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두대간에 들어서며**

산행일 : 2005 7 17

산행코스 : 미시령 ~ 진부령

도상거리 : 14.25Km

산행시간 : 6시간 5(오전 03 15 ~ 오전 09 20)

산행준비물 : 윈드쟈켓,1L(물)+1.5L(얼음물),김밥(1), 복숭아캔(1),미숫가루,쵸콜렛(3),사탕,의약품

산행날씨 : 대체로 맑음

산행동행 : 친구,길벗산악회 백두대간 종주팀과 함께

 

◈ 제9차(미시령 ~ 진부령) 산행후기

미시령 ~  상봉 ~ 신선봉 ~ 대간이령 ~  마산 ~ 진부령 

 

전반기를 마감하는 산행에 들어서며 그간 지나온 대간의 마루금을 홀로 그어 봅니다. 

여름휴가와 더위관계로 항상 많은 인원이 움직이는 대간에서 어떤일이 발생할지 몰라 집행부에서는

8월말 가까이 휴식에 들어선다고 …..

영동 고속도로가 혼잡할것으로 생각하고 전날 21:00에 출발을 서둘러 광주를 잠시 벗어나니 빗방울이 창가에

내리치고 이 상태로 오늘 대간에 오르면 암릉구간에서 지체와 정체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 될터이고 새벽의 이런

날씨속에서는 안개도 한 몫 할터인데 나도 이 구간은 겪어본 경험이 없는터라 지도만 머리속에 익혀온 내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늘상 강원도 방면으로 향할때마다 들르던 죽암휴게소도 지나치고 오창휴게소에 이르러

잠깐의 휴식을 가져보는데 휴게소 광장은 비로 젖어 있고 깊은잠에 빠지지 않는 산님들만이 빗속을 걸어 각자

볼일을 보신다.  예전 서울에서 생활할 때 광주를 오고갈때마다 버스안에서 휴게소에 들르기까지 한 두시간 정도

잠을 잘 잤었는데 어찌된일인지 백두대간에 들어서면서부터 잠 한숨 제대로 들어본 기억이 없다.  오늘도 예외는

아니고 시간이 지날수록 잠은 오지 않고 다른 분들에게 피해 주지 않기 위해 조심성만 더해가고 …. 

그래도 친구는 정말 잘 잔다.  의리 없이…

23시35분 오창휴게소를 벗어나 홍천T/G를 01시03분에 통과하여 조금더 지나 화양강랜드라는 휴게소에서

마지막으로 멈추어선다. (01시20분)

원주산악회 푯말을 앞 세운 차량도 보이고  그러나 여전히 빗방울은 떨어지고.. 휴식을 뒤로하고 종착지를

향하여 계속 진행하며 또다시 한참을 달리니 오늘 산행 시작점인 미시령 휴게소에 들어선다.  사방은 고요하고

아직 출발하기에 조금 이르다고 잠시 머무르다 03시10분에 출발시간을 말씀하시고  이내 모두는 차에서 내려

각자 배낭을 정리하고  랜턴을 켜고 분주한 모습으로 술렁이는데  으익…  이곳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홀로 서 있기 힘들정도로 엄청 거센 바람이 불어 닥치는데 오름길에 산행에는 땀을 식혀주기에 좋을것같으나 

이동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예상된다.

                                                                       

0315    산행들머리전

이윽고 회장님의 오름길을 시작으로 미시령에서 진부령의 오늘 대간산행이 이어지는데  나의 오늘 산행은 이곳

강원도 간성읍 흘리라는곳이 한강 오백리 발원지라는 이야기를 예전에 들은 기억이 있어 스키장 개발로 변형되어

버린 대간길에서 잠시 벗어나 시간이 허락되면 이곳을 찾아가 보기로 생각했다.

