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구간]도래기재~구룡산~곰넘이재~태백산~화방재

 2006. 12. 23(토)/날씨:맑음/등산시간:10시간45분/거리:24.2km

구간명

도착

출발

소요시간

휴식

비     고

도래기재

 

06:35

 

 

녹전에 주차 택시이용

임도(첫째)

07:05

 

30분

 

 

임도(둘째)

07:54

 

49분

 

 

구룡산 정상

08:50

 

56분

 

 

고직령

08:03

 

13분

 

 

곰넘이재

09:43

09:53

30분

10분

휴식

신선봉

11:00

 

67분

 

 

차돌배기 삼거리

12:00

 

60분

 

 

안부(깃대봉 이정표)

12:16

 

16분

 

 

안부

12:33

13:03

17분

30분

중식

깃대배기봉

14:05

 

62분

 

 

전망대

14:55

 

50분

 

 

부소봉

15:40

 

45분

 

 

태백산 천재단

15:46

 

6분

 

 

태백산 장군봉

15:56

 

10분

 

 

망경사 갈림길

16:15

 

19분

 

 

유일사 쉼터 사거리

16:30

 

15분

 

 

유일사 갈림길

16:40

 

10분

 

 

사길령 매표소

17:10

 

30분

 

 

화방재

17:20

 

10분

 

 

    산 행 시 간

10시간05분

40분

 

 열아홉 번째 백두대간으로 제19구간인 도래기재-구룡산-곰넘이재-신선봉-깃대봉-태백산-화방재로 잡았다.

총 산행시간은 겨울철이라 능선의 눈길을 예상하여 넉넉히 11시간 정도를 계획하며, 다행히 겨울철치고는 비교적 기온이 포근한 편이라 다행스러우며, 다만 사정상 거의 두 달 만에 갖는 대간 산행이기에 신중하게 진행을 계획한다.

   

산행지로의 접근

- 02:30(출발) : 집에서 자가용으로

- 04:30(경유) : 38번 국도상의 영월휴게소 도착

- 05:10(경유) : 영월휴게소 출발

- 05:50(경유) : 녹전에 자가용 주차 후 택시로 편승

- 06:20(도착) : 택시로 도래기재에 도착


 

산행기(2006. 12. 23. 토. 맑음)

 - 06:20 도래기재 도착

 어제저녁 퇴근 후 장비를 꾸리고는 내일의 안전산행을 위하여 초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수면을 취하였는데, 최소한 12시에는 기상하여 12시 30분경에는 출발을 해야 당초 계획대로 4시경부터는 산행을 시작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와이프가 허리가 온전치도 못한데 구태여 대간 산행을 시도한다고 며칠 전부터 투덜대더니 새벽 2시가 넘는 시간에 깨워주는 바람에 2시 30분경에야 산행지를 향하여 자가용으로 출발할 수가 있었다.

사당에서 출발하여 서초IC를 경유 경부고속도로와 신갈IC에서 영동 고속도로로 옮겨 타고는 새벽의 한적한 도로를 거침없이 달려 나가는데, 여주 근방을 지나니 안개기운이 있다가 강원도계를 지나면서부터는 시야가 100여m 정도여서 저속으로 서행하였고 원주에서 중앙고속도로로 옮겨 탈 때까지는 문자 그대로 오리무중이었다.

원주를 벗어나니 안개는 끼었지만 그런대로 시야가 확보되어 제천, 영월을 지나 31번 국도를 타고 녹전에는 거의 6시가 되어서야 도착했다. 전날 저녁에 개인택시 기사분과 3시30분에서 4시 사이로 예약을 하였었는데 말이다. 녹전농협 근방에 자가용을 주차하고 택시에 편승하여 산행지로 이동 중 차안에서 이것저것 장비를 챙기는데 지도가 보이지를 않는다. 배낭을 아무리 뒤져도 보이지를 않기에 혹시나 내 차속에 흘린 것이 아닐까하여 택시를 돌려 다시 내 차로 돌아가 차안을 뒤져도 시간은 가는데 보이지를 않는다. 하는 수 없어 지도 없이 산행을 하기로마음의 결정을 하고는 산행지로 향했고, 도래기재 터널 앞에 도착하니 06시 20분이나 되었다. 중간에 왕복을 하였으므로 당초 25,000원으로 정했던 요금에 5,000원을 더하여 택시비를 지불하고 택시에서 내리니 기온은 포근하지만 바람이 조금 있어 얼굴과 손등 노출된 피부는 차갑게 느껴진다. 아직은 날이 밝으려면 1시간정도의 여유가 있는 까닭에 사위는 암흑천지다. 하늘의 별들은 영롱하게 빛을 발하며 제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달은 보이지를 않는다.

