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일자 : 2004. 12. 5. 일요일(사진촬영은 2004. 12. 11. 토요일)

■ 참여인원 : 8명

■산행코스 : 주차장-경수봉-마이재-천왕봉-수리재-낙조대-천마봉-배맨바위-청룡산-쥐바위-히여재-비학산-삼천굴삼거리-병풍바위-구암재-구황봉-노적봉-주차장

산행거리 : 약18km

소요시간 : 총 7시간 40분

특   징 : 선운산은 1979년에 전북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도처에 기암괴석과 위용을 과시하고 있으면서도 해발 400여미터의 비교적 낮은 구릉으로 이루어져 있어 고산과 저산, 그리고 암산과 육산의 맛을 적절히 느끼며 산행할 수 있는 최적의 산이다.

 

경수봉, 수리봉, 청룡산, 비학산, 구황봉, 노적봉 등의 많은 봉우리들이 빙둘러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계곡 한가운데에는 선운사가 자리하고 있는데 선운사는 금산사와 더불어 대한불교 조계종의 전북도내 2대 본사로 한국의 명승고찰로 유명하다. 선운사 창건은 577년 백제 위덕왕 24년에 검단선사와 신라의 국사이자 왕사인 의운국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 오고 있는데 현재(2004. 12. 11.)에는 보수공사가 한창이어서 볼거리는 마땅찮으나 대신 도솔암의 도솔천내원궁이 볼만하고 창당암은 수도장소라 일반 관광객들의 방문을 사절하고 있다.

 

선운산 테마여행을 계획한다면

4월 초순에는 벚꽃이 아름답고, 중순에는 선운사 뒤쪽 5천여평의 산비탈에 수령 5백년을 자랑하는 동백나무 3천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동백숲(천연기념물 184호)이 볼거리이고, 또한 진달래 꽃향기속에 묻혀 산행을 하고 싶다면 비학산에서 병풍바위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능선길을 산행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것이다.

 

그리고, 9월 중순에는 선운사일주문(매표소)를 지나서부터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울창한 수목아래 붉은 빛을 띠며 아름답게 피어있는 꽃무릇 군락이 볼거리 이고, 이곳은 현재(2004. 11. 11.) 관리사업소에서 본격적인 산림욕장으로 개발하고자 하는 의도인 듯 개울에 나무로 제작된 작은 무지개다리를 군데 군데 설치하고 개울가 숲에는 긴의자들을 곳곳에 배치하는 공사를 한창 진행 중이므로 다음해에 찾는 방문객들은 충분히 꽃무릇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하며 편안하게 산림욕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산행소감

 

07:00 / 전화벨이 울린다.

속으로 ‘누가 아침일찍부터 전화를 하지?’ 생각하며 일어나 전화를 집어드는 순간 아차 싶다. 집결 시간을 07시로 정했는데 정작 산행을 안내할 사람이 도착을 하지 않자 전화를 하신 것인데 난 망년회 모임이 있어 늦게까지, 아니 이른 새벽까지 마신술로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었으니..... 

 

부랴 부랴 일어나 아침이고 점심이고 신경쓰지도 못하고 그저 배낭에 물만 한병 담아들고 달려나가 머리 조아리며 차에 올랐는데 입에서 홍시냄새가 난다고 난리다. 차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홍시냄새를 쫓아내며 주린 배는 미안함으로 채우고 선운사로 가는데 1500산 김정길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아우야! 덕유산에 눈이 하얗게 쌓인 것 같은데 어디가고 있냐?”

 

눈 산행을 할만한 정보를 얻기위해 어제 몇 번 통화를 하였을때 덕유산을 적극 추천하셨는지라 확인전화를 하신 듯 하다. 선운산으로 변경하였노라고 말씀드리고 통화를 마치며 항상 즐산, 안산하시길 기원해 본다.

 

주차장에 도착

08:45 / 정신없이 나오다보니 산행지도도 챙기지 못한지라 안내판의 지도를 카메라에 담고 우측 관광호텔 있는방면으로 진입. 거의 막다른 곳에 다다르니 경수민박집 뒤로 들머리가 보인다. 길은 편안하고 푹신하나 경수봉에 이르는 동안까지군데 군데 트인곳은 있으나 우거진 숲으로 조망을 살피며 산행하기에는 넉넉지 않다.

 

마이재를 지나 개이빨산(견치산)을 배경으로 같이간 산님들의 사진을 한 장 찍어주자마자 배터리가 떨어져 더 이상 사진도 촬영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이제 더 이상 면목이 없다. 말없이 카메라를 배낭에 넣고 흐린날씨를 핑계로 위로하며 수리재를 지나는데 우와! 낙조대 도솔암 주변의 암능과 천마봉 등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부터 배맨바위를 지나 청룡산과 비학산에 이르는 동안 기암 절경과 함께 펼쳐지는 풍경이 넋을 빼게하며 카메라 밧데리 충전에 소홀한 과실이 입을 찧게 하는데 어찌나 아쉽던지.


내 다음 주 토요일에 다시와서 사진에 담아가리라 생각하며 능선을 도는데 처음부터 마치 뒷산과 같은 편안함과 고산을 걷는 장중함을 함께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이 물씬 물씬 풍긴다.

