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화신'을 쫓아 천리포 수목원으로...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해변 도로를 따라 3km (천리포 해수욕장 방향)정도 가면
천리포수목원에 도착한다. 해변을 끼고 아늑하게 자리 잡은 수목원은
놀라울 정도로 경치가 빼어난 곳이다.

안내를 받고 본관에 들어서면 넓은 연못이 있고,
갓 길에는 각종 수목들이 늘어 서있는데, 맨 먼저 목련꽃이 눈에 띈다.
한 겨울 추위가 고비를 넘기고 나면, 마른가지 위에 고동색 꽃망울이 쏘옥 고개를 내밀고
백옥같은 꽃잎이 한번 부풀기 시작하면 다투어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다.

화사롭게 피어난 목련을 보고 있으면 고아하고 화려하며
사치스러우면서도 소박하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
한 켠에 붉은색 목련꽃이 곱게 단장 하고 길손을 반긴다.

향기가 백리, 멀리까지 퍼져나간다는 뜻에서 옥란(玉蘭)이라고 했던가?
목련나무 주위는 향기로 가득합니다. 신기하게 꽃잎들이 일제히 북쪽 바닷가를 향하고 있는데
그래서 또 다른 이름, 북향화(北向花)라고도 부른다.

요즘 수목원은 봄꽃으로 가득하다.
봄을 기다리다 애가 타 혼자 붉은 입술을 열었다는
애기동백 붉은 꽃잎 빛깔이 넘~ 곱다.

'환장할 정도로 아름답다'는 표현은 바로 이럴때 쓰느거란 생각이 든다.
꽃 길을 돌아 나와 방파제로 올라서면 서해 바다가 펼쳐진다.
서해는 파도가 없는 줄 알았는데.. 쪽 빛 바닷물이 하얗게 휘말린 포말을 그리며 밀려든다.

촉촉하게 젖은 은 빛 모래사장을 지나 시선을 멈추면, 휘어진 해송 가지 사이로 뽕끗하게
솟아 오른 섬 하나, 닭 섬이 멋진 점하나를 찍는다. 없으면 해안이 밋밋해서 일까?

봄날, 청명한 날씨에 바람도 적당하게 불어 주고,
천리포수목원에서 교육 받고 있는 아들녀석 보러 갔다,
보너스로 녀석이 설명해 주는 휘귀한 식생들...
우리 꽃과 나무들에 관해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어서 더 없이 좋았던 하루였다.

(2006.04.15 천리포수목원)

▲ 수선화(水仙花)

이른 봄, 동절기에 우리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풀이 수선화다.
옛 선비들은 눈 내리는 이른봄의 눈밭 속에서 이 꽃을 보면서 글을 짓고 묵향에 젖었다고 한다.
'수선'이라는 말은 자라기에 많은 물이 필요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물에 사는 신선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이 꽃은 1월에서 4월까지 피고 옆을 향해 핀다. 풀잎은 가늘고 난초 잎같이 날렵하며 양파모양의 뿌리줄기를 가지고 있다.
수선화의 부화관은 금빛 술잔같이 생겼고 밑에 여섯 장의 백색 꽃잎이 있어서 이것을 금잔은대(金盞銀臺)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말은 '자존'이고 꽃이 필 대 아름답고 청초한 모양과 그윽한 향기가 일품이다.
수선화의 생즙을 갈아 부스럼을 치료하고, 꽃은 향유를 만들어 풍을 제거하며 발열 . 백일해 . 천식 . 구토 등에 쓴다.

▲ 천리포 수목원 전경

▲ 목련(교배품종)

이룰 수 없는 사랑으로 처연하게 피어난 꽃

▶목련 꽃 전설 목련은 그 꽃의 분위기에 맞는 슬픈 전설이 전해 옵니다.
많은 신화가 그렇듯 목련의 전설도 못 다 이룬 사랑 이야기입니다.
중국이 원산지인 자목련과 백목련에 얽힌 이 이야기는 중국에서 전해져 옵니다.
사람과 신의 사랑이 가능하던 옛날, 어느 한 나라의 임금에게는 외동 딸인 공주가 있었어요.