길가에 잔설이 남아있고, 땅을 밟으니 얼어있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스틱이며, 손전등 및 헤드랜턴 등을 완비하고 산행준비를 마치니 06시 30분이 훌쩍 넘어선다.


 

 - 06:35 도래기재 출발

 지난번 제18구간을 종주 완료하고 봐왔던 들머리 나무 계단 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조금 오르니 뒤로 옥돌봉과 그 주변 산등성이가 어렴풋이 어두움 속에서 실루엣을 드리우고 바람이 나뭇가지에 스치는 스산한 소리가 들려온다. 등로는 그리 가파르지 않고, 계단 길로 잘 정비되어있었으며, 영주산림청에서 세운 500m간 흰 거리목이 도래기재- 구룡산 구간표시와 함께 3-1부터 시작되었다. 조금 더 오르니 능선이 이어지고, 능선 주변은 눈으로 덮여있고, 눈 위로는 몇 개의 산 꾼들의 발자국이 찍혀 있는데, 대부분은 오래된 자국이고, 2,3개 정도만이 2,3일 가량 지난 듯 비교적 선명하게 등산화 바닥무늬가 식별되는 정도였다.


 

 - 07:05 첫 번째 임도 경유

 출발 후 30분 만에 첫 임도를 경유했다. 등로 주변에는 벤치가 놓여 있었는데, 바닥에는 하얗게 서리가 내려앉아 있었다. 임도를 가로질러 건너편 산위로 오르는 등로를 따라 찍힌 발자국을 좇아 계속 진행했다. 약간의 오르막이라 몸속에서는 땀이 배어나오는데, 밖에는 스산한 바람이 불어와 바로 증발되니 흐를만한 땀은 아직 없다.


 

 - 07:54 두 번째 임도 경유

 첫 번째 임도를 지나 오르막을 오르는데 동쪽인 앞으로 보이는 산봉우리 주변이 붉게 물들어 훤하게 밝아오는 모습이 보인다. 비록 출발이 늦었지만 하늘이 맑아 운이 좋다면 구룡산 정상은 아닐지라도 시야가 뚫린 능선의 어디에선가 일출의 장관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해본다. 허리를 조심하며 스틱으로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열심히 올랐다.

고도를 높여가며, 능선에 오르니 차가운 북풍이 심하게 몰아친다. 얼굴의 노출된 양 볼과 눈 주위가 시리다.

날은 계속 밝아져 랜턴의 불빛을 소등하여도 사위가 선명하다. 하늘도 무척 밝아진 것으로 보아 이미 해가 떠올랐으리란 생각을 하는데, 동쪽의 시야가 높은 봉우리에 가려 확인 할 방법은 없었다.

동쪽이 보이는 위치쯤 와서 보니 산봉우리로 붉은 태양이 이미 떠올라 대지를 내리쬐기 시작한다.

조금 더 진행하니 역시 벤치가 있는 두 번째 임도를 만났고, 임도를 가로질러 계속 진행했다.


 

 - 08:50 구룡산 정상 도착

 두 번째 임도를 지나면서부터 오르막의 기울기가 급해지기 시작하여 비로소 힘이 든다고 느껴지기 시작하였다. 간간이 모자를 쓴 머릿속에서 땀이 흐르기 시작하여 가끔씩 모자를 벗어 땀을 말리기 시작했다. 고도가 낮은 태양의 빛이 긴 그림자를 드리우며 앙상한 나뭇가지가 있는 겨울 산의 한적하고 스산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혹시 대간 종주자가 있다면 예외로 하다라도 아마도 이 시간쯤 이라면 적어도 내 주변 10km반경 내에는 다른 사람의 그림자도 없을 테니 말이다.

