함을 더하는 듯했다. 단지 산하를 가로 찔러 만든 임도가 눈에 거술리기는 하지만......
남쪽으로 고개를 돌려 쳐다본 순간에 머리에 스치는 깊은 정감은 "과연 임꺽정이가 이 봉에 올라서 서울(한양)쪽에 정세를 살피고, 전망하기에는 정말로 이 보다 좋은 위치가 없구나"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던 것은 오른쪽으로는 도봉산이, 왼쪽으로는 천보산(의정부)과 수락산이 협곡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에 잠겨있는데.........
맑은 하늘의 날벼락이라고 할 까! 검은 먹구름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한 두 방울의 비를 뿌린다. 아침에 나올 때 마누라의 잔소리가 생각이 난다.
지나간 비이지만, 남쪽 하늘 저 멀리에는 맑지는 않는 듯이 검은 구름이 잔뜩 짓풀려 있다.
한 5분 정도 장관에 미쳐 있다가, 다시 돌양지님의 안내대로 대교아파트 길로 내려간다. 초보자들에게는 조금 위험한 코스라 생각을 한다. 다른 산님들에게는 돌아서 내려오는 길을 권하고 싶다.
로프를 잡고 내려오면, 왼쪽으로(올라오는 방향 오른쪽)으로 등산로라고 길 안내가 있다. 이 표지판을 뒤로해서 계곡을 따라 내려간다. 한 5분 후에 만난 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을 먹고 길을 재촉한다.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쳐다봐도 하늘은 금세 파란 하늘을 찾고 있고, 도저히 조금전에 임꺽정 봉에서 만났던 먹구름의 여운은 볼 수가 없다. 흐르는 물소리와 가을 매미 소리를 벗삼아 밀양손공 가족묘를 지나서 오산 삼거리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40분이다. 돌양지님의 진행 시간보다 조금 빠르다고 생각하면서 신호등에서 신호를 기다린다.(350번 지방도) 삼거리에는 석재공장과 벽돌공장있다. 신호등을 건너면 바로 오른쪽으로 20m 진행하면 왼쪽으로 삼거리 건재철물이 있고 그 건물 왼쪽 길로 산행을 재촉한다.
돌양지님의 친절한 안내가 편한 길을 만들고 있음을 느끼는 순간이다. 돌양지님의 산행후기에 나타난 것처럼, 이름 모를 들꽃들의 자태를 구경하면서 왼쪽으로 크게 돌 듯이 돌아서면 바로 진행방향 내리막길과 오른쪽 오르막길이 나온다. 바로 이 오르막길이 산성 정맥길이라 표현된 듯했다. 그래서 다시 오르기 시작하는데 조그마한 묘가 나오고 그 묘를 왼쪽으로 해서 시계방향 11쪽으로 다시 들어간다. 이곳에서 리본을 발견할 수 없어 조금은 헤매는 듯 했다. 바로 올라서자 왼쪽으로 돌아서서 가기 때문이다. 바로 묘을 바라보면서 시계 방향 11쪽으로 진행을 하면 20m 지나서 가지와 나뭇잎에 리본이 보인다. 이때부터는 리본을 주시하면서 진행하여야 한다. 산성 정상까지 오르막 길이 계속되는 데 나무가 무성하여 20여m나 되는 소나무와 잦나무, 그리고 여러 나무들이 숲을 이뤄 길을 잃기 십상이다.
