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금북정맥 종주 3구간
(산줄기 134일째)

일 자 : 2002년 9월 18일
구 간 : 82번 지방도 ∼ 소속리산 ∼ 346.3봉 ∼ 승주고개
날 씨 : 맑음

참석자
김종국, 나종학, 장성인, 류민형, 조삼국, 유정홍, 김태웅, 구용회, 허문선, 한용수, 김수남, 최경섭, 우종수, 이영주, 김호택, 한상철, 선종한(17명)

도상거리 : 13.6km
82번 지방도 - 2.9 - 21번국도 - 3.5 - 소속리산 - 3.9 - 346.3봉 - 3.1 - 375.6봉 - 0.2 - 승주고개

종주일정
09:30/82번 지방도(방아다리) -- 09:50/82번 신도로 -- 09:58/통신중계탑 -- 10:27/172봉 -- 10:40/21번 국도 -- 10:52/능선분기점(안동권씨 합장묘) -- 11:13/345.8봉 -- 11:25(12:00)/329봉 -- 12:00(12:20)/중식 -- 12:22/십자로안부 -- 12:56/소속리산 -- 13:01/능선분기점 -- 13:15/방화선 -- 13:36/비포장도로 -- 13:44/326.2봉 -- 13:48/십자로안부 -- 14:01/353.5봉 -- 14:18/346.3봉 -- 14:45/410봉 -- 15:13/능선분기점 -- 15:32/429.9봉 -- 15:50/승주고개 -- 16:00/37번 국도(감우리)

산행시간 : 6시간 30분

후 기
이집트 파라오의 무덤에서 발견된 5천년 전의 꿀은 발견될 당시까지도 제 맛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꿀이 썩지 않은 이유는 바로 살아 있기 때문인데 꿀벌은 이 소중한 꿀 1kg를 무려 560만 송이의 꽃을 돌아다녀야 모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 꿀벌을 통하여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정맥꾼들이 셀 수 없는 수많은 다리품을 팔아가며 목표를 향하고 있다. 수많은 사연을 엮어가며...

09시 30분 결실의 계절 가을을 향한 발걸음이 점차 빨라지고 있는 듯한 82번 지방도 갓길에는 코스모스 꽃이 한들한들 바람에 날리고 있다. 고갯마루 LG정유 삼정주유소를 보며 오른쪽으로 낙엽이 수북히 깔려있는 제법 넓은 산길로 들어서는 정맥꾼들 앞에 가지가 꺾이어 쓰러져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애처롭다.

09시 35분 밤새 내린 이슬 맺힌 수풀에 바지가랑이를 적시며 올라선 아름드리 소나무 한 그루가 지키고 있는 155.8봉에는 삼각점은 찾을 길 없다. 아쉬움을 남긴 채 자재가 널려있는 공터를 내려서며 바라본 정맥, 능선은 간데온데없고 새로 뚫린 82번 신도로에는 자동차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09시 50분 정맥길은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보도를 따라 주식회사 계우제지와 목우촌 공장을 지나 고갯마루에 오르고, 오른쪽으로 82번 지방도로를 버리고 2개의 통신탑을 향해 절개지에 오르면서 한바탕 가시넝쿨과 허리춤까지 자란 잡풀과의 전쟁을 시작하며 뒤돌아보는 덕성산에서 칠장산으로 이어지는 금북정맥 능선, 동쪽에 우뚝 솟은 부용산을 보며 칡넝쿨을 헤치다가 다시 올라서는 길은 잡목들이 텃새라도 하듯 정맥꾼들을 괴롭힌다.

09시 58분 통신중계소 철망을 따라 봉우리에 올랐다가 오른쪽으로 내려선 비포장 소로에서 왼쪽으로 잠시 인삼밭을 따르던 정맥꾼들이 오른쪽으로 급경사의 오르막을 오르다가 만나는 철조망, 이어 철조망이 끝나는 듯 하더니 다시 봉우리를 넘으면서 목장 철조망을 끼고 쌍묘를 통과하며 좌측으로 오룡골이 내려다보이는 내리막길...