대간6차 미시령에서 마등령구간 산행시 반대방향의 산행들머리전으로 오름길을 이어보는데 초장부터 약간의

너덜과 무엇보다도 심한 강풍이 기를 꺽으려는듯 대간팀을 곤욕스럽게 만들고  조금 오르다 옆길에서 랜턴 불빛이

비치는데 갑자기 숫자가 훨씬 많아 보이는게 다른 산악회 회원님도 함께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칠흙 같은 어둠속에 다만 이어지는 랜턴 불빛을 쫒아가노라니 앞뒤에 계시는 산님들에게 물어보기도 그렇고 하여

계속 오름길 진행.  고도를 올릴수록 진한 안개와 강한 바람이 대간길을 방해 하는데 급기야 앞섰던 선두가

너덜지대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잘못잡아 5분여 진행하다 거꾸로 돌아내려오는게 아닌가..   

뒤에 따르던 대간팀의 한 분이 음지와 양지가 순간에 바뀌었다고 한 말씀 하시는데  잠깐의 웃음소리에 거친

숨소리들도 멈추어 들고…  다시 선두가 길을 잡아 나서는데 이번에는 너덜길에 왠 전화선 같은게 길게 늘어져

대간팀의 이동을 방해하는데 한 사람씩 줄을 들었다 놓았다 하시며 이동하시는게 보기도 그렇고하여 마지막

후미가 빠져 나갈때까지 방향지시와 줄을 들고 서 있는 선택을 하였다. 

줄을 대충 정리하고 또 다시 오른는데 조금 지나지 않아 또다시 랜턴의 불빛이 두 갈래로 갈리어져 가고 있는데 

나 역시 우측 너덜쪽을 택한게 실수라 잠시 오르다 다시 내려 좌측으로 들어서보니 맞는 것 같다. 대간길에

그 많던 표시기는 보이지 않고…  아쉽다.  대간팀과  거리가 떨어진 것 같아 조금 속도를 높여 진행하다보니

앞선 산님들의 낯선 모습이 들어와 여쭈어보니 “산울림 산악회”라 하시고 이 구간이 대간의 마지막이라

말씀하신는데 정말 부럽다..

나는 이제 9구간에 들어서는데…  이야기도 잠시  이번에는 암릉구간에서 처음예상을 가져 보았던 지체가

시작되면서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 돌은 새벽이슬과 안개비를 삼키어  등산화 미끌림이 심하게 나타나고

앞뒤에서 넘어지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바로 앞을 랜턴으로 비추어보니 우리 대간팀의 여 산님들이 암릉에서

착점을 찾지 못하셔서 멈칫거리고 계시는데 뒤에서 몰려오는 산님들의 아우성도 있었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라 

"신경쓰지 마시고  천천히 움지여 보십시요" 말씀을 전하여 보고…  한 분 한 분  조심스레 암릉을 통과하고

울창하게 자란 수풀림을 쉼 없이 1시간 40여분을 가다보니 조그마한 공간 장소에서 햇님이 안개속에 언뜻언뜻

모습을 들추어내는데 카메라에 옮기기가 너무 어렵다.  이동을 멈추고 잠시 서서 아름다운 일출을 바라보고

가려는데 순간 밝은 홍조빛과 지도처럼 생긴 구름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기다림의 보람이라… 잽싸게 한컷 찍고 나니 금새 아름다운 모습은 안개에 가려져 버리고 상봉(1239)을 지나

신선봉에 다다를즘 두갈래 길에서 우측이 신선봉정상으로 가는길이라  자그마하지만 잘 난 숲길을 조금 오르니

또 다시 매서운 강풍과 짙은 안개속이라 동해쪽이 보이질 않는다.  멀리 태양의 기운은 구름속에 숨겨져 있는데

나타날때까지 기다리자.  지나온길과 진행방향을 둘러 보려 하여도 순간 봉우리만 비추어질뿐  확실하게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0510분    신선봉 정상(1,204m)

 