구룡산 정상까지는 계속적인 오르막이라 힘이 들었다. 능선에 올라서니 차가운 북풍이 휘몰아치고 있었으며, 바람소리가 장난이 아니었고, 노출된 얼굴은 몹시도 차가웠으며, 코에 계속적인 차가운 바람이 자극을 주니 콧물이 흘러내린다.

이윽고 구룡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는 검은 대리석의 정상표석이 서있고 눈이 덮여 확인은 못하였지만 헬기장인 듯 비교적 넓고 반듯한 공터가 있었다.

사방으로 조망이 트였고, 산봉우리들의 이어지는 모습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특히나 태백산의 눈 덮인 봉우리 모습이 멀리 보였고, 함백산 정상의 시설물이 아스라이 보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장관을 디카에 담고자 조작하는데 디카가 속을 썩인다. 파워계통에 이상이 있는 듯 저절로 파워가 꺼지는 일이 자꾸만 반복된다. 간신히 몇 장면을 찍고는 바로 이동했다.

디카를 조작하느라 장시간동안 장갑을 벗었더니 손이 꽁꽁 얼어 장갑을 끼어도 한참동안은 손이 시렸다.


 

  - 09:03 고직령 경유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은 완만한 능선 길이었고, 눈이 바람에 날려 와서 쌓인 듯 많이 쌓인 곳은 엄청 많이 쌓였고, 없는 곳은 낙엽이 있어 마치 가을산길의 모습이었다. 정상 출발 후 약 10분 만에 고직령을 경유했다.


 

 - 09:43 곰넘이재 도착

 고직령을 지나면서도 길은 완만하여 진행에 어려움은 없었으며, 동쪽을 향하여 능선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길의 경사도도 완만하고 길도 좋아 사색을 하며 걷기에 좋았다. 나는 기도하면서 찬송을 흥얼거리며 진행했다.

40여분 진행하니 안부에 해당하는 곰넘이재에 도달하였고, 시장기를 느껴 배낭을 풀고 바람을 피해 햇볕이 쬐는 아늑한 곳을 찾아 낙엽위에 앉아 간식을 먹으며 쉬었다. 볼이 얼어 딱딱한 음식을 씹기가 무척 거북스러웠다.


 

 - 11:00 신선봉 정상 도착

 곰너미재에서 간식을 먹고 쉬고 나니 한결 몸이 가벼웠다. 다시 힘을 내어 신선봉을 향한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했다.

오르면서 등로 주변의 잡목을 헤치다가 나뭇가지에 얼어버린 얼굴의 볼 부위를 얻어맞았는데, 어찌나 아프던지 눈물이 쑥 빠질 정도였다.

50여분 간을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니 지나가는 봉우리에 해당하는 신선봉에 닿았다.


 

 - 12:00 차돌배기 삼거리 경유

 신선봉을 지나면서 급한 내리막이 이어지는데 아이젠 덕분에 내리막을 진행함에는 매우 수월했다.


 

 - 12:16 안부(깃대봉 이정표) 경유

 차돌배기 삼거리를 지나 조금 가니 안부에 닿았는데, 햇볕이 쬐이고 있어 바람을 직접 맞지 않는 곳에서는 모자나 장갑을 벗어도 될 만큼 포근했고, 오히려 땀이 몸 밖으로 배출될 정도였다.

그러나 1,000m 이상의 능선에서 부는 차가운 바람을 맞으면 상황은 급변했다. 가능하면 모든 피부를 감싸야했다.


 

 - 12:33 안부 도착

 안부를 지나 지속적인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점심식사를 할만한 아늑한 곳을 찾으며 계속 진행했다.

주변에 눈들이 많이 쌓여 있어 좋은 장소가 좀처럼 나타나지를 않았다. 능선주변은 바람이 심했고, 남동쪽 기슭으로 등로가 이어지는 곳이 북풍을 피해 바람은 잔잔하였으나, 경사도가 있고, 앉을 만한 적당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그렇다고 넉넉히 30여분 정도만 머물 공간을 찾기 위하여 등로를 벗어나고 싶지는 않아서 계속 진행하는데, 꾸준한 경사도로 오르막이 이어지고 있어 힘이 들었다.

