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05. 1. 1
목적산 : 가지산(1,240m), 능동산(981m)
위 치 : 경남 밀양시 산내면, 울산광역시 울주군, 경북 청도군
코 스 : 운문령-귀바위-쌀바위-가지산-석남고개-능동산-배내고개(6시간)
누구랑 : 친구 SY부부와 우리부부(4명)
날 씨 : 맑음


개요

가지산은 태백산맥의 여맥(餘脈)에 위치하여 울산광역시 울주군과 밀양시 산내면 및 경북 청도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이다. 이 산의 원래 이름은 석남산(石南山)이었으나 1674년 석남사(石南寺)가 중건되면서 가지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영남알프스라 불리우는 산군중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1000m가 넘는 봉우리만도 9개나 된다. 남쪽으로 뻗은 산줄기는 능동산에 이르러 남쪽으로 배내봉을 거쳐 간월산과 신불산, 영축산을 일으키고 서쪽으로 뻗은 산줄기는 천황산과 재약산을, 북서쪽으로는 운문산을 거느리고 있다. 또 동쪽으로는 영남 알프스의 막내둥이 고헌산과 북동쪽으로 문복산을 곁에 두고 있다. 지질은 쥐라기 시대에 관입한 화강암으로 되어 있어 곳곳에 기암괴석의 암봉이 많다.
정상의 남쪽 기슭에 ‘바위 남쪽에 위치했다’는 이름의 비구니 사찰인 석남사가 자리하고 있다. 정상의 동쪽에 자연경관의 대표적인 40여m 높이의 쌀바위가 있는데 인간의 욕심을 질타하는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옛날 이 쌀바위 아래 암자가 있었는데 신도들이 찾아오면 먹을만큼의 쌀이 구멍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욕심많은 승려가 더 많은 쌀을 갖고 싶은 마음에 구멍을 크게 팠더니 그만 쌀이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석남사(石南寺)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이다. 이 절은 824년(현덕왕 16년)한국에 최초로 선(禪)을 도입한 도의(道義)가 창건하였다. 임진왜란 때 전소된 뒤 여러차례 증축, 중수되었고 6.25때 폐허가 된 것을 1957년 비구니 인홍(仁弘)이 주지로 부임하면서 크게 증축하였는데 이 때부터 비구니 수도처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도 (클릭하면 큰 지도를 볼 수 있습니다)




산행전에

정말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어 갑니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한해가 다른 해에 비해 유난히도 힘들었던 한해가 아니었나 느끼는 것은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인근 동남아 10개국 중 끝에서 두 번째인 9위에 머무르는 우리나라 경제가 그것을 대변해 주듯이 깊게 패인 주름살은 2005년에도 선 듯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년초부터 마음이 우울해집니다.

이러한 우울한 마음을 접고 새해 새 출발을 위해 첫 산행을 어디로 할까 궁리중에 있는데 느닷없이 친구 SY한테서 산행을 같이 한번 하자고 전화가 옵니다. 반가운 마음에 같이 가기로 하고 코스를 고르다가 아직은 아마추어인 친구부부와 산행을 할려면 부담없는 곳이라야 한다는 생각에 가지산을 선택합니다.

사실 친구 SY는 골프매니아입니다. 나보다도 늦게 배웠는데 이제 그린에 나가면 나보다 훨씬 나은 고수가 되었습니다. 머리도 좋은데다가 매일 연습하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페어웨이를 밟으니 실력이 느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지요. 그런데 이 친구 어느 날 이제 공은 그만치고 등산을 해보겠다며 지도를 사고 낙남정맥을 종주하겠다고 야단입니다. 그 전에는 등산 좀 같이하자고 해도 무릎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사양하던 친구입니다.
우린 이렇게 하여 2005년 첫 산행을 가지산으로 정하고 승용차 두 대로 들머리와 날머리에 한대씩 주차하기로 하고 부부끼리 나서게 되었습니다.


산행기

원래 신년에는 장거리 원정일출산행을 계획하기도 했으나 올해는 친구와 근교산행을 약속한터라 04시 30분 알람소리에 맞춰 일어나 준비해둔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섭니다. 일출을 볼 수 없다던 하늘을 보니 달과 별이 총총합니다.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만난 친구와 날머리인 배내고개에 도착하니 몇 대 정도의 차만 보일 뿐 아직은 한산합니다. 차 한대를 이 곳에 주차시키고 들머리인 운문령에 도착하니 일출을 보기위한 차량들의 행렬로 도로변은 초만원입니다.
일출직전의 기온에 바람이 불어 체감온도는 엄청 떨어진 것 같습니다. 내린 눈이 얼어붙은 오르막을 조금 오르니 석남사에서 오르는 길과 마주치고 여명이 밝아옵니다. 이곳에서 일출촬영을 위해 디카를 준비하고 기다립니다.
붉게 떠오르는 저 태양앞에 우리 모두의 안녕과 평화를 마음속으로 빌어봅니다.


