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육십령-남덕유산-삿갓재대피소) 산행기<7차>

 

0 산행 일자

  2012.5.5 토요일  날씨:맑음

0 산행지

  백두대간(육십령-남덕유산-삿갓재대피소)   전북 장수군, 경남 함양군, 거창군소재

0 산행코스

  육십령(08:27)-헬기장(09:25)-할미봉(09:53)-반송갈림길(10:12)-교육원갈림길(10:57)-교육원갈림길(11:35)-헬기장(11:48)-서봉(14:09)-남덕유산(15:08)-월성재(16:13)-삿갓봉(17:35)-삿갓재대피소(18:03)

0 산행 거리

  12.53km(대간 12.53km, 접근 0km)  * 총 누적거리 117.92km(대간 111.42km, 접근 6.5km)

0 산행 소요시간

  9시간36분(08:27-18:03)  * 총 누적시간  60시간21분

0 산행 함께 한 사람

  아내와 함께

0 산행기

 

다시는 백두대간길에 따라 나서지 않겠다던 아내가 육십령에서 빼재(신풍령)까지 장장 35km가 넘는 길을 1박2일 동행하게 된 연유부터 밝혀야 할 것 같다.

지난 4월 말까지 산불조심 기간으로 육십령에서 빼재까지의 산문이 굳게 닫혀 있어 그동안 이 구간을 건너 뛰어 우두령까지 진행하였다.

 

개인 사정 또는 다른 지역 산행으로 2주간 대간을 걷지 못하였기에 의지와 감각이 둔해질까 염려되어 무조건 대간행을 선택한다.

육십령에서 빼재까지는 삿갓재대피소를 기점으로 하여 두 구간으로 나누어 하는 것이 제일 적당할 것 같아 이틀 전 국립공원 대피소를 예약하려 하니 45명 정원 모두 마감되었을 뿐만 아니라 대기자 2명도 끝난 상태다.

주말에 대피소를 그나마 산행 날짜가 임박해서 예약을 넘겨보다니 그건 당연한 일이다.

 

우두령에서 추풍령 구간을 걸을까 마음 먹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미련이 있어 가끔 대피소 취소 상황을 문턱 드나들 듯 하는데 대기자 2명이 빈칸으로 있는 것이 눈에 번쩍인다.

혹시나 해서 아내에게 1박2일 덕유산 코스에 동행하려는지 전화해 보는데...

 

"덕유산 구간이 얼마나 걸리는데요?"

"지난 해 당신과 지리산 성삼재에서 백무동까지 1박2일 종주산행을 했던 거리보다 약간 짧고 난이도 또한 훨씬 나은 코스지"

"그래요? 그럼 예약해 놓으세요."

 

넓게 펼쳐 놓은 덫에 아내의 발목이 딱 걸려드는 순간이다.

퇴근 무렵 예약자로 전환되었으니 12시간 이내에 숙박료를 입금하라는 국립공원의 메시지가 전해오고 즉시 송금을 완료한다.

따라서 우두령에서 추풍령 구간이 육십령에서 빼재 구간으로 변경된다.

1주일 간격으로 만나는 주말부부로 금요일에 만나 외식을 하고 귀가 중 아내가 갑자기 힘이 들어 대간 산행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해 그동안 고생하던 아내의 모습이 떠올라 그렇게 하는게 좋겠다며 단번에 잘라 말한다.

 

집에 도착 대피소 한 명분을 취소하기 위해 컴퓨터를 켜고 옷을 갈아입는 순간 아내의 마음이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처럼 변하고 만다.

이유는 이렇다.

며칠 전 홈쇼핑에서 눈에 쏙 들어오는 셔츠, 바지, 조끼, 바람막이, 재킷, 배낭 등 무려 8종류의 등산복과 용품을 18만원에 구입했는데 새 옷을 입고 시운전을 한번 해보겠다는 것이다.

 

아내의 이유같이 않은 이유에 순간 웃음보가 터진다.

이번 주 산행에 함께하지 못하면 다음 주 아니 언제 그 옷을 입어볼지 예측할 수 없어 성큼 대간 산행에 따라 나서겠다는 속셈인데 고생은 이제부터다.

 

대간 산행은 물론 일반 산행에 있어 대부분 승용차를 이용하는 부부산행 탓에 차량을 어떠한 방법으로 회수해야 할 것인지가 첫 번째 과제로 떠오른다.

