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04-08-15 광복절 오전 11:00 - 오후 3:30

 

산행코스 : 수락산 전철역-깔딱고개-정상-청학리 수락산 유원지

 

집사람과 둘이서...

 

지난 주 목요일 한 달만에 산행을 시작하고 광복절이 되어서 모처럼 쉬게 되니 산에 가긴 가야 하는데 어느 산에 갈까 하다가 가까운 산 중에 수락산 가 본지가 좀 된 것 같아서 수락산을 가기로 맘 먹었다.

 

두 딸들을 이리 저리 자기들 가야 할 곳에 차로 모셔다(?) 드리고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서서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수락산 역에서 내리는데 많은 산님들로 인해 북적댄다.

 

직장 사정으로 인해 일요일 산행은 퍽 오랜만이다.

 

1번 출입구를 나서서 수 많은 산님들을 그저 따라 가니 우측으로 등산로 입구가 있나 보다.
가다 보니 이곳이 수락산의 주 등산로임을 오늘 알았다.
그동안 수락산을 꽤 많이 다녔지만 능선을 좋아해서 주로 당고개쪽, 덕능고개쪽 아니면 석림사나 쌍암사쪽에서 접근을 했었기에.

 

일요일이고 서울 시내에 있는 주 등산로라서 그런지 입구의 포장도로에는 수 많은 상인들과 등산객들로 엄청 붐빈다.

나는 목요일 오후나, 일요일 퇴근 후에 주로 북한산을 찾는데 이때는 아주 한산하고 좋아 이런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는데 이렇게 북적대는 등산로 입구를 보니 생소하기 그지 없다.

 

꼬리에 꼬리를 잇는 등산객들을 따라 그저 걷는 수 밖에 없다.

물이 조금밖에 없는데도  계곡도 엄청 붐비고 피서객들로 꽉 차 있고....

 

깔딱고개까지 가는데 꾸준한 오르막이고 등로도 돌이 많아서 걷기에 쉽지가 않지만 예전과는 달리 천천히 걸으니 문제는 없다.

 

오르다 보니 중국의 파룬궁을 배우는 어느 단체의 모습이 등산로변에 있어 지나며 구경도 하고, 해드랜턴을 하나 구입할까 했는데 마침 노점을 열어 팔고 계신 분이 있어 싼 값에 하나 사고...

 

깔딱고개 가까워 지니 경사가 꽤 심해 진다.
등줄기에 땀이 엄청 많이 나기 시작하고...

 

깔딱고개에 도착을 하니 아이스크림 파는 분도 계시고 많은 분들이 쉬고 계셔 우리도 좀 쉬었다.

 

집사람이 깔딱고개에서부터 정상까지 여기 저기 설치되어 있는 쇠줄난간과 가파른 바위지대를 보더니 겁이 나는지 날 보고 자긴 여기서 쉬고 있을테니 당신 혼자 정상에 올라갔다 오라고 온다. 산에만 가면 이렇게 말 하는 것이 우리 집사람 특기다...

 

하지만, 우린 정상을 넘어서 다른 코스로 하산을 하여야 하니 함께 올라야 한다고 우겨서 집사람 손을 잡아 끌며 다시 힘든 걸음을 떼기 시작한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또 내 특기이고...

 

바위지대는 쇠줄난간의 연속이고 등쪽엔 강렬한 해가 내리 쬐고 여간 힘든게 아니다.
집사람이 힘든 코스를 오르느라, 땡볕을 참느라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른 모습을 보니 괜히 산 좋아 하는 남편을 만나 생고생 시키는 것 같아서 미안한 맘이 든다.

 

산님들이 많고 쇠난간 지대가 많다 보니 병목현상이 일어나서 자주 쉬게 된다.

 

힘들게 힘들게 정상 부근의 쉼터에 올라서서 음식을 사 드시는 분들로 복잡한 그곳을 지나서 비교적 평평한 능선길을 잠시 지나 드디어 수락산 정상에 도착...

