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림에 지친 하이에나 심정으로 2일차를 맞이하면서..

 

산행일자: 2005년 6월 26일(일요일)

 

산 행 자: 굶주림에 지친 六德단독

 

날    씨: 비

 

산행거리: 도상거리 약13.5㎞

 

산행시간: 8시간 20분(긴~휴식과 알바포함)

 

산행코스: 신풍고개/체육시설봉출발(03:48)-남해고속도로(04:39)-북산 삼각점(05:12)-굴현고개

 

          (05:39~06:04)-천주봉(06:42)-천주산/용지봉(07:46)-안성고개(08:46)-456봉(09:22)-

 

          중지고개/송정고개(10:18~10:36)-202봉(10:45)-윗담고개(10:59~11:10)-마잿고개(12:09)

 

 

산행줄거리


03:15 오늘은 쌀재고개까지 진행하기 위하여 아람시간보다도 먼저 일어나 어제 오후에 해놓은 밥을

 

먹으려하니 밥이 변해버리고 말았다.

 

너무나도 황당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제 먹을 거라고는 미수가루와 영양갱 3개 그리고 곶감 5개가 전부인데 어제 저녁도 일찍 먹는 바람에

 

배가 고파온다.

 

그래도 별수 없지 않은가..?

 

일단 조금 남은 미수가루를 다 털어 마시고 배낭을 꾸린다.

(신풍고개의 운동시설봉을 출발합니다) 

03:37 운동시설봉의 정자에서 우측에 있는 평행봉 맞은편으로 뚝 떨어져 내려가니 넓은 아카시아나무

 

숲길이고 길은 좌측으로 서서히 휘어지면서 내려간다.

04:00 내리막길의 안부에서 우측으로 90도 꺾어 숲으로 들어섰다 숲을 빠져나오니 우측에 감나무 밭이

 

나오고 농로를 따라 밑으로 진행하다 좌측의 밭으로 올라서 저 앞 고속도로를 바라보며 내려가는데

 

왠지 길이 이상해진다.

(굴다리 통과)

 

04:39 천신만고 끝에 비포장 길에 올라서 좌측으로 진행하니 지하 통로가 나오고 입구에는 많은 표시기가

 

반갑게 맞이한다.

 

굴다리를 통과하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배낭커버를 덮어씌우고 우중산행준비를 끝마치고

 

좌측으로 조금 올라가다 우측으로 90도 팍 꺾어 밭으로 올라갔다 민가 입구에서 좌측 억새풀밭으로

 

오르니 감나무 한 그루 서있고 그 위로는 묘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북산입니다 / 좌측길 버리고 굴뚝이 있는 우측으로 내려갑니다.)


 05:11 묘지의 풀밭을 통과하여 올라서니 넓은 등로가 나타나고 그 등로를 따라 우측으로 꺾어가며

 

올라서니 몇 개의 바위 앞에 삼각점(창원:315)이 박혀있는 북산(203m)에 도착된다.

 

북산에 산딸기가 많이 있어 그걸 따먹고 우측으로 내려가는데 길이 조금 이상하여 다시 뒤돌아와 좌측

 

길로 내려가는데 마루금을 그만 놓치고 말았다.

(북산의 삼각점)

 

05:39~06:04 지도를 확인하고 진행했으면 마루금을 정확히 밟고 내려왔을 건데 비가 내리는 관계로 그만

 

천주산으로 설정된 나침반만 확인하고 내려 오다보니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잘못 내려오는 줄 알면서도 마루금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음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배도 고프고 발바닥도

 

아프고 해서 다시 올라갈 수 없어 그냥 우측 사면으로 진행하여 굴현고개에 내려서니 빗방울이 더욱

 

굵어져 버스정류장안으로 들어가 곰곰이 생각에 잠겨본다.

 

우중에 배가 고파 더 진행하기 힘들어 그냥 포기할까 아니면 시내에 나가서 밥을 먹고 돌아와 산행을

 

할까 망설이다 곶감 5개를 비상식으로 먹고 가는데 까지 가기로 굳게 마음을 먹는다.


