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산하에서 황매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황매산은 합천을 대표하는 산이며, 명소로 새집골, 옛 절터, 와포수에 희덤이 우뚝솟은 산이다.

합천호 푸른물에 하봉, 중봉, 상봉의 산 그림자가 잠기면 세송이 매화꽃이 물에 잠긴 것같다고 수중매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황매산은 화강암 기암괴석과 소나무, 철쭉, 활엽수림이 어우러져 탈속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리고 산행기 들 속에 나오는 정상석의 표기를 보니 “黃梅山”으로 되어 있더군요.

위와 같은 산 소개나 황매산의 한자표기를 본다면 황매산이 매화와 연관성이 있으리라고 짐작이 되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제 생각에 황매산이라는 지명과 매화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고유어에  “황”으로 시작하는 단어들이 몇몇이 있는 데, 황소와 황새를 그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황소는 한소가 음운변화를 일으킨 말이고 황새는 한새가 음운변화를 일으켜서 생겨난 말입니다.

그리고 접두어 “한”은 크다는 뜻을 갖는 말이지요. 한강은 큰 강을 뜻하고 한길은 큰 길 즉 대로(大路)를 뜻하는 우리말입니다.

결국 황새는 큰 새를 뜻하는 말이고 황소는 큰 소라는 뜻하는 말이랍니다.

(우리 아이는 황소는 누런 소, 황새는 누런 새로 알고 있더군요)

우리말에 있어서 산을 뜻하는 고유어는 뫼입니다. 그래서 한자를 배울 때 ‘뫼 산’이라고 소리내며 배우곤 하였지요


 위의 내용들을 참고해서 황매산이라는 지명을 생각하면 그 처음 지명은 큰 산이라는 뜻의 한뫼였는데 음운 변화를 일으켜 한메가 되었다가 다시 황메로 변한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나아가 황메를 한자로 표기하다보니 그 발음을 따서 “黃梅”로 쓰게 되었고 그 뒤에 산이 붙어 “黃梅山”으로 표기가 정착된 것으로 추측되는군요.


 아울러 경남 함양에 있는 황석산이라는 지명이나 경북 김천에 있는 황악산이라는 지명 역시 큰 산이라는 뜻의 한달이나 한뫼에서 오지 않았을까 합니다.

황석산의 경우를 살펴보면, 우선 달(아래아로 써야 하는데 아래아가 표기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달이라고 씁니다)은 산을 뜻하는 고유어의 하나로 주로 예전 고구려의 영역이었던 지역에 많이 분포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달---한돌---황돌로 변했다가 돌의 뜻을 그만 돌(石)로 알아 “黃石”으로 표기하게 되었고 그 뒤에 산이 붙어 “黃石山”으로 된 것으로 보이구요.

그리고 황악산의 경우를 살펴보면, 한뫼--황뫼/황메로 변했다가 뫼를 그 뜻을 따서 산을 의미하는 악(嶽)으로 표기하여 “黃嶽”으로 쓰게 되었고 그 뒤에 산자를 붙여 “黃嶽山”으로 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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