그나마 여러 선답자의 산행기를 살펴보면 종착지인 빼재에서 육십령으로 돌아오기 위한 방법은 거리가 멀고 교통수단 또한 상호 연계가 되지 않아 히치나 버스를 여러 번 갈아타거나, 많은 돈을 주고서 택시로 이동하는 것 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도 또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까 여기저기 찾아보는데 경상도 방향의 육십령휴게소에 승용차를 택배해 준다는 글을 보고 휴게소에 전화하니 가능하단다.

 

요금을 여쭤보니 대리운전 기사가 아닌 주인 아주머니께서 운전기사를 태우고 다시 휴게소로 돌아오면 2만5천 원 정도 하고 그렇지 않으면 9만원 받는다 한다.

상쾌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육십령휴게소에 도착 승용차와 열쇠를 맡기려는데 이른 시각이라 대리운전 기사가 잠을 자고 있다기에 내일 오후 전화하면 빼재까지 승용차를 끌고 오라는 메모를 함께 남기고 크고 넉넉한 덕유산 품속에 빠져든다.

 

봄에는 어린 새싹이 피워내는 야생화로 산상의 화원을 이루고, 여름에는 짙게 드리워진 신록으로 정원을 이루며,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으로 불을 지피고, 겨울에는 특유의 지형에 일구어내는 설경으로 차장하는 등 사시사철 변화하는 덕유산이기에 이번에는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하여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 것인가 기대가 부풀어 오른다.

 

날씨는 옅은 연무현상이지만 맑고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 마루금을 걷는 내내 멋진 조망과 함께 통쾌할 것 같은 느낌이다.

전북과 경남의 경계인 육십령 고갯마루 남덕유산으로 입산하는 계단에는 지난번 영취산에 깃대봉을 지나 이곳 육십령에 도착했을 때 걸려 있던 출입금지 안내문이 제거되어 산객을 부른다.

 

3년 전 직장 동료들과  이곳을 통해 서봉과 남덕유산에 오른 다음 월성재에서 장수 토옥동계곡으로 하산했던 곳이기에 낯설지 않다.

얼마 안가 생뚱맞게 등산로에서 벗어나 세워져 있는 묘지 위로 '119구조목 11-01'이 눈에 띈다.

그러다 바위돌이 있는 곳에 로프 구간을 설치해 놓았지만 그에 의지하지 않고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 힘은 빵빵하다.

산 아래 낮은 곳은 진달래꽃이 진지 오래지만 오르면 오를수록 만개해 봄을 두 번 즐기는 것 같다.

 

장수 경주마 목장과 반송마을이 능선 좌측으로 보일 때 첫 번째 무명봉에 오른다.

'119구조목 11-03'과 함께 산삼의 고장 함양에서 세운 이정표에 '육십령 1.5km, 할미봉정상 0.5km, 덕유삼거리 3.4km'라 알린다.

다시 오름길 후 헬기장에 도착한다.

육십령에서 딱 1시간이 걸렸다.

쉬엄쉬엄 무리하지 않으며 서서히 담금질한다.

 

출발에 앞서 아내에게 일러두었다.

내일까지 연속하여 장거리 산행이 이뤄지므로 평소 걸음보다 더 천천히 걷기를 당부함과 동시에 오늘 묵을 삿갓재대피소까지 도착할 시간은 충분하니 절대 무리하지 말라고 말이다.

 

산길 양 옆으로는 할미꽃, 제비꽃, 개별꽃, 진달래꽃들이 한창 피어올라 자태를 뽐내고 다른 야생초들은 기지개를 켜며 그 바통을 이을 태세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헬기장서 안부로 내려서며 바라보이는 기암의 할미봉은 다양한 바위를 올려놓은 첨탑 같다.

바위 틈새를 간신히 열고 생명줄을 이어가는 제비꽃 가족이 대견스럽고 순백 별 모양의 앙증맞은 개별꽃이 도란도란 이웃사촌으로 오붓하게 살아가고 있다.

 

'구조목 11-04'에서부터 오르막 바위길이다.

바위 벽면에 쇠막대를 박고 로프를 걸어 놓아 그에 의지하며 올라서자 또 한번의 로프가 손을 길게 내밀어 준다.

