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 코스 : 청평 가루게(100m)-깃대봉(△623.6m)-가짜운두봉(697m)-운두산(△678.4m)

                             -파워고개(약 460m)-598m-오독산(624m)-수레넘어고개(약 360m)

                             -축령산(879m)-절고개-서리산(825m)-화채봉(649m)-불기재(약 400m)

                             [도상거리 약 18.3km]


@ 지도 : 1:50,000   양수(2002년 수정판), 일동(1997년 수정판), 영진 오만지도(2004년 5월 발행)

 

@ 산행 일자 : 2005.01. 02(일)

 

@ 날씨 : 흐리고 약간 해 보고 눈오고 흐림.

 

@ 산행 시간 : 총 9시간 39분 (07:50~17:29, 휴식 1시간 17분 및 점심시간 1시간 15분 포함)

 

@ 참여 : 프라임님, 모카빵님, 한용석님, 구름에달가듯이, 사다리 식구 10여명 

 

@ 교통 : 들머리 - 1330번 버스,  날머리 - 학원차 및 대중버스

 


@ 구간별 시간 :

 

07:50  청평터미널 출발
08:04  폐벙커 (3분 휴식)
          (등로상 2분 휴식)
08:58  진짜 깃대봉 (7분 휴식)
09:22  가짜 깃대봉 (2분 휴식)
          등로상 수지침 5분 휴식
10:31  가짜 운두봉 (3분 휴식)
10:42  운두산
10:55  파워고개 (5분 휴식)
          등로상 수지침 5분 휴식
11:17  헬기장
11:27  오독산 (2분 휴식)
11:55  수레넘어고개
13:10  점심식사 후 출발
          등로상 수지침 5분 휴식
14:47  축령산(10분 휴식)
15:09  절고개
15:50  서리산 (2분 휴식)
16:28  화채 전위봉
16:41  화채봉(헬기장)
          등로상 3분 휴식
          등로상 수지침 3분 휴식
17:29  불기재

 

 

 

@ 산행기

 

도상거리 28km 되는 근교 산행이 몇개가 있다.

(마치-천마-철마-주금-서파),
(현리검문소-청우-불기-주발-호명),
(퇴촌 무갑- 앵자- 백병),
(무갑-관산-해협),
그리고 (청평 깃대-축령-서리-주금-서파) 이다

 

이중 퇴촌 시작은 전혀 해 보지 않았고, 나머지는 맛만 보았다.
아무래도  청평-서파 구간이 가장 힘든 것 같다. 오르내림이 쉽지가 않고,
길 찾기 또한 만만치 않은 곳이다.

 


각설하고....

전날은 1월 1일 신정이라 고등학교 친구집에 갔다.
양주 먹고 맥주 마시고(물론 다음날 산행 때문에 안마시려 했지만, 그럴 분위기가 안되어...)
집에 들어오니 2시반이었다.
누가 오시나 연가에 들러 확인하고,

지도 좀 보고 이리 뒤측 저리뒤측 하다보니 벌써 나갈 시간이다.

요즘 밤에 잠잘때 허벅지와 종아리에 쥐가 자주 온다. 벌떡 일어나기 일쑤다.
밤을 거의 새다 싶이 하여 산행해야하니, 오늘도 고생길이 벌써 훤하다.

사다리에 엄익현님과 산사나이와 함께 오늘 서파까지 가기로 하고 1330번 첫차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몸도 요즘 좋지 않은데, 무리하게 일정을 잡은데는 이유가 있다. (당분간 공개 못함)

 


+++ 청평터미널 - 깃대봉 (07:50~09:22, 92분 소요 / 휴식 14분 포함)

 

청평터미널에 6:40분에 도착한다.
들머리를 모른다고들 하고 서파까지 가려면 지금 출발하자고들 한다.
연가 일행은 다행히 사다리 식구와 한차로 와 같이 산행하게 하고 먼저 출발한다.

 

들머리에 식구를 안내하고, 나는 다시 청평터미널로 온다. 연가팀이 사다리 따라가면,
초반 오버페이스하여 반도 못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만약 페이스대로 천천히 간다면 길을 잃을 확율이 높다.

 

07:35분 쯤 연가 식구들과 사다리 식구들과 터미널에서 만나 인사하고,
사다리 대장인 토요일님(산하필명 SOLO)에게, 나는 오늘 사다리 산행이 아니라 연가 산행이니,
우리팀을 개의치 말고 산행하라고 말씀드리고 서둘러 먼저 출발한다.