(굴현고개에서 갈등을 느껴봅니다)

 

06:08 빗방울이 약해진 틈을 타 버스정류장 좌측 옹벽을 올라서니 공동묘지인 듯 묘지들이 즐비하고

 

밤나무단지를 올라서니 가파른 방화선이 시작되고 산딸기나무가 극성을 부리며 바지자락과 팔목을

 

붙잡는다.



06:29 오늘은 어차피 도박을 건 산행이기에 사력을 다하여 가파른 방화선을 올라가는데 신발은 철떡철떡

 

거리고 바지자락은 살결에 달라붙어 진행하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전망바위에 올라가 북산을 바라보니 주능선이 우측으로 꺾여 진행되는 것이 선명해 보이고 구암동 아파트

 

단지가 내려다보인다.

(지나온 북산을 뒤돌아보면서)

06:42 잠깐의 휴식을 접고 좌측으로 잠시 오르니 천주봉 정상석이 바위 위에 세워져 있고 그 맞은

 

편으로는 파란 산불감시초소와 몇 개의 돌탑이 세워져 있다.


(천주봉)

06;47 물기 잔뜩 먹은 풀밭을 따라 앞으로 조금더 진행하니 천주봉 팔각정이 운무사이로 모습을 내밀어

 

계단을 따라 올라 가보니 다른 팔각정과는 다르게 앉을 의자는 없고 그냥 마루판만 깔려있는데 비가

 

많이 들이쳐져 있다.

 

일기가 좋은 날이라면 이곳에 앉아 편안하게 조망을 즐기고 갈 수 있으련만 보이는 건 뿌옇게 낀 운무만이


굶주린 하이에나의 시야에 들어오니 안타까울 뿐이다.

07:05 팔각정을 내려와 넓은 등로를 잠시 따르니 등로 좌우로 몇 개의 돌탑이 세워져있고 내림길이

 

이어지며 좌측의 천주암 갈림길에는 천주산 정상: 1.44㎞, 전망대: 0.56㎞, 천주암:0.83㎞라 쓰인 이정표가


세워져있고 빗방울은 또다시 굵어지기 시작한다.


07:31 직진의 통나무계단을 낑낑거리며 올라서는데 아침 일찍 산행 나온 일반산행객 3명이 지나 가다말고


내 꼴이 이상한 듯 힐끔힐끔 뒤돌아보는데 보거나 말거나 패잔병의 모습으로

 

우측 로프를 붙잡으며 계단을 올려치니 우측으로 넓은 등로가 펼쳐진다.

 

그도 그럴 것이 바지는 나무에 찢기어 구멍나고 팔목은 산딸기나무에 할퀴어 쓰라린 나머지 팔 소매를

 

걷고 진행하니 보기가 흉하고 생긴 꼴은 굶주림에 지친 몸으로 큰 배낭에 비옷을 걸치고 사진을 간간이

 

찍으며 진행하니 그 꼴이 원숭이 보는 느낌이었던 모양이다.

 

헬기장을 통과하니 잠시 내림길이 이어지고 다시 헬기장을 올라서 넓은 오름길을 올라서니 좌측으로

 

빗물을 받을 요량으로 웅덩이를 파 비닐을 깔고 물을 담아놓은 담수조가 2개 보이는데 아마 이식한

 

나무에 물을 주려고 담수조를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

 

이윽고 올라선 봉우리에 무인산불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있고 몇 개의 돌탑이 세워져있어 이곳이

 

천주산인 줄 알았는데 0.39㎞를 더 진행해야 된다는 이정표를 확인하니 괜시리 짜증스러워진다.





07:46 또 다시 잠시 완만하게 진행하여 올라서니 천주산 산악마라톤코스:23.2㎞, 농바위:1㎞ 이정표가

 

세워져있고 그 좌측 뒤로는 천주산/용지봉 정상석이 나란히 세워져 있는데 용지봉을 더욱 강조하는

 

모양이다.