전망이 트이면서 곧 해발 1026.4m의 할미봉 꼭대기에 발을 올린다.

함양군에서 세운 정상석과 삼각점 그리고 조망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으며 '육십령 2.2km, 덕유산삼거리 2.7km, 서봉정상 4.8km'의 이정표가 있다.

 

육십령에서 출발 1시간26분만에 맛보는 동서남북의 막힘없는 조망에 푹 빠진다.

남성의 근육질처럼 앙칼진 두 개의 봉우리 서봉과 남덕유산이 젖가슴처럼 돋아 보이고 할미봉 옆 기암괴석 뒤로는 괘관산이 줄서 있다.

육십령 방향으로 백운산과 영취산이 깃대봉 뒤편에 백두대간을 날개처럼 펼치며 장안산이 기대어 있다.

 

10분 넘게 원기를 회복하고 할미봉에서 내려가자 1분도 안되어 장수 반송마을과 대포바위 갈림길 이정표를 만난다.

'서봉 3.53km, 육십령 3.27km, 할미봉 0.07km, 반송마을 1.93km, 대포바위 0.43km'라 적혀 있다.

낮은 능선 뒤로 곧추선 서봉과 남덕유산이 확연히 드러나는 나무 계단에서 내려가기 전 대간길을 훑어본다.

이곳에서 남덕유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계단을 내려가면 지리산 위험구간으로 꼽히는 바위 벼랑이 체력을 시험한다.

 

국립공원측에서 이런 곳에 왜 안전시설을 설치 안했을까 의아해 할 정도로 바위들이 엉켜있는 곳이다.

달랑 로프 2개만 내걸려 있어 발을 어디에 지탱하며 내려가야 할지 망설여진다.

이곳에서 스틱은 무용지물이다.

저 아래 훌쩍 내던지고 로프를 단단히 붙잡으며 내려선 다음 뒤따르는 아내에게 이곳저곳에 발 디딜 곳을 하나하나 찍어준다.

 

평상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지만 특히 눈 덮인 겨울철에는 위험할 것 같다.

돌아보면 지나왔던 할미봉이 보이고 좌측으로 대포바위가 눈에 보이는 바위에 선다.

대포바위는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을 함락시킨 왜군이 전주성을 치기 위해 함양을 거쳐 육십령재를 넘어와 고갯마루에서 할미봉을 바라보니 엄청나게 큰 대포가 서 있음에 깜짝 놀란 왜군은 혼비백산하여 오던 길을 되돌아 운봉을 거쳐 남원 방향으로 선회해 장계지역이 화를 면했다는데 멀리서 보면 흡사 그 생김새가 대포처럼 보인다.

 

이 대포바위는 남근석이라고도 부르는데 사내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들이 이 바위에 절을 하고 치마를 걷어 올린 채 소원을 빌면 사내아이를 얻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누룩 바위 아래로 넓은 계단이 놓여 있다.

 

약간 오름길 위에 '할미봉 1.3km, 육십령 3.5km, 덕유삼거리 1.4km, 서봉정상 3.5km' 이정표 지나서 9분 뒤 덕유교육원 삼거리가 있다.

이정표에는 '할미봉정상 1.8km, 육십령 4.0km, 덕유삼거리 0.9km, 서봉정상 3.0km, 덕유교육원 0.7km'라 안내하며 맞은편 참나무에 '경상남도 덕유교육원'이라 쓴 함석이 화살표와 함께 걸려 있다.

 

이동전화 긴급통신 중계기와 '119구조목 11-10'을 지나자마자 덕유교육원 삼거리를 만나는데 이정표에 '육십령 5.2km, 남덕유산 3.6km'라 적혀 있을 뿐 교육원 표시는 붙어 있지 않지만 교육원 방향의 넓은 길 쪽  두 개의 나일론 줄에 '탐방로 아님'의 표찰을 걸어 놓아 출입을 막고 있다.

과거 이정표에는 교육원 표시가 함께 있던 곳이다.

 

이곳 삼거리에서 서봉을 가는 길은 점점 가팔라진다.

그동안 할미봉에서 여기까지 편하게 왔던 길과는 아주 딴판이다.

삼거리에서 숨 가쁘게 오르다 13분 후 헬기장인데 할미봉 방향이 빤히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다.

