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등산 정상에서 지나온 바위봉우리를 바라본다 ◇

 

 

낫과 전지가위를 앞세운 수덕산 전투 고흥기맥 제5구간

제2009012010호      2009-03-28(토)


 

◆자리한 곳 : 전남 고흥군

◆지나온 길 : 수덕재-수덕산-화적재-어무산-먹국재-갓점고개-미인치-천등산-우마장산-지등고개(77번국도)

◆거리및시간 : 도상거리: 19.5km (06:34 ~18:19) 11시간45분, 실제거리 :약20km =만보기:38,743보

◆소요 경비 : 0원

◆날       씨 : 새벽에는 쌀쌀했으나 낮부터 나들이하기 좋은날 

◆함께한 이 : 조진대고문님 부부, 무심이님 그리고 계백 (4인)

<교통편> 갈 때 : 조고문 차편에 편승

 

◆코스설명◆

명산 천등산에 올라서면 시야가 트이고 남해바다와 다도해가 어우러져 독특한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남도의 정취가 흐르고 수덕재에서 화곡재까지는 잡목과 맹감덩굴로 길을 열기가 힘들지만 이후 먹국재구간은 임도를 이용해 어려움 없으며 미인치에서 우마장산까지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진행이 수월하지만 독도주의가 요구되고 가시덩굴과 잡목으로 힘든 코스다.  

 

◆산행준비◆

육십 년 가까이 세상을 살아오는 동안 희망기와 전성기를 보내고 이제는 회사에서는 퇴물, 사회에서는 쓸모없는 비생산적인 따가운 눈길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늦게 둔 자녀들이 날로 성장해가는 자체만으로 힘든 일을 樂이라 여기며 열심히 살아왔는데 요즈음에는 순간순간 스쳐가는 분노로 몸이 부르르 떨리고 꿈에도 기억하기 싫은 공상을 자주하게 된다.

“악덕부유층과 그 아래서 꼭두각시노릇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분노가 들끓어 밤잠을 설치는 시간이 자꾸만 길어지고 자신을 통제하기 힘겨워 심호흡으로 자신을 점잖게 타이르지만 마음속의 분노는 "인생은 유한하며, 가늘게 길게 사는 것보다 사회정의실현을 위한 굵고 짧은 삶도 아름답다"는 공상만화에 심취하는 시간이 많아지며 감수성이 예민한 아들 녀석(고1년)에게 미안한 마음이 깊어만 간다.

정의가 실종된 요지경 세상의 쓰레기청소에 대한고민으로 꼬박 날을 지새우느라 잠을 설쳐 무거운 몸으로 회사가 일방적으로 세 번씩이나 미루어온 약속이 지켜지길 간절히 소망하며 회사언저리를 서성거리다 점심때 고흥기맥을 준비하려고 귀가하는 전철에서 스쳐가는 문구는 "머슴살이 하더라도 세도가나 부잣집 머슴들은 권리를 한다."는데 인생을 깡그리 바친 곳에서 대접은커녕 헌신짝 버리듯 무책임함에 와신상담(臥薪嘗膽)이라는 고사성어를 만지작거리며 다가오는 4월은 잔인한달이 아닌 희망의달이기를 발원한다.

 

◆산행 기록◆

이번산행도 조고문님 차편에 편승해 편안하게 지등고개에 도착해 야영지를 물색해 가볍게 소주잔을 부딪치며 무심이님을 기다려 나를 위해 텐트를 준비해주신 무심이님께 감사드리며 휴식을 취하고 모닝콜이 기상을 알리자 산행을 준비하며 복잡한 머리속이지만 교통편과 잠자리를 제공해 주셔서 편안하게 산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두 분께 다시 감사드리며 수덕재삼거리로 향한다.

고흥군 예비군훈련장 인내판과 마을의 수호신 노거수 좌측 밭두렁에 올라서자 노란 입을 벌리고 참새새끼가 어미에게 먹이를 달라고 보채고 있는 개나리꽃의 환영으로 산행을 시작한다.(06:34)

 

 

 ◇ 수덕재 들머리의 개나리와 진달래가 꽃길을 열어준다 ◇

시작부터 희미한 족적을 따라 143m봉에 이르고, 묘지군락을 이따금 스쳐가며 웃자란 보리밭과 落落長松을 뒤로하고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들자 이번에는 만개한 진달래가 봄바람에 산들거리며 길 흔적을 따르자 이제는 친숙해진 가시덩굴을 이어가 무덤안부에서 우측능선을 빠져나와 조망이 시원한 두원면과 고흥읍 경계능선에 올라선다.(07:16)

바위능선에 올라서니 잡목의 방해에서 자유로워 가벼운 발걸음으로 갯벌이 인공방조제로 바닷물이 막히고 바둑판처럼 질서정연한 농지를 내려다보며 별다른 특징 없이 돌무더기 있는 수덕산(309m)에 닿았다.(07:30)