지금 나의 위치가 대간팀과 어느정도나 간격이 벌어졌는지 모르겠고  잠시 다른 생각을 할 즈음  역시 자연의

아름다움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구름속의 붉은 태양도 모습을 드러내어 준다.  금새라도 가리워져 버릴까 

연신 카메라에 셔터를 눌러 보지만 강풍에 너무 많이 흔들린다. 정상석 조금 평탄한 바우를 받침대로 삼고

찍어 보았는데도  어렵다. 우측을 바라보니  안개속에 울산바위가 보인다.  이왕 기다린 상황에 저기도 안개가

걷힐때까지 기다리다 찍고 가자.. 조금은 오기가 발동한다.  또 다시 기다림은 계속되고… 

한5분여를 기다리니 드디어 멀리 울산바위가 그 형체를 보여준다. 감탄은 나중에 하기로 하고 우선 카메라에

담고 보자.  세판을 찍었는데 그중 한 판만 그나마 그 형상이 제대로 잡힌 것 같다.  잠시 카메라를 접고 

강풍과 맞서 대 자연의 숨소리를 온 몸으로 느끼며 자연에 감사한다.

 <신선봉에서 맞이한 일출과 울산바우>

 

상당한 시간을 이곳 신선봉에서 소요한 것 같고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내려 이동하면 처음 갈림길에 대간방향

표시기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잡아 샛령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푸르른 숲속길 언제 그랬냐는듯 잠시 쉬고

있는 바람  그 바람속을 빠른 속도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언뜻 뒤를 돌아보니 신선봉보다 높은 상봉이

수풀사이에서 잘가라 인사하는듯 하고 계속되는 마산까지의 오름길  초입에 상봉오르는 너덜과

암릉에서 나도 체력을 소모하여서 그런지  등로 곳곳에 대간팀들이 주저앉아 휴식과 아침시간을 갖고 있다. 

  <지나온 상봉을 뒤돌아보며>

 

조금더 오르니 친구의 모습이 들어오고  어느덧 배고픔이 서서히 느껴진다. 친구와 함께 오름길에서 잠시

등로를 벗어나 식사시간…. 즐거운 시간을 뒤로하고  또 다시 움직이기 시작. 

이동로중 곳곳에 군사시설물이 폐허로 보이는 장면이 드러나는걸 보니 마산봉에 가깝게 다다른 것 같고

식후에 약간 몸이 처진감을 느끼며 진행하는데 재미있게 생긴 열매 같은것과 야생화도 카메라에 담아보고 

가노라니 눈 앞에 병풍바우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역시나 바람은 거세다.

어른 키 만큼 자란 수풀림속을 지나니 안내목이 있는데 참 허탈감이 들어온다.  너무나  초라한 안내목

(유성팬으로 쓰여진 마산과 흘리방향)…..

대간팀은  마산봉을 오르지 않고 바로 흘리 방향으로 가버리고  나만 홀로 지척에 있는 마산봉 정상을 올라본다.

 

  <마산봉 오름길에 바라본 병풍바우>

 

 

08:05       마산봉 정상(1,051.9m) 

 <마산봉정상 돌탑  ▼ 정상 삼각점    멀리 향로봉이 아스라히...>

 

이곳까지 4시간 50분이 소요되었다.  정상 돌탑과 삼각점을 담은 뒤 멀리 뒤에 향로봉 등로와 정상이

들어 오는데  7차산행때의 700여개의 전주와 구불구불한 군사도로의 등로길이 뇌리에 떠 오른다.

다시 되돌아 내려 흘리 방향(안내목에서 좌측방향)으로 이동을 하며 전방을 응시하여 보니 멀리 진부령의

모습이 아스라히 들어오고 이제 알프스리조트까지도 얼마남지 않은 것 같고 당초에 내가 생각한

“한강 오백리 발원지”를 볼 수 있을련지…. 약20여분을 가노라니  알프스리조트 시계탑과  진부령이 드러난다.