수풀을 헤치며 내려선 안부에서 소로 길을 따라 억새풀을 헤치며 다시 만나는 철망울타리, 주위에 금송화가 곱게 피어있는 경주 김씨 합장 묘를 지나 내려선 콘크리트 1차선 포장도로를 가로지른다.

10시 27분 완만한 오름길을 올라 콘크리트를 채운 PVC 흑색관이 박힌 172봉에 오르고 정맥꾼들은 큰 웅덩이를 뒤로 오른쪽으로 내려서면서 잡목과 칡넝쿨이 성가시다. 완만한 내리막길, 묘지를 돌아 산판길을 따르고 묵밭을 지나 마루금을 차지하고 있는 공장 문을 나선다. 그리고 콘크리트포장도로에서 올려다보는 마루금은 뚫고 올라설 틈을 주지 않는다. 동해석재(주) 공장건물을 지나 21번 국도로 내려선다.

10시 40분 21번 국도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백야리 표지판과 21번 국도임을 가리키는 표지판, 그리고 바리지양탕이란 커다란 입간판이 서있다. 소로를 따라 올라선다. 곧이어 비포장길이 나타나고, 조경이 잘된 묘 지대를 가로지른 정맥꾼들이 인삼밭을 통과하며 오른쪽으로 솔밭길로 들어선다. 녹이 시뻘건 물탱크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맥길...

10시 52분 정맥길에 나타나는 안동권씨 합장묘, 이곳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간다. 인진쑥이 가득한 묵밭이 있고 가을을 알리는 정맥의 꽃들이 곱게 피어있다. 오름길이 시작되면서 제법 넓은 길을 따르다가 왼쪽으로 잡목 숲으로 코가 닿을 듯한 길고 지루한 가파른 오름길은 한차례 누그러지는 듯하더니 다시 가팔라진다.

11시 13분 능선분기점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정맥을 남겨놓은 채 잠시 올라선 삼각점이 있는 345.8봉, 용계리쪽으로 조금 열려있을 뿐 답답한 정상, 용계리는 우리나라 금광의 마지막 보루를 자랑하던 곳. 금광개발에 따른 야화가 수 없이 얽혀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광산의 사고를 예방하는 뜻에서일까? 지금까지도 용계리 마을에서는 마을의 안녕과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산신제가 산지당골 정상에서 매년 올려지고 있다고 한다.

정상에서 2∼30m 되돌아 내려와 남쪽을 향하면서 보상이라도 해주듯 소나무 숲의 평탄한 능선길, 9분 뒤 능선분기점에서 왼쪽으로 다시 3분 뒤 흙무덤이 있는 329봉에서 왼쪽으로 뚜렷한 내리막길로 내려서다가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시작되기 전 오른쪽(남)으로 희미한 정맥길로 들어서야 하는데 길을 놓치는 바람에 30여분의 시간을 허비하고 말았다.

사정없이 뚝 떨어지는 내리막길이 왠지 계곡으로 떨어지는 느낌이다. 그때야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하니 진행방향이 동쪽이 아닌가, 내려서면서 확인을 했는데, 우측으로 길에 없었는데, 누구나 그렇듯이 과외를 하고 오르는 길은 죽을 맛이다. 코가 닿을 듯한 가파른 오름길, 그런데 내려설 때 보지 못했는데 잡목사이로 빛 바랜 리본하나가 펄럭이고 있지 않는가. 반가움 고마움 정맥꾼들이 한번쯤 경험했을 이 순간...

12시 정맥길을 찾아 내려서면서 이구동성으로 밥부터 먹고 가잔다. 우리가 중간이었으니까 아마 선두고 후미고 소속리산은 넘었을 것 같다. 20여분의 식사시간 이제 조금은 살 것 같다. 서둘러 짐을 챙긴다.

12시 22분 십자로 안부를 가로지른다. 한차례 경사길의 오르막에는 철지난 매미들이 소란을 떨고, 15분 뒤 밋밋한 능선분기점에서 왼쪽으로 이어지는 정맥은 한동안 평탄하게 이어진다. 다시 오름길이 되면서 바위지대를 통과한다. 선답자들의 리본들이 눈에 많이 띈다. 친구 박성태, 건건산악회, 준과희 모두다 9정맥을 완주한 자랑스러운 산꾼들...