바람이 심한 능선 오르막을 오르다보니 거대한 소나무 고목이 넘어져 있는데 쓰러진 나무가 바람을 막고 있었고, 더구나 걸터앉기에 적당한 쓰러진 나뭇가지가 있어 배낭을 풀고 앉아 보니 생각보다 훨씬 더 아늑했다.

그래서 그곳에서 버너를 꺼내 일회용 곰탕을 코펠에 부어 끓여서 밥을 말아 김치와 함께 맛있게 먹었다. 뜨거운 국물이 몸에 들어가니 한결 힘이 솟았으며, 피로도도 훨씬 덜했다.


 

 - 14:05 깃대배기봉 도착

 따뜻한 식사와 커피를 먹고 휴식을 취했음에도 지속적인 오르막은 역시 힘이 들었다.

오르고 또 오르면 언젠가는 정상이 나타나겠지만, 좀처럼 정상이 나타나지를 않는다. 보이는 봉우리를 올라서면 앞에 또 다른 높은 봉우리가 서있고, 그 봉우리를 올라서고 나면 또 다른 높은 봉우리가 시야를 가린다.

아무튼 식사 후 1시간여를 힘들게 오른 후에야 깃대배기봉에 닿았다.


 

 - 14:55 전망대 경유

 깃대배기봉을 출발하니 잠깐 내리막이더니 안부를 지나 계속적인 오르막의 연속이었다.

경사도가 수시로 변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급한 편이었다. 그래서 가다 쉬기를 반복하며 진행했다.    

길 주변에는 잡목이 무성하여 시야가 좁았으며, 선답자들의 발자국도 그리 많지 않았다. 약 50여 분을 진행하여 전망이 트인 전망대를 경유하였다.


 

 - 15:40 부소봉 경유

 전망대를 출발해서도 계속적인 오르막이라 속도를 낼 수 없었다.

11시 방향으로는 태백산이 매우 가깝게 조망되는데, 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목격되었다. 역시 대표적인 겨울산이란 생각이 들었다.

약 45분간을 힘들이게 가다 쉬기를 반복하며 진행하여 부소봉 정상에 도달하였다. 눈이 덮인 정상부분은 태백산 정상이 손에 잡힐 듯이 가까이 있었으며, 모든 방향으로 전망이 좋았다.

주변에는 단체 등산객이 꽤 많이 있었다.


 

 - 15:46 태백산 천제단 도착

 많은 사람들의 왕래로 눈이 다져져 평지와 같은 길을 따라 부소봉에서 내리막과 안부를 지나 불과 수 분만에 태백산 천제단에 도착하였는데, 돌을 이용하여 제단을 쌓았고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느라 혼잡했다.

너무 혼잡하여 바로 장군봉을 향했다.

  

 - 15:56 태백산 장군봉 도착

 천제단에서 장군봉까지는 꽤 가까운 거리임에도 경사가 심하였다. 10분을 올라오니 넓은 공터에 커다란 정상 표석이 있었고 더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표석주변에서 많은 사람들로 인하여 한참을 기다려 간신히 사진을 몇 장 찍고는 주변을 조망했다. 사방으로 시원스레 시야가 열려 있었고, 함백산의 국가 시설물이 잘 보였고, 북동쪽으로 멀리 산등성이에 풍력발전을 위한 풍차들이 보였다. 그리고 뒤쪽으로는 오늘 내가 지나온 구룡산과 그 주변 능선이 멀리 한눈에 내려다 보였으며, 그 왼쪽으로는 태백산의 줄기인 부소봉, 문수봉, 두리봉의 줄기가 가깝게 보였다.

 - 16:15 망경사 갈림길 경유

 장군봉을 내려서니 어느 정도 경사도는 있었으나 수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면서 길을 다져놓아 진행함에 어려움은 없었으며, 거의 뜀박질 수준으로 속도를 내어 내려왔다.