 

내림길을 조금 더 진행하니 리조트 주변의 철망이 드러나고 옆 길을 따라 아래로 하산을 서두르며 리조트

광장을 가로질러 도로에 접어드니 마침내 “한강 오백리 발원지”라는 표지석이 나타난다.

 

근처도 아니고 거리가 있는데 왕복을 하고 오자니 모르는 길에 시간이 어느정도 소요 될련지도 몰라 결국

포기를 하고 다시 돌아 대간의 길로 들어 산행을 잡아본다.  잠시 진행하다 진부령 고갯길과 조금 떨어진

도로 중간으로 내려보니 “창사10주년 백두대간 종주 등반 기념비”와 “백두대간 보존회원” 표지석이 있고

주변에 대간에 표시기가 많이 걸려 있다.  참으로 많은 산님들과 산악회에서 다녀 가셨구나  나도 가지고 있는

표시기가 있으면 걸어보련만  아쉬움을 남기며 도로로 내려오니 새벽에 잠깐 스치었던  “산울림 산악회” 

회원님이 한,두분 보이시고 “수고하셨습니다”  짤막한 인사만 남긴채  도로 아래 계단길로 들어서 내려보니

진부령 정상 도로 표지판과  곰 동상이 보인다.

 

 

0920     진부령 정상(520m)

 

 

흘리 방향에서 잠시 중간으로 이동하여서인지 첫번째로 들어선 것 같다.  차량 기사님은 아래 짐칸에서

여유로운 휴식(쿨~~쿨)을 즐기시고 방해가 될까봐 차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주유소 옆 근처에서 쉬고 있는데

우리 대간팀의 한 분이 눈 아래에 밴드를 하나 붙이시고 오시는데 조금 멀리서도 상당히 부어 있음을 볼수 있어 

여쭈어 보니  샛령 근처에서 돌에 미끌려 나뭇가지에 안경이 깨어지고 눈 아래에 상당히 통증을 말씀하신다.

그늘로 함께가 편안하게 눕힌 다음  밴드를 뜯어보니   아.. 이거 상당히 심하다.

살점이 많이 패이고, 눈이 너무 많이 붓고, 피는 흐르고 우선 지혈부터 하고 혹시나 눈안에 안경 파편이라도

들어갔는지 물로 씻어 보았으면 좋겠는데 눈이 벌어지지 않는다. 얼음찜질로 눈 주위를 어루만질즘  대간팀이

무리를 지어 오고 계신다.  얼마지 않아 모두 모이시고 잠시 휴식릏 취한후 차량은 곧바로 시내로 향하고

한 두시간쯤 가다 “새xx병원” 근처에서 내린후 땀에 찌들린 몸을 목욕탕에서 잠깐 씻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잠시 치료가 끝나고 나오시는데  왜 이렇게 빨리 오시는지 여쭈어보니 나뭇가지에 병균이 많아

광주로 돌아가 삼사일 치료후 꿰매야 한다고 의사가 이야기 한다며 눈에서 빼어낸 자그마한 파편 한 조각을

보여 주시는데 다행히도 눈에는 상처가 없다고 하신다.  내가 보기에는 당장이라도 꿰메야 할 것만 같은데 

혼자 중얼거리며 함께 대간팀이 식사하는곳으로 이동하여 막 점심을 먹으려는데 눈에서 너무 많은 피가 흐른다. 

가자는 말에 혼자 가신다며  또 다시 병원으로…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며 조금지나 병원으로 가보니 

본격적으로 꿰메고 있는 장면이 시야에 들어오고 답답한 마음에 연거푸 담배 2개피를 피웠다.

한참을 더 기다리니 끝났는지 일어서 나오시고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30여 바늘 넘게 꿰멨다고 하신다. 

전반기를 마감하는 이번 백두대간 산행에서 가장 좋지 않는 사고로 마음이 좋지 않다. 

휴게소에서 우동 한 그릇만 대접 할 뿐…

백두대간 제9차 산행   구간종주완료

 

                           ♣♣   대간길의 야생화를 담아보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