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 18. 노가리재-까치봉 분기봉-백남정재.  무등산도 숨어버리고

 

Mt. 0505  까치봉 분기봉(466m) - 전남 담양군

 

산 행 일 : 2005년 1월 23일 일요일
산의날씨 : 눈 녹아 내리고 심한 안개
산행횟수 : 까치봉 분기봉 - 초행
동 행 인 : 지리산악회 동참 산우 님들
산행시간 : 4시간 58분 (식사 휴식 24분포함)

 

노가리재 <0:25> ▲431.8봉 <0:19> 돌무더기 봉(최고봉) <0:40> 493봉 <0:28> 새목이재 <0:19>
▲459.1봉 <0:08> 어산이재 <0:35> 유둔재 <0:48> ▲450봉 <0:40> 백남정재 <0:12> 무동마을

 

산행(도상)거리 : 12.2km ⇒ 노가리재 <2.4> 까치봉 분기봉 <3.9> 459.1봉 <2.2> 유둔재 <1.5>
450봉 <1.7> 백남정재 <0.5> 무동마을

 

* 참고 :  1:50,000 독산(2002년 수정본) 지형도

 

            

 

                                                        오늘 산행 구간도

 

오늘 산행 구간은 조금만 신경 쓰면 길을 잃을 만한 곳은 없었고 가끔 가시와 싸리가 거추장스러
우나 염려할 건 못된다.
다만 산불이 발생했었던 것 같은 곳은 잡목이 성해 여름철 통행에 지장이 있으리라 여겨진다.
또한 백남정재에서 산행을 접고자한다면 424봉을 넘어선 안부사거리를 무시하고 또 한 봉우리를
넘어 푹 꺼져 내리면 예전 성황당 고개에서 볼 수 있었던 돌무더기가 있는데 왼쪽 길을 이용하여
10여분 가면 무동마을이다.

 

밤새 비가 내려 염려되었으나 날이 밝으면서 개더니 호남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 가끔씩 들리고
순천터널을 통과하여 승주를 지나며 보니 온 세상이 하얗다.
옥과IC로 나서, 15번 국도는 그런 대로 괜찮았지만 887번 지방도는 눈이 그대로 쌓였으며 노가리
재로 오르는 길은 상태가 더욱 나빠 순천을 출발한지 2시간만에 현지에 도착하게 되었다.

 

 

                               노가리재. 고개를 넘어가면 창평 소재지에 이른다.

 

정맥 길 접근 거리를 최대한 줄이려면 버스가 진입할 수 있는 도로를 찾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이번 산행은 짧게, 백남정재에서 무동마을로 내려서기로 했는데 산행이 너무 싱겁겠
다는 의견도 있어 아예 북산과 꼬막재를 지나 무등산장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따르기로 하고 산행
대장이 무등산공원관리공단에 전화를 해본 결과 눈 때문에 버스 통행이 불가능하단다.

 

09 : 55 고갯마루가 몇 발자국 앞에 있는데 바로 옆의 임도를 따른다.
곧이어 고압송전탑을 지나고 한 봉우리를 넘으면 가파른 오름 길이 나온다.
길을 살짝 덮은 눈은 선두 발길에 바닥을 드러내고 날씨가 포근해서 녹기 시작하면 미끄럽겠다.

 

 

                                              임도를 따라 오르는 일행들

 

10 : 09 450봉에 오르고 3분쯤 가자 무덤 좌우로 길이 갈리나 왼쪽이 정맥 길이다.

 

 

                                                8봉 삼각점의 눈을 치우고

 

10 : 20 '독산401 1985재설' 삼각점이 있는 431.8봉을 지나 잠시 후 나타나는 십자 안부에서 직진
하여 조금가면 길이 갈리는데 오른쪽은 아마 장원봉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능선에 올라서니 웅장한 무등산이 바라보이나 정상부는 구름에 가렸고 mbc 중계탑은 선명하다. 

 

10 : 33 돌무더기 봉우리 나무에 '5 최고봉 해발493.0m 야영장'이라 쓴 팻말이 걸려있어 영문을
모르던 차 5분을 더 간 갈림길 오른쪽의 '4 등산로 야영장' 팻말이 궁금증을 풀어준다.
전남 학생야영장으로 원점 회귀하는 일종의 훈련코스를 만들고 그중 가장 높은 봉우리를 최고봉
이라 지칭한 듯 싶으니 말이다.

 

 

                                      '최고봉' 팻말과 지리산악회 김경중 회장님

 

10 : 52 지형도에 466m로 표기된 까치봉 분기봉.
까치봉은 남쪽으로 약간 비껴나 있으며 '425.3m'로 삼각점이 표시되어 있다.
정맥 길에서 약간 벗어난 유명산은 상당히 높아도 마다 않고 둘러보던 내가 분기봉 보다 낮은 까
치봉은 그냥 스쳐가니 못된 편견을 가진 것이 아닌지 내 마음 내가 모르겠다.
   
가시나무와 작은 바위들이 있는 능선도 따르고 노송 한 그루가 자리를 차지한 봉우리에서 오른쪽
으로 꺾어 가파른 길도 내려서 편안한 길도 지난다.

 

11 : 15 작은 바위 봉에서도 오른쪽으로 휘어 돌면 길 가운데 돌보지 않은 듯한 무덤이 있고 덤
불과 싸리나무가 바지가랭이를 잡는다.

 

11 : 19 493봉, 왼쪽 나무사이로 버스로 이동한 길이 내려다보이고 무등산 방향으로 돌아선다.