공주는 백옥(白玉)처럼 아름다운 얼굴과 몸을 가졌으며, 마음씨 또한 비단결처럼 고왔어요.
공주를 아는 젊은 청년들은 모두 남몰래 공주를 사모했으며 공주와의 사랑을 이루고 싶어했지요.
그러나 공주는 매오로시 북쪽 바다의 사나운 신(神)만을 사랑하고 있었어요. 어느 날, 공주는
자신의 사랑을 찾아 왕국을 빠져나와 먼 북쪽 바다까지 갔어요.

그러나 공주가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찾아간 북쪽 바다의 신은 이미 혼인한 상태였지요.
이룰 수 없는 사랑임을 깨달은 공주는 그대로 바닷 물결 춤추는 북쪽 바다에 몸을 던져 목숨을 끊었습니다.
북쪽 바다의 신은 공주가 아내를 가진 자신을 사모한 끝에 목숨을 버렸음을 알게 됐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북쪽 바다의 신은 공주를 가엾게 여겨 양지 바른 곳에 묻어주었어요.
사랑스러운 공주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바로 자신이 혼인했다는 까닭임을 알게 된 북쪽 바다의 신은
자신의 혼인에 대해서도 환멸을 느끼게 됐어요.

급기야 북쪽 바다의 신은 아무 죄도 없는 아내에게도 극약을 먹였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을 사랑했던 두 여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아내를 공주의 무덤 곁에 만들어 주었어요.
한편 공주가 왕궁을 빠져나간 사실을 알게 된 임금은 신하들을 시켜 공주의 행방을 수소문했지요.

멀지 않아 임금은 공주가 북쪽 바다의 신을 찾아 이역만리(異域萬里) 먼 길을 떠난 뒤,
이루지 못할 사랑에 회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음을 알게 됐어요. 북쪽 바다의 신이 아내의 목숨까지
거둬들였음을 알고는 가엾은 두 여인의 무덤에 꽃이 피어나게 했어요.

공주의 무덤에서는 살아 생전에 공주의 모습과 같이 희고 아름다운 백목련(白木蓮)이 피어났고
북쪽 바다의 신의 아내가 묻힌 무덤에서는 붉은 색의 자목련(紫木蓮)이 피어났습니다.
모두 북쪽 바다의 신을 사랑했던 두 여인의 넋으로 무덤가에 피어난 목련은 죽어서도
북쪽 바다의 신을 그리워 하는 마음에 북쪽을 바라보고 피어났어요.

공주의 넋이 꽃으로 피어났다 하여 공주 꽃이라고도 불리는 목련은
그래서 지금도 북쪽 하늘을 바라보고 피어난다는 겁니다.

▶천리포수목원의 목련 목련은 천리포수목원의 대표적인 수목 중 하나예요.
천리포수목원에는 99년 현재 34종 9변종(variety) 419품종(cultivar), 1
천 8백 그루가 심어져 있습니다. 이 정도면 목련에 있어서는 세계적인 규모인 셈입니다.

1997년에는 천리포수목원에서 세계목련학회를 개최했는데,
학회에 참가한 세계적인 목련 전문가들은 천리포수목원의 목련에 대해 극찬했답니다.
올해 그 많은 목련 가운데 봄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린 목련은 비욘디아라는 품종이었습니다.

