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내용은 "열린캠프 등산학교" 동문들의 구조활동을 게시한 등산학교 홈페이지에 게시된 내용으로써,작년엔 장남중 동문이 파도엔 휩쓰려 떠 내려간 학생의 목숨을 높은 파도를 헤치고 구했으며,올해 또 다시 평소에 갈고닦은 기량들을 유감없이 발휘한후 모름지기 국가사랑과 내 이웃사랑의 참뜻을 보여준 모습들이 대견하여 제 불로그로 퍼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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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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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학교 주말캠프와 설악산 구조활동
글 작성 시각 : 2006.07.19 15:37:59 
 
 
7월 15-17일 연구과정 5주
아침부터 내리는 비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연구과정 세미나를 마치고 산으로 출발할 때는 빗발이 더욱 거세졌습니다. 삼각산 등반로 입구에는 출입통제 팻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열린캠프 대원들은 망설임이 없습니다. 오랜만에 깔딱 고갯길로 백운산장에 올랐습니다. 캠프를 세우고 저녁식사를 마치자 폭우는 더욱 기승을 부립니다. 원정등반에 따른 훈련으로 설악산에 간 김경태 대원이 밤늦게 캠프에 합류하기로 하였지만 연락이 두절되어 걱정이 됩니다. 훈련센터에서 장비를 챙기던 진 삼, 엄진원 님과 전화연락이 되어 산에 오르지 말고 훈련센터에서 대기할 것을 지시합니다.

 

아침이 되어도 폭우는 계속 이어집니다. 등반을 포기하고 오전 일찍 캠프를 철수하여 훈련센터로 돌아왔습니다. 오후에는 노승헌 님의 교육학 관련 과목 학습이 있었습니다. 오후 네 시, 설악산에 있는 김경태 대원에게서 다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폭우로 인하여 설악산 한계 3 리 민박촌에 고립되어 있다. 지원이 필요하다. 주민 50여 명과 20여 명의 탐방객을 구조하여 피신하고 있지만 부상자에 대한 후송 대책을 요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교육을 중단하고 대원의 뜻을 모아 구조를 위한 출동을 서두릅니다. 우선 강원도 경찰쳥에 연락하여 현지의 긴급한 상황에 대한 지원을 부탁하였습니다. 여섯 명의 대원으로 구조장비를 챙겨 설악산으로 출발합니다. 양수리를 지날 때쯤 서울-양평 간 국도가 침수되어 도로를 통제합니다. 다시 청평 쪽으로 방향을 돌려 춘천-홍천 간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여 홍천까지 도착하였습니다. 다행히 홍천-인제 간 도로가 소통이 되어 마음이 놓입니다. 도중에 김경태 대원과 연락하여 상황을 확인합니다. 강원 경찰청장의 연락을 받은 119 중앙구조대의 지원으로 부상자만 긴급 후송을 완료했고 남은 70여 명은 여전히 고립되어 다음날에나 구출될 것으로 판단한다는 전언입니다. 또한, 부상자 후송을 위해 로프를 이용하여 고립지역으로 건너온 119 구조대원이 우리 등산학교를 수료한 이재칠 님이었다는 이야기도 전하였습니다.

 

밤 11시, 원통 민예단지에 도착하여 이재칠 님을 만나고 재난 대책 지휘본부를 찾았습니다. 우리 대원이 출동한 이유와 구조기술 능력, 지참 장비를 설명하고 한계 3리 민박촌 고립 지역 구조를 도울 뜻을 전하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여덟 시에 집결하니 와보라는 시큰둥한 대답에 잠시 실망하였지만 숙소로 돌아와 우리 나름의 구조 계획을 강구하였습니다. 잠시 후 인제 경찰서에서 구조 지원 요청이 있었습니다. 가리산 아래 덕적리 마을 쪽의 상황이 최악인데 연락이 두절되어 있고 위험 요소가 많아 접근이 어렵다는 내용입니다. 대원을 2조로 나누어 한계리와 덕적리를 각각 구조 지원하기로 계획을 세우고 장비와 식량을 나누었습니다.

 

아침 다섯 시, 진 삼, 엄진원 대원을 한계리 구조팀으로, 심현섭, 김상형, 정상준 대원을 덕적리 구조팀으로 편성하여 출동하였습니다. 재난 대책 지휘본부 구조대의 출동이 너무 늦어지기에 한계리 구조팀은 단독으로 고립지역에 접근하였습니다. 현장에 도착한 한계리 구조팀은 김경태 대원과 함께 있던 익스트림라이더 등산학교 강사진과 협력하여 주민과 탐방객 70여 명의 구조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덕적리 구조팀은 인제 경찰서 직원 4명과 함께 덕적리로 진입하였습니다. 도로는 흔적이 없었습니다. 곳곳에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사태골과 건너기 어려운 계곡이 가로막아 있었고 보이는 농가는 산사태로 덮이고 급류에 휩쓸려 처참한 형태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도로가 사라진 계곡을 4km쯤 통과하자 전날 산을 넘어 현장에 도착한 119 중앙 구조대가 구조활동 중이었습니다. 식사도 못 하고 피곤함에 지친 구조대원에게 우리가 지참한 비상식량과 담배를 모두 나누어 주고 다시 2km를 더 올라 덕적리 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재산 피해는 컸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많지 않았습니다. 30여 명의 마을 주민은 대부분 노인 분들이었고 피곤과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우리를 보자 비로소 외지와 연락이 닿았다고 안도하며 환호하였습니다. 주민을 위로하고 현지의 상황을 파악한 후 대피를 원하는 주민 여덟 분을 보호하며 철수하였습니다. 오후가 되어 계곡의 물이 줄어들자 군 수색대와 소방구조대가 지원을 위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뒤로는 어버이가 걱정된 아들, 아내를 남기고 출타했던 남편, 할아버지의 생사를 몰라 안타까워하는 할머니가 계곡을 따라 오르고 있었습니다. 내려오는 주민을 만나 가족의 생사를 묻고 서로 손을 잡으며 살아있는 것을 반가워합니다.

 

인제로 돌아와 한계리, 덕적리 구조팀이 합류하여 서로 상황과 역할을 확인하였습니다. 비가 그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구조에 대한 지원이 필요 없을 것으로 판단하여 서울로 철수하였습니다. 도로는 체증 없이 기분 좋게 뚫려있었고 피곤함에 지친 대원들은 편안한 모습으로 잠을 청합니다.

 

 

대원 (정 17)진 삼 (연구)정상준 심현섭 김상형 (산악)엄진원 박승일
구조출동 엄진원 김경태 심현섭 진 삼 김상형 정상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