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과 24일 계획은 차갓재-저수령-죽령이다.
차갓재 저수령은 짧은 구간이니 23일 빨리 끝내고 풍기에 있는 산소에 들러 벌초를 하고 다음날은 차갓재로가서 저수령까지 가면 우리 마눌이 기다려 주겠지 생각했는데 떠나기 전날 구미에사는 고향친구집에 들렸다가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저수령-죽령구간은 반쪽밖에 못하고 차갓재-저수령구간은 끝냈지만 그 다음날하게 되었다.
[2006.9.23 첫째날,저수령-묘적령-사동리]
눈을뜨니 5시반 부리나케 페달을 밟고 저수재에 도착하니 7시반이다. 등산준비를하고 카메라를 찾으니 앗차 배낭속에 있을줄 알았던 카메라가 없다. 생각해보니 여행용백에 넣어둔 것을 깜박하고 그냥 온것이다. 깜박한 것은 그것뿐이 아니다. 산행지도를 찾아보니 이것도 안가져왔다.ㅋ
영 산행할 기분이 아니다. 어찌해야하나………갈까 말까 오후2시에 단양역에서 마눌과 만나기로 했는데 밥이나 먹고 차안에서 기다릴까,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스치는데 그래도 이구간의 반은 전에 왔던 곳이라 부지런히 가기로 결심하고 출발한다.
배낭에 들은 것이 없고 아침도 안먹은 상태라… 짐도 가볍고 몸도 가벼우니 가볍게 잘도 간다.
산에 들때면 항상 초반전에 몸이 안풀려 고생하곤했는데 오늘은 그런것도 없다.
처음부터 계속GO!! 촛대봉에 다다르니 저아래 소백산관광 농장이 보이고…(저기농장에 한우는 진짜겠지? 침이 꼴깍!) 다시 투구봉과 곧이어 시루봉이 나타난다.
작년에 왔을때는 투구봉과 시루봉을 그냥 지나쳤었는데, 오늘보니 투구봉은 단양군에서 붙여놓은 표지판이 있고 시루봉에는 어느 대간꾼이 코팅을 해서 시루봉이라 표시해놨다. 잣나무 숲을지나 배재에 다다르니 싸리재가 얼마남지 않았다.
곳이어 싸리재~ 작년엔 여기서 단양유황온천쪽으로 하산했었는데, 그러니 여기까진 와본길이고 여기서부터 묘적령까진 미지의 대간길!
1.2km를 지나 흙목정상이란 표지목이 있고, 그다음이 뱀재이다.
11시경 모시골 정상에 도착했다. 부부가 식사를 하고 있어 대화를 하다보니 지난주 홀대모 다정님과 산행을 같이했다는 광주의 대간부부이시다.
반갑게 인사하고 묘적령까지 동행하게 되었다.
묘적령에서 도솔봉구간도 작년에 왔던곳이라 별어려움이 없다 생각하고 가다보니 급한 마음에 묘적령에서 고항치쪽으로 잘못 내려갔는데 광주부부님도 앞서가는 나를 따라 고항치까지 갔다 되돌아 오느라고 약1시간이나 때아닌 알바를 하게되니 내가 힘든 것은 둘째치고라도 3일째 힘들게 진행하고 있는 광주부부님께 미안할 따름이다.
다시올라와 사동리하산길을 찾아 내려가는데 오늘의 산행은 첫단추가 잘못끼어져 고생길이다. 묘적령까지 아침도 안먹고 한번 쉬지도 않고 왔는데, 다와서 알바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내가 저수령에 있는 차회수하여 단양역에 가려고 했었는데, 반대로 마눌이 차회수하여 사동리까지 오게하였으니 결국은 잘된건가?
어쨌든 오후에는 산소에가서 벌초도하고 친척집에도 들리고 순서는 바뀌었지만 오늘의 할일은 오늘에 할 수 있었다.
[첫날사진 몇장]
*카메라를 갖고가지 않아 시간기록을 위해 핸펀으로 찍었음
뱀재
흙목재
싸리재
배재
시루봉
투구붕
[2006.9.24 둘째날,차갓재-벌재-저수령]
풍기의 친척집에서 자고 식사하고 이것저것 챙기다보니 시간이 9시가 넘어버렸다. 차뒤타이어에 못이 박혀 이것까지 수리하고나니 9시반이나 됐다. 오늘의 구간은 비교적 짧은구간이지만 황장산의 바위구간을 생각하면 너무 시간이 지체돼버렸다.