흰 색으로 피어나는 비욘디아는 다른 목련 꽃에 비해 꽃 송이가 참 작습니다.
해마다 가장 먼저 봄 소식을 전하는 비욘디아의 꽃 송이는 겨우 10센티미터 정도 크기로
흔히 보는 목련 꽃에 비해 작은 편입니다. 봄길 잡이에 나선 다른 나무들이 뿌리로부터 물을 빨아올려
연두 빛으로 겉옷을 바꿔 입는 그때에 비욘디아는 활짝 피었습니다.
'환장할 정도로 아름답다'는 표현은 바로 그런 모습에 대 놓고 쓰는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목련을 습관적으로 좋아한 적이 있었다
잎을 피우기도 전에 꽃을 먼저 피우는 목련처럼
삶을 채 살아 보기도 전에 나는
삶의 허무를 키웠다

- 류시화,〈목련〉에서

 

▲ 섬닭섬

만리포를 지나 동쪽으로 약 3km 지점에 있는 천리포 해수욕장은 만리포와는 형제 해수욕장으로 무엇보다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시원스레 펼쳐진 바다와 은빛 백사장을 비롯하여, 자연적으로 조성된 선창으로 옛부터 어선이 많이 드나들었다. 경사가 완만하고 물이 깨끗하여 패류와 해초를 직접 채취할 수 있다. 또한 간조시에는 300m 떨어져 있는 닭섬에 걸어서 갈 수 있어 즐거운 코스가 된다.

해변 바로 앞으로 보이는 "닭섬"은 자연적인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육지에 붙어 있는 산을 가리켜 "뭍닭섬"이라 하고, 바다에 있는 섬을 "섬닭섬"으로 구분해서 부른다.
그 중에서 "섬닭섬"은 썰물시는 육지와 연결되는 장관을 연출하기도 한다.

옛날부터 천리포에는 이 두 닭섬이 자연적인 방파제가 되어, 조기와 꽃게를 비롯 많은 고기가 잡히는 황금어장이어서 중국을 왕래하는 사신들에게 선물하였다고 전한다. 만리포가 개발되면서 이곳까지 피서 인파들이 몰리게 되었다.

해수욕장 인근엔 미국인 밀러씨(한국명 민병갈)가 조성한 "천리포 수목원"이 자리해 있다. 1966년에 문을 연 이곳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수목원으로 더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곳에는 60ha의 면적에 국내산 1,000여 종, 외국산 6,000여 종 등 세계적으로 희귀한 수종 7,000종 정도가 식재되어 있어, 매년 수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산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 히어리

히어리라는 나무 이름이 마치 외래어처럼 느껴지나 학명에 coreana란 종명이 들어간 우리 나라 특산 나무이다. 노란 꽃이 특색있고 잎의 모양도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하트형이어서 조경수로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억지로 꽃만 잔뜩 달리게 육종한 일본철쭉 같은 나무보다 이런 수종들이 훨씬 자연스럽다. 우리의 강토에 자라는 , 우리만의 수종에서도 찾아보면 얼마든지 아름다운 나무가 있다.

남해도, 지리산 및 경기도의 여러 곳에서도 자라는 낙엽활엽수 관목으로 높이 5m정도에 이른다. 작은 가지는 황갈색으로 나무 껍질에 흰빛의 피목을 가지며 겨울눈은 타원형으로 황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고 원형으로 짧은 첨두, 심장저이며 뾰족한 톱니가 있다. 표면은 연한 초록빛으로 질감이 좋으며 뒷면은 연한 잿빛이고 털이 없다. 노란색 꽃이 이삭처럼 늘어져 나무 전체를 노랗게 뒤덮고 총상화서로 3월에 8∼12개의 작은 꽃이 초롱모양으로 늘어져 핀다. 9월에 익는 삭과는 털이 많고 2∼4개의 검은 종자를 갖는다.

▲ 금낭화

금낭화는 현호색과로서 연약하고 가녀린 줄기가 길게 나와 주머니 모양의 납작한 분홍색 꽃을 올망졸망 매달고 있는 꽃입니다. 심장모양을 닮은 그 작고 예쁜 꽃에 아침 이슬이라도 열리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지만 물기를 많이 머금은 줄기는 바람이라도 세게 부는 날이면 부러질 것만 같이 연약합니다.