 

잠시 쉬어가고 싶지만 땡볕이 내리쬐 조금 더 진행하다 '과일 껍질을 버리지 맙시다' 표찰이 붙은 바위와 나무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과 한참을 머문다.

점점 위치가 높아가며 서봉과 남덕유산이 가까이 다가옴을 느낄 때 점심시간이 지나고 말았다.

순탄하던 길인가 싶더니 20m 아래 로프 지역이 기다린다.

 

영각사와 덕유교육원이 남덕유산 산자락 아래에 내려다보인다.

육십령을 지나 덕유교육원 삼거리까지만 해도 산 전체가 연초록 어린 나뭇잎으로 물감을 칠했지만 높이 오를수록 나뭇가지만 앙상한 모습이라 이색적이다.

 

서봉 정상이 암봉 뒤에 숨어 있다.

이 거친 암봉을 무사히 넘어야 서봉의 안방을 속속 들여다 볼 수 있다.

조망이 전개되는 암릉 구간 '119구조목 11-14'가 있는 암반에서 찰밥으로 밥상을 차리고 한 잎 두 잎 눈에 띄어 채취한 취나물을 씻어 쌈 싸먹으며 원기를 회복한다.

 

먹지 안 해도 배부를 것 같은 전망 좋은 덕유의 품에 들어가 자연이 들려주는 속삭임에 다소곳 귀 기울이며 환상에 젖는다.

비록 힘은 들어도 마음은 너그럽고 풍요로워 더 이상 바랄게 없다.

그 이상을 바라는 것은 과욕이요 허영이다.

산이 자연을 배경으로 진리를 깨우쳐 준다.

 

막바지 서봉으로 가는 길은 인내와 고통 그리고 땀방울이 톱니바퀴처럼 삼박자를 이루며 어우러져야 한다.

꽹과리 소리만 들리면 그것은 소음에 불과하다.

그러나 장고소리, 징소리, 북소리가 함께 호흡하며 장단을 맞출 때 그야말로 멋진 선율이 되어 울려 퍼지는 것이다.

 

바위봉을 어렵사리 넘자 서봉 정상이 바로 앞에 놓여 있다.

기운을 내어 바위봉인 해발 1,492m 서봉(장수덕유산)에 도착하지만 발 닿는 곳은 넓은 헬기장이다.

육십령에서 걸음을 시작하여 5시간42분이 소요되었다.

 

온전하게 있어야 할 서봉의 정상석이 누군가에 의해 덜러덩 넘어져 있다.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중량감 있는 돌임에도 맥없이 누워버렸다.

누구의 소행일까.

 

서봉에서 바라보는 향적봉까지의 장쾌한 덕유 주릉이 지렁이처럼 꿈틀거리고 무룡산과 삿갓봉 사이에 오늘 여장을 풀 삿갓재대피소는 가려져 있다.

1.5km 건너에 있는 남덕유산이 길게 발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이 가깝고 육십령 방향에서 치솟은 백두대간을 서봉에서 굽어보니 장관이 아닐 수 없다.

백운산 뒤쪽 멀리 지리산 천왕봉 줄기가 반야봉까지 설렁줄을 이은 듯해 보인다.

 

서봉에서 급경사 철 계단을 내려온 뒤 백두대간에서 조금 비켜서 있는 남덕유산으로 이동한다.

철 계단 주변의 암봉에서 피워낸 겨울 설화가 아주 환상적이었건만 지금은 생동의 물결로 넘쳐난다.

안부 돌길에서 남덕유산을 직접 오르지 않고 삿갓봉으로 가는 지름길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가파른 경사를 오른다.

 

'남덕유산 0.1km, 삿갓재(대피소)4.2km'의 이정표가 있는 주능선까지 닿은 다음 남덕유산 정상을 다녀오기로 한다.

다시 내려와야 하므로 이곳에 무거운 배낭을 잠시 내려놓고 갔다 와도 되련만 총을 휴대하지 않은 병사가 전장 터에 나갈 수 없듯 산행인으로써 자존을 생각하며 그대로 진행한다.

 

드디어 오늘 산행 중 최고의 전망대 역할과 함께 가장 높은 해발 1,507m 남덕유산 정상에 오른다.

서봉에서 1시간이 걸렸으며 육십령에서는 6시간41분만이다.

