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담바위봉~구학산~주론산

1:25,000지형도=신림

2004년 12월 30일 목요일 맑음(-14.8~-0.8도)   일출몰07:41~17:19

코스: 탑골교11:30<2.3km>담바위봉12:30<3.3km>구학산14:00<3.0km>주론산15:00<4.0km>박달재16:30

[도상12.6km/ 5시간 소요]

지형도  지형도
 

개요: 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에서 담바위봉(705m)으로 올라 제천시 백운면과 봉양읍 그리고, 신림면과의 경계선상에 놓인 구학산(971m)에서 주론산(903m)경유 박달령으로 내려서는 이번 코스의 산들은 전형적인 육산이다.

담바위봉에는 수십미터에 이르는 절벽이 울타리처럼 빙 둘러쳤대서 담바위라 칭하는데, 정상에 서면 감악산능선이 뚜렷하다.

구학산서 본 십자봉 
  구학산서 본 십자봉
 

신림면의 가리파고개(임진란때 '가리'휘하의 왜군을 격파한 곳)에서 백운산(1087.1m)으로 향하는 능선상의 벼락바위봉(939.3m)을 모산으로 하고 있는 구학산에서의 조망은 사방으로 거침이 없다.

북쪽으로 뻗어간 십자봉~백운산~벼락바위봉이 가리파고개를 건너 치악산 남대봉을 거쳐 끝없이 뻗어가고 십자봉 첨봉 뒤론 미륵바위봉의 톱날이 날카롭다.

모산 벼락바위봉을 구학산에서 본 모습 
  모산 벼락바위봉을 구학산에서 본 모습
 

동쪽의 좌수골은 6.5km에 달하는 길고 깊은 계곡이 용암천으로 흘러드는데, 옛날엔 죄수들이 모여산다는 죄수골이란 지명을 가진 오지에 속한다.

남으론 천등산, 오청산이 코앞이고 발치아래론 은빛으로 반짝이는 백마저수지 아래로 원서천변 따라 황금들녘이 펼쳐지고 남진하는 산 줄기는 시랑산(691m)을 거쳐 제천천에 가라앉는다.

백마저수지와 원서천변 
  백마저수지와 원서천변
 

정상 동쪽의 조백석골과 배론성지 부근의 지형이 배의 밑바닥과 흡사하대서(배론=주론) 붙여진 이름의 주론산에 도착하면 제천시가지가 뚜렷하고 멀리론 소백산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배론성지는 한국 천주교의 진원지로 200여년전에 이곳으로 피해 온 초창기 신도들이 화전과 옹기로 연명했었다. 병인박해때도 여기서 수많은 죽임을 당했는데 천주교인이면 반드시 들러야 할 성지이기도 하다.

산그림자 드리운 조백석골과 주론산지능선 
  산그림자 드리운 조백석골과 주론산지능선
 

하산지점의 울고넘는 박달재는 대중가요로 너무 유명한 곳이다. 지금은 박달재 아래로 약 2km에 달하는 터널이 뚫려 인적이 뜸해진 곳이기도 하다.

이번코스 서쪽의 원서천과 동쪽의 용암천은 일단 제천천으로 모여들어 충주호로 흘러들어가 남한강따라 서해바다에서 짠물로 변한다.

구학리의 원산천 
  구학리의 원산천
 

가는길: 중앙고속국도 제천 나들목에서 5번국도 용암삼거리에서 402번 지방도로 10분쯤 들어간 구학천변의 탑골교가 들머리다.

탑골마을의 길섶, 한국사라는 사찰의 대웅전과 삼성각을 지나쳐 낙엽송 무성한 숲길로 접어들어 담바위봉을 향한 가장 굵은 능선을 타고 올라간다.

들머리 탑골마을 
  들머리 탑골마을
 

뚜렷한 오름길은 없지만 능선개념으로 치오르는 산길 초입엔 무성한 줄딸기넝쿨이 발목을 낚아챈다. 그러나 일단 능선을 타기 시작하면 등로는 뚜렷해진다.