꽃의 모양이 심장을 닮아 영어식 이름은 'bleeding heart(피가 흐르는 심장)'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꽃의 모양이 여인네들이 치마 속에 넣고 다니던 주머니를 닮았다고 하여 '며느리주머니'라고도 합니다. 그러니 금낭화(錦囊花)는 '아름다운 주머니를 닮은 꽃'이라는 뜻이죠.

그리고 또 다른 이름도 있는데 마치 입술 사이에 밥풀이 끼어 있는 것 같이 보여서 '밥풀꽃'이라고도 한답니다. 앞의 '며느리주머니'와 '밥풀꽃'이라는 다른 이름이 함께 있어서 '꽃며느리밥풀꽃'과 혼동을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그 모양새는 아주 다릅니다.


금낭화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입니다. 꽃의 모양을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무엇이든지 순종하겠다는 듯한 겸손한 모습입니다. 겸손과 순종의 미를 겸비하고 있는 꽃 그러나 그 겸손과 순종은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라 진실한 것과 옳은 것에 대한 겸손과 순종입니다.

꽃은 남녘에서는 3월부터 그리고 설악산이나 북부지방에서는 5월부터 피기 시작한다고 합니다.

▲ 애기동백

그대 위하여

목놓아 울던 청춘이 이 꽃 되어

천년 푸른 하늘 아래

소리 없이 피었나니

그날

한 장 종이로 꾸겨진 나의 젊은 죽음은

젊음으로 말미암은

마땅히 받을 벌이었기에

원통함이 설령 하늘만 하기로

그대 위하여선

다시도 다시도 아까울리 없는

아 아 나의 청춘의 이 피꽃!

- 유치환, '동백꽃' 전문

천리포 수목원의 동백나무들

천리포수목원은 목련과 함께 동백나무에 대한 관심이 높은 수목원입니다.
수목원 조성 초기에 처음으로 도입한 동백나무는 미국 댈라웨어주의 오린다(Orinda) 식물재배소에서 구입했답니다.
뒤에 일본에서 20여 종류를 수집했으며, 최근에 뉴질랜드와 영국에서 여러 종류를 수집했습니다.

1990년 봄에는 수목원의 동백을 관람하기 위해 세계 동백학회의 회원들이 천리포수목원을 방문한 적도 있답니다.

현재 가장 크게 자란 동백나무는 'Tickled Pink'라 불리는 품종으로 약 3.5m의 키로 자라나 있습니다.

수목원의 동백나무는 남해안에서 자라는 동백들보다는 더디게 자라고 꽃은 목련이 만개하는 4월 중순에서 5월 중순 사이에 피어납니다. 12월 께부터 겨우내내 꽃송이를 피우는 올동백(Camellia sasanqua)도 14종류가 있으며, 본원에는 한 겨울에 꽃을 피우는 Cotton Candy·Sparkling Burgundy·Bonanza·Chansonette 등이 있습니다.

▲ 폭탄목련

▶목련의 특징

목련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꽃이 피고 나서 비로소 잎이 나온다는 것이지요.
이파리가 나기 전에 홀로 봄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을 하는 목련 꽃의 모습은 그래서 더 고아(高雅)하지요.

잎은 아직 피지 않았습니다
유백색 꽃봉오리로 현신했습니다
봄날의 순결은 이런 것입니다

- 김명수, 〈목련 개화〉에서

목련 속에 속하는 식물은 워낙 종류가 많아 그 꽃의 생김새를 한 마디로 뭉뚱그려 설명할 수 없습니다.