07시 40분, 가지산 일출



07시 43분, 가지산 일출



07시 44분, 가지산 일출



07시 45분, 가지산 일출



08시 16분, 신불산 방향



영남알프스의 산군들(신불, 능동, 재약, 천황산 방향)



2005년 1월 1일, 찬란하게 떠오르는 일출을 본 후 오르막을 치고 오르니 임도를 만납니다. 여러무리의 인파들이 하산을 하고 있는걸 보니 아마도 신년 일출행사를 치르고 하산하는 사람들로 보이는데 등산객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과연 영남의 맏형답게 음지는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있고 얼굴이 얼어붙는 것 같아 모자를 벗고 바라클라바로 바꿔 씁니다. 배가 고프지만 추운날씨 때문에 도저히 아침먹을 엄두를 내지 못해 떡 몇조각으로 배고픔을 달래고 산행을 계속합니다.


가야할 가지산 정상



귀바위



08시 30분, 쌀바위






울산광역시에서 세운 기념비



드디어 가지산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 멀리 신불산과 영축산, 우측으로 재약산과 천황산, 운문산, 억산, 지룡산, 옹강산, 문복산과 고헌산 등이 하늘금을 그리며 사방으로 눈앞에 펼쳐집니다. 날씨가 뿌옇긴 하나 그런대로 전망은 좋은 편입니다. 정상에서 서둘러 사진을 촬영하고 정상옆에 있는 매점에 들어서니 몇몇 산꾼들이 난로가에 앉아 날씨애기가 한창입니다. 매점 주인 애기로는 일출직전의 온도가 영하 17도였다고 하며 지금 기온도 영하 10도라고 합니다. 이 곳에서 따끈한 라면을 시켜 늦은 아침을 해결하고 여유를 가진다음 석남고개 방향으로 산행을 계속합니다.


09시 10분, 가지산 정상석






파노라마(가지산 정상에서)




정상에서 신불산 방향 조망



천황산, 재약산 조망



지룡산과 옹강산 방향 조망



고헌산 방향 조망



운문산 방향 조망



10시 30분, 지나온 가지산 정상



언양 밀양간 도로 확장공사가 한창입니다. 저 도로와 새로운 터널이 개통되면 기존 터널을 통과하는 구불구불한 도로는 아베크족들이나 관광객들의 드라이브길이 될 것 같습니다.


언양 밀양간 도로확장공사가 한창이다



11시 10분, 석남터널 위 이정표



추위에 강행군을 하는 SY부부



능동산을 오르며 바라본 쌀바위



12시, 노송



가지산의 위용과 언양밀양간 도로



산행을 많이 하지 않은 SY부부를 위해서 힘들지 않는 곳을 택한다고 운문령에서 출발했는데 조금 느리긴 해도 예상보다 잘 걷는 것같아 다행입니다. 자신의 취미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이 들어가면서 아무래도 부부가 같이 할 수 있는 취미 생활이 있다면 더없이 좋다는 것을 친구는 느낀 모양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대화의 시간을 많이 가지기 어렵거니와 더욱이 요즘처럼 바쁜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어떤 것이건 일주일에 한번정도라도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취미생활을 권하고 싶습니다.


12시 40분, 능동산 정상석



파노라마(능동산 정상에서)




능동산 정상석에서 포즈를 취한 SY부부



능동산에서 바라본 신불산 방향



천황산과 재약산 방향



간식후에 SY부부가 물을 먹을려고 물병을 꺼냈다가 우리 모두 깜짝 놀라고 맙니다. 배낭에 꽂힌 물병이 얼마나 두껍게 얼었는지 깨어지지 않습니다. 오늘 날씨가 워낙 추워 산행중에는 물을 한모금도 안 마셨기 때문에 이제야 그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배낭에 꽂아둔 물병이 꽁꽁 얼어서 한모금도 못 먹었습니다.



13시 정각, 배내고개 주차장 날머리



배내고개에 도착하니 등산객들이 타고 온 듯한 관광버스 한대와 몇 대의 승용차들이 있을 뿐 한산합니다. 우리는 다시 들머리로 가서 차량을 회수한 후 가지산온천에서 언 몸을 녹이고 모처럼 가진 친구부부와의 산행을 무사히 마친 것을 자축하듯 동동주집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2005년 1월 1일 친구부부와 함께한 가지산 신년산행, 오늘 하루는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한국의산하 가족 여러분
올 한해도 가정과 직장에서 하시는 일들 모두 성취하시고 즐거운 산행 이어가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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