위로 올라갈수록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 소나무가 혼재한 급사면이 더욱 가팔라지다가, 커다란 절벽(담바위)을 맞닥뜨리면서 10여분 이상 우회를 한다.

담바위봉 정상 
  담바위봉 정상
 

담바위봉 정상은 우회로가 발달해서 자칫 놓치기 쉽다. 그러나 고스락에 서면 오랜 세월의 풍상에 각자가 어려운 삼각점이 박혀있고 모산악회가 정상표시를 해놓았다.

주위를 톱질해 감악산~석기암봉이 뚜렷하고 좌수골 방면으로의 등산로는 확실해서 주로 그쪽 방면의 출입이 잦은 걸 알 수 있다.

구학산가면서 본 좌수골 건너 주론산 
  구학산가면서 본 좌수골 건너 주론산
 

이후로의 능선길은 너무도 뚜렷해서 옆길로 샐 일은 없다. 주위론 울창한 수림이 시야를 가려서 앞 뒤 살필 것도 없이 그냥 계속 서진하면 구학산에 다다를 수 있다.

가끔씩 좌수골 건너편의 주론산과 배론성지로 향한 지능선이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구학산 정상 
  구학산 정상
 

773m봉을 지나고 헬기장을 통과해서 구학산 정상에 도착하면 바로 곁에 있는 작은 암봉에서의 조망은 북쪽방면이 일품이다.

십자봉 첨봉에서 동진하는 큰백운산과 소백운산 틈새에는 공군부대의 군사시설물이 반짝거린다. 벼락바위봉~치악산을 경유하면서 동쪽으로 연이어지는 감악산~석기암봉~용두산을 거쳐 금수산이 가물가물하고 남쪽 멀리론 월악영봉이 구름위로 봉긋하다.

백운산 
  백운산
 

[큰골마을6.7km↔방학마을6.2km]정상석에서의 하산은 주론산과 그 오른쪽의 천등산을 바라보며 남녘 내리막으로 치닫는다.

119표지판 [주론산-02]지점 삼거리에 도착하면 배론성지로의 하산길이 잘 나 있고 좀 더내려간 마당재엔 억새만이 무성한데 여기선 주론산 정상이 살짝 보인다.

주론산정상 
 주론산정상 
 

[구학산4km↔자연휴양림9.7km]가 새겨진 주론산에 오르면 가야할 산하는 눈아래로 깔려서 금방이라도 종착점에 닿을 듯 수월해 보인다.

팔왕재가 어디인지도 모르게 급격히 내리쏟는 하산길은 배론성지에서 경은사로 넘어가는 고갯마루 임도까지 수월하게 내려설 수 있어, 좀전의 커다란 봉분 두 기 있는 곳이 팔왕재인가 짐작될 정도다.

안부 임도의 안내판 
 안부 임도의 안내판 
 

임도에서 박달재까진 730m봉을 넘어야하고 2.5km는 더 가야한다. 이쯤에서 지쳤다면 오른편의 경은사쪽으로 내려가면 유명한 도덕바위(도둑놈들의 소굴인 도둑바위가 그들이 회개한 이후로 고쳐부른 이름)도 구경할 수가 있다.

그러나 공원 산책로인 듯한 박달재 가는길도 약간의 오르막만 치고나면 수월한 코스다.

전망대서 본 치악산 
  전망대서 본 치악산
 

730m봉 아래 전망대에 도착하면 담바위봉과 구학산을 연결짓는 773m봉이 지능선 틈새로 뚜렷하고 그 뒤론 치악산이 하늘금을 긋고 있다.

뿐만 아니라, 뚜렷한 제천시가지를 둘러싼 감악산에서 월악산까지는 물론 소백산마저 하늘 저 멀리 있다. 시랑산 천등산을 바라보는 박달재까지의 내림길은 한결 수월하고 도중엔 옹달샘도 있다.

하산지점 박달재 
  하산지점 박달재
 

산행후기: 세월 참 많이 좋아졌다. 부산 출발 세시간 반만에 강원도 오지에서 산행 시작이라니...!

