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기맥제1구간(국사봉구간)

언제 : 2003. 11. 04(불의날)

날씨 : 맑음

누가 : 나홀로


기맥거리 : 9.7km

기맥시간 : 6:30(사실 걸린시간은 별 의미가 없음)


고도 : 초점산어깨(1150m), 국사봉(875m),백학동(490m)

거리 : 초점산어깨-877봉(3.7km)-국사봉(3.5km)-백학동(2.5km)

시간 : 초점산어깨-877봉(3:00)-임도(2:00)-백학동(1:30)

어제 하루 종일 엉뚱한데서 헤매다 해지기 직전 가야기맥 시발점인 초점산 뒤꽁무니까지 어렵게 도착을 했다

잡목가지에 찔린 눈은 밤새도록 나를 괴롭히고 비몽사몽간에 눈을 떠보니 이미 태양은 밝은 빛으로 동녘을 밝혀주고 있다

일어나야지 암 일어나고 말고 ......
눈을 뜨면 통증에 다시 감게 되고 그러기를 한시간여

배는 채워야지 한쪽 눈을 감고 한쪽눈으로 하려니 그것도 마음대로 안된다
인간이란 그저 하던 버릇대로 하지 않으면 이토록 괴로움이 수반되는 것인가 나약한 존재... 어쩜 존재조차도 호화로운 단어가 아닌지 모르겠다

누구 말마따나 자신을 최고로 낮추려 해도 생각뿐 한번도 그래본 적이 없으니 역시 속물 근성이 온 몸과 마음과 혼백을 지배하고 있으니 아무리 산에 가서 버리고 온들 다시 돌아오면 그 자리인 것을 .............

무엇이 애달픈 것인지....

갈 수 있든 없든 우선 집부터 헐어야지......
벌건 대낮에 집을 헐려니 그것 또한 산천초목 뭇생명에게 눈치가 보인다

날씨는 화창하고 새들의 놀림소리 들으며 그렇게 또 오름짓을 한다
반쯤 감은 한눈은 사물을 그리 정확하게 그려내지는 못하고........

펑퍼짐한 구룽 가시밭을 미련하게 뚫고 나가니 드디어 가야기맥에 서게 된다 가야기맥에 두 번째 발자국을 찍는 순간이다

쳐다본다
초점산은 얼마 높지 않게 온 산이 잡관목으로 빽빽히 쌓여 있어 그 갈색톤이 편안하게 보인다

나는 안다 길이 없다는 것을......

과감하게 그 약간의 거리를 그저 눈으로 확인을 하고 갈길을 간다
고랭지 채소밭으로 화물차 한 대가 올라와 있다

오른쪽 앞으로 지척에 산세 수려한 암봉들이 도열해 있다
아마도 백두대간 덕유삼봉산이 아닐까 아마 그럴 것이다

초점산 뒤꽁무니 : 8:30

밭옆 산으로 가다 내려가면 밭이고 또 한번 반복을 하고 길 없는 산속으로 들어간다
가시밭길이 나오면 사면 어름으로 우회를 하고 잡목이 나오면 온 몸으로 밀어붙이고 넝쿨이 나오면 끊어가면서 진행한다

어차피 시간 개념은 없어진지 오래다 어제부터......

수풀속에 얌전히 누워있는 877봉 삼각점을 찍는다

877봉 : 11:30

괴롭다 희미한 세상이 길이 없으니 더더욱 심란할 따름이다
암릉이 나온다 산비탈로 간다
철쭉 진달래밭 그건 나를 괴롭히는 잡관목일 뿐이다

철모르고 나온 진달래 한송이 안스럽고 그 옆으로 내려다보이는 수해복구현장 사무실

지금 내가 가고있는 이 산줄기는 바로 김천시 대덕면 내감리를 싸고도는 형상인 것이다

도면상 국사봉 밑에 있는 한기마을로 연결되는 임도로 내려선다
도면에는 끊어져 있지만 이 임도는 좌측 내감마을로 연결이 되어 있다
좌측으로 2,3분 내려가니 지능선 사이로 돌무더기가 있고 맑은 옥수가 철철 넘쳐난다
먹고 받고 씻고 이제부터 제법 사물이 시야에 똑똑히 들어온다
통증도 많이 사라졌다