12시 42분 380봉정도 되는 밋밋한 봉을 넘는다. 6분 뒤 능선분기점에서 왼쪽으로 다시 능선 상에 갈림길을 통과하면서 송전탑이 나타난다. 우측으로 마치 넓고 푸른 정원을 연상하는 음성군의 마을들이 내려다보이는 정맥길, 금북정맥 서산을 통과할 때도 이와 흡사한 전경을 즐겼지...

12시 56분 소속리산에 오른다. 키 작은 잡목으로 둘러 쌓여 조망이 막힌 정상에는 삼각점만 외롭게 지키고 있다. 해발 431.6m의 소속리산은 음성군 금왕읍 봉곡리와 맹동면 인곡리 경계 즉 금왕읍과 맹동면의 경계를 이루며 꽃동네의 뒷산이다. 금왕읍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백두대간 속리산의 맥이 서쪽으로 향하다가 우뚝 솟아오른 자랑스러운 우리의 산줄기 한남금북의 산...

정맥은 왼쪽(남동)으로 이어간다. 다시 "밭"이란 하얀 안내판이 걸려이는 밋밋한 봉에 올랐다가 왼쪽으로 틀면서 완만한 내리막길에는 바람도 불어주니 정맥꾼들은 반갑다. 다시 봉을 넘으면서 정맥길에 웬 운동기구들이 설치되어있다.

13시 01분 정맥은 능선분기점에서 선명한 길을 버리고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사면길로 떨어지는 듯 하다 만나는 능선길, 강산에의 리본이 반갑다. 동남쪽으로 향하는 정맥길은 한결 소나무 숲이 푸르르고 장애물을 통과하며 흙무더기를 만나면서 오른쪽 절개지 아래 조성된 공터를 확인한다. 정맥은 묘지 왼쪽으로 잡목숲을 헤치며 들어선다. 고사리 군락을 지나고 이장한 묘지를 통과하는 완만한 정맥길...

13시 15분 연이어 진달래와 노간주나무가 유별나게 많은 밋밋한 봉을 넘어서며 만나는 옛 송전탑 공사 시 사용했던 작업로가 방화선이 되어 억새풀과 싸리나무로 가득하다. 정맥길이 되어 길게 이어지는 방화선, 좌측으로 서있는 두 번째 송전탑을 만나면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간다.

13시 30분 방화선의 오르막길이 내리막길로 바뀌면서 왼쪽(동)으로 숲길로 들어서는 정맥길, 내리막길에는 키 큰 노간주나무가 간간이 보이고 바로 정면에 나타나는 송전탑을 향하다가 송전탑을 통과하며 내려선 황토길의 비포장길, 백야리 와 동음리을 잇는 새로 뚫린 길 같은데...

13시 36분 비포장길을 가로지르며 오르는 길은 철쭉과 진달래가 거치적거려 발걸음이 더디다. 완만한 오름길로 바뀌며 넓은 공터의 3기의 흙무더기, 8분 뒤 소나무 숲의 능선분기점인 326.2봉, 좌측(북) 꺾기는 지점이다.

13시 48분 좌우로 길이 선명한 십자로안부를 가로지른다. 예전 좌측으로 백야리 상촌마을과 우측의 동음리 승주골과 넘나들던 고갯길이 같은데, 2기의 흙무더기인 청주양씨 합장묘를 통과한다. 8분 뒤 밋밋한 봉에 올라 좀 더 왼쪽으로 틀며 간다. 완만한 능선길, 정맥의 묘지들이 너무나 초라해 보인다. 명당이라 생각하고 맥 한가운데를 차지했으면 가꾸기라도 하지...

14시 01분 353.5봉에 올라 방향을 북동쪽으로 간다. 우측으로 벌목지대가 나타난다. 벌목지대를 끼고 간다. 방향을 이리저리 틀며 이어지는 정맥길, 이리저리 뒹구는 나뭇가지들이 가는 길을 방해한다. 연이어 봉을 넘는다. 그리고 올라선 봉이 삼각점이 있는 346.3봉이다.

