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시 : 2005. 1. 2 (일) 12:30∼15:50
□ 지     역 : 계방산(운두령∼계방산∼주차장)
 ▷ 소재지 ⇒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홍천군 내면
□ 산 행 자 : 안내산악회와 함께
□ 날     씨 : 맑았으나 오후에 흐린후 다시 맑음
□ 산행코스
 ○ 시민회관앞(→계방산(07:40), 25,000원)
 ○ 운두령 도착(12:25)
 
○ 운두령(12:30 출발, 산행시작)
 ○ 1166봉(12:50 도착, 출발)
 ○ 1492봉(13:35 도착, 출발)
 ○ 두 번째 헬기장(13:45 도착, 출발)
 ○ 계방산 정상(13:55 도착, 14:10 출발)
 ○ 갈림길(14:20 도착, 출발)
 ○ 이승복생가(15:45 도착, 출발)
 ○ 주차장(15:50 도착, 산행완료)
 ○ 주차장 출발(16:40)
 ○ 부산도착(22:30)
 ○ 집 도착(23:00)

  

□ 산행거리 : 9.1㎞
운두령1,089m(3.1㎞)↔1492봉(0.8㎞)↔계방산 정상1,577m(0.5㎞)↔갈림길(4.7㎞)↔주차장

□ 산행시간 : 3시간 20분(휴식,식사시간포함)

□ 준 비 물
배낭, 모자, 아이젠, 스패츠, 자켓, 장갑, 양말, 헤드랜턴, 도시락 1인분,

생수(500㎖) 1병, 귤 3개, 상비약,  손수건 1매, 칼, 지도, 나침판, 메모지,

볼펜, 화장지, 카메라 등

  

◈ 산행후기
갑신년도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대망의 을유년 새해가 밝았다.

갑신년 새해일출은 지리산 천왕봉에서 맞이하였지만 을유년 새해일출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부산의 바닷가에서 맞이하였다.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일출도 나름대로 장엄하고 운치가 있다.

  

매일 보는 태양을 여기서 본들, 저기서 본들 다름이 뭐 있겠는가 하겠지만

생각에 따라서는 느낌이 다를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새해 일출은 한해의 알찬 계획수립과 소망하는 바를 기원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고나 할까...

  

각설하고 며칠전에 부산지방에 모처럼 눈이 내렸다.

몇 년만의 눈인가...

부산에서 눈구경하기가 쉽지않은데 부산에 눈이 왔으니 강원 산간지방에는

제법 왔지않나 생각하고 겨울에는 적설량이 풍부한 계방산을 향하여

일요일 새벽 일찍 집을 나섰다.

  

새벽 바람이 겨울 날씨답게 차갑게 옷깃을 스쳐 피부 깊숙히 스며온다.

아직 어둠이 가시지않은 시민회관앞에는 여전히 많은 관광버스가 산님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를 태운 관광버스는 가야할 길이 먼 관계로 좀 일찍 출발했다.

고속도로를 달려 지겹게도 오르고 오르면서 톨게이트에서 빠져나와

31번국도인 운두령을 향한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데 있는 차도로중 하나라는 운두령 오름길을

꼬불꼬불 빙판길을 돌고돌아가니 시간은 흘러 어느새

구름도 울고 넘는다고 하는 운두령 고개에 도착한다.

  

계방산(1,577m)은 오대산에서 갈라진 차령산맥중 가장 높은 산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한라산(1,950m), 지리산(1,915m), 설악산(1,708m),

덕유산(1,614m)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다.

  

산세가 설악산 대청봉과 비슷하다하며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될만큼

환경이 다른지역보다 잘 보존된곳이다. 

또한 정상에서는 백두대간의 등줄기를 볼수있어 주변에서는

최고의 전망대로 손꼽힌다. 

그러나, 계방산하면 무엇보다도 적설량이 풍부한 설경의 산으로서

산세가 부드럽고 유순하여 겨울 산행지로 그저그만이다. 

  

오대산 자락에 있어 겨울이면 오대산과 함께 많은 눈이 내리며

또 내린눈은 매서운 바람과 낮은 기온으로 3,4월까지도 녹지않는다. 
운두령(1,089m)이라는 커다란 돌표지석과 함께
강원도 홍천군 내면이라는

도로표지판이 우리를 맞고있었다.

오전에 맑던 날씨는 구름에 가려 금새 눈이 올것처럼 을씨년스러웠고

안개구름에 가려 주변 시야를 가린다.

인원 점검후 계방산을 향하여 출발. 

 

◈ 운두령 12:30 산행시작

  

☞ 운두령(들머리인 나무계단)

 

☞ 계방산 등산안내도

  

들머리가 1,000m가 넘는 고지이기 때문에 계방산은 1,577m나되는

고산임에도 불구하고 500m의 고도차만 극복하면 되며 등로전체도

비교적 평탄한편이다.