서봉에서 보이던 덕유산 능선이 조금 방향만 바뀌었을 뿐 힘차게 달려오고 영각사 방향의 등산로를 따라 이어지는 바위봉이 톱날 같다.

 

이곳에서 삿갓봉까지의 산자락이 삼각형 모양으로 각을 이루며 그 아래쪽 평지는 녹색으로 물결 치며 한층 봄이 무르익고 있다.

한참을 쉬며 전열을 가다듬고 삿갓재로 가는 길은 계속되는 내리막이다. 그래도 오름길보단 훨씬 낫다.

남덕유산에서 삿갓재대피소까지는 4.3km다.

조금 전 지나왔던 이정표를 지나자 곧 남덕유산을 오르지 않은 지름길 이정표 삼거리가 있다.

'삿갓재 4.0km, 남덕유산 0.3km, 육십령 8.5km, 서봉 1.8km, 육십령 8.7km'라 적혀 있어 같은 지점임에도 육십령은 0.2km 차이가 난다.

대간 곳곳에 서 있는 이정표는 그야말로 고무줄 이정표다.

 

'119구조목 01-45'지점에 이동전화 중계기가 산죽 속에 있다.

생명선이나 다름 없는 휴대전화를 긴급히 이용하기 위해 통화 불능지역에 설치된 태양전기 중계기다.

남덕유산에서 38분간 쉬지 않고 내려서자 월성재로 '삿갓골재대피소 2.9km, 남덕유산 1.4km, 황점마을 3.8km'의 이정표와 '119구조목 01-44'가 있다.

 

이제 삿갓봉만 거뜬히 넘으면 하룻밤 푹 쉴 대피소가 바로 아래다.

그리 높지 않지만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형제처럼 줄서 펼쳐지며 삿갓봉에서 마지막으로 멈추는 등산로가 계속된다.

삿갓재에서 남덕유산 코스 역시 수 년 전 아내와 같이 걸었던 길이다.

삿갓재 기점 2.1km 이정표에 '남덕유산 2.2km, 월성재 0.8km, 동엽령 8.3km'가 길을 밝힌다.

나무사이로 3개의 봉우리가 연봉을 이루어 나타나지만 삿갓봉은 진정 그 뒤에 감춰져 있다.

 

바위 봉우리를 만나 간혹 비켜갈 때는 기분이 좋아짐음 그만큼 체력이 소모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이제는 삿갓봉이 나타나겠지 하며 내심 기대 걸며 가지만 끝이 없을 정도로 지루하다.

'삿갓재대피소 2.0km, 남덕유산 2.3km, 영각공원지킴터 5.7km'의 이정표를 벗어나 9분 뒤 양 옆으로 안전 로프가 설치된 돌 오름길을 지나서도 삿갓봉은 눈에 띄지 않는다.

삿갓을 쓴 봉우리가 발이 달려 있는지 다가가는 만큼 그 또한 멀리 달아나는 것 같다.

 

남덕유산이 3.0km의 거리라는 이정표와 남덕유산이 3.3km의 거리라는 이정표를 겨우 지나자 기다리던 삿갓봉이 바로 앞이다.

삿갓봉을 오르기 직전에 '삿갓재(대피소) 1km, 월성재 1.9km, 삿갓봉 0.3km' 갈림길 이정표에서 힘은 들더라도 삿갓봉을 지나가기로 하고 오르막을 힘내어 오른다.

0.3km라 알리고 있지만 100여 미터밖에 되지 않은 곳 해발 1,418m의 삿갓봉에 올라선다.

 

지나온 남덕유산과 서봉 그리고 향적봉과 중봉, 무룡산이 환히 드러나지만 삿갓재에 있는 대피소는 보이지 않는다.

오늘 일정 중 마지막으로 오른 봉우리이기에 사진을 추억으로 남기고 삿갓재 방향으 길을 따라 내려오니 조금 전 삼거리 우회 길과 합류하는데 '삿갓재 0.9km, 삿갓봉 0.3km' 안내판이 붙어 있지만 우회로 방향에는 이정 표시가 없다.

급경사 너덜지대가 있어 내려가기가 쉽지 않다.

 

'무룡산 2.6km, 월성재 2.4km, 남덕유산 3.8km' 이정표를 벗어나도 내리막이 반복되더니 삿갓재대피소 건물이 보이며 풍력발전기에 붙어 있는 바람개비가 윙윙거린다.

