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에서 서귀포를 잇는 11번 도로는 한라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도로 중 하나이다.
구불구불 커브길이 가장 많은 도로이지만 제주방향에서 20분정도 올라가다보면 넓은 초원이 나오는데 여기가 제주마방목지이다. 제주의 토종 조랑말과 경주용 종마를 넓은 한라산 자락의 고원에서 방목사육하는 곳으로 평화로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데 바로 방목지를 내려다보며 방송 중계탑이 서 있는 오름이 바로
개오리오름이다.

행정상 봉개동 관할로 편입된 용강동과의 경계에 걸쳐져 있다.
큰산이 숲에 덮여 주로 낙엽수에 상록수가 섞인 초록빛 혼효림이다. 일부엔 삼나무,소나무가 거무죽죽하다.
겨울한동안은 잎이 다 떨어진 회갈색 사면에 층층으로 늘어선 삼나무 대열이 푸르게 돋보이기도 한다.

표고 743m로 산모양이 개오리(가오리)처럼 생겼다는 이름이다.
바닷고기가 오름 이름으로 등장한 특이한 예여서 다소의 의아스러움이 없지 않으나,
서쪽의 목장 부근에서 볼 때 그 넓적한 형상이 가오리모양을 아주 닮았음을 실감한다.<한국지명총람>(한글학회)에도 그런 내용으로 설명되어 있다.
한편에서는 犬月岳(견월악)이라는 한자명을 놓고, 개가 달을보고 짖는 형국이라고 풀이하기도 하지만 개월(개워리→개오리)에서 개(犬)와 달(月)을 따 맞춘 표기임에 생각이 이르면 억지 풀이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된다.

도로변에서는 잘 안보이지만 개오리오름은
대소 세 봉우리로 이루어진 다영한 산체구조를 가지고 있다.
보통 개오리오름이라고 할 때는 송신탑이 서 있는
주봉(743m) 가운데 것을 샛개오리(658m)라고 부른다.알오름처럼 생긴 샛개오리가 제일 작고 낮다.
이들은
단절됨이 없이 연이어져 총체적으로는 하나의 산체로서 남북으로 길게 가로누운 형태를 이룬다.
북서쪽 자드락의 언덕위에 서서보면 이것이 세 봉우리의 연결체임이 뚜렷이 나타난다.
개별적으로 보면 주봉은 동서로 긴 몸집이면서 서향으로 벌어진 굼부리를 가졋고, 남록에는 犬月橋(견월교)를 거치는 계곡이 흐른다.
샛개오리는 굼부리없이 봉곳하게 솟았으며,족은개오리는 가장 크고 깊숙하게 벌어진 굼부리를 서사면에 가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2개의 말굽형화구를 가진 복합형이다.
샛개오리 서록화 족은개오리 북동록에서는 각각 작은 골짜기가 발원하겨 족은개오리 북서쪽에서 합류, 삼수섯내(동방내ㆍ동벵 이내)를 이루어 삼양동 바다로 들어간다.

서쪽 오름자락에 펼쳐지는 목장에는 횡단도로를 오갈 때 언제나 조랑말들이 풀을 뜯는 목가적 풍경을 볼 수 있다.
제주마방목지로 제주 재래마의 보호증식과 사육에 힘쓰고 있는데 제주마는 몸집이 작고 체질이 강건하며 성질이 온순한 특징을 지닌 데다 특히 험로도 잘 걸어 내는 강인한 발굽과 지구력은 세계에 자랑할 만 하다고 한 외국학자가 감탄한 바 있다.
학술적으로 순수혈통을 지녔다고 인정되는
제주마는 천연기념물 347호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이 방목지를 가로지르는 훤칠한 횡단도로는 운전자들이 가장 신나게 밟는 구간이다. 목장서쪽 끝에서 견월교까지 1,000여m가 일직선으로 뻗어있어 속력을 내는 과속차량들이 많아서 속도단속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과속차가 있는가 하면,
목장풍경을 즐기면서 오히려 서행하는 관광객들도 많이 볼 수 있다.

견월교를 지나 교래리 진입로를 꺽어들면 얼마 안 간데서 북쪽으로 길이 뚫려있다.
절물자연휴양림으로 통하는 길로, 개오리오름 동록과 절물오름 남서록 사이의 숲속을 누비고 있다.
숲이 다소 트일 무렵 절물오름을 동쪽에 두고,서쪽으로 돌아 나가면 족은개오리 부서록의 초원이 나온다.
곶밭이라고 부르는 곳으로 '곶'이란 산속의 숲을 말하므로 산간 깊숙이 숲에 인접한 풀밭임을 일컫는다.
마소의 방목지인 것이다.

곶밭의 조금 높직한 언덕에서 뒤돌아보면 개오리오름의 생각보다 큰 산이라는 것을 느낀다.그리고 그 속에서 오르락내리락 숲을 헤치기가 기껏이던 때는 느끼지 못했던
오밀조밀한 능선의 기복을 비로소 보게된다.
샛개오리,족은개오리가 뚜렷이 나타나고,족은개오리의 서향으로 벌어진 굼부리도 ㄷ자형으로 거멓게 드러나 보인다.
족은개오리의 왼쪽너머로 살짝 보이는 것은 절물오름이다.오른쪽능선은 봉곳하게 귀여운모습의 샛개오리로 이어지고 그 오른쪽 깊숙이에 주봉이 의젓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