 

청룡산을 지나 쥐바위 중간쯤 능선에서 직접 준비한 님들보다 더 많은 밥을 뚝딱해치우고 뜨거운 커피로 몸을 녹인 후 출발!

 

쥐바위는 약 5m정도 길이의 로프가 설치되어 있으나 바위면이 미끄럽지 않아 그냥 오를 수도 있는데 암만 살펴봐도 쥐처럼 생기지는 않았다. 오히려 배맨바위 뒤쪽(변산반도 방면)능선을 보면 마치 배에 접근하려는 듯한 모습의 두더지모양의 바위가 있는데 그 바위에 더 어울리는 이름인 것 같다.

 

히여재사거리를 지나 비학산에 오르니 청룡산과 마찬가지로 1500산 김정길님이 다녀가신 흔적이 보이는데, 산행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볼 때마다 항상 반갑다.

 

비학산을 지나서부터는 낙엽이 소복히 쌓인 푹신한 육산으로 이어지며 길 양옆으로는 진달래나무가 울창하다. 4월 중순경, 선운산 전체를 종주할 수 없다면 경수봉, 개이빨산 능을 타는 것보다는 이곳 능을 타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산은 별 것 아닌 것 같은데 일행들이 서서히 지쳐가는 모습이 오르막길 오름의 동작에서 나타난다. 삼천굴삼거리에 이르렀는데 일행으로부터 전화가 울린다. 길을 잘못들만한 곳이 없는데 어디로 가셨는지 우리가 보이지 않는단다. 바로 뒤에 따라 오셨는데 어디로 가셨는지 가늠이 안되니 무조건 오른쪽길로 오시라하였는데 이분들은 잘못든 길에서 또 갈림길이 있었는지 한참이 지나도 오시질 않아 다시 전화해봤더니 바로앞에 도솔제가 보인단다.

 

그럼 그곳으로 곧장 내려가셔서 주차장에서 만나자고 하니 그리할 수는 없다며 기다리라고 하시기에 나머지 일행들께 말씀드리고 혼자 되돌아 살피며 갔더니 오던길을 기준으로 좌측 4시방향으로 꺽인 길을 따라 내려가셨다 올라오신다.

 

납득이 가질않아 “허참! 왜 앞으로 가는 길도 아닌 그길로 갔대요?” 물었더니 깔깔대며 횡설 수설.... 다들 한바탕 웃고 재미있게 담소를 나무며 다시 길을 진행하는데 대략 병풍바위 200m 못미친 지점에 이르니 곧바로 능선으로 뻗친길과 마치 우회하는 길인 듯 착각이 들기 좋은 우측 길이 있다.

 

선두가 우측으로 가니까 모두 우회하는 길로 알고 무심히 따라가는데 “어라?” 앞에 보이는 모습이 선운산 주차장이 보이는 것이 아니라 구암마을이 보인다. 5분정도 알바를 하고 뒤돌아 능선으로 곧장 올라 길을 잡고 구암재 사거리, 구황봉, 노적봉을 지나 형제봉 조금 못미친 지점에서 좌측으로 길이 환하게 보인다.

 

그런데 그 길이 어찌나 위험하던지.

마치 모래성을 밟는 느낌의 쭉쭉밀리는, 경사가 거의 50도쯤에 이르는 위험한 길을 조심 조심.

능선을 내려서니 바로 개울건너에 주차장.


 

선운산은 중간 중간에 탈출로가 많이 있다. 따라서 경수봉부터 산행을 하더라도 언제든지 탈출할 수 있으므로 위험하지는 않으며 계곡엔 맑은 물이 풍부하므로 계절마다 적절한 코스를 선택하면 좋은 산행이 될 듯하다. 다만 경수봉에서부터 산행을 하여 노적봉 또는 형제봉까지 완전히 한바퀴 돌려고 계획한다면 미리 체력을 다잡아 놓음이 좋을 듯 하다.

[선운산 녹차밭]

 

[투구봉의 기암]

 

[도솔암에서 바라본 사자바위]

 

[용문굴 오르는 협곡]

 

[도솔천내원궁]

 

[낙조대 1]

 

[낙조대 2]

 

[낙조대 3 / 천마봉에서 바라본 모습]

 

[천마봉에서 바라본 도솔암 계곡]

 

[천마봉에서 청룡산으로 진행하면서 본 배맨바위]

 

[배만바위를 지나 되돌아 본 모습]

 

[배맨바위 / 진짜 배를 맺던 흔적처럼 보인다]

 


 

[좌측 배맨바위 쪽으로 다가가고 있는 쥐모양의 바위]

 

[돌탑 / 누가 쌓았을까???? 우리민족은 돌탑쌓기를 좋아하나 보다]

 

[날등 능선 / 청룡산을 지나 히여재 사거리로 도는 능선의 뒷면]

 

[공룡바위? / 마치 공룡 두마리가 외출을 나와 이리 저리 살피는 듯 하다]

 

[쥐바위 능선을 지나 바라본 도솔제와 투구바위 능선]

 

[고인 계수에 잠긴 선운산의 겨울나무와 하늘]

 

[도솔제와 좌측의 투구바위]

 

[찬바람에 볼이 얼어 빨개졌나? 잘익은 맹감???]

 

[오랜 물결에 시달려 겨우 땅을 집고 서있는 계곡의 나무]


 

[많이도 시달렸나 보다. 뿌리도 몸통도 온통 뒤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