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도솔봉  산행기(1314m)

  

 

    

         1.언제: 2005년 1월 2일 (일)

       2.어디로:  죽령(09:45)→추모비/샘(10:25) →주능선(11:09))→전망대(계단)(11:41)

                         →정상(12:20 도착 12:47출발하산) → 전망대(13:50)→샘터(15:05)→죽령(15:40)

                          * 식사 휴식시간 : 약 40분 정도 포함

       3.함께한 사람  : 부부산행 (원점회귀 : 왕복 12km)

 

         새해 일출을 못 본  아쉬움을 달래며  소백산으로 내달린다.

       오늘따라 안내산악회는 새해 일출산행이후 줄어든 지원자덕에 개점휴업이라

       자가용을 이용하는 수 밖에 별 도리가 없다.

       

       풍기나들목이 가까와질 즈음 바라보이는 소백산은 정상부에 하얀 색으로 채색된채 

       웅장한 모습 그대로 겨울산의 정취를 한껏 뽐내고 있다.

       꾸불꾸불 희방사가는길을 지나 죽령 정상에 도착하니 아침 바람이 매섭다.

       신발끈을 고쳐매고 옷단장을 하는데 어디서 오셨는지 차에서 누군가가 내린다.

       간이매표소는 텅비어 있고 차를 타고 이쪽 저쪽 (소백산 방향)을 오가며 수금을

       하시나 보다. 꾸물대다 거금(1600×2인)을 냈다고 투덜대는 짝지의 볼멘소리에

       앞서 추운날씨를 걱정해주시는 매표소 아저씨!

      새해부터  공짜 산행을 기대한 우리가 잘못이지 누굴 나무랄까? 
     

      오솔길처럼 생긴  산허리를 돌아  얼마쯤가다 능선으로 올라선다.

      바람은 더욱 세차게 귓전을 울리고 결국 배낭에 매달아 두었던 방한모자를

     귀까지 푹 눌러 써야할 정도다.

     잘 가꾸어진 소나무 숲을 지나고 고도가 높아지면서 뒤돌아 보면 나뭇가지 사이로

     반대편    소백산이 보이고 정상부에 안개가 모이기 시작한다.

   오름길의 울창한 송림

 

     첫번째 헬기장을 지나면서 이 등산로 곳곳에는 과거 군부대의 작업 흔적이 남아 있다.

     등산로를 따라 바닥에 깔려있는 전화선이며  방공호가 이어진다.

     무시무시한 지뢰밭 표지판도  낡은 모습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흔적하며  시멘트표지판

     바닥에는 계급과 이름까지 새겨진 안내판이 남아 있다.

   

     그리 힘들지 않은 오름길을   시작한지 한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싸락눈이

     흩날리고 금새 안개가 밀려 온다.

     주능선 아래 이정표가 가까와지는 8부능선을 지나면서 얇게 흰 색칠을 한듯한 

     상고대를 볼 수 있다.

     주능선에 올랐을때는 사방이 안개속에 묻히고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조망은 전혀 되지 않는다.

     짐작으로 이정표만 따라 오르고 내리며 산행객이라고는 볼 수 없는 외로운 산길을

     목표가 어딘지도 모르고 정상이 나올때까지 걸어보는데 평상시에 전망이 좋을 듯한

     바위에 오른다.

    
 

   ▲ 전망바위에서 본 안개-몇미터 앞을 볼 수가 없을 정도인데...

 

     그리고 이어지는 첫번째이자 마지막인 계단이 이어진다.

  ▲ 잘 정돈된 계단

    

      이미 시계는 정오를 지났는데 안개속에 묻힌 정상은 아직도 모습을 감춘채 답답한

      산행은 계속되고 누구에게 물어볼 인적조차  없이 되돌아 설수도 없다.

      어쨌거나 정상을 밟지 않고서야 포기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

      미리 읽어본 산행기에 기록되어 있듯이 주능선에 오른 이후 1200m를 기준으로

      오르내림이  몇번이나 반복했지만 어느정도 오르고 내렸는지 감을 잡을 수 없다.

      드디어 희미한 안개사이로 눈앞을 가로막는   바위군이 나타나는데 직감적으로

      정상이 얼마남지 않았슴을 예감케한다.

      길지는 않지만 공룡능선처름 바위군을 따라 오르면 이내 정상이다.

      그렇게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정상부로 갈 수록 상고대는 제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었다.     

      언제부터 걸어 두었는지 돌탑옆 나뭇가지에는 태극기가 펄럭인다.

      정상에 도착하여 조망을 하는데 도솔봉도 우리의 정성을 아는 것일까.

      세찬 바람과 함께 안개를 점차 밀어 내는기미가 있어 헬기장으로 잠시 피신하여

      휴식을 취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죽령넘는 고갯길도 뚜렷이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빠르게

      안개는 걷히고 있었다.     

 

  ▲ 정상에본 암릉

 

  ▲ 도솔봉 (1314m) 정상의 모습

 

 ▲ 정상에 핀 상고대

 

  ▲ 죽령에서 걸어온 능선(평균 고도 1100~1200m정도)

 

  

    ▲ 가야할 능선

 

     20여분간의 짧은 휴식과 기념 촬영을 마치고 곧 바로 하산이다.

     시장기가 느껴졌지만 바람과 추위로 앉을 자리가 신통치 않아 가다가 때우기로 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선다.

     그토록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애태우던 도솔봉도 가는 우리부부에게는 제 모습을 기꺼이

     드러내 놓고 잘 가라는듯 웅장한 자태로 배웅해 준다.

     오를때와는 달리 하산길은  시야가 확보된 상태에서 조망을 즐기며 보다 여유가 있다.

     주능선을 지나 내려올 즈음에야 반가운 산행객 한분을 만나 정다운 인사를 건넨다.

     안개와 상고대 이렇게 시작된 새해 우리 부부의 첫산행은 막을 내리고 다가올 또 다른 

     즐거움과 아름다운 산행의 꿈을 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