리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돌양지님이 이야기한 철탑을 만난다. 돌양지님이 여기서 오른 쪽으로 진행하여 시간을 많이 소비했다고 하기에, 유심히 살펴서, 철탑 바로 왼쪽의 사람 다닌 길로 내려가기로 결심을 했다. 이길을 따라 내려가니, 조금은 큰길도 나오기도 한다. 어느 정도 내려오면, 노랗게 물든 조그마한 평야가 보인다. 직감적으로 왼쪽으로 돌아서 올라서면 고개 마루라고 생각이 든다. 비닐하우스가 보이고 내려가니 아낙네들이 점심을 먹고 있었다. 비닐하우스는 여러 동에는 오이와 상추등 여러 채소를 재배하고 있었고, 밥먹는 아낙네들에게 호명산을 물어보니, 바로 앞산이라 이야기를 한다. 바로 이 지점이 작고개라는 말과 함께............돌양지님이 긴 시간을 소비했다고 해서 긴장을 했는데, 바로 찾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바로 건너서 보니 마땅히 올라설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의정부행 버스 정류소 왼쪽길로 들어서니 많은 강아지들이 나그네를 보니 찢기 시작한다. 밥 먹던 아줌마가 나오더니 강아지를 잡아주고 호명산 오르는 길을 안내해주는데, 가업리 방향으로 한 정거장을 더가서 길 따라 올라가라 한다. 결국은 바로 이 자리에 정류장 오른쪽 길로 올라서면 된다는 것을 내려오면서 알았지만.........
친절한 아줌마라 생각을 하기에 가업리 방향으로 한 정거장을 더가니 바로 "광역 상수도 백석 저수지, 생활체육공원"이라는 팻말이 보인다. 이 길을 따라 올라가니 공원 왼쪽으로 길이 어렴풋이 올라선 듯이 보인다. 그 쪽으로 진행하다 보니 산길이 나있기는 한데, 자신이 없다. 리본이라도 보였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심정이다. 돌양지님이 두 번째 철탑에서 북쪽의 넓은 평야를 봤다고 하기에 그 두 번째 철탑만 찾으면서 올라갔다. 철탑은 보이지 않고 하늘을 봐도, 고압선이 지나간 자국도 없다. 산 속에 있어서 하늘을 볼 수가 없어지만 하늘은 이미 어둡기 시작한 모양이다. 바로 어렵게 철탑을 찾아고 올라보니, 철탑번호 15번이 보인다.
철탑위쪽으로 30여m 진행하다 보니 리본 두 개를 발견했다. 얼마나 기뻐는지 모른다. "서울 마루 클럽".북악산 산악회". 리본을 따라 올라서기 시작했는데, 하늘은 시컴고, 천둥 번개 가 요란하다. 그래도 오다가 말겠지 하는 생각과 지금 이 길을 가지 안으면 언제 다시 와야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계속 산행을 하기로 한다. 이때가 11시 35분이다. 계속 "한북정맥"이라는 리본을 보면서 오르기 시작했다.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도저히 멈출 것 같지는 않다. 11시 50분에 내려오기로 해서 아쉬운 발을 돌렸다. 계속 천둥 번개 소리를 뒤로하면서 모든 옷은 다 젖고, 급하게 배낭을 쌓서 메기도 했지만, 베낭까지도 젖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빠른 걸음을 해서 두 번째 철탑까지 내려오고는 올라온 길을 포기했다. 저 멀리에 길 따라 물이 고여있기에 그쪽 방향으로 걸음을 향했다. 빠른 걸음을 조심스럽게 하면서 내려와 보니, 작고개에 내려온 버스 정류장을 만난다.
비닐 하우스 속에서 옷으로 젖은 옷을 갈아입고 있는데 마누라에게서 전화가 온다. "지금 어디야?" 당돌하게 물어온다. 아침에 나올 때도 화가 조금은 나 있었는데, 비가 오는데도 집으로 연락을 안하니 화가 나도 보통이 아닌 모양이다. 아니면, 천둥 번개치는 장대 빗속에서 살아있는 자기 남편의 소리를 들어서 나오는 안도의 푸념인지도 모른다. 도저히 비가 와서 산행을 할 수 없어서 내려왔다. 버스 타고 금방 간다고 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12시 30분이다.
하늘은 다시 맑기 시작하고, 푸르른 가을 하늘의 자태를 자랑하기 시작한다.
작고개에서 의정부행 8번 뻐스를 기다린다. 12시 35분이다.
무참하게 한북정맥 첫 도전기는 도전 4시간만에 막을 내린다.
언제 인지는 몰라도, 작고개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