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금전산 신년맞이 가족산행

▲산행일 : 2005. 1. 1(토). 맑음

▲산행코스 및 소요시간

  ☞오공재 (11:16) 

  ☞금전산 정상 (12:40~13:00. 667.9m)

  ☞금강암 (13:20~13:42)

  ☞극락문 (13:43~13:46)

  ☞낙안온천 (14:21)

▲총 산행시간 : 3시간 6분 (2시간이면 충분함)

▲구간별 거리 :

  오공재→(2.44km)→금전산 정상→(1.74km)→낙안온천

▲총 산행거리 : 4.18 km 

▲산행지도

▲산행기

  일기예보에 전국적으로 눈이 오고 날씨가 흐려서 일출을 보기 힘들 것이라 하여 일출보기를 포기하고 늦잠을 자고 새해 첫날 일어나보니 날씨가 너무 좋다.

가까운 산에 온 가족을 데리고 신년 산행을 하고 싶은데 문제는 아내다.

  아내가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은 낙안읍성 북쪽에 있는 금전산이 적격이다.

작년에 순천에서 로또 1, 2등이 몇 번 당첨되었는데, 풍수지리학상으로 이 金錢山(금으로된  돈산)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요즘 주가가 치솟고 있는 산이다. 오공재에서 정상까지는 경사가 완만해서 산행초보자에게 안성마춤이며, 정상과 금강암에서 바라보는 낙안벌은 소설 태백산맥에 자주 등장하는 넓은 들판으로 낙안읍성(민속마을)이 바로 내려다 보이기도 한다.

  이틀 동안(섣달 그믐날부터) 지도를 보여주고, 인터넷의 금전산 사진을 보여주고, 천천히 올라가도 1시간이면 올라갈 수 있고, 하산 후에 온천에서 온천욕도하고, 정월 초하루이니 낙안읍성에 가면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민속놀이도 할 수 있다고 거의 빌다시피 사정을 하니 내 정성에 감동한 것인지, 아니면 정월 초하루에 혼자서 집에 있기가 뭐해서 그랬는지 가까스로 승낙을 한다.

어제까지만 해도 아이들만 데리고 금전산에 가려고 했었는데...

어휴! 힘들다 힘들어.

  아들 녀석과 같이 산에 다니면서 부부가 다정하게 산에 오르는 모습을 보면 제일 부럽다.

  휘파람을 불며 금전산을 오른쪽으로 두고 857번 지방도를 타고 올라 오공재에 주차를 한다.

바람이 제법 거세게 분다.

모두에게 모자를 씌우고, 장갑을 끼우게 한 후 가족은 산에 오르기 시작한다. 

들머리를 못 찾고 남쪽 도로를 내려가다가 보니 희미하게 길이 보인다. 바로 위가 능선이라 무작정 올라가니 어라! 무덤으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희미한 길이 계속 이어져서 계속 능선 쪽으로 올라가니 감나무 과수원이다.

과수원 오른쪽으로 희미한 길은 계속 이어진다. 그렇게 등산로도 아닌 길을 따라 가다보니 약간 뚜렷한 길이 나온다. 능선에 있는 등산로다.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작은 바위에서 휴식을 취하며 따뜻한 물과 간식을 먹는다.

     오공재. 저 아래 어딘가에 산행 들머리가 있을 것이다.

       등산로가 확실치 않은 오공재 남쪽 산행 들머리

  10분도 채 안 오른 것 같은데 널찍한 등산로와 만난다. 오공재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난 것이다. 이 길은 오공재에서 북쪽으로 더 내려가서 있는 들머리에서 올라오는 길인가 본데, 우린 그 반대인 남쪽으로 내려가서 올라온 것이다. 길이 너무 좋다.

  그리고 맨 뒤에서 오르면서 가족들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이렇게 좋은 것을, 이렇게 행복한 것을, 올 한해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같이 좋은 날만 있었으면 좋겠다.

금전산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경사가 약간 급해지면서 눈이 많이 쌓여있어 아이들이 눈 장난하느라 야단법석이다. 무척 힘들어하는 아내를 뒤에서 밀다가, 때론 앞에서 손을 잡고 끌다가 오른다. 천천히 오를 테니 먼저 올라가라고 아내가 손을 놓는다. 정상 얼마 안남기고 아내의 손을 놓고, 막내 녀석과 함께 먼저 정상에 오른다.

                                                                행복

                                             정상을 치고 올라가는 막내

  정상에는 학생들이 단체산행을 와서 시끌벅적하다. 예전에는 없던 돌탑도 보인다. 요즘 웬만한 산에는 돌탑이 다 있으니 이것도 유행인가보다. 사진 찍느라 정상주위를 돌아다니는데 웬 여학생이 도시락을 들고 나에게 다가온다.

“아저씨! 도시락 하나 드세요.”

“아이고, 됐습니다. 고마워요.”

머쓱해하며 제자리로 돌아간다. 받을걸 그랬나?

                                  금전산 정상. 돌탑 오른쪽에 정상석이 있다.

  잠시 후 산친구 Ⅰ, 산친구 Ⅱ에 이어 마지막으로 아내가 올라온다. 가족 기념촬영을 한 후 양지 바른 곳으로 가서 간식을 먹은 후 하산을 한다. 곧바로 전망 좋은 헬기장이 나와서 낙안읍성을 카메라에 담아본다. 

                                                          정상

                                    뜨거우니까 호호 불어야지 *^0^*

                  헬기장에서 내려다 본 사적 제 302호 낙안읍성 민속마을 전경 (줌 촬영)

                                   낙안읍성 중앙부(남문, 관아. 줌 촬영)

                                 민속놀이 마당 주변과 주막, 연못. (줌 촬영)

  십여년 전 그대로인 금강암을 둘러보고,  새로 조성한 듯한  마애여래 좌상을 둘러본 후  극락문을 지나 신우대숲을 지난다.