 

 

 ◇ 수덕산에서 바라본 인공방조제와 고흥시가지 ◇

좋은 등산로는 짧았고 난이도 높은 바위를 피해 동물들의 먹이사냥 통로 흔적을 진행하려고 숨겨둔 비밀무기로 조고문님께서 심혈을 기울려 준비하신 신무기인 톱날 낫까지 동원해 휘두르며 진행로를 확보해보지만 성과에서 전지가위만 못함을 확인하며 화적재(6번지방도)에 도착한다.(08:17)

 

 ◇ 화덕재(재각), 밭에 올라서서 바라본 수덕산 ◇

고흥골의 유력성씨 재각과 지하수를 개발해 주민에게 개방해 차량을 동원해 물을 길어가는 유명약수터 분위기를 뒤로하고 도로건너 밭을 횡단하며 지나온 수덕산을 돌아보며 시멘트 길을 따른다.(처음부터 우측 시멘트길을 따라도 무방함)

저수지제방 밑에서 우측 산으로 들어서 편의상 벗어난 마루금에 이르러 무성한 진달래 꽃나무를 헤집고 진행하다 온전하게 보전된 작고 예쁜 새집을 발견했지만 빈집이다 진달래 꽃향기에 취하며 시멘트도로에 내려선다.(09:21)

 

 ◇ 예쁘지만 주인은 얼마전에 이사한 빈집이다 ◇

심한잡목과 가시덩굴의 저항을 전지가위로 평정하며 아름드리나무들을 벌목해 공터를 만들고 있는데 묘지가 아니가 생각해 보며 너덜지대를 통과해 흐르는 땀을 수건으로 닦으며 어무산(356.5m)에 도착한다.(10:04)

 

 

 

 ◇ 어무산에 오르면 너덜지대도 야생화도 볼 수 있다 ◇

삼각점(고흥 25. 1990 재설)을 확인하고 후답자를 위한 배려로 위성사진(e-산경표를 지도)을 나뭇가지에 매달아  좌표를 알려주느라 수고해주심에 감사드리고 고흥읍과 풍양면 경계 따라 억새밭을 지나자 좌측 능선을 비스듬히 치고 올라 키를 넘는 펜스를 안고 철망을 따라 시멘트포장 임도에 내려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황토밭을 넘어서 잡목을 제거해 넓은 수레길을 따라 먹국재(27, 77번국도)2차선 도로에 내려선다.(11:23)

 ◇ 먹국재 분리대를 넘어서 ◇

왼편으로 이동하며 4차선 도로에 차량통행이 한산하기를 기다려 민첩하게 중앙분리대를 뛰어넘어 도로 건너편 절개지에서 산으로 진입해 벌목으로 널브러진 나무들을 조심스럽게 넘어서 돌담 흔적의 묘지를 지나 경운기를  세워 놓고 농부가 마늘밭을 일구다, 우리들이 인사를 하자 친절하게 갓점으로 이어지는 길은 마늘밭 건너편이라고 알려주지만, 마을로 연결되는 시멘트포장길에 들어서자 한산한 시골마을에 차량들의 출입이 빈번해 잔치집이 있나보다 생각했는데 도로변 허름한 집에 “갓점가든”이란 간판이 붙어있는 공터에 많은 차량들이 주차해있고 계속해서 진입해 주차장이 북적거리는 곳에서 조고문께서 막걸리를 요청하자 일단 안으로 들어로라는 요청을 존중해 집안으로 들어가보니 '닭요리전문' 농가식당으로 정성껏 양념한 먹음직스러운 육류가 돌판에서 지글거리며 풍기는 냄새가 후각을 작극해 입안에 고여있는 침을 흘리게한다.

 

 ◇ 갓점가든 불판, 마루금을 잇는 마늘밭 ◇

침목모임이 있는 날이라며 노숙자 행색의 우리에게 맥주를 권해 조고문님과 내가 한잔씩 받아 마시자 안주로 권하는 닭고기를 한입 먹는 정겨움을 오랜만에 느끼며 마루금 잇기가 까다로워 농로를 따라 마루금과 만나는 마늘밭1시멘트포장에서 좌측잡목을 솎아내 통행이 편해진 마루금으로 들어선다.(12:17)

도시락을 비우고 351m봉을 향하다 요령을 부리려다 마루금 정수리를 돌며 베어내어 방치한 나무들이 묵묵히 주인에게 충성을 아끼지 않은 죄 없는 발만 혹사시키며 전지가위 2개를 동원해 개척수준의 산행으로 351m봉과 조계산 갈림(고흥읍, 풍양면, 도화면 3면)봉을 생략하고 임도에 내려서 미인치에 닿는다.(14:07)