목련의 여러가지 특징 가운데 하나는 꽃봉오리가 일제히 북쪽을 바라보고 피어난다는 것입니다.
거개의 꽃들이 해를 바라보며 남쪽을 향해 피어나는 것에 비하면 특색 있는 모습이지요.
이를 보고 사람들은 적지 않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냈어요.
뒤에 소개할 목련 전설도 역시 목련이 북쪽을 바라보고 피어난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시련을 딛고 핀 꽃은 아름다우나
정작 그 꽃은 시련을 자랑하지 않듯
이 아침 내가 서 있는 작은 곳을
어떻게 아름다운 곳으로
바꾸어 놓을까를 생각합니다

저기 햇살이 달려옵니다
양지 쪽으로만 고개를 돌리는 꽃과 달리
봄이 와도 찬바람 불어오는 쪽을 향해
의연히 서 있는 목련처럼
꽃눈 내밀 때의 첫마음으로 돌아가

- 도종환, 〈십년〉중에서

목련 꽃이 왜 양지바른 남쪽이 아닌 어둡고 추운 북쪽 하늘을 바라보고 피어날까요?
햇볕이 잘 드는 남쪽 방향에서 겨우내 자라난 목련 꽃봉오리의 겉껍질은 북쪽 면의 꽃봉오리 껍질보다 튼실하게 자라겠지요. 그래서 남쪽 방향의 꽃잎이 북쪽 방향의 꽃잎보다 오동통하게 자라나 먼저 열리다 보니 위쪽으로 먼저 우뚝 서게 되는 것입니다.

남쪽의 꽃잎이 먼저 우뚝 서서 꽃 봉오리의 기둥 노릇을 하는 거지요.

그러다 보니, 늦게 열리고 힘도 적은 북쪽의 꽃잎은 남쪽 꽃잎의 기세에 눌려 아래 쪽으로 수그러들게 된다는 겁니다. 결국 남쪽의 꽃잎이 우뚝 솟은 뒤 나중에 열리는 북쪽의 꽃잎이 기울기 때문에 자연히 북쪽을 향해 피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개화(開花)시기가 짧은 것이 목련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아쉬움입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렇게 아쉬워 해야 할 만큼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너무 짧기에 더 아름다운 것인지도 모르지요.
여러 식물학자들은 목련의 개화 시기를 늘릴 수 없는가 고민했었나봐요.

일초 일분이라도 더 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목련을 갖고 싶어 한 끝에 새로운 품종들을 선발했지요.
지난 호에서 이야기한 리틀젬은 그렇게 선발된 품종 중 하나인 것입니다.

목련이 지는 것을 슬퍼하지 말자
피었다 지는 것이 목련뿐이랴
기쁨으로 피어나 눈물로 지는 것이
어디 목련뿐이랴
우리네 오월에는 목련보다
더 희고 정갈한 순백의 영혼들이
꽃잎처럼 떨어졌던 것을

- 박용주, 〈목련이 진들〉에서

▲ 무스카리

가을에 심는 백합과의 구근식물( 球 根 植 物).

학명 Muscari armeniacum
분류 백합과 무스카리속
분포지역 지중해 지방, 서남아시아
크기 구근 4~10cm, 잎 2.5cm, 꽃대 10~30cm

히아신스의 근연종이다.
구근은 비늘줄기[ 鱗 莖]로 작은 구형이다.
구근의 크기는 작은 것이 4~5cm, 큰 것은 10cm 정도 되는 것도 있다.
피막은 막질로 회갈색이다.

잎은 구근으로부터 7~10장이 선형으로 자라고 안쪽으로 골이 져 있다.
잎은 육질로 연약하고 선명한 회녹색을 띤다.
높이는 10~30cm로, 잎의 폭은 2.5cm 정도 된다.

꽃대의 길이는 10~30cm로 잎과 꽃대의 기부는 적갈색이며,
꽃대 끝에 남보라색의 꽃이 단지 모양으로 수십 개가 총상꽃차례로 아래로 늘어져 핀다.
임성화( 稔 性 花)는 진한 청색이고 불임성화는 연한 청색으로 꼭대기 부근에 모여 핀다.