  

☞ 완만한 길따라 널널산행 이어가고...

  

생각보다는 완만하고 눈이없어 아이젠도 필요없을 것 같은 등로가

계속 이어진다.

20여분 걸으니 1166봉(12:50, 운두령 1.0km, 계방산 2.9km)이 나오고

주변 나뭇가지에는 시원스런 상고대가 영글고 있다.

이 깊은 겨울에 눈꽃이 아니고 상고대라니...

사실 지금 진눈깨비가 내리면서 온 나뭇가지를 감싸고있기 때문이리라.

  

산행코스가 짧아 천천히 다같이 가자는 산악회의 주문에 따라 모두들

널널하게 움직인다. 진눈깨비까지 내리는 을씨년스러운 날씨에

우리외 다른 산님들은 찾아볼수가 없고 머나먼 남쪽의 이방인들만

목표하는 바를 찾아 고도를 점차 높혀 한발두발 오르고 있었다.

  

1166봉에서 완만한 내림길이 이어지다가 계속 오름길이 이어진다.

운두령을 출발한지 40여분만에 두 번째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올라

잠시 휴식을 취한다.

뒤돌아보니 보일것같은 운두령은 짙은 안개구름과 헐벗은 앙상한

나뭇가지만 보일뿐 아무것도 볼수없었다.

  

첫번째이정표(사진클릭 확대)

두번째이정표(사진클릭 확대)

  

☞ 나무가지에는 상고대가 옷을 입고 

 

완만한 등로(사진클릭 확대)

완만한 등로(사진클릭 확대)

  

가야할 오름길에는 나무숲사이로 희미한 1492봉이 보이는데 1492봉을

향하는 길은 꾸준한 오름길이다.

진눈깨비가 눈으로 변하고 온 천지가 허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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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수록 상고대는 두터워지고...

 

시간여만에 크게 힘듬없이 꾸준한 오름길을 끝내니 헬기장과 함께

넓은 벌판이 나타난다. 1492봉이다.

눈인지 진눈깨비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허연게 바람을 타고 내리면서

얼굴을 때리는데 그럴싸하게 제법 따끔하다.

  

첫번째헬기장(사진클릭 확대)

휘날리는 바람(사진클릭 확대)

  

☞ 온 세상이 허옇네

 

높은 고지인데도 안개구름과 세찬 눈바람으로 한치앞도 안보인다.

날씨가 좋을땐 전망이 아주 좋을듯...

주변의 주목과 고사목이 제법 상고대를 이루고 있으나 황량하기만 하다.

  

첫번째헬기장(사진클릭 확대)

헬기장이정표(사진클릭 확대)

  

☞ 짙은 안개와 강풍에 아이구 추버라...  

 

정상을 향하여(사진클릭 확대)

정상을 향하여(사진클릭 확대)

  

☞ 외로운 고사목아 니 얼마나 춥노


 

◈ 계방산 정상 13:55 도착, 14:10 출발


고도를 높여가니 등로자체도 눈밭으로 변해가는데

이제까지의 등로와는 또다른 푹신하고 포근한 느낌이 온다.

두 번째 헬기장을 지나고 곧 도착하는 돌탑이 있는 정상엘 오르니

사방이 막힌데가 없어 그런지 양 사방에서 굉장한 바람이 분다.

  

고도가 높은만큼 전망은 기가차게 좋다는데 안개속에 강풍과

추위만이 맴돌고 있다.

정상은 헬기장이 있어 넓고 평평하며 산꾼들이 쌓아놓은 돌탑과

삼각점이 있고 고도에 어울리지않은 손바닥만한 정상석을

돌탑옆에 세워놓았는데 앙증맞기까지 하다.

  

날씨 좋은날에는 북쪽방향으로 설악산과 오대산 비로봉을 비롯한

주변 고봉들이 줄줄이 조망되는데 오늘은 영 아니올시다.

멋진 설화와 풍부한 적설에 도취되고자 찾아왔는데 강풍과

추위만 있고 이게 뭐야...

  

☞ 계방산 정상의 돌탑

계방산 정상석(사진클릭 확대)

정상의 알림판(사진클릭 확대)

 

정상 이정표(사진클릭 확대)

정상을 항하여(사진클릭 확대)

  

서있기조차 힘들게 강풍이 불고 있다.

매서운 바람이 옷을 뚫고 들어오니 콧물이 줄줄 흐르고 살을

에이는 것 같다.

정상에는 우리 팀들밖에 없는데 모두 움직이질 않는다.

하산길이 3개소있는데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산악회 가이드들은 어디갔는지, 아직 정상에 안왔는지,

산님들은 우왕좌왕할뿐...