 

정상을 올라서니 수많은 산님들로 북적인다.
사진 한 장찍고 아이스크림을 사서 하나씩 입에 물로 바로 하산을 한다.

 

집사람이 배가 고프다고 빨리 점심을 먹자고 보챈다.

 

하산은 원래 석림사나 쌍암사쪽 계곡으로 하산을 할까 맘을 먹었다. 왜냐면 그쪽이 좀 덜 붐비어서 계곡에서 좀 쉴까 하고...

하지만 몇 달 전에 석림사에서 정상으로 오르다가 홈통바위에서 집사람이 무섭다고 울어 버리는 바람에 오르기를 포기했던 적이 있어 그쪽으로 하산을 했다가는 홈통바위를 거쳐야 하니 또 부부싸움을 하다가 결국 포기를 해야 할 판이어서 청학리로 하산을 하자 맘을 먹었다.

 

청학리쪽으로는 한번도 안 가 보아서 궁금하기도 하고...

 

청학리쪽 계곡으로 하산을 하는데 조금밖에 안 내려 왔는데도 계곡이 서늘한 기운이 감싸 무더위에 달궈진 몸이 상쾌하기 그지 없다.

수락산역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동안 햇빛으로 그 쪽은 용광로같이 달구어져 있었는데 아마 이쪽은 해가 잘 안 드는 응달이어서 그런가 보다.

 

수락산장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을 들이키고 약간 내려와 바위에 둘이 오붓하게 걸터 앉아 꿀맛 같은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천천히 하산을 하여 계곡으로 내려 오는데 길가에 어지럽게 차들이 주차가 되어 있고 계곡에는 왠 사람들이 그렇게 많은지... 너무 어수선하고 소란스럽다.

 

여름의 막바지라서 가는 여름이 아쉬워 다들 이곳으로 오셔서 피서를 하시나 보다.

 

계곡의 음식점마다 손님들로 소란하기 그지 없고 고기 굽는 냄새는 진동을 하고...

 

계곡의 물을 막아 풀장을 만들어 놓고 자기네 음식점에 온 손님들께 서비스를 하는 곳도 세군데나 되고... 저래도 되는건지 모르겠다...

이렇게 해 놓았으니 오염이 안 될 수 밖에 없어 안타깝기만 하다.

 

하지만 산은 산을 좋아하는 산님들만의 것은 아니고 모든 시민의 것이니 계곡을 시민들이 차지하며 쉬는 모습들을 뭐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리고 이곳은 불경기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로 장사가 잘 되는 것 같이 보여 어쩌면 오히려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소란한 계곡, 어지럽게 주차해 있는 도로를 힘들게 걸어내려와 서둘러 벗어나 찻길로 나와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고 당고개 지하철 역에서 내려서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

 

일요일에 산행을 못 하다가 모처럼 서울 시내의 산을 오늘 갔다가 오니 산님들이 너무 많고 계곡이 너무 어수선하고 하여 내 취향엔 안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여건상 주로 오후 산행을 하여 집에 오면 늘 늦은 시간인데 오늘은 일찍 산행을 끝내고 집에 일찍 오니 느긋하게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어 참 좋긴 좋구나.

 

감사합니다.   산모퉁이...

 

 

(등산로 초입...등산로나 계곡이나 사람들로 북적 북적...)

(파룬궁울 배우는 분들... 주변의 시끄러움에도 불구하고 흐트러짐이 없네요)

 

(정상 못 미쳐서 내려다 본 깔딱고개쪽 능선...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

 

(수락산의 명물... 손가락 바위)

 

(정상 부근에서 바라 본 불암산쪽 능선과 삿갓모양의 불암산 정상)


(암봉)

 

(수락산 정상)

 

(청학리쪽 계곡... 멀리 천마-철마 능선이 희미하게 보이고)

 

(내려 오다 만나는 170여개 돌계단... )

 

(계곡의 모습...)

 

감사합니다. 산모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