약 15분 만에 우측 망경사로 가는 길과의 갈림길을 경유하였다.


 

 - 16:30 유일사 쉼터 사거리 경유

 계속 빠르게 내리막길을 또 15분 내려서니 문은 닫혔지만 매점이 있는 유일사 쉼터 사거리를 직진하여 다시 오르막을 통해 능선으로 올라섰다. 


 

 - 16:40 유일사 갈림길 경유

 유일사 쉼터 사거리를 지나 몇 개의 작은 봉우리를 넘고 내리막길을 내려서니 안부에 해당하는 곳인데, 우측으로는 유일사로 하산하는 길이고 직진하여 다시 오르막을 통하여 대간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 17:10 사갈령 매표소 경유

 몇 개의 봉우리를 넘어 제법 큰 봉우리에 올라서고, 이제는 오르막이 끝났으려니 생각하고 진행하는데 길이 우측으로 크게 휘어지고 길가에 길고 흰 천을 큰 나무에 여러 겹으로 칭칭 감아놓았고 바로 옆에는 서낭당 같은 작은 목조 한옥 건축물이 있었다. 사람들이 수시로 많이 통행하는 곳에 무속신앙을 위한 시설이 있어 보기에 좋지 않았다.

그 서낭당을 지나니 약간의 내리막이지만 평지와 같은 좋은 길의 연속이었고, 앞에는 두 아주머니가 비닐부대를 깔고 앉아 미끄럼을 타면서 내려가고 있었다.

장군봉을 떠난 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라 인사를 하면서 추월하여 계속 내려서니 사갈령 매표소가 나왔다.


 

 - 17:20 화방재 도착(산행종료)

 매표소를 지나니 넓은 공터가 나오고 공터를 왼쪽으로 가로질러 산길로 들어서 2-3분 진행하니 우측으로 화방재 휴게소와 주유소가 있는 곳을 끼면서 하산을 완료하였다.

화방재는 우로는 영월과 좌로는 태백을 연결하는 31번 2차선 도로가 지나는 고갯길로 이편에는 휴게소와 주유소가 있었으며, 반대편에는 몇몇 민가와 검문소가 있었다.

우선은 휴게소로 들어가 나무의자에 앉아서 아이젠을 풀고, 스틱을 접으며 기타 짐을 정리하고는 태백으로 들어가는 버스 편을 물으니 버스가 곧 올 시간이니 밖에 나가서 기다리라고 하였다. 그래서 길가에 서서 10여 분을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기에 자가용을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편승을 부탁했더니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하나같이 거절하고는 훌쩍 떠나가 버리는 것이었다. 인심 한번 고약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다가와 내 사정 얘기를 듣더니 태백으로 들어가지 말고 차라리 길 건너편에 서 있다가 태백에서 출발하여 영월로 가는 버스를 탑승하라고 권하기에 그렇게 하기 위하여 도로를 건너 검문소 옆에 배낭을 풀어 놓고는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시골의 한적한 고갯길이라 차량의 통행은 별로 없었다. 가끔씩 자동차가 지나갈 뿐이었다.

일단은 영월 방향으로 접근하는 자동차마다 손을 들어 도움을 요청하며 버스를 기다리는데, 푸른색 계통의 승용차가 세워 주더니 영월로 가는 중이니 타라고 하여 그 차를 얻어 타게 되었다.

하산하여 아무 것도 한 것 없이 40분 만에 겨우 차를 얻어 탈 수 있었던 것이다. 

영월이 고향인 중장비(타워크레인)를 운전하는 젊은 분이었는데, 태백시 현장에서 일을 하다가 주말을 맞아 가족이 있는 수원까지 홀로 가는 중이었다며, 이런 저런 세상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다보니 어느새 녹전에 도착하였고, 그 젊은 분이 친절하게도 조금 돌아서 내차가 있는 곳까지 태워주고는 수원을 향하여 출발하여 갔다.

산업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며 견실하게 살아가는 젊은 분을 보니 나 자신도 뿌듯함을 느꼈으며, 이 자리를 빌어서 그 분에게 고마움을 표한다.