간식을 나누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찾는 이가 많아 반질반질한 좋은 등산로를 방해물 없는 경사로에 올라서 3개면 갈림봉 능선을 따라 조계산까지 눈으로 다녀와 고저차가 적은 능선을 오르내려 쓰러진 이정표(미인치재 0.7Km, 천등산 2.7Km)를 알려주는 정비된 등산로를 잠시 따라 안치재에 이르고 여기서 올려다본 천등산이 엄청난 높이를 느끼며 쉬어가기 좋은 바위가 벼락산이라고 표기되 있는데 산이라고 부르기엔 적합하지 않고 봉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 벼락산에서 뒤돌아본 조계산, 멀리 순천만도 조망된다 ◇

상당히 급한 경사로지만 잡목지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편하고 빠르게 진행해 전망봉우리에 닿으니 정상돌탑이 시야에 들어오고 우측멀리 소록도가 가까이로 다가오며 기분 나쁘게 울어대는 까마귀 때에 신경 쓰며 바위능선을 지나 돌탑이 자리한 천등산(지도상553.5m)에 선다.(15:52)

 

 

 ◇ 천등산 정상 풍경 까마귀 소리가 들린것 같다 ◇

삼각점(고흥 26. 1990 재설)을 확인하고 이정표“천등산(정상 555m) 사스막재 1.1Km,  철쭉공원 0.9m”천등산 높이가 지도보다 1.5m높게 표기한 정상은 바람이 세차게 불었지만 사방으로 마루금과 햇살에 반짝거리는 바다와 섬들 보석처럼 빛나고 연륙교로 연결된 소록도 교량이 아득하고 소록도에서 거금도로 송전하는 송전탑은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조망되는 풍경과 끝이 보이는 고흥기맥을 느끼고 있는데 도란도란 들려오는 이야기소리 나는 곳으로 눈을 돌려보니 아줌마가 등산객과 동행해 철쭉공원 주차장에 도착한다.(16:16)

 

 ◇ 운치있는 산판도로, 철쭉공원 주차장 ◇

진달래꽃이 만발한 철쭉공원을 뒤로하고 이어지는 능선을 시원하게 펼쳐지는 능선을 따라 성터흔적이 확연한 우마장산(342.8m)에 당도한다.(17:20)

 

 ◇ 우마장산 성터벽, 마지막봉우리에 끝을 바라본다 ◇

곳곳에 산성흔적을 대하며 특별한 불편 없이 조망을 즐기며 진행해 도로가 내려다보이는 오늘의 마지막(210m봉)에 이르자 해도 저물어가고 길이 흐려지나 했더니 길이 없어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나은 곳으로 힘겹게 내리막을 진행해 태양열 발전 시설물 보호철망에서 지등고개(77번국도)에 내려서며 힘든 일정을 마무리한다.(18:19)

 

 

 ◇ 일몰에 맞춰 산행을 접은 지등고개 ◇ 

 

◆산행 후 이야기◆

지난주에 산행을 거르고 보름 만에 산행으로 힘들었지만 무사히 예정된 산행을 끝냄을 자축하자는 의견에 따라 무심이님 자동차로 조고문님 자동차를 회수하러 가는 도중에 고흥읍 농협마트에서 삼겹살(돈육)과 양념을 장만해  수덕재에서 조고문님 자동차를 회수해 고흥기맥 종점 단장마을(어촌포구)로 이동해 고기굽기에 적당한 자리를 찾다가 노인정을 발견한 무심이님께서 차에서 내려 살펴보고 오라는 신호에 따라 '마을회관 노인정'마당에 자리잡고 삼겹살과 소주파티로 분위기를 돋우고 있는데 이웃집 주민이 외지인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기고 무엇을 하는지를 물어오자 무심이님께서 재치 넘친 답변으로 받아치며 "서울에서 고흥의 명당을 확인하려고 수덕재에서새벽부터 산길을 걸어왔는데 잠자리가 불편한데 노인정에서 유숙했으면 좋겠다.고"말하자 주저없이 자기가 이장은 아니지만 좋다는 즉석에서 허락을 받았고, 편안한 마음으로 고기를 굽고있는데, 이번에는 동네 할머니가 이방인들의 행동에 관심을 보이다 노숙자 같은 우리가 측은했던지 따라 오라며 안으로 안내해 식수와 보일러를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신 덕분에  따뜻한 잠자리를 확보하고, 물사정과 화장실 사용이 제한되 넘치지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운치 있는 하룻밤의 추억을 만들며 조용하고 평화로운 어촌(단장마을) 노인회관에서 유숙한 특별한 밤을 지낸다.     -끝-.

 

~오라는 곳도 불러준 이도 없는데 안기면 포근해지는 을 찾아서~

2009-04-03

계백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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