08:08 천주봉/용지봉 정상석 뒤로 진행하여 가파르게 내려서는데 자갈이 군데군데 깔려있고 물기를 먹은

 

내림길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쭈욱 내려서니 십자로 길인 안성고개에 도착된다.

 

우측은 마산재로 내려가는 길이고 좌측은 구암동으로 하산길 가운데 조그마한 돌무더기가 만들어져있고

 

정맥길은 직진으로 올려쳐 진행된다.

08:25 등로의 좌우에 무성한 잡풀을 누군가 최근에 말끔하게 제초작업을 해줘 편안하게 진행하게되고

 

우측에 소나무 한 그루 서있는 곳에서 직진의 좋은 길을 버리고 우측으로 팍 꺾어 내려가야 한다.

 

(독도주의!!)

(독도주의 지점 / 우측으로 진입한다)
 

08:46 우측의 멋진 소나무를 뒤로하고 우측으로 꺾어 내려가니 표시기들이 달려있어 나도 그곳에 표시기

 

하나를 걸고 내려가다 잠시 올라서 진행한 후 직진의 길을 버리고 좌측능선으로 소나무 숲을 따라

 

내려가다 가파르게 좌측으로 내려가면 안부사거리에 천주산:3.0㎞, 마재:6.0㎞, 예곡작대산 이정표가

 

세워져있고 그 길로 쭉 내려가면 넓은 등로가 나오며 우측 아래로는 민가도 보인다.

 

넓은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나무가 휘어져 터널을 만들고 있는 십자로 안부인 안성재에 내려 서게되고

 

다시 완만하게 오르는데 두꺼비들이 등로에 움츠리고 도망가질 않는다.

 

너무 배가 고파서인지 두꺼비가 고기로 보여 뒷다리라도 구워먹고 싶은 심정이 간절하고 오르는 길은

 

왜 그렇게 다리에 힘이 없는지 가슴이 울컥해지기 시작한다.

 

누가 시켜 하는 짓이라면 원망이라도 할텐데 내 스스로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찾아 떠나온 길이기에

 

그 누구에게도 원망도하지 못하고 혼자서 눈시울을 달굴 뿐이다.

 

산행중 이렇게 가슴 울컥거려보는 것도 처음이고 배고 품에 허덕이는 것도 처음인가 보다

 

(산행 후 마산의 목욕탕에서 체중을 달아보니 3㎏이 빠져버렸다/빠질 것도 없는데...)


09:22 배고픔의 서러움을 달래가며 올라선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내려갔다 가파르게 올라서니 456봉에

 

도착되고 넓은 정상 좌측으로는 통나무 하나가 가로 올려져있어 그 위에 배낭과 비옷을 벗어놓고 잠시

 

휴식을 취하며 물이라도 실컷 마시니 살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휴식을 접고 좌측의 넓은 내리막길을 버리고 우측의 희미한 길을 따라 또 다시 우측으로 마루금을

 

이어가니 죽어 쓰러진 고목들이 등로를 가로막아 밑으로 통과하기도하고 위로 넘어가기도 하며 진행한다.

(456m봉)
 

10:18 그렇게 한동안 힘들게 진행하다 좌측으로 꺾어 아카시아나무 숲으로 가파르게 내려가면 또 다시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고 다시 뚝 떨어지면 仁川李氏 묘지 1기가 있고 조금 더 내려가서 좌측으로

 

빠져나오니 개 사육장이 보이고 어~~물길을 건너게 된다.

 

이 물길을 건너지 않으려면 고목이 많이 쓰러져 있는 곳에서 미리 좌측으로 꺾어 내려오면 개 사육장 옆

 

임도를 따라 내려올 수 있을 것 같다.

(중지고개에 내려서면 마루금이 좀 이상합니다 / 물길)
(중지고개송정고개)
(중지고개/송정고개)

 

10:45 쓰레기가 널려있는 개 사육장을 빠져나와 임도를 따르니 우측으로 토종닭과 개가 이방인을

 

경계하듯 바라보고 이어서 좌측에 남근이 달린 장승이 서있고 송정고개(중지고개)에 도착된다.