14시 18분 길 왼쪽으로 글씨를 판독할 수 없는 삼각점이 자리잡고있다. 4분 뒤 십자로 안부에 내려선다. 먼저 도착하여 후미를 기다리는 정맥의 청소부 선종한 총무, 정맥을 사랑하는 산꾼들이여 제발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 잠시 다리쉼을 하며 간식으로 허기를 채우다 보니 하나 둘 모여드는 정맥꾼들...

14시 30분 다리쉼을 끝내고 오르는 길은 우회길을 버리고 능선길로 오른다. 7분 뒤 밋밋한 봉우리, 철쭉이 길을 메우고 있고 아름드리 소나무가 군데군데 보기 좋은 370봉, 그리고 내려서는 길은 낙엽이 수북하게 깔려 촉감이 좋다. 참호가 있는 안부를 지나 작은 오르내림이 이어진다.

14시 45분 좌측의 작은 바위벽을 보며 올라선 능선분기점인 410봉에서 왼쪽(북동)으로 내려서는 길은 진달래가 가득한 밋밋한 능선길이다. 진달래하면 호남정맥 첫 구간이 생각난다. 등산 경력이 형편없지만 산을 시작하고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라 기억이 사라지지 않는다. 우측으로 넓은 분지모양의 넓은 곳이 사기막골 같은데 사기막골은 상창 북쪽에 있는 마을로 마을 부근에 사기조각이 많이 흩어져 있다나...

14시 57분 작은 오름 끝에 봉을 내려서는 길이 바위지대를 통과하면서 나타나기 시작하는 키 작은 상수리나무군락이 정맥꾼들의 진행을 더디게 한다. 오래 전 산불지역 이었던 자리에 꽉 들어차 주인행세를 하며 여기저기 사정없이 붙잡는다. 11분 뒤 산판길을 가로지르며 올라서다 좌측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치며 왼쪽으로 오른다.

15시 13분 아름드리 소나무 두 그루가 지키고 있는 능선분기점에서 정맥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며 간다. 산불흔적이 나타나고 안부에서 오르는 길이 가파르다. 오름길 역시 군데군데 산불흔적이 나타나고 철쭉에 둘러 쌓인 밋밋한 묘지가 있는 봉에 오른다. 역시 잔디라곤 눈을 크게 떠도 볼 수 없는 묘지, 잠시 내려서는 듯하다 다시 올라서는 아름드리 소나무숲 길, 고사리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안부를 통과하며 우측으로 희미한 길을 확인한다.

15시 32분 429.9봉에 오른다. 어느새 보현산이 가깝게 다가와 있다. 억새밭을 가르며 내려서던 길이 이내 소나무터널숲길 변한다. 연이어 밋밋한 능선길의 오르내림 끝에 능선분기점에서 왼쪽(동북)으로 방향을 바꾸며 간다. 밤송이가 지천으로 떨어져 있는 호젓한 정맥길 좌우로 우회길이 열린다. 우회길을 버리고 올라서야 375.6봉 삼각점을 만날 수 있다.

15시 50분 오른쪽으로 틀며 내려선 곳이 비포장길이 지나는 승주고개, 좌측으로 감우리로 내려설 수 있고, 우측으로 승주마을이 있는 곳 고갯마루 우측으로 반남박씨 공제임 송덕비가 서있다. 금북정맥 종주시 같이 종주하던 박민영씨가 반남박씨 이었는데, 이조 때 여러왕비를 배출한 자랑스러운 성씨라 자랑하던 박민영씨, 우린 그녀를 보고 발랑박씨라 했었다.

16시 비포장 고갯길에서 왼쪽으로 굽이굽이 돌고 돌아 내려서는 길 좌측에는 전원주택단지가 나타난다. 그리고 고갯마루에서 10여분 정도 소요되는 37번 국도가 지나는 감우리마을이다. 그리고 음성 나들목 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면 감우재라는 표지석이 있다. 감우재는 6,25전쟁 당시 최초의 승전으로 한국전쟁사에 기록된 음성감우재 전투로 유명한 곳이다. 전투의 주역인 육군 초산부대와 음성군이 끈끈한 50년 우정을 나누고 있어 화제...

사진으로 찾아가는 정맥길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