 

오늘의 반성

 10월 28일 제18구간인 고치령-도래기재를 끝내고는 일상생활로 돌아와 지내다가 허리를 다쳤는데, 좀처럼 회복이 되지 않아 고생을 한 끝에 거의 두 달이 지나서야 대간 산행을 하였다.

당초 계획은 제19, 20, 21구간의 3개 구간을 두 번 만에 종주하기 위하여 첫 번째는 도래기재-싸리재를 끊고, 그 다음번에는 싸리재-댓재 구간을 마치려고 하였는데, 여러 가지 조건이 맞지 않아 당초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했다.

당초 계획대로 실행하지 못한 첫 번째 이유로는 출발시간이 늦은 것이고, 둘째로는 허리 상태가 온전치 못한 것과 세 번째 이유로는 겨울철이라 낮 시간이 짧은 것 등이었다.


 

출발시간의 지체사유로는 출발 전날 퇴근 후 장비를 꾸리고는 내일의 안전산행을 위하여 초저녁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 수면을 취하였는데, 최소한 12시에는 기상하여 12시 30분경에는 출발을 해야 당초 계획대로 4시경부터는 산행을 시작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와이프가 허리가 온전치도 못한데 구태여 대간 산행을 시도한다고 며칠 전부터 투덜대더니 새벽 2시가 넘은 시간에야 깨워주는 바람에 2시 30분경에야 산행지를 향하여 출발할 수가 있었다.

사당에서 출발하여 서초 IC를 경유 경부고속도로와 신갈IC에서 영동 고속도로로 옮겨 타고는 새벽의 한적한 도로를 거침없이 달려 나가는데, 여주 근방을 지나니 안개기운이 있다가 강원도계를 지나면서부터는 시야가 100여m 정도여서 저속으로 서행하다보니 원주에서 중앙고속도로로 옮겨 탈 때까지 문자 그대로 오리무중이다.

원주를 벗어나니 안개는 끼었지만 그런대로 시야가 확보되어 제천, 영월을 지나 31번 국도를 타고 녹전에는 거의 6시가 되어서야 도착하였다. 전날 저녁에 개인택시 기사분과 3시30분에서 4시 사이로 예약을 하였었는데 말이다. 녹전농협 근방에 자가용을 주차하고 택시에 편승하여 산행지로 이동 중 차안에서 이것저것 장비를 챙기는데 지도가 보이지를 않는다. 배낭을 아무리 뒤져도 보이지를 않기에 혹시나 내 차속에 흘린 것이 아닐까하여 택시를 돌려 다시 내 차로 돌아가 차안을 뒤져도 시간은 가는데 보이지를 않는다. 하는 수 없어 지도 없이 산행을 하기로마음의 결정을 하고는 산행지로 향했고, 도래기재 터널 앞에 도착하니 06시 20분이나 되었다. 중간에 왕복을 하였으므로 당초 25,000원으로 정했던 요금에 5,000원을 더하여 택시비를 지불하여 택시를 돌려보내고 산행준비를 마치고는 06시 35분에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허리 상태가 여의치 못해 거의 두 달 만에 장거리 산행을 하려니 못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허리를 다친 초창기에는 딱딱한 맨바닥에 허리를 곧바로 펴고 누워 지내다가 물리치료, 침 등으로 치료를 받아도 여의치 않고, 찜질이며, 마사지며 약을 먹어도 별 효험이 없었다. 금년 중에 대간 종주를 마치려는 생각을 접고 마음을 비우고는 동네 관악산을 가끔씩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낮 시간이 짧다는 것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산행초기의 3시간여, 후반의 2시간 반 정도인 총 5-6시간 정도의 야간 산행을 생각했었으나, 출발시간의 지연으로 인하여 야간산행의 모든 시간을 막판에만 단행한다는 것이 아무래도 부담이 되었다.


 

산행지로부터의 귀가

- 17:20(산행종료) : 화방재 도착

- 18:00(카풀) : 태백-수원행 자가용 카풀

- 18:30(자가용) : 녹전에 도착 자가용으로 편승

- 21:30(귀가) : 영월-제천-장호원-이천-광주-서울 국도를 이용하여 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