 

시멘트포장도로를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서니 쇼파가 버려져있어 그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또 다시

 

물로 배를 채우며 진행해야할 길을 확인하니 아직도 가마득하게 남아있어 사력을 다하여 10여분

 

올라서니 202봉에 도착되고 좌측 능선 정상에는 파란 물탱크 3개가 덮여져 있고 정맥길은 우측의 넓은

 

길을 따라 내려서 진행된다.

(202m봉)
 

11:00 넓은 임도를 따르다 좌측으로 꺾이는 임도를 버리고 직진의 숲으로 진행하다 좌측으로 꺾어

 

내려가면 큰 절개지가 나오고 절개지 사면 우측으로 진행하여 내려서면 윗담고개의 2차선 포장도로에

 

도착되게 된다.

 

낙석방지용 철조망 가운데에 통로가 있으나 그쪽으로 진행하기에는 너무 힘들어 배수로에 내려서 철조망

 

밑으로 통과하여 도로를 가로지른 후 도로가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많은 차들이 통행하여

 

갈등을 느낀다.

 

계획대로 더 진행해야될지 아니면 이곳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마산으로 내려 가야할지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다음 산행을 위해서 마재까지는 진행해야 되겠다고 다짐을 한다.

(윗담고개)
 

12:08 옹벽을 올라서 숲으로 들어서니 우측에 뭐 이상한 시설물이 매설되어있고 급오름이 시작되는데

 

땀을 뻘뻘 흘리며 15분 정도를 올려치니 주능선에 도착되고 넓은 등로를 따라 좌측으로 꺾으며 완만하게

 

올라가니 정상에 도착된다.

 

올라온 보람도 없이 다시 내리막길을 내려서 완만하게 진행하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우측의

 

표시기를 따라가다 20여분간의 알바를 시작한다.(독도주의!!!)

 

좌측으로 가파르게 내려가는 넓은 길의 갈림길 우측 봉에 표시기가 달려있어 그곳으로 진행하여 계속

 

내려서니 안부가 나오고 안부를 올려치면 우측의 봉을 좌측으로 우회하는 길이 나오고 그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는데 우측에 밤나무단지가 펼쳐진다.

 

이쯤 왔으면 차 소리라도 들려야하는데 들리던 차 소리도 들리지 않아서 나침반을 확인하니 진행해야할

 

방향이 내가 내려왔던 방향으로 지시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침반이 비에 젖어 먹히질

 

않는 모양이다 생각하며(사실 매우 춥거나 지표면에 가까운 상태 또는 주의 환경여건에 따라 나침반의

 

지침이 춤을 추는 경우가 있음) 계속 내려가니 계류 비슷한 것이 시야에 들어온다.

 

아뿔사!! 힘도 없는데 알바를 하고 말았구나 생각하니 너무나 허탈하고 내가 애지중지 하며 소중히

 

지니고 다니는 나침반이 역시 나의 수호신이라 생각하며 왔던 길을 다시 뒤돌아 올라간다.

 

허탈한 마음으로 내려왔던 길을 가파르게 올라서 걸어두었던 표시기를 회수해가며 오른다.

 

표시기가 잘못 붙여있는 곳에 도착하여 나침반을 확인하니 좌측으로(처음 진행하던 방향에서 좌측임)

 

가파르게 내려서 잠시 널널하게 진행하니 임도 안부가 나온다.

 

임도 안부를 가로질러 능선을 올려쳐 좌측으로 꺾어 내려서니 5번 국도가 지나는 마젯고개에 도착된다.

 

쌀재고개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산행을 여기에서 마감하고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마산고속버스터미널

 

근처의 목욕탕에서 옷을 갈아입고 모처럼 먹어보는 밥과 이슬이 1병을 마시니 천하가 부럽지 않은

 

마음의 평온이 찾아오고 밤 9시가 조금 못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몸을 확인하니 목부터 발까지

 

만신창이가 되어버리고 쓰라려온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