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래산과 객산이라는 산이름에 대한 생각


 

-아래의 글은 대부분 배우리 선생님의 저서(우리 땅 이름의 뿌리를 찾아서 1,2권)에서 발췌한 것이거나 그에 근거한 저의 생각들임을 밝힙니다


 

산초스님의 여러 산행기들을 읽고 소래산과 객산의 어원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첫 째. 소래산의 어원에 대하여는 여러 설이 있고 심지어 중국의 소정방까지 연결시키는 설도 있더군요.

중국의 소정방을 연결시키는 설은 소래산의 “蘇來”라는 한자에서 나름대로 뜻을 유추하여 나온 것으로 보이나 우리나라 지명의 경우 특히 산 지명의 경우  고유지명을 음역하여 한자로 옮긴 것이 대부분으로서 한자의 훈은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소래산에 대해 배우리 선생은  우리 말의 “수리”를 음역한 말이라고 주장하고 계시는데(배우리 저 우리 땅 이름의 뿌리를 찾아서 1권 269면에서 273면) 제 개인적으로는 배우리 선생의 설이 타당하지 않을 까 합니다.

수리는 꼭대기를 뜻하는 우리 고유어로서 머리의 한부분을 뜻하는 정수리라는 말도 수리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위 수리를 음역하여 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수리산(경기도 안양), 소래산(경기도 시흥), 소리산(북한에 있는 강원도 이천), 소라산(황해도 평산), 속리산(현재의 음은 속리이나 속(俗)의 옛음은 ‘수’로서 옛날에는 수리라 읽었다고 합니다) 등으로 표기가 되었습니다.


 소래산은 결국 꼭대기 산이라는 뜻이니 인근 산 들 중에서 가장 높은 산이기에 소래산이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을 까 합니다.


 

둘 째. 그리고 객산의 경우를 살펴보면 그 표기가 客山으로 되어있고 ‘객은 손 객’, ‘산은 뫼 산’으로 풀이하니 이를 고유어로 환원하면 “손뫼” 정도가 됨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말 중에 “솔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작다’, ‘너비가 좁다’ 라는 뜻으로서 외지고 좁은 길을 뜻하는 오솔길, 가늘고 긴 잎꼴을 한 채 다발로 자라는 이끼를 뜻하는 솔이끼, 얼굴에 생겨난 작은 마마자국을 가리키는 손티, 끝이 뽀족한 연장인 송곳(본래는 손곶이었으나 송곳으로 음이 변한 것임)라는 단어 등에서 솔다의 뜻이 살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산초스님의 “남한산성- 처음가본 객산~벌봉코스로 오르다 *사진* ”이라는 제목의 2005.5.16. 자 산행기를 살펴보면 객산을 설명하면서 “객산은 하남시에 있는 야산이다. 높이는 200m를 조금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산은 남한산성의 한 봉우리에서 북으로 뻗은 능선상의 끝머리부분에 솟아있다.”라고 기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위 설명에 의할 때 객산이 낮고 작은 산임을 알 수 있고 더욱이 남한산의 끄트머리에 걸려있는 야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솔다라는 단어의 뜻과 위 객산의 지형을 살펴볼 때 객산은 (남한산 끄트머리에 걸려있는 )작은 산이라는 뜻을 지닌 손뫼를 한자로 옮겨적은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듭니다


 

셋 째.나아가 산초스 님의 위 객산 관련 산행기를 보니 지도가 첨부되어 있는데 그 안에 섬말, 새말이라는 지명이 눈에 띠였습니다.


 섬말은 보통 한자로 島村이라고 표기하고 새말은 보통 新村이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성남에도 도촌동이 있는데 이는 그 동네를 섬마을이라고 부르던데서 유래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도촌동은 분당의 맹산(영장산) 줄기에 위치한 마을로서 바다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섬은 더욱 더 아닙니다.


 섬말이나 새말이라는 지명은 주로 산 골짜기에 형성된 마을에서 발견되는 지명으로서 이는 모두 산줄기와 산줄기 사이의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샛말, 혹은 샛마을에서 나놨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즉 새말은 샛말의 샛에서 받침 ‘ㅅ’이 탈락한 말이고 섬말은 샛말--샘말--섬말 등으로 발음이 변화를 일으켜서 생겨난 말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섬말은 섬과 아무 관계 없고, 새말 또한 새로 생긴 마을이 아니라 산 골짜기에 위치한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연세대학교가 자리잡고 있는 신촌이라는 지명 역시 그 지역이 인근 산인 안산 주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나온 지명이 아닐까 혼자 생각 중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