부리나케 안생달 마을로 GO! 10시반 출발이다. 차는 산에 같이못가는 우리 마눌이 챙기고…
지난번 하산한 장승이 있는 차갓재까지 약25분을 헉헉거리며 오른다. 다시 약간의 오르막을 지나자 평이한길 10분만에 작은 차갓재에 다다르고 다시 부지런히 발길을 옮긴다. 얼마가지 않아 나이 지긋한 부부 산님을 추월하고 다시 오르막길에서 대간꾼 같지는 않은데 비박장비까지 짊어지고 가는 한분도 추월하고 문제의 밧줄구간 여성두분과 남성두분이 오르고 있다. 남성한분이 먼저 오르고 뒤이어 여성두분이 오르고 밑에서 지켜보자니 불안하다.
그러나 실제 올라보면 별것은 아닌데, 계속하여 줄을 잡고 바위를 휘돌아가야 한다.
아마도 이밧줄은 지난주 문경까지 차태워준 진선생을 비롯한 조령산구조대에 계신분들이 메어 놓은 것이리라! 이런곳에 줄이 없다면 감히 갈생각을 못할터인데 음지에서 일하는 여러분들 추석 잘쉬시고 福 많이많이 받으세요!!
황장산에는 단체 산님들이 많다. 천안 모카페 회원분들이라고 했는데, 조금가다 반대쪽에서 오시는산님들! 청주에서 오셨다고..
천안에서 오신 아줌씨 혼자오셨냐고 하면서 외롭지 않느냐고 물어보신다. 물론 외롭지만 백두대간길을 걷는 동안에는 잡생각이 나지 않는다. 오직 다음구간은 어떻게 진행해야하나 이런 생각뿐~ 황장산을 지나고도 바위구간이 몇 군데 나온다. 급경사로길도 나오고 감투봉으로 생각되는 헬기장에도 많은 산님들이 황정재에도 많은 산님들이 모여있다. 그러고 보니 시간적으로 12시가 넘었으니 점심 시간이다.
그렇지만 나는 멋진 점심 약속이 있으니 벌재를 향해 부지런히 갈뿐이다.
오르막을 한참 올라가니 또 한무리의 식사하시는 산님들을 만나는데 대간도중 오늘만큼 많은 사람을 만난적이 없는데 일요일인데다 황장산이란 곳이 꽤나 알려진 산인가보다. 폐백이재와 또하나의 산을 넘으니 차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앞서서 몇 분이 내려서는 것이 보이고 버스가 한대 서있고 샘터쪽에는 먼저내려온 분들 식사하는 장소로 쓰이고 있다.
이바람에 샘터는 구경도 못하고 저쪽을 보니 눈에 익은 차한대!! 얼른가서 잡아타고 점심식사하러 간다. 식사장소는 벌재에서 가장 가까운 황정산쉼터옆집식당(차로 2~3분거리), 세수도하고 발도 닦고 비빕밥에 막걸리 한사발까지… 아직 산행도 끝나지 않았는데 점심시간에 이런 호강 해보셨나요? (이것이 산행 안하고 기다려준 마눌 덕분입니다.)
점심시간으로 1시간을 소비하고 다시 벌재로 되돌아왔다. 이제 저수령을 향하여 간다. 조금전에는 점심시간이 너무 늦어질까봐 빨리 진행했는데 이젠 식사도 했겠다 귀가할 교통편도 걱정 없으니 슬로우로 간다.
예쁜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는데 전망이 거의 없는곳이라 산불감시가 될까 의심이든다. 물론 감시초소를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약 40분이 지나 들목재라 표시된 곳을 통과한다. 황장산구간과는 달리 전망도 별로 없고 그러다보니 산행하는 사람들이 없다.
이구간엔 별다른 곳이 없다. 평범한 봉우리 몇 개를 넘고 올라서자 白頭大幹 問福臺(1074m)라 쓰여진 표지석을 본다.
이제 저쪽에 도로가 보이고 소백산 관광농장도 보인다. 장구재에 내려서면서 이구간에서 처음으로 단체 산행객을 만난다.
10분도 채못되어 어제에 이어 연일 당도하는 저수재…벌재에서 꼭 2시간 반이 걸렸다. 단체 산행객들중 먼저 내려온분들이 기념사진 찍는 것이 보이고 다시 낮익은 차 발견!! 2시간 반만이지만 얼마나 반가운지.. 오늘처럼 우리 마눌이 이뻐보인적이 있었던가! ㅎㅎ
내려오다 개울물에 씻고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정체를 겪으며 귀가하니 아직도 날짜선은 넘지 않았다.
[2006.9.24 둘째날,차갓재-벌재-저수령]
벌써 많은 등산객들이 산에 들었다.
지난주 내려왔던길을 되올라간다~
차갓재
백두대간중간지점
작은차갓재
황장산을 바라보며...
아짤한 구간~
황정산 정상
황정재
여기도 아찔...
H장
벌재
들목재
문복대
장구재
투구봉
저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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