개화기는 4~5월로 염색체수는 2n=18이다.

구근은 8~9월에 심어서 프레임 속에서 재배 출하하며,
수년 동안 심어둔 채로 두면 쉽게 번식한다.
사질양토에서 잘 자라며, 화분에서는 밭흙과 부엽토, 모래를 5:3:2의 비율로 혼합하여 재배한다.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5~15℃의 온도에서 잘 자란다.
지중해 지방 및 서남아시아에 40~50종이 분포한다.
무스카리속에는 그 밖에 흰꽃무스카리(Muscari botryoides), 플루모숨 무스카리(M. comosum) 등이 있다.

[천리포 수목원 설립자]

수목원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저 하나의 보고 즐기는 관광지 정도로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이 수목원이 꼭 필요한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수목원이나 식물원이 그저 식물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숲이나 정원만은 아닌 것이다.

수목원이란 좁은 의미에서는 그저 나무를 가꾸는 곳이라 할 수도 있으나 보다

중요한 의미는 다양한 식물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여 식물학과 원예학을
연구하는 것으로 특히 정확한 식물 종의 구분과 계통분류를 가능케 하는 것이다.

수집된 식물들은 석엽표본과 함께 이러한 연구를 가능케 하며
특히 source가 분명한 식물들이어야 연구자료로서 가치가 있으므로
자생지에서 수집된 식물들이 더욱 중요하다.

이렇게 수집된 식물들은 모두가 관상가치가 있거나 금전적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나
연구결과에 따라서는 중요한 경제적가치나 생물학적가치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능한 많은 종류 - 특히 희소식물이나 멸종위기의 식물들을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수집·관리하여 종다양성확보와 유전자보존을 담당하는 것이 수목원
또는 식물원의 참기능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축적된 식물자원과 지식을 바탕으로 첫째 생태계복원, 자생지복원 등 자연환경보전에 일익을 담당하며,
둘째 기초과학의 기본 자료로 식물학 등 관련 학문발달과 원활한 연구에 기여하며,
셋째 농업, 임업, 원예 등 관련산업의 발전을 돕고,
넷째 다양한 식물과 관련 지식을 널리 보급하여 건전한 원예문화를 북돋운다.

기실 식물원(botanical garden)이나 수목원(arboretum)의 기능상 구분은 없으며
일반적으로는 식물원의 개념이 다소 크고 모든 식물을 다루지만
수목원은 목본식물을 중심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천리포수목원 설립자 고 민병갈 원장님 인사말에서...]

천리포 수목원은?

충남 태안군 태안해안국립공원내에 위치한 천리포수목원은1979년에 산림청 산하 비영리재단법인으로 인가를 받았고,
1996년에 공익법인으로 재인가를 받았으며, 현 재단 이사장인 민병갈 씨 개인의 전액 기금출연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서울로부터 남서쪽으로 약 180km떨어진 태안반도 북단 부근인 만리포 해수욕장에 인접한 북위 36도 46분 동경 26도 8분에 위치하고 있으며 1970년부터 부지의 연차적인 확보와 함께 현지에 적응이 가능한 식물들을 국내 및 유사한 기후권의 여러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수집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왔다.

수목원의 효시는 1962년도에 수목원의 현 재단 이사장이자 원장인 민병갈(Carl Ferris Miller,79년도 귀화)씨가 천리포 해변의 절벽에 위치한 약 2ha의 사질 토양의 임야 및 잡종지를 구입하면서 비롯되었다.

약 60ha(18만평)으로 이루어진 천리포 수목원은 7개 지역으로 나뉘어진다. 토지가 이와 같이 한 곳에 집중되어 있지 않고 분산되어 있는 것은 관리상, 작업상 매우 불편한 단점이 있으나 다양한 각 지역의 자연환경에 따라 다양한 식물 종류들을 적절히 배치· 관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역들의 토질, 기후, 기존식물상 등을 고려하여 각각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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