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 행 지 : 전남 담양 추월산(731m)
▣ 산행일자 : 2004. 12. 18. 토요일
▣ 참여인원 : 4명(첨단산인 부부, 첨단산인 산친구, 공명)
▣ 산행코스 :
복룡마을 - 수리봉 - 715봉 - 깃대봉 - 715봉 - 수리봉 - 하늘재 - 추월산
                  - 보리암 상봉 - 보리암 - 추월산 주차장
▣ 산행거리 :
약13km
▣ 소요시간 :
총 5시간 40분
▣ 특    징 :
 추월산은 전라남도 기념물 4호이자 전라남도 5대 명산중의 하나로서 담양읍에서 13Km 정도 떨어진 담양군의 최북단인 용면 월계리와 전라북도 순창 북흥면과 도경계를 이루고 있는 해발 731m의 산이다.

추월산은 말 그대로 가을 산 이다. 숲이 유난히 깊고, 골마다 약수와 맑은 물줄기가 솟는다.
가을이 되면 숲이 온통 붉은 색을 띄고 산 정상에 올라가면 형형색색의 모습으로 단장한 산과 호수가 어우러지며,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이는 담양호와 주변경치가 일대장관을 이룬다.

추월산은 계절마다 특색이 있다. 봄에는 진달래와 개나리가 만개하고, 여름엔 울창한 숲의 녹음과 발아래 펼쳐지는 담양호의 푸른 물결, 가을엔 붉게 물든 단풍, 눈 덮인 겨울에는 나무숲에 가려 있던 바위의 자태가 독특한 풍광을 자아낸다.

▣ 산행소감
차량 한 대는 추월산 주차장 지근에 주차한 후 첨단산인님의 차를 타고 월계리 복룡마을 입구에 도착하여 올려다보니 기암이 울퉁불퉁 솟은 하늘재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견양제를 끼고 들어가 견양동 마을에서 곧바로 깃대봉으로 오를 수도 있으나 수리봉 능선을 타고 오르며 보는 경관이 더 나을 듯 하다는 첨단산인님의 설명에 따라 복룡마을 입구의 길옆 공터에 차량을 주차하고 마을진입로를 따라 오르다보니 집집마다, 그리고 밭두렁 등에 많은 감나무가 눈에 띄는데 일손이 부족해서인지 이익이 없어서인지 따지 않은 감들이 가지 끝에서 그대로 말라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하늘재]


11:00. 들머리 도착.

추월산은 어느 곳에서 오르건 힘들 수밖에 없는데 이곳 역시 오르는 길의 경사가 예사롭지 않다. 급경사이다 보니 부드러운 육산에 푹신하게 쌓인 낙엽을 밟고 오르는 것이 더욱 힘들고 차라리 바윗등을 타고 오르는 것이 더욱 편하다.

[암벽을 타고 오르고 있는 첨단산인님과 그 산친구]

               [수리봉과 깃대봉 사이의 715봉]

 힘들게들 올라가고 있는데 첨단산인님 짝꿍은 처음 잠시 뒷모습을 보이더니 훌훌 날랐는지 아예 뒷모습도 보이지 않다가 수리봉 재에 올라서야 겨우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봄, 여름, 가을에는 뱀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절대 앞서지 않는데 겨울만 되면 저리 훌훌 난단다.

수리봉을 곁에 두고 715봉과 무능기재를 지나 깃대봉에 도착하니 깃대봉을 사이에 두고 양 옆으로 견양마을에서 오르는 길이 역시 가파른 경사를 그리며 이어져 있고, 수많은 리본들이 휘날리며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음을 알려준다. 먼저 깃대봉을 지나 헬기장에 도착하여 안개에 쌓여 어슴푸레 보이는 백암산과 내장산의 모습을 살피고 서둘러 되돌아 깃대봉에 올라보니 삼각점이 보인다. 히어리님이 최선호님께 “형님은 삼각점을 무지 좋아하시데요?”하시며 웃던 것을 기억하는데 얼마 후부터는 히어리님 산행기에서도 등장하는 삼각점.

깃대봉에서 별다른 특색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돌아서려니 섭섭하다. 그래서 그냥 삼각점이라도 한컷. 그리고 내 산행기에도 삼각점이 등장.

[깃대봉 삼각점]


 겨울이라 봄, 여름, 가을 내내 꼭꼭 감춰졌던 기암들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카메라를 이리 대보고 저리 잡아보지만 초보인지라 촬영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러다 보니 혼자서 뒤쳐져있다 허둥지둥 뒤따라가기에 급급하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살피며 715봉으로 올라 두리번거리니 고릴라가 홀로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외롭게 담양호를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고릴라 바위(?) / 무얼 생각하고 있을까???]


