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금남정맥(가칭)답사기◈

 

[금호분기점(조약봉)⇒왕사봉⇒대명산⇒장계산⇒군산기상대]

 

 

제 2구간

 

[피암목재-장군봉-산경표정맥분기점(740봉)]

 

2004. 12 11(토) 날씨 : 맑음

 

○산행(종주)거리
피암목재→675.5봉→장군봉→싸리재→분기점(740봉) : 도상거리 약 8.2km
[금호분기점(조약봉)기점 22.3km]
탈출(분기점→작은싸릿재) = 0.5km

 

○산행(종주)시간
10 : 30 - 14 : 18(중식 및 휴식 포함 총 3시간 42분)(탈출 12분포함 총 4시간소요)

 

○산행(종주)코스
피암목재→675. 5봉→전망바위→십자로안부→787봉→마당바위→장군봉→
제 2 암봉→제 3 암봉→724.5봉→717봉→싸리재→740봉(정맥분기점)→작은
싸리재(임도)

 

○위치 : 전북 완주군 동상면, 진안군 주천면 등 접경

 

○시간별 진행
10 : 30  피암목재
10 : 50  675. 5봉
           삼각점(진안410, 1988재설) 헬기장
11 : 02  전망바위
11 : 15  십자로안부
11 : 43  787봉(7분)
12 : 03  마당바위
12 : 17  장군봉(중식 23분)
12 : 40  중식 후 출발
12 : 48  제 2 암봉
13 : 03  제 3 암봉
13 : 09  724.5봉
            삼각점(진안 400, 1984재설)
13 : 18  717봉
14 : 01  싸리재
14 : 18  740봉(정맥분기점)
14 : 30  작은 싸리재(임도)

 

★산행후기

 

≪천군만마를 호령하는 장군봉의 위용에 매료되다≫

 

10시 30분 영롱한 햇살이 아스팔트 지면에 반사되어 광채를 발산하고 제법 겨울다움을 만끽케 하려는지 등허리를 파고드는 냉기류가 맴도는 피암목재에서 제 2구간의 정맥을 이어간다.

 

 

                                                                 <피암목재>

 

초입에는억새와 산죽들이 서로 껴안고 비비며 추위에 견디고 있고 빼곡이 찬 소나무 숲을 따라 오른다.

 

융단을 깔아 놓은 듯한 부드러운 솔밭 길을 따르는 완만한 오름이 계속 이어지고 곧이어 2 - 3분 후 전망바위에 올라 뒤를 돌아보면 장대하게 솟은 운장산이 지척에서 시선을 압도하고 있다.

 

바로 발아래는 대불리에서 피암목재로 오르는 차량들의 숨가쁜 소리가 귓청을 때리고 있다.

 

다시 수북히 쌓인 솔잎을 사뿐사뿐 즈려 밟으며 호젓한 송 숲을 파고 들어가 진행한다.

 

곧이어 키를 넘는 산죽터널이 나타나며 200m정도 시퍼런 댓 잎들로부터 뺨세례를 받으며 나가는데 낯선 이방인에 대한 텃세인가 인정 사정없이 후려쳐 대고 있어 금새 얼굴이 홍당무가 되어버린다.

 

잠시 후 군부대에서 훈련용으로 소나무를 베어 말뚝처럼 세워놓은 높은 울타리 담장을 우회하여 오르면 소나무와 어우러진 넓은 마당바위가 산객을 편안하게 맞고 있다.

 

 

숨어있던 연석산은 '나 여기 있소' 하며 고개를 들고 모습을 들어내고 있다. 우측에서 연석산이 동참한 운장산군은 좌우에서 실로 장쾌한 파노라마를 연출하고 있다.

 

10시 50분 삼각점(진안410, 1988재설)과 헬기장이 있는 675. 5봉에 올라선다. 추위에 떨며 흐느끼는 억새들의 울음소리가 처량하게 귓속을 파고들고 있다.

 

잠시 후 시야에 잡히는 장군봉의 암봉군을 바라보며 고도를 한동안 내린다.

 

11시 02분 운장산과 연석산 그리고 피암목재로 오르는 구불구불한 도로가 시야에 들어오는 전망바위에 선다.

 

 

깊은 골에 숨어 겨우 모습만 들어내고 있는 밤목리 마을의 집채들이 아담하게 내려다보인다. 곧이어 멋들어진 장송들의 사열을 받으며 호젓한 송 숲을 파고 들어가 진행한다.

 

11시 15분 한동안 고도를 떨어뜨리고 십자로안부에 내리 선다. 왼쪽(서쪽)은 완주군 동상면 밤목리, 우측(동쪽)은 진안군 주천면 외처사동을 잇는 고개이다.

 

창공을 뚫을 듯이 솟은 장송들과 간간이 나타나는 아름드리 소나무가 바위와 어우러진 숲길은 홀로 걷는 산객에게 무한한 행복을 느끼게 하고 있다.