 하산 하는 동안 오른쪽에 펼쳐지는 병풍바위가 장관이다. 가끔씩 뒤 돌아 보면 금강암 양옆으로 펼쳐지는 암벽이 또한 장관이다.

무덤이 나오고 낙안온천이 나오면 산행은 끝을 맺는다.

여자들은 아직 안 내려왔다. 아들 녀석을 낙안온천 주차장에 앉혀놓고 차를 회수하러 혼자서 도로를 따라 오공재로 올라간다. 1km가 약간 넘는 거리라 택시를 부르기도 뭐하고 해서 걸어가는데 중간쯤에서 트라제가 태워줘서 고맙게 얻어 탄다.

                                금강암 바로 옆 남동쪽 능선에 있는 돌탑과 기암들

                                                          금강암

                                금강암에서 내려다 본 상송저수지와 낙안온천

                                       마애여래좌상(오른쪽 암벽)과 돌탑

                             마애여래좌상

                            금강암쪽에서 바라본 봉두산 (오른쪽 뾰족한 산)

                                                              극락문

아래에서 올려다 본 극락문 (보통 정상 못미쳐서 있는 저런 석문을 통천문이라 하는데, 바로 위에 암자가 있어서 극락문이라 이름을 붙인듯하다.)

                                                         소나무와 바위

                                           하산길에 올려다본 금강암 오른쪽 암릉.

                                      하산길의 오른쪽 병풍바위와 암릉지대

                                        병풍바위쪽 상단부 (줌 촬영)

                                               저 길 돌아가면 오공재

                                                      접시여, 지붕여?

                     뒤 돌아본 금강암(맨위 가운데 봉우리 오른쪽)과 병풍바위(왼쪽 바위지대)

                 낙안읍성과 낙안벌, 왼쪽에 소설 태백산맥에도 등장하는 첨산이 보인다.

                              산행 날머리인 낙안온천과 857번 지방도가 보인다.

                 차량을 회수하러 857번 지방도를 걸어 올라가다가 바라 본  금전산의 서쪽 모습 

  드라마 대장금 촬영지로 더 유명해진 낙안읍성(실제로 사람들이 집집마다 살고 있다.)은 오늘하루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거봐, 여기 오길 잘했지?”

“잘했어, 잘했어!” 아내의 미소가 그렇게 예뻐 보일 수가 없다.

풍물패가 공연을 끝내고 성을 빠져나가고 있다.

주막집 방에 들어가 국밥, 추어탕, 비빔밥을 주문해서 먹는데 밥이 몽땅 꽁보리밥이다. 내 생애 이런 꽁보리밥은 처음 먹어 본다. 6, 70년대 지금보다 못살 때도 이런 밥은 안 먹었었다. 국밥과 꽁보리밥이 어울릴 수 있겠는가. 오늘 점심 짓느라 쌀이 다 떨어졌단다. 그래서인지 시키지도 않은 파전이 따라 왔다. 아이들이 배가 고팠는지 밥은 조금밖에 먹질 않고 파전을 잘 먹는다.

                            낙안읍성 입구의 장승과 낙안읍성을 굽어 보고있는 금전산

                                                 낙안읍성 동문인 낙풍루

이제 막 공연을 끝내고 성을 빠져나가는 풍물패. 중앙로 큰 길이 민속마을과 전혀 어울리지 않게 시멘트로 포장되어 있다.

  놀이마당에서 난생처음 지게도 지어본다.

투호, 맷돌 돌리기, 그네타기 등을 하며 좋아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또 다시 행복감에 젖어든다. 

                                                  난생 처음 지게를 지어 보았다.

                                                           맷돌 돌리기

                                                                 투호

                                                             동백꽃

                                                           그네뛰기

                                                         초가와 금전산

                                                   물레방아와 성벽위의 두 연인

                                                              깃발

                                                        남문 쌍청루의 귀면상

                                              올해는 닭의 해. 근데 웬 흑염소?

          낙안읍성의 성곽중 가장 높은 곳인 서쪽 대나무숲 주변 성곽. 이곳에서의 전망이 제일 좋다. 

낙안읍성 민속마을. 해마다 하는 일이지만 지난가을 초가지붕을 새로 올려서 깔끔하게 보인다. 뒤에 보이는 산은 오봉산(592m. 전국에 오봉산이 제일 많은듯 하다.)

서문 앞에 있는 중요민속자료 제95호 김대자 가옥. 안에 들어가면 옛물건들이 가득하고 볼만한 것도 많다. 예전에는 평범한 가옥이었는데 지금은 상업화되어 기념품가게 같은 느낌이 든다. 뒤에 보이는 산이 금전산

김대자 가옥 내부. 방안에는 베틀이 놓여져 있고, 삼지창 오른쪽으로 말(한 번 타는데 이천냥)이 있고, 그 오른쪽으로 전통 혼례를 올릴 수 있는 곳이 있고, 입구 오른쪽에 기념품과 차를 사 마실 수 있는 곳, 그리고 마당 오른쪽에는 각종 옛 물건들을 진열해 놓았다.

             다듬이질하는 할머니와 손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이메일로 사진을 보내주었다.

                                                          관아와 금전산

                                                                  곤장

관아가 죄인들 고문하고 취조하는 곳으로만 아이들의 눈에 잘못 비추일까  심히 걱정된다. 하루빨리 철거해야할 인형들. 관광객들은 좋다고 키득거리며 옆에서 기념촬영하느라 야단법석이었었다.

                                                               금전산

                                                           장독대

                                                             초가와 고목

                                                              깃발 2

                                                     성을 나오며 (낙풍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