 외로운 고릴라를 달래주고 부지런히 쫓아가니 수리봉 정상에서 식사준비를 끝내고 기다리시는 첨단산인님이 라면이 다 불었겠다며 따끈한 컵라면을 권한다. 날씨가 참으로 따뜻하다. 봄볕을 맞는 기분으로 식사를 마치고 그윽한 커피 향에 마음을 녹이며 담소를 나누다 다시 출발.

가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되돌아보니 성벽처럼 곧추선 날카로운 능선의 암벽과 촛대바위 등의 기암들이 아름답게 보인다.


 오르는 것은 힘들었으나 일단 재에 오르기만 하면 이후에는 산행하는 게 힘들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심심치 않게 기암들이 보이므로 혼자서 이름을 붙여가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잔뜩 긴장한 듯 눈에서 광채가 나는 악어바위(?) / 그놈 참 멀리도 왔다] 

      [가운데 / 돼지 족발을 거꾸로 세워놓은 것 같지 않아요?]

 혼자서 뒤쳐져 실실거리며 가다보니 어느새 추월산 정상. 다른 날이면 산객들로 꽉 차 시끌벅적 할 것인데 오늘은 우리일행 외에 겨우 6명만 보인다. 첨단산인 짝꿍에게 기념사진을 한 장 찍어드리겠다고 하니 자기 얼굴이 알려지면 팬 관리하기에 바쁘게 될게 뻔 하니 찍지 않겠다고 하시는 것을 인터넷에 올리지 않으마고 한 장 찰칵! 헤헤 그 말을 참말로 믿지는 않았겠지요?


 정상에서 잠깐 만났던 다른 분들은 밀재에서 올라 다시 밀재로 하산하고, 우린 보리암 상봉으로 출발! 역시 여기서 보리암 상봉까지도 여유롭게 산행 할 수 있는 좋은 능선 길로 이루어져 있다. 송림과 참나무숲, 그리고 심심찮은 산죽길 등이 이어지면서 가끔 널찍한 암반들이 능선을 비켜 조망자리를 마련해 주므로 이리 저리 살피기에도 충분하여 산행하는데 전혀 답답하거나 지루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송림을 지나 키 작은 산죽길 사이로 선명하게 길이 보이고....]
 

 헬기장을 지나 널찍한 바위에 오르려니 한 마리 새가 인기척을 느꼈을 것인데도 도망가지도 않고 모이를 쪼아 먹느라 정신이 없다. 모이 먹는 것을 방해하지 않고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지켜보고 있었더니 복돌이가 달려가 쫓아 보내고 자리를 마련해 주므로 비로소 올라, 오던 길을 되돌아 살피니 제법 아스라이 보인다.

[새 / 인기척을 느끼고도 도망가지 않는 게 다람쥐만 있는 줄 알았더니...]

[멀리 끝으로 깃대봉이 살짝 보이고 좌측 끝 봉우리가 추월산 정상]

보리암 삼거리에 이르러 보니 끝으로 한 봉이 더 있는데 그 모습이 아름다워 그냥 지나치지 못하겠다. 잠깐이면 다녀올 수 있어 서둘러 내려가 철 사다리를 타고 오르니 담양호와 금성산과 그 산성들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선명하게 볼 수 없음이 안타깝다.

[보리암 상봉에서 본 끝봉과 담양호의 전경]


[상봉에서 보리암으로 내려가는 철계단 바로 아래 소나무]

되돌아 보리암쪽으로 하산을 하는데 처음부터 철계단이 기다리고 가파른 능선에는 계속하여 로프로 이어져 있다. 그래도 보리암을 지날 때까지는 담양호와 금성산의 경치를 살피며 내려갈 수 있어 심심치 않다.

[보리암 능선에서 바라본 담양호와 금성산의 모습]

그러나 보리암을 지나 동굴을 지날 쯤부터는 수림에 쌓여있어 다른 계절에 왔다면 모를까 달리 즐길만한 소재가 보이지 않는다.

[동굴쪽에서 올려다 본 보리암]

서둘러 내려오니 벌써 날은 저물어 가고, 울창한 송림이 잘 가꾸어진 추월산 주차장이 나온다.

17:40분.
총 5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사진 촬영을 하지 않고 산행을 하면 4시간 정도면 끝낼 수 있는 거리요 산세인 듯 한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긴 시간이 걸린 지루한 산행이었을 것임에도 짜증한번 내지 않고 끝까지 산행안내를 해준 첨단아우님께 참으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러나 별다른 표현도 못하고 첨단산인님 산 친구 분이 권하는 피로회복제를 마시고 저녁에 있을 모임에 늦지 않기 위해 서둘러 이별.......

비로소 이 자리를 빌려 첨단아우님과 그날 같이 산행을 해준 님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