 

다시 한바탕 오름과 가벼운 슬랩을 더 올라 우측으로 돌려 나간다. 우측에 운장산이 함께 따라오고 있다. 돌무더기 옆을 지나 싸릿대와 억새가 잠식한 능선을 따라 다시 오름을 계속한다.

 

11시 43분 50평정도의 너른 헬기장이 있는 787봉에 올라선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온통 진청물감을 풀어놓은 듯하고 산정에 오르자 예상외로 찬바람이 사라져 버려 포근해진 날씨에 안도감이 든다.

 

준수한 용모를 갖춘 운장산이 손에 잡힐 듯 지척에서 굽어보고 있고 좌측으로는 복두봉으로 이루어지는 연릉이 유장하게 이어지고 있다.

 

 

                                         <787봉에서 본 운장산>

 

 

                                         <787봉에서 본 복두봉능선>

 

다시 복두봉에서 북으로 가지를 뻗어 정맥과 나란히 이어지는 명도봉(明道峰:863m)과 그 북쪽에 있는 명덕봉(明德峰:845.5m)이 각각 고고하게 솟아 있다.

 

 

 

동쪽 발아래 학전동의 학산저수지는 운장산군을 푸른 물결 속에 듬뿍 담아놓았고 그 앞으로 대불리의 벌판과 옹기종기 모여있는 민가들이 평화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산정의 억새들은 서로서로 몸을 비비고 가냘픈 손을 흔들며 산객을 보내고 있다. 곧이어 좌측에 성터가 눈에 들어오고 성터에 올라서면 대둔산이 앞에서 기세등등하게 서있고 그 좌측으로는 천등산이 숨어서 고개만 살짝 내밀고 쳐다보고 있다.

 

 

                                                <장군봉의 암봉군>

 

 

바로 앞에는 장군봉이 창끝처럼 솟아 보이고 그 뒤로 계룡산의 준걸한 품세가 유연하게 하늘금을 그리며 고즈넉이 앉아있다.

 

 

                                        <대둔산조망(중앙)>

 

성터를 내리서면 산죽터널이 잠시 선을 보이다가 억새와 싸릿대가 합세한 숲이 다시 이어진다.

 

고도를 내릴수록 지척에 있는 장군봉은 높아만 가고 우측에 싸릿재로 오르는 임도와 태평봉수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작은 싸릿재 임도(우측은 태평봉수대)>

 

계속 떨어져만 가는 고도가 웬지 불안하기만 하고 간헐적으로 기습공격하는 산죽들은 또다시 인정사정없이 뺨을 후리쳐 대며 안면에 생채기까지 내고 만다.

 

12시 03분 장군봉을 지척에 두고 평지성의 마당바위 능선을 따라 진행한다. 한 마리 고고한 학이 비상할 채비를 하는 것 같은 장군봉은 단아한 모습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장군봉의 위용>

 

12시 17분 한바탕 가파른 오름과 슬랩을 조금 올라 장군봉에 선다. 바위 위에 뚫린 구멍에 물이 고여 얼음이 얼어있는 것이 이색적이다.

 

 

천군만마를 호령한다는 장군봉에서의 조망은 실로 압권이고 확연이 펼쳐지는 사위는 일망무제이다.

 

 

 

 

                                                <장군봉에서 본 운장산>

 

 

                                        <장군봉에서 본 연석산>

 

 

                            <장군봉에서 본 모악산(뒷쪽)>

 

 

                                         <장군봉에서 본 복두봉>

 

남쪽으로 지나온 정맥과 그 뒤로 우람한 풍채의 운장산군이 좌우로 현현하게 펼쳐지고 있다. 발아래 동쪽에는 개들의 합창소리만이 평화롭게 자리한 대불리 개화동마을의 고요를 깨뜨리고 있다.

 

다시 조금 더 진행하면 너른 마당바위가 나오는데 여기가 신선이 내려와 놀다간다는 신선대인 것 같다.

 

 

 

 

잠시 선계에 들어가 무념무상으로 사방을 휘둘러본다. 북으로 아기자기한 암봉군과 어우러진 아름드리 장송들은 한 폭의 산수화를 묘사하고 있다. 한동안 천혜의 비경을 조망하며 애잔한 상념에 젖어본다..

 

아!!! 신의 축복을 받는 것처럼 페부를 파고드는 희열과 감동, 이를 형언 할 수 없는 감흥, 무한한 행복감에 도취되어 그 자리에 앉아 한동안 정물화가 되어버린다.

 

12시 40분 정지할 수도 역류 할 수도 없는 시간들을 아쉬워하며 점심을 끝내고 자리를 털고 일어나 무거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암봉의 머리 위에서 독야청청이 서있는 푸른 송들은 기개 있고 붉은 기운을 토하며 산객과 세월을 보내고 있다.

 

칼날 같은 암릉을 지나면 곧바로 우측에 직벽으로 된 암벽 유격훈련장이 가다렸다는 듯이 나타나 잔뜩 긴장을 주고 있다.