육십령에서 오전 8시27분 출발하여 삿갓재까지 9시간36분이 걸려 백두대간 한 구간을 이상 없이 마무리한다.

무거운 짐 그리고 힘들었던 한숨을 탁자에 모두 내려놓고 대피소에 들어가 이름을 기록하고 침상 번호와 모포를 대여 받는다.

 

배낭 무게를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오늘 저녁과 내일 점심 때 먹을 햇반은 이곳에서 구입하려고 하자 유효 기간이 지나 구매를 할 수 없다는 말에 황당해 하지 않을 수 없다.

국립공원에서 탐방객을 위해 개방 전 판매할 물품들을 미리 비치 해 놓아야 맞다는 생각이 든다.

가져온 찰밥이 많이 남아 있고 내일 아침에 먹을 빵과 우유 등 간식거리가 있기에 다행이라 생각한다.

취사장에 들어서자 지인을 우연히 만나 자초지종 얘기 했더니 빵과 찰떡 그리고 술까지 푸짐하게 선물 받아 오히려 배낭이 무거워지고 만다.

 

배부름에 나른하고, 산 걸음에 고단한 몸을 침상 위에 덥석 누인다.

내일 걸어야 할 삿갓재에서 빼재까지의 대간을 꿈꾸며 대피소의 밤은 사르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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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쾌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육십령휴게소에 도착 승용차와 열쇠를 맡기려는데 이른 시각이라 대리운전 기사가 잠을 자고 있다기에 내일 오후 전화하면 빼재까지 승용차를 끌고 오라는 메모를 함께 남기고 크고 넉넉한 덕유산 품속에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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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과 경남의 경계인 육십령 고갯마루 남덕유산으로 입산하는 계단에는 지난번 영취산에 깃대봉을 지나 이곳 육십령에 도착했을 때 걸려 있던 출입금지 안내문이 제거되어 산객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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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뚱맞게 등산로에서 벗어나 세워져 있는 묘지 위로 '119구조목 11-01'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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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돌이 있는 곳에 로프 구간을 설치해 놓았지만 그에 의지하지 않고 오를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아직 힘은 빵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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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경주마 목장과 반송마을이 능선 좌측으로 보일 때 첫 번째 무명봉에 오른다.

'119구조목 11-03'과 함께 산삼의 고장 함양에서 세운 이정표에 '육십령 1.5km, 할미봉정상 0.5km, 덕유삼거리 3.4km'라 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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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름길 후 헬기장에 도착한다.

육십령에서 딱 1시간이 걸렸다.

쉬엄쉬엄 무리하지 않으며 서서히 담금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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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장서 안부로 내려서며 바라보이는 기암의 할미봉은 다양한 바위를 올려놓은 첨탑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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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목 11-04'에서부터 오르막 바위길이다.

바위 벽면에 쇠막대를 박고 로프를 걸어 놓아 그에 의지하며 올라서자 또 한번의 로프가 손을 길게 내밀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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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이 트이면서 곧 해발 1026.4m의 할미봉 꼭대기에 발을 올린다.

함양군에서 세운 정상석과 삼각점 그리고 조망 안내도가 설치되어 있으며 '육십령 2.2km, 덕유산삼거리 2.7km, 서봉정상 4.8km'의 이정표가 있다.

 

육십령에서 출발 1시간26분만에 맛보는 동서남북의 막힘없는 조망에 푹 빠진다.

남성의 근육질처럼 앙칼진 두 개의 봉우리 서봉과 남덕유산이 젖가슴처럼 돋아 보이고 할미봉 옆 기암괴석 뒤로는 괘관산이 줄서 있다.

육십령 방향으로 백운산과 영취산이 깃대봉 뒤편에 백두대간을 날개처럼 펼치며 장안산이 기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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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양 옆으로는 할미꽃, 제비꽃, 개별꽃, 진달래꽃들이 한창 피어올라 자태를 뽐내고 다른 야생초들은 기지개를 켜며 그 바통을 이을 태세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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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넘게 원기를 회복하고 할미봉에서 내려가자 1분도 안되어 장수 반송마을과 대포바위 갈림길 이정표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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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능선 뒤로 곧추선 서봉과 남덕유산이 확연히 드러나는 나무 계단에서 내려가기 전 대간길을 훑어본다.