초입의 줄딸기 넝쿨이 반갑다. 3~4년전에 가끔씩 제천시계 끊어타기를 혼자서 즐길 때 길동무 했던터라 더욱 친근감으로 와 닿는다. 유난히도 이 쪽 산간지방엔 줄딸기넝쿨이 무성해서 그것들을 즈려밟고 넘어가는 요령도 터득했다.

담바위
   담바위
 

초반 오름길엔 선두팀의 경쟁이 치열해서 그들을 바라보는 나도 즐겁다. 앞사람이 지쳐보이면 추월하고, 누가 뒤에 바짝 붙으면 한쪽 옆으로 비켜서고... !그래봤자 중식시간이면 다들 내 뒤로 처지게 마련이다.

계절 탓에 그들은 보온밥통에 보온물병까지 지고 달려야 한다. 햄버거 하나와 과일 몇 개 챙겨 온 나와는 천양지차다.

담바위봉 오름길 
  담바위봉 오름길
 

경비절약은 물론, 시간절약에다 무게조절이 가능해서 속력을 낼 수 있는 단체산행은 여러모로 편리하다.

독도에 신경 쓸 필요없이 그냥 선두팀 따라가다가 의심나면 그때 확인해도 늦질 않다.  그러나 나침반 목에 걸고 현위치만은 항상 확인하면서 가야한다.

아주오랜 담바위봉 삼각점 
  아주오랜 담바위봉 삼각점
 

무엇보담도 단체산행길엔 산친구가 많아서 좋다. 함께하면서 정보도 교환하고 하산후의 또다른 즐거움도 배가되고^^**

다녀오면 잔잔한 추억들이 오래남는 그 길에서 나는 꼴찌의 미덕도 나름대로 터득했다. 내가 아니래도 그 누군가는 꼴찌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구학산 오르막의 관목지대 
  구학산 오르막의 관목지대
 

물론 체력도 젊은이들 같질 않고 사진촬영으로 많은 시간을 뺏기기도 한다. 좋은 사진 이십여장 고를려면 백번 이상은 셔터 눌러대야 한다.

촬영기술도 미숙하지만 현장에선 그리좋은 촬영장소가 드물어 기회다싶으면 눌러대고 보는 것이다. 선택은 그 이후의 문제다. 더군다나 시야가 꽉 막힌 겨울 육산에선 더욱 그렇다.

올해는 귀한 눈 
  올해는 귀한 눈
 

구학산 전경은 담아야겠는데 그 어느 장소에서도 불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담바위봉도, 주론산도 전경을 담아낼 수 있는 확 트인 장소가 없어 오늘처럼 애태워 보긴 처음이다.

구학산 정상에서야 북쪽방면의 십자봉~백운산~벼락바위봉들이 뚜렷했지만 먼데산들은 그냥 실루엣으로 다가올 뿐이었다.

십자봉 뒤로 미륵산 
 십자봉 뒤로 미륵산
 

단체산행길에선 가끔씩 황당한 일도 생긴다. 주론산에서 후미팀과 함께 하산길에 접어들었는데 임도 안부에 도착하자 이들 모두는 경은사방면의 단축코스로 내려가겠단다.

갑자기 홀로 된 나로선 먼저 내려가 기다리고 있을 일행을 생각해서 다짜고짜로 뛰어야만 했다. 알고봤더니 내 뒤에도 한명은 더 있었지만...^^**

억새 
  마당재의 억새
 

어쨌던 박달재에 도착했다. 수년전 쏠로산행을 즐겼을 땐 주론산만 타는데 하루, 그리고 한참 후에 시랑산만 타는데 또 하루, 그리고 구학산은 숙제로 남겼었다.

년전엔, 벼락바위봉 하루, 백운산 하루 그렇게 했더랬는데...! 속력을 낼 수가 있고...! 하산이 좋고...! 모두가 다 좋은 단체산행의 매력에 요즘은 푹 빠졌다.

박달재의 내력 
 박달재의 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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