일부는 하산하려하나 짙은 안개로 앞도 잘 보이질않고

또 정확한 하산등로를 잡고 같이 하산하자는 말에 10여분을 떨면서

기다렸다. 잠시후 안내산악회의 말을 듣고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은 오름길에서 직진하여 나아가야한다.

  

☞ 헬기장이 있는 정상에서 우리는 너무나 추워 벌벌 떨었다

  

☞ 정상주변의 주목이 흰옷을 입고 춤추고있네

 

이제부터 아이젠을 차고 하산하는데 바람이 맹위를 떨친다.

내림길에 조그만 공터가 있어 점심식사를 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너무 추워 다수의 의견은 밥이고 뭐고 빨리 하산하자는 의견이 많아

일부 식사하는 팀은 식사후 하산하기로 하고 조심스럽게 내려가니

갈림길이 나온다.  

  

☞ 정상에서 아이젠을 준비하고있는 산님들

 

☞ 살벌한 강풍에 나무들도 맥을 못추네

  

☞ 제법 눈이 쌓인 정상주변

  

  

◈ 갈림길 14:20 도착, 출발

 

직진길은 희미하나 오대산 가는길이다한다.

간만 있으면 종주코스로 그만인데... 여기서 하산하지말고

조금 더 거닐었으면 하는게 바램인데 정해진 시간내에 도착해야하는

아쉬움은 무엇으로 채우나...

이 코스는 평소 전망좋은 주목군락지이나 지금 눈에 보이는 것은

하얀눈과 헐벗은 나무들뿐이다.

우리의 하산길은 우측 계곡으로 떨어져야한다.

  

갈림길이정표(사진클릭 확대)

우측으로 하산(사진클릭 확대)

 

☞ 하산길에도 많은 눈이...

 

☞ 주목에도 예외없이 허연 눈꽃이...


계방산은 전형적인 육산이고 운두령에서 오름길에 돌길은

거의 없었는데 여기 갈림길에서의 하산길은 처음부터

너덜길이 이어진다.

계곡이라 그런 모양이다. 눈길에, 빙판길에 결빙구간 또한 적지않다.  

  

☞ 예상보다 험한 노동계곡의 너덜길

 

☞ 너덜길은 계속 이어지고...

 

☞ 너덜길이 끝나니 눈밭이...


밑으로 떨어질수록 바람은 점차 약해지고 있으나 매서운 추위는

계속된다.

내려가면서 바람없는 어느 한켠에 자리잡아 점심을 먹기위해 전을 펴나

추위는 변함이 없어 거의 서서 먹는데 추위에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식사를 끝내니 속은 든든한 것 같다.   

  

☞ 울창한 수림을 자랑하는 등로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몇 번의 계곡도 건너고 너덜길도 지나니

등로는 갈수록 완만해지고 넓은 길이 나오는데

(여기가 지도상 윗삼거리인가) 공사중인지 계곡중간을

콘크리트로 막아 벽을 쳐놓은게 아닌가.

공사를 위하여(자연을 훼손하고자) 울창한 수림을 베어냈다

생각하니 그만 부화가 치민다.

  

넓은 임도가 이어지는데 공사를 위한 도로인양 막 파헤쳐놓았다.

좌우 울창한 수림은 우리의 산하에서 보기드문

하늘을 찌를 듯 아주 높은 전나무였다.

  

☞ 하늘을 찌를것같이 한없이 높은 전나무

 

편안한 임도(사진클릭 확대)

계곡에는 얼음이(사진클릭 확대)

  

☞ 산행은 끝나가고...

  

임도는 계속 이어지고 야영장인지 넓은 공터를 지나고 다리를 건너니

이승복생가가 나오고 바로 밑에는 주차장이 보인다.
그 옛날 어릴때 반공으로 피가 끓었던 이승복사건이

이제는 한줌의 역사속으로 사라지려나...

찾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잊혀져만 가는 이승복사건이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준다.

  

☞ 끝없이 치솟은 울창한 수림


 

☞ 이승복 생가

 

이승복생가(사진클릭 확대)

이승복생가(사진클릭 확대)

 

☞ 이승복생가와 계방산 오름길


 

◈ 주차장 15:50 도착, 산행완료


계방산.
겨울에는 풍부한 적설량으로 겨울산이라 할만큼 뭇산꾼들을 유혹했던

계방산이 아직 폭설이 안내려서 그렇는지 썰렁한 기분만 들고

그 머나먼 부산에서 왔지만 기상이변으로 조망도 못했으나

예전에는 천혜의 자연림으로 인간의 발길이 뜸한 쉽사리 오르지못할

그런 산이었다는게 하늘을 치솟는 울창한 전나무만 보아도 알만하였다.

  

하지만 오대산행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들머리와 날머리 전후의

버스에서의 시간은 엄청 긴데반해

산행코스가 너무 짧아 아쉬운 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전국의 산님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