가루게에서 출발하여 10여분 정도 지났을까? 잘 정비된 무덤이 나오고 사다리 식구들이 앞질러 간다.

조금 지나 폐벙커에서 사다리의 다른 거북님이 지나간다....

초반 오버페이스는 완주를 불가능하게 함으로, 팀원들의 속도를 계속 체크하면서 진행한다.
후미가 보이지 않으면 보일때까지 천천히 진행한다.
잠을 자지 않아서 인지 발걸음이 무쟈게 무겁다.
낙엽이 좀 미끄럽지만, 병가지상사이다. 낙엽이 우리를 편하게 도와줄리가 없다.

나도 산처음 시작할때는 낙엽이 무지 미끄러웠으나, 지금은 어느정도 단련이 되어 있고,
왠만한 빙판이 아니면 아이젠도 차지 않는다.

옛날에 빙판산행때 준치님이 아이젠을 잘 하지 않으셨는데,
나는 아이젠 없이 잘 못 걷겠다고 말씀드리니, 아이젠없이 걷다보면 요령이 생긴다고 말씀하시고,
설명할순 없으니 본인이 직접 터득해야 된다고 하셨는데, 이젠 어느정도 터득한것 같다.
나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설명하기는 좀 그렇고....

 

체중이 많이 나가면, 같은 경사에서도 잘 미끌어지는것 같다.
초반이 꽤 된비알이다. 다행히 오르내림이 전혀 없다. 시종 오르막이 그래도 좀 나은 편이다.

깃발없는 깃대만 있는 진짜 깃대봉이다.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한 지도에 깃대봉이라 표시가 되어 있다.

간단히 정상주를 한다.
한용석님의 배낭이 무거워 보여 들어본다. 이건 배낭이 아니라 쌀가마이다.
이것 저것 많이 준비하신 보양이다. 도상 28km가는 산행의 배낭이 아니라,
1박 2일 산행 준비 배낭인것 같다.

 

이제 당분간 고생 끝이다. 능선에 붙었으니, 능선만 타고 가면 된다.
초반 능선에 붙을때까지가 좀 고생이지 붙고 나면 그래도 한결 쉽다.

상대적으로 오르내림이 적어 속도를 내어 보지만, 후미가 걱정되어 이내 천천히간다.
눈이 내린다. 첫눈이다. 올 겨울 맞아 첫눈을 산 속에서 맞이한다.

태극기가 펄럭이는 가짜 깃대봉이다. 가평군의 정상석이 버젓이 있다.

가평군은 국립지리원보다 상위기관인가 보다.

 


+++ 가짜 깃대봉 - 수레넘어고개 (09:24~11:55, 151분 소요 / 휴식 20분 포함)

 

능선에 눈이 오니 기분이 더 상쾌하다. 하지만 잠시 후에 악몽으로 서서히 바뀐다.
왼쪽허벅지에 쥐가 난다. 별로 무리하지도 않았는데, 쥐가 온다. 참고 가다 급기야 등로에 주저 앉아 수지침을 빼들고 왼쪽 새끼 손가락 세번째 마디에 침을 놓는다.

눈발이 커진다. 오르락 내리락 몇번하고 가짜운두봉에 도착한다. 아직 비닐코팅 종이는 그대로 있다.

여기서 지남번 산행시 1시간 30분을 알바를 하였다. 가야할 길 다른길로 두 사람이 내려간다.
소리쳐 불러 이쪽으로 다시 왔다. 사다리 식구가 이렇게 늦게 갈리가 없는데....
알고 보니 다른 팀이다. 사다리의 팬이라고 하며 나의 필명을 잘 알고 계신다.
이분과 이런 저런 예기하다 진짜 운두산에 도착한다.

 

정상석 확인하고 파워고개로 간다. 바람이 몹시 불어 파워고개에서 쉰다.
20분이면 오는 길을 저번에 1시간 반 걸렸다. 능선 사면 치느라 힘도 다 소진하여 중포한 길이 고작 20분....

 

오독산을 올라가다, 다시 쥐가 와서 침을 놓는다. 여기도 된비알이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르막이 그리 길지가 않다는 것이다. 올라가면서 위안이 된다.
헬기장을 지나고 암릉인 오독산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열심히 내려가니 수레넘어고개이다.

 

점심은 축령산에서 먹는것이 좋을듯한데, 모두들 허기가 져서 여기서 식사하기로 한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과매기에 양주에 김치꽁치기개...
프라임님이 포항에서 공수하신 과매기를 안주로 코냑 마시니 마치 여기가 무릉도원이다.