이곳에서 남덕유산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계단을 내려가면 지리산 위험구간으로 꼽히는 바위 벼랑이 체력을 시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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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 왜 안전시설을 설치 안했을까 의아해 할 정도로 바위들이 엉켜있는 곳이다.

달랑 로프 2개만 내걸려 있어 발을 어디에 지탱하며 내려가야 할지 망설여진다.

이곳에서 스틱은 무용지물이다.

저 아래 훌쩍 내던지고 로프를 단단히 붙잡으며 내려선 다음 뒤따르는 아내에게 이곳저곳에 발 디딜 곳을 하나하나 찍어준다. 

평상시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지만 특히 눈 덮인 겨울철에는 위험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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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지나왔던 할미봉이 보이고 좌측으로 대포바위가 눈에 보이는 바위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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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오름길 위에 '할미봉 1.3km, 육십령 3.5km, 덕유삼거리 1.4km, 서봉정상 3.5km' 이정표 지나서 9분 뒤 덕유교육원 삼거리가 있다.

이정표에는 '할미봉정상 1.8km, 육십령 4.0km, 덕유삼거리 0.9km, 서봉정상 3.0km, 덕유교육원 0.7km'라 안내하며 맞은편 참나무에 '경상남도 덕유교육원'이라 쓴 함석이 화살표와 함께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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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 긴급통신 중계기와 '119구조목 11-10'을 지나자마자 덕유교육원 삼거리를 만나는데 이정표에 '육십령 5.2km, 남덕유산 3.6km'라 적혀 있을 뿐 교육원 표시는 붙어 있지 않지만 교육원 방향의 넓은 길 쪽  두 개의 나일론 줄에 '탐방로 아님'의 표찰을 걸어 놓아 출입을 막고 있다.

과거 이정표에는 교육원 표시가 함께 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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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에서 서봉을 가는 길은 점점 가팔라진다.

그동안 할미봉에서 여기까지 편하게 왔던 길과는 아주 딴판이다.

삼거리에서 숨 가쁘게 오르다 13분 후 헬기장인데 할미봉 방향이 빤히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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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각사와 덕유교육원이 남덕유산 산자락 아래에 내려다보인다.

육십령을 지나 덕유교육원 삼거리까지만 해도 산 전체가 연초록 어린 나뭇잎으로 물감을 칠했지만 높이 오를수록 나뭇가지만 앙상한 모습이라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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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 정상이 암봉 뒤에 숨어 있다.

이 거친 암봉을 무사히 넘어야 서봉의 안방을 속속 들여다 볼 수 있다.

조망이 전개되는 암릉 구간 '119구조목 11-14'가 있는 암반에서 찰밥으로 밥상을 차리고 한 잎 두 잎 눈에 띄어 채취한 취나물을 씻어 쌈 싸먹으며 원기를 회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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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봉을 어렵사리 넘자 서봉 정상이 바로 앞에 놓여 있다.

기운을 내어 바위봉인 해발 1,492m 서봉(장수덕유산)에 도착하지만 발 닿는 곳은 넓은 헬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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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하게 있어야 할 서봉의 정상석이 누군가에 의해 덜러덩 넘어져 있다.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한 중량감 있는 돌임에도 맥없이 누워버렸다.

누구의 소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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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에서 바라보는 향적봉까지의 장쾌한 덕유 주릉이 지렁이처럼 꿈틀거리고 무룡산과 삿갓봉 사이에 오늘 여장을 풀 삿갓재대피소는 가려져 있다.

1.5km 건너에 있는 남덕유산이 길게 발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이 가깝고 육십령 방향에서 치솟은 백두대간을 서봉에서 굽어보니 장관이 아닐 수 없다.

백운산 뒤쪽 멀리 지리산 천왕봉 줄기가 반야봉까지 설렁줄을 이은 듯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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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에서 급경사 철 계단을 내려온 뒤 백두대간에서 조금 비켜서 있는 남덕유산으로 이동한다.

철 계단 주변의 암봉에서 피워낸 겨울 설화가 아주 환상적이었건만 지금은 생동의 물결로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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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돌길에서 남덕유산을 직접 오르지 않고 삿갓봉으로 가는 지름길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가파른 경사를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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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오늘 산행 중 최고의 전망대 역할과 함께 가장 높은 해발 1,507m 남덕유산 정상에 오른다.