임도 : 13:30

힘을 내자 국사봉을 오른다
길 흔적 따라 급경사를 힘들게 오르면 오른쪽 사면으로 길 흔적이 보인다
기맥은 국사봉 정상을 거치지 않으니 이 사면으로 진행하다 적당한 곳에서 남쪽으로 그냥 꼬부라져야 한다 길은 없다

다 내려오니 과수원이고 마을 집들이 나온다
다음 3번국도까지 가는 길은 얕은 야산 과수원 밭일뿐이다
그냥 도로로 내려서 백학동 마을로 간다

김정길 선배님께서 하산하라고 권유하신 바로 그 3번국도가 아닌가
그래 여기서 산행을 접자 담에 접근하기 쉽게.....

3번국도 백학동고개 : 15:00

가다가 동네아저씨 차를 얻어타고 김천가는 차편을 물으니 자기가 그곳에 내려주겠다고 친절을 베푼다
복 많이 받으시옵소서

하성농협이 있는 오산리에서 김천 가는 버스가 종종 있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보니 대전까지 가는 직행이다 많은 갈등을 느낀다
다음번에 바로 이 백학동 고개까지 와야하므로 김천에서 내린다

김천터미날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1인분 2300원 하는 돼지갈비를 시켜 포식을 한다
주인 내외가 친절하기 그지없다

다음에 또 김천을 들르게 되면 다시 찾아오리라!


▣ 문창환 - 대간하면서 찾아보려했던 그 힘든 길을 가셨군요. 가시와 잡목을 헤치는 발걸음마다 축복있기를 바랍니다. 참! 지금 다치신 눈은 괜찮지요?^^
*^_*~~저는 괜찮습니다 약간 가려워서 약을 계속 넣고 있습니다
문창환님 펄펄 날아다니시는데 별 지장은 없겠지요 아프지 마세요 아픈 사람만 서러운 것입니다 절대로 누가 대신해주진 않거든요 너무 고리타분한 얘기인가요?
문창환님이시라면 기맥줄기를 찾으셨을텐데 아쉬움이 남는군요
사실 초점산 정상에선 남쪽으로 뻗은 줄기는 없습니다 제 추측입니다만 아마도 초점산 오르는 도중 산줄기에서 분기하지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펄펄 날아다니시는 모습을 그려보며........

▣ 김종국 - 신선배님! 그 고생 어찌 말로 표현할수가 있겠습니까? 수고 많이 하셨군요? 그럼또...
*^_*~~~ 김대장님 여전하시더군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에 격려까지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항시 무탈하시기를 바랍니다

▣ 산그림자 - 안녕하세요.. 산그림자 입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산에 대한 열정과 이땅의 맥을 이어가시는 힘찬 걸음걸이에 경의와 찬사를 보내며 어린 후배에게 산의 모습들을 바라보게 하여 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힘찬걸음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여봅니다.. 늘 건강하소서.....!
*^_*~~~ 감사합니다 여유롭지 못한 각박한 생활에 고요한 명상으로 산을 오르시는 산그림자님의 산행기는 한번쯤 나의 길을 뒤돌아 볼수 있게 해줍니다 항시 건강하소서

▣ 고석수 - 늘 존경의 마음으로 글을 읽고있답니다..눈은 괜찮으신지..추워지는 날씨에 건강 조심하세요
*^_*~~~활발한 산행 늘 지켜보고 있습니다 산이 좋아하는 한사람으로서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활발한 산행 그침없이 이어가시기를 바랍니다
▣ 김정길 - 금년 가을 분 지리산 공부 마치고 귀가하였습니다. 해마다 5-6일씩은 지리산 공부를 해 볼 샘입니다. 참, 지리산 만복대에서 남원 구례 경계를 타는 만복대-안산-연제봉-국수봉-가마봉-견두산-둔산-천마산-깃대봉-형제봉-천왕봉-압록으로 떨구는 맥의 이름을 지어주십시오. 그곳 하실 때는 함께하고요.

* 운영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3-04 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