 

 

 

깎아지른 암벽을 로프에 몸을 맡 긴체 10m정도 내리 서면 다시 유순한 송숲 을 따라 이어지는 듯 하다가 또다시 고도를 떨어뜨리며 두 번째 암벽을 만난다.

 

우회하여 내려가면 다시 대 슬랩이 기다리고 있고 15m정도 굵은 로프를 붙잡고 오른다.

 

 

                                                      <대슬랩>

 

12시 48분 두 번째 암봉에 올라선다. 북으로 펼쳐지는 기괴한 암릉과 바위들은 설악산의 만불상을 방불케하고 있다.

 

암벽에 붙어 있는 고드름을 따서 입에 넣고 우물우물 깨물으며 두 번째 구간도 10여m정도의 로프를 붙잡고 내리선다.

 

고드름 맛이 오늘 따라 왜 그리 가슴을 시윈하게 하는지. . .

내림이 끝나자 잠시 산죽터널로 이어지고 다시 떨어뜨린 고도를 만회하기 위해 조금 가파르게 오른다.

 

13시 03분 세 번째 암봉에 올라 또 다리 쉼을 한다. 여기서도 사위의 조망은 과히 명쾌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지나온 암봉들과 그 뒤의 운장산은 또 다른 자태로 변모하여 시선을 끈다.

 

 

천혜의 비경, 천혜의 쉼터, 천혜의 조망터 오늘 나는 또다시 무한한 행복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가? 산이 주는 혜택과 산에서 배우는 진리가 무엇인가? 이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이제 서서히 암봉군이 사라지고 다시 울창한 참나무 숲으로 된 평지성 능선을 따라 휘적휘적 진행한다, 잠시 후(13시 06분) 억새가 사방을 에워싸고 있는 작은 헬기장을 지난다.

 

 

13시 09분 삼각점(진안 400, 1984재설)이 깨어져 있고 억새가 그 부끄러운 모습을 살포시 감싸주고 있는 724.5봉을 지난다.

 

정맥 길은 잡목과 억새로 혼합되어 있고 우측에 푸른 색칠을 하여 상하 두 줄로 평행하게 설치한 철조망이 나타나 곁에 두고 따라간다.

 

13시 18분 정상이 7-8평정도 평지로 되어있는 717봉을 지난다. 훌훌 옷을 벗어버린 참나무 나목들이 쓸쓸한 모습을 보여주며 산객을 보내고 있다.

 

5분 정도 진행하다 정맥은 갑자기 직진로(좌측)를 버리고 90도 우측으로 팍 꺾어 내림 길로 이어지므로 독도에 주의해야만 된다,

 

직진(좌측)하여가면 중수골산이 나오고 지릉을 따라 더 진행하다보면 동상저수지로 떨어진다. 방향을 돌려 나가면 바위를 뿌리가 안고 있는 큰 나무가 길에 나오는데 이색적이다.

 

다시 5분 후에 좌측으로 팍 꺾어 내림 길로 이어지고 또다시 산죽이 간헐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귀찮게 하고 있다.

 

좌측에 큰 참나무 군락 한가운데 아름드리 장송 한 그루가 박혀있어 홍일점처럼 시선을 끌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한참 후 태평봉수대가 차츰 시야에 가까워지고 왕사봉으로 갈라지는 정맥분기점(740봉)이 바짝 주눅을 주며 기세 좋게 솟아 보인다.

 

또 이쯤에서 싸릿재로 오르는 임도가 완연하게 시야에 잡힌다.

 

14시 01분 희미한 길이 나있는 십자로 안부인 싸릿재에 내리선다.

좌측(서쪽)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 축령과 우측(동쪽)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 윗진등을 잇는 고개인데 윗진등은 지도상 가옥이 표기되어 있으나 현재는 그곳에 집 한 채도 없다.

 

아마 그곳은 옛 선조들이 화전을 가꾸며 살아온  민초의 애환이 서린 곳인 것 같다.

 

가로질러 다시 내린 만큼 고도를 올리기 위해 가쁜 숨을 몰아쉬고 비지땀을 흘리면서 된비알을 치고 오른다.

 

한바탕 급경사 오름을 끝내고 둔덕에 올라보니 740봉은 저 앞에서 기세 좋게 버티며 아래를 굽어보고 있고 우측에 있는 금남정맥의 태평봉수대를 지척에 두고 또 한차례 힘겹게 고도를 올린다.

 

14시 18분 한동안 고도 약 150m이상 빡쎈 오름을 극복하고 정맥분기점인 740봉에 올라선다. 산죽들만이 마중 나와 있고 조망은 막혀있어 금새 실망으로 뒤바뀐다.

 

참나무사이로 지나온 정맥과 잿빛하늘 속에 포진된 운장산이 아스라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제 오늘의 정맥종주는 여기서 끝내고 태평봉수대를 바라보며 산경표상 금남정맥을 따라 내림질한다.

 

14시 30분 급경사를 한참 내려와 작은 싸릿재 임도에 내리서서 모든 산행을 종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