서봉에서 1시간이 걸렸으며 육십령에서는 6시간41분만이다.

서봉에서 보이던 덕유산 능선이 조금 방향만 바뀌었을 뿐 힘차게 달려오고 영각사 방향의 등산로를 따라 이어지는 바위봉이 톱날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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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봉까지의 산자락이 삼각형 모양으로 각을 이루며 그 아래쪽 평지는 녹색으로 물결 치며 한층 봄이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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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갓재로 가는 길은 계속되는 내리막이다. 그래도 오름길보단 훨씬 낫다.

남덕유산에서 삿갓재대피소까지는 4.3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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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구조목 01-45'지점에 이동전화 중계기가 산죽 속에 있다.

생명선이나 다름 없는 휴대전화를 긴급히 이용하기 위해 통화 불능지역에 설치된 태양전기 중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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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에서 38분간 쉬지 않고 내려서자 월성재로 '삿갓골재대피소 2.9km, 남덕유산 1.4km, 황점마을 3.8km'의 이정표와 '119구조목 01-44'가 있다. 

이제 삿갓봉만 거뜬히 넘으면 하룻밤 푹 쉴 대피소가 바로 아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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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높지 않지만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형제처럼 줄서 펼쳐지며 삿갓봉에서 마지막으로 멈추는 등산로가 계속된다.

삿갓재에서 남덕유산 코스 역시 수 년 전 아내와 같이 걸었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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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봉우리를 만나 간혹 비켜갈 때는 기분이 좋아짐음 그만큼 체력이 소모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리라.

이제는 삿갓봉이 나타나겠지 하며 내심 기대 걸며 가지만 끝이 없을 정도로 지루하다.

'삿갓재대피소 2.0km, 남덕유산 2.3km, 영각공원지킴터 5.7km'의 이정표를 벗어나 9분 뒤 양 옆으로 안전 로프가 설치된 돌 오름길을 지나서도 삿갓봉은 눈에 띄지 않는다.

삿갓을 쓴 봉우리가 발이 달려 있는지 다가가는 만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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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덕유산이 3.0km의 거리라는 이정표와 남덕유산이 3.3km의 거리라는 이정표를 겨우 지나자 기다리던 삿갓봉이 바로 앞이다.

삿갓봉을 오르기 직전에 '삿갓재(대피소) 1km, 월성재 1.9km, 삿갓봉 0.3km' 갈림길 이정표에서 힘은 들더라도 삿갓봉을 지나가기로 하고 오르막을 힘내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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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418m의 삿갓봉에 올라선다.

지나온 남덕유산과 서봉 그리고 향적봉과 중봉, 무룡산이 환히 드러나지만 삿갓재에 있는 대피소는 보이지 않는다.

오늘 일정 중 마지막으로 오른 봉우리이기에 사진을 추억으로 남기고 삿갓재 방향으 길을 따라 내려오니 조금 전 삼거리 우회 길과 합류하는데 '삿갓재 0.9km, 삿갓봉 0.3km' 안내판이 붙어 있지만 우회로 방향에는 이정 표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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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룡산 2.6km, 월성재 2.4km, 남덕유산 3.8km' 이정표를 벗어나도 내리막이 반복되더니 삿갓재대피소 건물이 보이며 풍력발전기에 붙어 있는 바람개비가 윙윙거린다.

육십령에서 오전 827분 출발하여 삿갓재까지 9시간36분이 걸려 백두대간 한 구간을 이상 없이 마무리한다.

무거운 짐 그리고 힘들었던 한숨을 탁자에 모두 내려놓고 대피소에 들어가 이름을 기록하고 침상 번호와 모포를 대여 받는다.

배부름에 나른하고, 산 걸음에 고단한 몸을 침상 위에 덥석 누인다.

내일 걸어야 할 삿갓재에서 빼재까지의 대간을 꿈꾸며 대피소의 밤은 사르르 깊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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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양 옆으로는 할미꽃, 제비꽃, 개별꽃, 진달래꽃들이 한창 피어올라 자태를 뽐내고 다른 야생초들은 기지개를 켜며 그 바통을 이을 태세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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