 


+++ 수레넘어고개 - 서리산 (13:10 ~ 15:50, 160분 소요 / 휴식 15분 포함)

 

사다리는 벌써 서리산이라고 문자가 왔다. 1시간 40분 차이다.
서파는 고사하고 주금산이라 올라갔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지만 쥐란 놈이 만만치 않다.
팀원에게 무지하게 미안하다.

 

프라임님이 후미에서 나를 격려하시며 간다.
한용석님과 모카빵님은 벌써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이룐 민폐가 있나.....

된비알을 죽으라 오른다. 간간히 침으로 쥐를 다스려 보려 하지만 오히려 오른쪽 허벅지도 이상하다.
마지막 힘을 내어 능선에 오른다.

한용석님과 모카빵님이 반갑게 맞이 하신다.
귤로써 피로를 몰아내 보지만 쉽게 몰아지지가 않는다.

곧이어 축령산에 도착하고 산신제(?)를 지내고 정상 막초를 한다.
정말 꿀맛이다.
깃대봉부터 왔던 능선이 조망된다.
다들 대견해 여기시는 것 같다.

 

미끄러운 하산길을 잘내려오고 절고개를 지난다.
조금가다 멧돼지를 만나다.
축령서리 구간에 야생 멧돼지가 있다니....

이야기꺼리로 잠시 꽃을 피우다, 다시 묵묵히 진행한다.

바람은 더 세차게 분다.
오늘 옷을 좀 얇게 입고 나왔다. 조금 빡시게 진행하려면 두꺼운 옷보다 얇은 옷이 조금 나은데,
쥐 때문에 버뻑거리니, 좀 춥다. 말도 못 꺼낸다. 내가 쥐가 나서 천천히 걸어 추워하는데 누구에게 하소연 할수 있단 말인가?

서리산 정상에 곧 도착한다.

 


+++ 서리산 - 불기재 (15:52~17:29, 87분 소요 / 휴식 6분 포함)

 

서리산에서 화채봉가는 길이 독도가 무지 어렵다.
몇년전에 가본적이 있다.
봉우리에서 주금산 방위각을 재어서 이봉우리와 저봉우리 사이에 반드시 길이 있다고 확신하고  찾아서 겨우 길을 발견 했었다.
그 기억으로 오늘은 쉽게 찾았다.

 

여기는 화채봉이 두개이다. 축령서리 관리소에서 말하는 화채봉과 우리가 가야할 화채봉이다.
화채봉 가는 이정표를 따라가면 불기재와는 안녕이다.
주의해야한다.

 

내리막은 급경사이다. 눈이 와 있어 조금 미끄럽다. 다행히 얼어 있지 않아 다닐만 하다.
선두에서 낙엽을 발로 쓸면서 내려간다. 돌이 보이면 주변의 낙엽을 발로 치웠다.
급한 내리막에 조금이나마 쉽게 내려서게 하려고 했는데, 쥐 때문에 더 힘들다.

 

드디어 안부에 내려서고 오름짓 하니 헬기장이 나오고 조금 더 가니 화채봉이다.

팀원에게 먼저 가라고 하고 나를 기다리지 말고 쉬지 말고 가라고 당부한다.
기다리면 추워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봉우리마다 나를 기다려 준다.
정말 고맙지만, 추울텐데.... 민폐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왼쪽으로 하얀 정신병원이 보이고 하산길도 보인다.
그리로 내려가고 싶은 눈치다.
하지만 그곳에서 주도로 가는 것이나, 이 마지막 봉우리 2개 넘는 것이나 별반 차이가 없다.
마지막 젖먹든 힘을 내어 봉을 오르고 도로에 당도하니 불기재이다.

 

추운 겨울 산행에 무사히 아무런 사고 없이 와 산행을 기획한 사람으로 너무 기쁘다.
기획한대로는 못했지만 의미있는 산행이었다.
같이 간 팀원에게 정말 미안했다.
다들 서파까지 갈 태세였는데, 도저히 걷지를 못하겠다.
지나가는 맘씨쫗은 아저씨의 학원 차를 빌려타고,
호평동까지 나온다.  아저씨 정말 감사합니다.

 

간단한 뒤풀이 후 집에가서 잠시 쉬다 찜질방에서 피로를 풀었다.

6시간이 최장산행이라든 모카빵님,
잔뜩 짐을 지고와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한 한용석님,
포항 과매기와 후미에서 끝까지 힘을 주신 프라임님,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