갑자기 사방이 어두워진다.
눈이 녹으면서 증기를 발산하느라 그러는지 안개가 피어올라 100m밖은 내다볼 수 없고 나무 아
래를 지날 때는 비 아닌 눈비가 내린다.
무등산이 이렇게 꼭꼭 숨어버릴 줄 알았더라면 -이후 안개가 약간 걷히기도 했지만 무등산은 볼
수 없었다- 정상이 안 보였을망정 사진 한 장이라도 찍어둘 걸 후회막급이다.

 

 

                                              안개가 에워싼 숲속은 음산했다.

 

11 : 33 나무가 길을 막는 봉에서는 왼쪽으로, 5분 후에 오른 능선에서는 오른쪽으로, 잠시 후 구
덩이 능선에서는 또 왼쪽으로 하여튼 이리저리 왔다갔다 반복한다.

11 : 47 새목이재로 여겨지는 안부에서, 5분을 치고 오르면 아주 빽빽한 솔밭이 나오는데 보도블
록들이 눈에 띄는 묵은 헬기장이다.

 

 

                                                       459.1봉 삼각점

 

12 : 06 '독산409 1985재설' 삼각점이 있는 459.1봉 누군가가 눈을 치워놓았다.
아마 민병권 님이 그리하지 안했을까 생각된다.
덕분에 손 시린 눈을 치우지 않고 삼각점을 촬영하고 갈지 자 내림 길을 조금 미끄러져 간다.

 

 

                                                              459.1봉

 

12 : 14 안부인 어산이재.
12 : 23 작은 돌이 있는 봉우리를 넘어, 조금 오른 곳에서 몇 분들이 기다리고 있다.
깔판을 챙겨온 이들은 편하게 식사를 하고 나 같이 준비성이 없는 이들은 선체로 아니면 쭈그리
고 앉아 한 끼를 해결한다.

 

12 : 45 출발. 부른 배가 봉우리를 오르는데 부담을 준다.
12 : 47 봉에서 왼쪽으로 꺾어 무덤 1기를 스쳐 가면 덤불지대가 나온다.
조금 더 진행한 지점에서부터 유둔재 사이가 명당 터인지 청주 한씨를 비롯한 근사한 가족 묘지
들이 곳곳에 있고 대밭을 거슬러 도로 가에 이르자 '서산 정씨 세장묘'를 알리는 비석도 있다. 

 


                                                       눈이녹은 유둔재

 

13 : 08 '광주 24km, 담양 26km' 도로 이정표가 세워진 887번 지방도(2차선 포장)인 유둔재.
다니는 차들이 있는지 벌써 눈이 녹아 질펀하니 무등산을 오르는 도로도 이와 같지 않을까?
미련을 버리고 산길로 들어서고 'NO49' 팻말 고압송전탑을 거슬러 오른 능선에서 왼쪽으로-

 

13 : 18 안부 사거리를 통과하자, 곧 이어 또 다른 안부 사거리가 나오더니 위에 무덤 3기가 삼각
형태를 하고 있으며 좌 우로 샛길들이 더러 보인다.

 

13 : 30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힘겹게 오른 봉우리.
직진 또는 앞을 향해 나아가는 좌우가 아닌 금방 오른 길 쪽으로 바짝 붙어 급하게 내리꽂히면서
차츰 간격을 벌여 간다.
이런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봉우리까지 가지 않고 적당한 곳에서 사면을 탈 것 같다.
어쨌던 나는 산행수첩에 '희한한 길'이라고 기록했으며 8분만에 안부 사거리와 금새 또 나타나는
안부 사거리를 지나면서 보니 왼쪽에 마을(자창)이 있다. 

 

13 : 56 '독산449 1985복구'.
끝 글자가 마모돼 9인지 아닌지 정확히 판독 못한 삼각점 있는 450봉.
이쯤이면 지척인 무등산을 비롯한 조망이 뛰어나리라 여겨지는데 사방이 막혀 갑갑하다.

 

 

                                                          450봉 삼각점

 

14 : 01 물 한 모금으로 목도 축이고 마음도 달래고 출발한다.
2분 후 묵은 임도가 나오는가 싶더니 큰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아주 넓은 지역에 억새와 가
시나무, 금새 키가 상당히 커버린 참나무가 절전을 이뤘고 임도가 어지럽게 나있다.

 

14 : 10 고압 송전탑.
14 : 15 임도 오거리에서 앞 봉을 향해 오르면 임도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14 : 20 봉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3분쯤 가면 424봉이다.

14 : 29 미끄러운 길을 따라 내려서자 안부 사거리로 왼쪽은 수구마을로 이어진 것 같다.

 

14 : 31 오늘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 눈에 목욕한 새파란 산죽이 다 반갑다.
왼쪽으로 꺾어 조금 가자 나뭇가지를 붙잡고 내려야 할 정도로 몹시 가파른 길이 나온다.

 

14 : 41 돌무더기가 있는 성황당고개 이곳이 백남정재인가 보다.

 

 

                                                           백남정재.

 

14 : 53 농로와 밭둑을 따르다 마을 안 길로 들어서니 개들이 시끄럽게 짖어댄다.      
기념될 사진도 변변찮게 얻지 못하고 눈비(?)를 맞으며 음산한 안개 속을 걸어 아쉬움은 많으나
악천후와 싸우지 않은 것만도 행운으로 여기고 안전한 산행을 하게된 것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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