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산행길에 나붙은 리본이 말해주는 것들
길 안내 외 산꾼으로서의 자부심 표현 의미도

등산을 하다 보면 산행코스 좌우의 나뭇가지에서 형형색색의 리본이 나부끼고 있는 것을 어김없이 보게 된다. 모두 이 길이 산행로임을 알리는 표시다. 동시에 리본은 그것을 내걸은 단체나 사람들의 자기 홍보, 산행 이유 등을 알리는 수단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이들 리본에 대해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져온 필자는 본격적으로 이 리본에 관해 연구하기로 하고 근래에 전국에 있는 산을 오르면서 리본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즉 전국 8개 도에서 12개의 명산을 선정해 그 산의 대표적 등산로에 내걸린 리본을 수집한 것이다. 그렇게 총 891장의 리본을 수집해서 이들 리본의 색상, 소재, 게시자 그리고 리본에 적힌 글 등을 분석했다.<표1 참조>.


▲ 산길에서 보이는 리본들. 노란색이 압도적으로 많다.


리본의 색깔은 노란색이 절반 정도 차지


수거한 총 891장의 리본을 색깔별로 분석해 보니 노란색이 전체의 약 45.5%로 제일 많았다. 다음은 빨강색(20. 7%)이고 이어서 흰색(9.7%), 주황색(9.3%) 순이었다. 기타 색도 13.4%를 차지하고 있다.<표2 참조>


이와 같이 리본의 색깔에 노란색이 많은 이유는 노란색이 갖는 독특한 기능에 연유한다고 사료된다. 등산 전문가에 의하면 노란색이 사시사철 가장 눈에 잘 띈다고 한다. 또한 색채학(色彩學)에서 노란색은 명시(明示)·주의(注意)를 나타낸다고 한다.


따라서 리본이 갖는 첫 번째 기능이 길 안내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리본에 노란색이 많은 것은 심리적으로 매우 타당하다고 볼 수 있겠다.



리본의 소재는 헝겊이 대부분


리본의 소재를 보면 헝겊이 대부분이어서 전체의 약 65.4%를 차지하고 다음은 비닐(29.5%)이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리본도 간혹 눈에 띈다(4.1%). <표2 참조>


이와 같이 대부분의 리본이 헝겊으로 만들어진 이유는 헝겊이 부드러워서 내걸기 쉬워서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몇 년 지나면 부패하기 때문에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환경을 배려하는 리본 게시자의 센스 있는 생각이 헝겊 리본이 많은 이유일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리본의 게시자는 경기도 산행객이 제일 많아


이번에 수거한 총 891장의 리본 중 게시자의 출신을 밝힌 것은 546장으로 전체의 62.3%이다.


이들 546장의 리본을 출신지별로 분석해본 결과 <표3>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경기도가 64장으로 제일 많고 다음이 경남(62장), 대구(51장), 부산(50장) 순이다. 가장 적은 지역은 울산(13장)과 전북(17장)이다.


한편 산을 중심으로 리본 게시자의 출신지를 보면 경기도 산행객이 전국 12개 명산 중에서 11개 산에 리본을 달아 가장 널리 리본을 게시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10개의 산인 경남, 9개 산인 서울과 대구이다. 한편 가장 적은 것은 울산과 전북으로서 5개 산에 리본을 게시하고 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아마도 경기도에는 1100만 명이라고 하는 거대 인구가 살고 있는 데다 이들이 중남부지방으로 접근하는 것이 서울 산행객보다 용이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반면 울산은 적은 인구와 지역적으로 치우친 입지에 기인한 것으로 사료된다.


 

▲ 출처: 월간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